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열전 200인
딕 힐리스 (Dick Hillis)
대만에서 '해외십자군(Overseas Crusades, 현 OC International)'을 창설하여, 현지인 지도자 훈련과 교회 개척 운동을 통해 아시아 선교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모든 성도가 선교사'임을 외친 동원가, 딕 힐리스: 대만 교회의 부흥을 이끌다
서론: 한 명의 선교사, 그러나 수천의 동역자
만약 한 명의 선교사가 한 나라 전체를 복음화해야 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20세기 중반, 중국에서의 사역이 공산화로 인해 좌절되고 대만(Taiwan)으로 건너온 한 미국인 선교사는 이 질문에 대한 혁신적인 해답을 제시했다. 그의 이름은 딕 힐리스. 그는 자신이 직접 모든 사람을 전도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대만의 모든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각자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선교사가 되도록 훈련하고 동원하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그는 "선교는 선교사의 일이 아니라, 모든 교회의 일이며, 모든 성도의 일이다"라고 선언하며, **'해외십자군(Overseas Crusades, 현 OC International)'**을 창설했다. 그의 '전교인 동원(Total Mobilization)' 전략은, 당시 선교사 의존적이던 대만 교회에 자립과 성장의 불을 지폈고, 훗날 전 세계적인 평신도 선교 운동의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본 글은 이처럼 '선교의 동원가'였던 딕 힐리스의 생애와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그가 어떻게 중국을 거쳐 대만 선교의 비전을 품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그의 핵심 전략인 '전교인 동원'과 현지인 리더십 양성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사역이 오늘날 교회에 던지는 의미를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실패 속에서 찾은 새로운 전략
1913년 미국에서 태어난 딕 힐리스는, 청년 시절 중국내지선교회(CIM)의 일원으로 중국에서 사역했다. 그는 그곳에서 2차 세계대전과 공산 혁명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전통적인 서양 선교사 중심의 사역이 가진 한계를 절감했다. 1951년 중국에서 추방당한 그는, 수많은 피난민들과 함께 대만으로 건너와 새로운 사역의 기회를 모색했다.
전교인 동원과 현지인 리더십
대만에서 그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교 전략을 세웠다.
연구와 조사: 그는 먼저 대만 전역의 교회 상황과 영적 필요를 면밀히 조사했다.
현지인 리더십 발굴: 그는 자신이 직접 교회를 개척하는 대신, 각 지역 교회의 잠재력 있는 현지인 지도자들을 발굴하고,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데 집중했다.
평신도 훈련: 그의 사역의 핵심은 '전교인 전도 훈련'이었다. 그는 'EVO(Evangelism-in-depth Operation)'와 같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평신도가 자신의 가정과 직장, 이웃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일상 선교사'가 되도록 훈련시켰다.
그의 전략은 R. 케네스 스트라칸의 '전교인 복음 전도 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선교사의 역할을 '주연 배우'에서 평신도라는 '주인공'을 세우는 '감독'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의 지도 아래, 1950년대와 60년대 대만 교회는 놀라운 양적, 질적 성장을 경험했다. 그가 1952년 창설한 '해외십자군'은 오늘날 **'OC International'**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현지인 지도자를 세우고 교회를 개척하는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결론: 잠자는 거인을 깨운 사람
딕 힐리스는 2005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평생에 걸쳐, 교회의 가장 위대한 자원은 소수의 엘리트 선교사가 아니라, 깨어난 수많은 평신도들임을 역설하고 증명했다.
그의 유산은, 선교의 책임이 더 이상 '그들(선교사)'의 일이 아닌 '우리(모든 성도)'의 일임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는 지역 교회가 선교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의 주체임을 선언했다. 그의 삶은, 잠자고 있는 평신도라는 거인을 깨울 때, 교회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