선교사 열전 200인
피델리아 피스크 (Fidelia Fiske)
19세기 페르시아(이란) 지역에 파송된 최초의 미혼 여성 선교사 중 한 명으로, 여성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중동 여성 교육의 문을 열었습니다.

페르시아의 등불, 피델리아 피스크: 중동 여성 교육의 문을 연 선구자
서론: 산을 옮긴 믿음
19세기 중반, 페르시아(오늘날의 이란) 우르미아(Urmia) 지역. 한 젊은 미국인 독신 여성 선교사가, 여성을 가르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완고한 문화의 벽 앞에서 깊은 좌절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학생들을 모아 학교를 시작했지만, 부모들은 딸들을 학교에 보내기를 꺼렸고, 학생들은 조혼과 가사 노동으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였다. 절망 속에서 그녀는 "주여, 이 산을 옮겨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얼마 후, 소녀들을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 기도의 주인공이 바로, 19세기 이슬람권 여성 선교의 문을 연 위대한 개척자, 피델리아 피스크이다. 그녀는 미국에서 파송된 최초의 미혼 여성 선교사 중 한 명으로서, 당시 남성 선교사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동의 여성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그녀는 단순한 교사를 넘어, 억압받던 소녀들의 어머니이자 친구가 되었고, 그들이 세운 우르미아 여성 기숙학교는 중동 최초의 여성 고등 교육 기관 중 하나가 되어, 한 시대의 여성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요람이 되었다.
본 글은 이처럼 '믿음으로 산을 옮긴' 피델리아 피스크의 생애와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그녀가 어떻게 머나먼 페르시아 땅으로 향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문화의 장벽을 넘어 여성 기숙학교를 세운 그녀의 헌신적인 사역을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이 오늘날 여성 교육과 선교에 남긴 의미를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여성 교육을 향한 15년의 헌신
1816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피델리아 피스크는, 당시 여성에게 최고의 고등 교육을 제공하던 마운트 홀리요크 여성 신학교(Mount Holyoke Female Seminary)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녀는 그곳의 설립자이자 위대한 여성 교육가였던 메리 라이언(Mary Lyon)의 총애를 받는 제자이자 교사였다.
페르시아를 향한 부르심
그녀의 삶이 바뀐 것은, 페르시아 우르미아에서 사역하던 미국인 선교사 저스틴 퍼킨스(Justin Perkins)의 편지를 통해서였다. 그는 페르시아 여성 교육의 절실한 필요를 호소하며, 마운트 홀리요크와 같은 학교를 세워줄 여성 교사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편지를 읽은 피스크는 이를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받아들이고, 1843년 27세의 나이로 안정된 교사의 길을 버리고 페르시아로 향했다.
우르미아 여성 기숙학교
그녀가 도착한 우르미아의 현실은 참담했다. 여성들은 거의 가축처럼 여겨졌고, 교육의 기회는 전무했다. 그녀는 수많은 반대와 어려움 속에서도, 6명의 학생으로 작은 기숙학교를 시작했다.
전인적 교육: 그녀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법만 가르치지 않았다. 그녀는 성경과 신학, 그리고 가정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고, 무엇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격적으로 사랑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존귀한 딸이라는 자존감을 심어주었다.
기도의 어머니: 그녀는 매일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하는 '기도의 어머니'였다. 그녀의 뜨거운 기도의 결과, 학교에는 여러 차례 강력한 영적 부흥이 일어났고, 수많은 학생들이 깊은 회심을 체험했다.
여성 지도자 양성: 그녀의 학교에서 교육받은 졸업생들은 페르시아 최초의 여성 교사 세대가 되어, 각자의 마을로 돌아가 새로운 학교를 세우고 다른 여성들을 가르치는 '재생산'의 역사를 이루었다.
15년간의 헌신적인 사역 끝에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그녀는 1858년 미국으로 돌아왔고, 1864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결론: 믿음으로 산을 옮긴 여인
피델리아 피스크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녀가 중동 땅에 심은 여성 교육의 씨앗은 거대한 나무로 자라났다. 그녀가 세운 우르미아 여성 기숙학교는 이후 100년 넘게 이어지며, 수천 명의 여성 지도자들을 배출하는 중동 여성 교육의 상징이 되었다.
그녀의 삶은, 한 사람의 여성이 가진 믿음과 헌신이 어떻게 견고한 문화의 산을 옮기고, 한 시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이다. 그녀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성경 말씀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