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열전 200인
마이클 그린 (Michael Green)
영국 성공회 사제이자 복음 전도자로, 옥스퍼드 대학교 등 캠퍼스에서 지성인들에게 변증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데 탁월한 은사를 보였습니다.

옥스퍼드의 변증가, 마이클 그린: 지성과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다
서론: 유머와 지성을 겸비한 복음의 대사
만약 존 스토트가 20세기 복음주의의 '지성'을 대표하는 사상가였다면, 마이클 그린은 그 지성을 가지고 세상의 한복판, 특히 회의주의가 가득한 대학 캠퍼스로 뛰어들어 복음을 변증했던 '행동가'였다. 그는 옥스퍼드와 캐나다 리젠트 칼리지의 학자였지만, 그의 진짜 강단은 언제나 교실 밖의 세상이었다. 그는 따뜻한 유머와 날카로운 지성, 그리고 복음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겸비한, 20세기 최고의 복음 전도자이자 변증가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교회가 세상과 담을 쌓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그는 현대인들의 질문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그들의 언어로 복음의 합리성과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자 평생을 바쳤다. 그의 사역은 특히 대학생 선교와 평신도 전도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본 글은 이처럼 '웃는 얼굴의 변증가'였던 마이클 그린의 생애와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그의 사역과 핵심 메시지, 그리고 그의 삶이 오늘날 개인 전도와 변증에 어려움을 느끼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학자의 서재에서 세상의 광장으로
1930년 영국에서 태어난 마이클 그린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고전과 신학을 공부한 엘리트 학자였다. 그는 영국 성공회 사제로 서품받은 후, 런던선교대학(London College of Divinity) 학장, 옥스퍼드 세인트 알데이트 교회(St Aldate's Church) 담임목사, 캐나다 밴쿠버 리젠트 칼리지(Regent College) 교수, 그리고 캔터베리 대주교의 복음 전도 자문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의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복음 전도'라는 단 하나의 열정이 있었다.
옥스퍼드의 부흥
그의 사역이 가장 꽃을 피웠던 곳은 1975년부터 11년간 담임목사로 섬겼던 옥스퍼드의 세인트 알데이트 교회였다. 당시 옥스퍼드 대학교는 지적 회의주의와 세속주의의 중심지였다. 그린은 이 지성의 심장부에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전했다. 그의 교회는 재즈 공연과 토론회, 그리고 변증 강좌로 가득 찼고, 수많은 옥스퍼드의 젊은 지성인들이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의 언어를 배워야 함을 몸소 보여주었다.
평신도를 깨우는 변증가
그의 가장 큰 공헌 중 하나는, 복음 전도와 변증이 소수의 전문가가 아닌 '모든 평신도'의 사명임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의 대표작인 **『福音傳道-그 열정과實踐』(Evangelism through the Local Church)**와 『초대교회 복음전도』(Evangelism in the Early Church) 등은 전 세계적으로 평신도 전도 훈련의 고전적인 교과서가 되었다.
그는 변증(apologetics)이 단순히 적을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speaking the truth in love)"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라고 가르쳤다. 그는 복음을 전할 때, 사람들이 가진 솔직한 의심과 질문(예: 고통의 문제, 과학과의 충돌 등)을 회피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진지하게 듣고 존중하며, 복음 안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아가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결론: 현대의 바울, 지성의 선교사
2019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이클 그린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복음의 변증가이자 전도자로 살았다. 그는 사도 바울이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당대 최고의 철학자들과 토론했던 것처럼, 20세기 지성의 광장에서 회의주의자들과 대화하며 복음의 능력을 증거했다.
그의 유산은 명확하다.
그는 '생각하는 신앙'과 '행동하는 신앙'의 통합을 보여주었다. 그는 복음주의 신앙이 결코 지적으로 빈곤하거나 반(反)지성적이지 않음을 증명했다.
그는 평신도 전도 운동에 불을 지폈다.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자신감과 사랑을 가지고 복음을 나눌 수 있도록 격려하고 무장시켰다.
마이클 그린의 삶은, 교회가 세상의 질문을 두려워하며 성벽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세상 속으로 들어가 유머와 지성,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랑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위대한 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