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열전 200인
노르만 그럽 (Norman Grubb)
C.T. 스터드의 사위로, 그의 뒤를 이어 세계 복음화 십자군(WEC)을 이끌며 믿음 선교의 원리를 전파했습니다.

'연합의 진리'를 산 증인, 노르만 그럽: C. T. 스터드의 유산을 이어받다
서론: "더 이상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존재하신다. 그분은 나를 통해 그분의 삶을 사신다." 이 '연합의 진리(Union Life)' 또는 '치환된 생명(Exchanged Life)'의 메시지는, 20세기 복음주의 영성에 깊은 영향을 미친 한 선교 지도자의 삶과 사상의 핵심이었다. 그의 이름은 노르만 그럽. 그는 위대한 선교사 C. T. 스터드의 사위이자, 그가 설립한 '아프리카 심장부 선교회(Heart of Africa Mission)'를 세계적인 선교 단체 '세계복음화십자군(Worldwide Evangelisation Crusade, WEC)'으로 발전시킨 2대 총재였다.
그는 선교 전략가나 조직가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와 신자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신비로운 연합의 진리를 깊이 체험하고, 그 진리를 평생에 걸쳐 전파한 영적 스승이었다. 그의 사상은 허드슨 테일러와 와치만 니의 영성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내가 노력하는 신앙'에서 '내 안의 그리스도께서 살게 하는 신앙'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본 글은 C. T. 스터드의 불꽃같은 유산을 이어받아, 그것을 더 깊고 성숙한 영성의 단계로 발전시킨 노르만 그럽의 생애와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그가 어떻게 스터드의 사위이자 후계자가 되었는지 살펴보고, 그의 핵심 사상인 '연합의 진리'를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리더십 아래 WEC가 어떻게 세계적인 선교 단체로 성장했는지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스터드의 사위, WEC의 2대 총재가 되다
1895년 영국에서 태어난 노르만 그럽은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전쟁 후 깊은 영적 갈증을 느끼던 그는, 당시 영국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던 C. T. 스터드의 급진적인 헌신의 메시지에 매료되었다.
콩고에서의 헌신과 스터드와의 만남
그는 스터드가 설립한 '아프리카 심장부 선교회'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콩고로 떠났고, 그곳에서 스터드의 딸 폴린(Pauline)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그는 C. T. 스터드의 가장 신뢰받는 동역자이자 사위가 된 것이다.
C. T. 스터드가 1931년 콩고에서 세상을 떠나자, 노르만 그럽은 자연스럽게 그의 뒤를 이어 선교회의 2대 총재가 되었다. 그는 스터드의 불같은 개척 정신을 이어받아, '아프리카 심장부 선교회'를 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미전도 종족을 향해 나아가는 **'세계복음화십자군(WEC International)'**으로 확장시켰다.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WEC를 이끌며, 수많은 선교사들을 동원하고 훈련시키는 데 헌신했다.
'연합의 진리'
그의 리더십의 원천은 그의 독특하고 깊이 있는 '연합의 진리' 신학이었다. 그는 갈라디아서 2장 20절("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을 자신의 신학의 중심으로 삼았다.
그는 신앙생활이란 '내가' 그리스도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오히려 그것은 '나는 죽고',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나를 통해' 그분의 일을 하시도록 나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그분이 담기는 그릇이요, 그분이 쓰시는 장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아의 죽음'과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은,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율법적인 노력과 실패감에서 해방시켜, 은혜 안에서 자유와 능력을 누리는 삶으로 이끌었다. 그의 이러한 사상은 『그리스도를 깊이 아는 지식(The Deep Things of God)』, 『만물의 끝은 나로부터(The Liberating Secret)』 등 그의 여러 저서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결론: 믿음의 계보를 잇는 영적 스승
1993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노르만 그럽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복음주의 영성가 중 한 명으로 깊은 족적을 남겼다.
그의 유산은 명확하다.
그는 C. T. 스터드의 유산을 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장시켰다. 그는 장인의 불같은 개척 정신에, 조직적인 비전과 깊이 있는 영성을 더하여 WEC를 세계적인 선교 단체로 성장시켰다.
그는 '연합의 진리'를 통해 수많은 영혼을 깊은 영성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는 20세기 기독교 신비주의와 내면적 삶의 영성을 대중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르만 그럽의 삶은, 한 세대의 위대한 헌신이 다음 세대의 충성스러운 계승자를 통해 어떻게 더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증거이다. 그는 C. T. 스터드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더 멀리, 그리고 더 깊이 바라보았던 영적 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