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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열전 200인

데이비드 보쉬 (David Bosch)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선교학자로, 그의 저서 『변화하고 있는 선교』는 현대 선교 신학의 필독서로 꼽힙니다.

20세기 선교학의 집대성, 데이비드 보쉬: 『변화하고 있는 선교』의 거인
서론: 선교, 그 거대한 강의 흐름을 그리다
기독교 2000년의 선교 역사는 하나의 거대한 강과 같다. 시대의 변화와 신학적 성찰 속에서 수많은 지류들이 합쳐지고, 갈라지며, 때로는 방향을 바꾸며 흘러왔다. 이 복잡하고 방대한 강의 흐름 전체를 조망하고, 그 속에 담긴 신학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그려낸 20세기 최고의 '선교 지도 제작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보쉬,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위대한 선교 신학자이다.

그는 현장 선교사로서, 그리고 신학교 교수로서 평생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라는 자국의 죄악과 씨름하며, 선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뇌했다. 그 고뇌의 결실이 바로 그의 필생의 역작이자 20세기 선교학 최고의 명저로 꼽히는 『변화하고 있는 선교(Transforming Mission)』(1991)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전 세계 모든 신학과 선교학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선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교과서로 여겨지고 있다.

본 글은 이처럼 '선교학의 거인'이었던 데이비드 보쉬의 생애와 그의 핵심 사상을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특수한 상황이 어떻게 그의 선교 신학을 형성했는지 살펴보고, 그의 역작 『변화하고 있는 선교』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통찰들을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사상이 21세기 교회의 선교에 어떤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명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론: 아파르트헤이트의 아들, 선교의 본질을 묻다
192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프리카너(Afrikaner, 네덜란드계 백인)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데이비드 보쉬는, 처음에는 자신의 민족이 가진 보수적인 신학과 분리주의적 가치를 당연하게 여기며 성장했다. 그는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서 칼 바르트의 제자인 오스카 쿨만 밑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57년부터 15년간 트란스케이(Transkei)의 흑인들을 위한 선교사로 헌신했다.

바로 이 현장에서의 경험이 그의 눈을 뜨게 했다. 그는 선교가 단지 '백인이 흑인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인 활동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선교를 통해 자신의 인종차별적인 죄악을 깊이 회개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지하는 자국 백인 교회의 신학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민족의 배신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변화하고 있는 선교』: 선교 패러다임의 지도
그의 모든 신학적 고뇌는 1991년 출간된 **『변화하고 있는 선교(Transforming Mission: Paradigm Shifts in Theology of Mission)』**에서 집대성되었다. 이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저서에서, 그는 기독교 선교의 역사를 몇 가지 중요한 '패러다임(paradigm)'의 전환으로 분석했다.

초대 교회와 동방 교회의 선교: 종말론적인 기대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는 선교.

중세 가톨릭의 선교: 교회의 영토를 확장하고,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 모든 민족을 복속시키는 선교.

종교개혁 시대의 선교: '하나님의 영광'과 개인의 회심을 강조하는 선교.

근대 계몽주의 시대의 선교: 이성과 문명을 전파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려는 진보적인 선교.

그리고 그는 이러한 역사적 패러다임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에 요청되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어느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즉 성부의 사랑과 성자의 성육신, 그리고 성령의 능력이라는 총체적인 관점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에게 선교는 더 이상 교회의 '활동' 중 하나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이유' 그 자체였다.

결론: 21세기 선교의 나침반
1992년 자동차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까지, 데이비드 보쉬는 선교가 무엇인지, 그리고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던 위대한 탐구자였다.

그의 유산은 명확하다.

그는 20세기 선교학을 집대성했다. 그의 책 『변화하고 있는 선교』는, 지난 2000년간의 복잡한 선교의 역사를 이해하고, 21세기의 선교적 과제를 모색하는 모든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지도'를 제공했다.

그는 선교의 주체가 '교회'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상기시켰다.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을 통해, 그는 우리의 모든 선교 활동이 이미 세상을 향해 일하고 계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에 동참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데이비드 보쉬의 삶과 학문은, 특히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극단적인 사회적 불의 속에서 단련되었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교회가 세상의 불의에 눈감은 채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세상의 모든 고통 속으로 들어가 화해와 정의, 그리고 해방의 복음을 살아내야 한다는 예언자적 도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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