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열전 200인
데이비드 윌커슨 (David Wilkerson)
시골 목사였으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뉴욕의 갱단에게 복음을 전했으며, '십자가와 칼'의 저자이자 '틴 챌린지' 마약 재활 사역의 창시자입니다.

'십자가와 칼'의 목자, 데이비드 윌커슨: 뉴욕의 갱단 속으로 걸어 들어간 시골 목사
서론: "하나님, 제가 가겠습니다"
1958년,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목회하던 한 젊은 목사가 『라이프(Life)』 잡지에서 충격적인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그것은 뉴욕에서 살인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일곱 명의 갱단 소년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텅 비고 증오에 찬 눈빛을 보는 순간, 그는 "가서 저 아이들을 도와주어라"는 강렬하고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는 텔레비전을 부수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윌커슨. 이 순종의 순간은, 20세기 도시 선교의 역사를 바꾸고, 니키 크루즈와 같은 수많은 잃어버린 영혼들을 구원하게 될 위대한 사역의 시작이었다.
데이비드 윌커슨은 안락한 목회에 안주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절망적인 공간이었던 뉴욕의 갱단 소굴 한복판으로 직접 걸어 들어간 믿음의 사람이었다. 그는 칼과 총으로 무장한 소년들에게 조롱과 위협을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다가가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의 사역은, 마약 중독과 범죄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한 재활 사역인 **'틴 챌린지(Teen Challenge)'**의 설립으로 이어졌고, 그의 경험을 담은 책 **『십자가와 칼(The Cross and the Switchblade)』**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천만 명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을 주었다. 본 글은 이처럼 '거리의 사도'였던 데이비드 윌커슨의 생애와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그를 뉴욕으로 이끈 극적인 부르심과 초기 사역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니키 크루즈의 회심으로 대표되는 그의 사역의 열매와 '틴 챌린지'의 성공을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삶이 오늘날 도시의 절망 속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1: 시골 목사, 뉴욕의 부름에 답하다
데이비드 윌커슨은 1931년 인디애나의 경건한 오순절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사가 되어,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평화롭게 목회하고 있었다.
잡지 한 장이 바꾼 운명
1958년, 그의 눈에 들어온 『라이프』 잡지의 갱단 소년들 사진은 그의 안락한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는 그 소년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무작정 뉴욕으로 향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부르심을 느꼈다. 그의 교회 성도들은 그의 계획을 '미친 짓'이라며 만류했지만, 그는 순종하기로 결심했다.
뉴욕에 도착한 그는 재판이 열리는 법정으로 찾아갔다. 그는 재판장에게 다가가 "저 소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오히려 재판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시골뜨기 미친 목사, 법정에서 난동"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사진까지 실렸다. 그의 첫 시도는 완전한 실패처럼 보였다.
증오의 한복판에서 사랑을 외치다
그러나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그가 갱단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밤마다 브루클린의 가장 위험한 갱단 구역으로 직접 들어갔다. 그는 마약과 폭력에 찌든 십대 소년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기도해주려 했다.
물론 그의 접근은 조롱과 냉대, 그리고 살해 위협에 부딪혔다. 그의 사역의 정점은 당시 가장 악명 높았던 갱단 '마우 마우(Mau Maus)'의 두목, 니키 크루즈와의 만남이었다. 니키는 칼로 그를 위협하며 침을 뱉었지만, 윌커슨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네가 나를 천 조각으로 잘라도, 그 모든 조각들이 '예수님은 너를 사랑한다'고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초인적인 사랑과 용기는, 평생 사랑을 받아본 적 없었던 니키 크루즈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본론 2: '십자가와 칼', 그리고 '틴 챌린지'
데이비드 윌커슨의 끈질긴 노력은 마침내 기적의 열매를 맺었다.
니키 크루즈의 회심
그는 갱단들을 위한 전도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망치러 왔던 니키 크루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극적인 회심을 체험했다. 갱단의 두목이 무릎을 꿇자, 그를 따르던 수많은 갱단 멤버들이 차례로 무기를 버리고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뉴욕의 가장 완고했던 심장이, 십자가의 사랑 앞에 녹아내린 것이다.
'틴 챌린지'의 탄생
갱단을 그만 둔 소년들에게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과 도움이 절실했다. 이에 부응하여, 윌커슨은 1958년 브루클린에 낡은 집을 얻어, 마약과 범죄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한 재활 공동체 **'틴 챌린지(Teen Challenge)'**를 설립했다.
'틴 챌린지'의 재활 프로그램은 심리 상담이나 약물 치료가 아니었다. 그 중심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있었다. 그들은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엄격한 규율 속에서 매일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하며, 노동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도록 했다. 이 '복음 중심적 접근'은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틴 챌린지'는 오늘날 전 세계 100여 개국에 1,200개 이상의 센터를 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마약 및 알코올 중독 재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십자가와 칼』, 세계를 뒤흔들다
1963년, 윌커슨은 자신의 초기 사역 경험을 담은 책 **『십자가와 칼(The Cross and the Switchblade)』**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팻 분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수천만 명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 책은 도시의 절망적인 문제에 교회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고전이 되었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도시 선교와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역에 헌신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결론: 도시의 광야를 향한 예언자
1987년,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다민족 교회를 개척하여, 도시의 가장 번화하지만 영적으로는 가장 황량한 곳에서 말년까지 사역했다. 그는 또한 『비전을 보는 자(The Vision)』와 같은 책을 통해, 미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교회의 배도에 대해 경고하는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2011년, 79세의 나이에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데이비드 윌커슨의 삶은, 한 사람의 단순한 순종이 얼마나 위대한 역사를 시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이다.
그는 '찾아가는 선교'의 본질을 보여주었다. 그는 죄인들이 교회로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죄악의 소굴 한복판으로 찾아가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는 복음의 능력을 증명했다. 그는 심리 치료나 사회 프로그램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인간의 가장 깊은 중독과 절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틴 챌린지'를 통해 증명했다.
데이비드 윌커슨의 삶은 오늘날 화려하고 거대해졌지만, 정작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향한 열정을 잃어버린 교회를 향해 강력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우리는 안락한 교회 건물 안에 머물러 있는가, 아니면 상처 입고 길 잃은 영혼들이 신음하는 도시의 거리로 나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