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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비즈니스 살아남기 

23.정체성의 혼란: 나는 '크리스천'인가, '크리스천인 사업가'인가?

주일에는 '크리스천'으로 살다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세상의 방식대로 사는 '사업가'로 살아가는 이중적인 모습은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 속으로 보냄 받은 '크리스천 사업가'이며, 우리의 모든 비즈니스 활동이 곧 예배이자 선교가 되어야 합니다.

주제 23: 정체성의 혼란: 나는 '크리스천'인가, '크리스천인 사업가'인가?

Topic 23: Identity Crisis: Am I a 'Christian', or a 'Christian Businessman'?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서론: 내 안에 사는 두 사람, '목사님'과 '사장님'
한 크리스천 사업가의 내면에는 종종 두 명의 다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주일의 크리스천'입니다. 그는 교회에서 겸손과 섬김, 사랑과 용서를 배우고, 영원한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월요일의 사업가'입니다. 그는 일터에서 이익과 효율, 경쟁과 성과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때로는 이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고 냉철한 승부사로 살아가야 한다고 배웁니다. 이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가치관과 언어를 사용하기에,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싸웁니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선한 크리스천'인가, 아니면 '유능한 사업가'인가?"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며, "교회에서는 크리스천답게, 회사에서는 사업가답게" 행동하는 '분리된 삶'에 익숙해져 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열된 정체성은 우리를 위선과 죄책감, 그리고 영적 탈진으로 이끄는 가장 위험한 내면의 병입니다. 또한, 세상은 우리의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기독교 신앙의 능력과 진정성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게 됩니다.

이 글은 이처럼 우리의 삶을 조각내고 우리의 영향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문제의 핵심을 파헤치고자 합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의 틀을 통해, 우리는 왜 '크리스천 사업가'라는 정체성이 위험하며, 어떻게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라는 통합된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탐구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위대한 고백처럼, '나'라는 사업가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업을 통해 사시게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구체적인 원리와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여정은 분열된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고 일관된 하나의 인격으로 거듭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1. Who (누가) 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가?
이 내면의 전쟁은 비단 소수의 신앙 깊은 리더들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크리스천 직장인과 사업가들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보편적으로 겪고 있는 실존적인 문제입니다.

첫째, 치열한 경쟁 환경에 노출된 전문가들이 이 갈등을 가장 첨예하게 느낍니다. 금융, 법률, 광고, 영업 등 성과 압박이 심하고 승자독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크리스천들은, 주일 강단에서 들었던 '사랑'과 '양보'의 윤리가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어리석음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늑대'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과, '양'처럼 살아야 한다는 신앙적 양심 사이에서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줄다리기를 합니다.

둘째, 자신의 일이 영적인 의미와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사람들 역시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목사, 선교사, NGO 활동가처럼 직접적으로 사람을 돕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과 신앙을 비교적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거나, 사무실에서 회계 장부를 정리하는 등, 자신의 일이 '하나님 나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평범한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과 신앙적 정체성을 별개의 것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이들에게 일은 '신성한 소명'이 아니라, '거룩한 주일'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세속적인 의무'가 되어버립니다.

셋째, 성공 가도를 달리는 리더들에게 이 혼란은 더욱 교묘한 형태로 찾아옵니다. 사업이 성공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그를 '유능한 사업가'로 먼저 인식하고 기대합니다. 그 자신도 점차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보다, '성공한 CEO'라는 정체성에서 더 큰 만족과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신앙은 그의 성공적인 이미지를 꾸며주는 여러 액세서리 중 하나로 전락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비즈니스적 논리가 신앙적 원리를 압도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정체성의 혼란은 우리의 일터가 얼마나 세속적인가, 혹은 우리의 일이 얼마나 거룩해 보이는가와 상관없이 발생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매 순간 다시 결정해야 하는 모든 크리스천의 피할 수 없는 영적 싸움입니다.

2. What (무엇이) '분열된 정체성'과 '통합된 정체성'의 핵심 차이인가?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분열된 정체성'의 실체를 깨닫고, 성경이 말하는 '통합된 정체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위험한 삶: 분열된 정체성 (A Divided Identity)

이는 두 개의 다른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가진 컴퓨터와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운영체제로 부팅하며, 두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충돌합니다.

정의: 나는 "크리스천인 사업가(a businessman who is a Christian)" 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명사)는 '사업가'이고, '크리스천'은 그 사업가를 수식하는 여러 형용사(착한, 성실한, 크리스천인 등)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가치 판단의 기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비즈니스의 논리(이익, 효율, 경쟁)' 가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주일에는 '신앙의 논리(사랑, 겸손, 섬김)' 가 작동합니다. 두 기준은 분리되어 있으며, 충돌할 경우 보통 비즈니스의 논리가 이깁니다.

삶의 모습: '교회에서의 나'와 '직장에서의 나'가 다른, 위선적인 이중생활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내면에서는 끊임없는 죄책감과 자기 정당화의 싸움이 일어납니다.

건강한 삶: 통합된 정체성 (An Integrated Identity)

이는 하나의 강력한 운영체제 위에, 다양한 역할(사업가, 가장, 시민 등)이라는 응용 프로그램들이 일관되게 실행되는 것과 같습니다.

정의: 나는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a Christian who lives as a businessman)" 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명사)는 '크리스천'입니다. 나의 가장 근본적이고 변하지 않는 정체성은 '그리스도인'이며, '사업가'는 그 정체성을 이 땅에서 살아내는 구체적인 '역할(Role)'이자 '소명(Vocation)'입니다.

가치 판단의 기준: 모든 상황에서 '신앙의 논리' 가 유일하고 최종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비즈니스의 논리는 신앙의 논리 아래에서 재해석되고 재정의됩니다. 즉, '어떻게 하면 사랑과 정의의 원리를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를 질문합니다.

삶의 모습: 주일과 월요일의 삶이 분리되지 않고, '일관성'과 '온전함(Integrity)'을 이룹니다. 일터가 곧 예배의 처소이자 선교지가 되며, 비즈니스의 모든 활동이 신앙의 표현이 됩니다.

결국, 정체성의 전환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바꾸는 것입니다. '사업가'라는 역할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는 나의 본질이 모든 역할을 다스리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분열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와 능력의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3. When (언제) 이 정체성의 전쟁은 가장 격렬하게 일어나는가?
내 안의 '크리스천'과 '사업가'는 평소에는 그럭저럭 휴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인생의 중요한 선택과 위기의 순간에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며 가장 격렬한 전쟁을 벌입니다.

첫째,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두 자아는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약간의 탈세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경쟁사에 대한 거짓 정보를 흘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혹, 품질 기준을 살짝 낮추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상황 앞에서, '사업가' 자아는 "이 정도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한 관행이야.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어"라고 속삭입니다. 반면, '크리스천' 자아는 "그것은 명백한 죄악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라고 경고합니다. 이 순간, 우리는 둘 중 하나의 목소리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둘째,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때 이 전쟁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놓고 벌어집니다.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일에도 일해야 하는 상황, 가족과의 약속을 깨고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 교회의 중요한 직분을 맡아달라는 요청과 바쁜 업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 '사업가' 자아는 "성공을 위해서는 지금 이 시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크리스천' 자아는 "안식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맞섭니다. 이 전쟁에서 계속 사업가 자아가 승리하게 되면, 결국 우리의 삶은 일에 중독되고 관계는 파괴되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셋째,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할 때' 두 자아는 서로 다른 성적표를 내밉니다. '사업가' 자아는 매출액, 순이익, 시장 점유율과 같은 '숫자'로 나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반면, '크리스천' 자아는 내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신실'했는지, 이웃을 '사랑'했는지, 나의 '성품'이 얼마나 그리스도를 닮아갔는지로 나의 삶을 평가합니다. 이 두 개의 성적표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지 혼란스러워하며, 양쪽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자신을 정죄하게 됩니다.

이처럼 윤리, 우선순위, 그리고 성공의 기준이라는 세 가지 전쟁터에서, 우리는 어떤 정체성을 우리의 삶의 '총사령관'으로 세울 것인지를 매 순간 결단해야 합니다.

4. Where (어디에서) 이 '분열된 정체성'은 학습되고 강화되는가?
우리의 삶을 주일과 월요일로 분리시키는 이 파괴적인 이원론은 어디에서 비롯되며, 왜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원천은 앞선 주제들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성속(聖俗) 이원론'에 깊이 물든 교회 문화입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어떻게 기도하고, 어떻게 헌금하며,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가르치지만, 어떻게 협상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직원을 고용하고 해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합니다. 이는 비즈니스 영역을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지 않는 '세속적인' 영역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의 부재 속에서, 성도들은 일터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인 지침을 얻지 못한 채, 세상의 방식과 자신의 신앙 사이에서 각자도생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원천은 역할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쓰도록 요구하는 '현대 사회의 분업화' 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고, 각 역할에 맞는 행동 양식을 기대합니다.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빠'로, 회사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동호회에서는 '유머러스한 친구'로 행동하기를 요구받습니다. 이러한 역할 분리에 익숙해진 우리는, '교회에서는 경건한 성도'로, '회사에서는 유능한 사업가'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적 자아'는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응의 기술처럼 보이지만,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정체성의 파편화'를 초래합니다.

세 번째 원천은 눈에 보이는 '성공 모델의 부재' 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변에는 신앙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통합하여, 일관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존경할 만한 롤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크리스천 사업가들은 종종 극단적인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한쪽은 신앙을 내세우지만 실력과 윤리성이 부족하여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경우이고, 다른 한쪽은 사회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삶과 경영 방식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러한 모델의 부재는 우리로 하여금 '신앙과 비즈니스의 통합은 불가능한 이상'이라고 여기게 만들고, 분열된 정체성을 유일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5. Why (왜) '통합된 정체성'이 강력한 삶의 무기가 되는가?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라는 통합된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단순히 심리적인 안정감을 넘어, 왜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를 강력하게 만드는 최고의 무기가 되는 것일까요?

첫째, '내적 갈등'에 소모되던 에너지를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열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끊임없는 내면의 전쟁으로 엄청난 양의 심리적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죄책감과, "어쩔 수 없었어"라는 자기합리화 사이를 오가며 감정적으로 소진됩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는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 모든 것을 통합한 사람은, 더 이상 가치 판단의 문제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의 모든 의사결정 기준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인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이는 그에게 명확한 방향성과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을 주며, 절약된 에너지를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과 혁신에 온전히 쏟아붓게 만듭니다.

둘째, '진정성'과 '일관성'이 최고의 신뢰 자산을 쌓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적인 사람을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불신합니다. 반면,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일관된 원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신뢰를 얻게 됩니다. 통합된 정체성을 가진 리더는,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의 태도가 다르지 않고, 교회에서의 모습과 직장에서의 모습이 일치합니다. 이러한 '진정성(Authenticity)'은 고객과 직원,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며, 이는 그 어떤 마케팅으로도 얻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셋째,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라는 사업가로서의 정체성을 십자가에 못 박고, "이제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고 고백하며 우리의 비즈니스의 '주인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비로소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통해 일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더 이상 나의 경험과 지혜로만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를 경영하시는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을 공급받는 '하나님과의 동업'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할 때, 우리의 비즈니스는 상상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통합된 정체성은 에너지의 낭비를 막고, 신뢰를 쌓으며,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하고 평안한 리더로 세워줍니다.

6. How (어떻게) '하나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법을 훈련할 것인가? - 방법론과 방향 제시
분열된 두 개의 자아를 하나로 통합하고,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법론 1: 나의 '정체성 선언문'을 다시 작성하고 매일 선포하라

가장 먼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을 의식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잘못된 선언: "나는 성공적인 사업가이며, 또한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올바른 선언: "나는 나를 사랑하사 자기 자신을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녀이다. 하나님은 나를 '사업'이라는 소명을 통해, 이 땅에 그분의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는 통로로 부르셨다."

이 새로운 정체성 선언문을 작성하여,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소리 내어 읽고 기도하십시오. 이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 12:2)라는 말씀의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방법론 2: '주일의 가치'를 '월요일의 전략'으로 번역하는 훈련을 하라

교회에서 배운 추상적인 신앙의 가치들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전략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랑 → 고객의 불만을 끝까지 경청하고 해결해주는 '고객 중심 정책'

정의 → 협력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고 공정한 계약을 맺는 '윤리적 공급망 관리'

은혜 → 실수를 저지른 직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성장을 돕는 '회복적 인사 문화'

청지기 의식 → 회사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경영'

매주, 설교 말씀에서 얻은 하나의 키워드를 붙잡고, "이번 주에 이 가치를 나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까?"를 고민하고 실행 계획을 세우십시오.

방법론 3: '분리'의 습관을 깨고 '통합'의 리듬을 만들라

주일과 월요일을 분리시켰던 삶의 패턴을 의도적으로 깨고, 두 영역이 서로 넘나들고 영향을 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터에서 기도하라: 업무 시작 전, 중요한 회의 전, 어려운 고객을 만나기 전에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십시오. '기도실'이 아닌 '사무실'이 기도의 현장이 되게 하십시오.

교회에 일을 가져가라: 나의 비즈니스적인 고민과 윤리적 딜레마를 신뢰하는 신앙 공동체(소그룹, 멘토)에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십시오.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라: 일주일에 하루는 의도적으로 일에서 완전히 떠나, 나의 정체성이 '사업가'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임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안식은 분주함 속에서 잃어버렸던 나의 진짜 정체성을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방향 제시: '가면'을 벗고 '하나의 얼굴'로 살라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 쓰는 배우가 아니라, 어떤 상황, 어떤 사람 앞에서도 동일한 '하나의 얼굴'로 살아가는 진실한 사람입니다.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은 우리가 주일에만 잠시 쓰는 가면이 아닙니다. 그것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고백처럼, 우리의 옛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이제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규정하는 새로운 실체입니다. 우리가 이 진리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더 이상 내 안의 '크리스천'과 '사업가'는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나의 사업가라는 역할을 통해, 그분의 지혜와 사랑과 능력을 이 땅에 나타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통합된 삶이 주는 자유와 평안, 그리고 강력한 영향력을 누리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크리스천 리더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주제 23: 정체성의 혼란: 나는 '크리스천'인가, '크리스천인 사업가'인가?

Topic 23: Identity Crisis: Am I a 'Christian', or a 'Christian Businessman'?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서론: 내 안에 사는 두 사람, '목사님'과 '사장님'
한 크리스천 사업가의 내면에는 종종 두 명의 다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주일의 크리스천'입니다. 그는 교회에서 겸손과 섬김, 사랑과 용서를 배우고, 영원한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월요일의 사업가'입니다. 그는 일터에서 이익과 효율, 경쟁과 성과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때로는 이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고 냉철한 승부사로 살아가야 한다고 배웁니다. 이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가치관과 언어를 사용하기에,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싸웁니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선한 크리스천'인가, 아니면 '유능한 사업가'인가?"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며, "교회에서는 크리스천답게, 회사에서는 사업가답게" 행동하는 '분리된 삶'에 익숙해져 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열된 정체성은 우리를 위선과 죄책감, 그리고 영적 탈진으로 이끄는 가장 위험한 내면의 병입니다. 또한, 세상은 우리의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기독교 신앙의 능력과 진정성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게 됩니다.

이 글은 이처럼 우리의 삶을 조각내고 우리의 영향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문제의 핵심을 파헤치고자 합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의 틀을 통해, 우리는 왜 '크리스천 사업가'라는 정체성이 위험하며, 어떻게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라는 통합된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탐구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위대한 고백처럼, '나'라는 사업가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업을 통해 사시게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구체적인 원리와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여정은 분열된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고 일관된 하나의 인격으로 거듭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1. Who (누가) 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가?
이 내면의 전쟁은 비단 소수의 신앙 깊은 리더들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크리스천 직장인과 사업가들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보편적으로 겪고 있는 실존적인 문제입니다.

첫째, 치열한 경쟁 환경에 노출된 전문가들이 이 갈등을 가장 첨예하게 느낍니다. 금융, 법률, 광고, 영업 등 성과 압박이 심하고 승자독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크리스천들은, 주일 강단에서 들었던 '사랑'과 '양보'의 윤리가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어리석음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늑대'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과, '양'처럼 살아야 한다는 신앙적 양심 사이에서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줄다리기를 합니다.

둘째, 자신의 일이 영적인 의미와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사람들 역시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목사, 선교사, NGO 활동가처럼 직접적으로 사람을 돕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과 신앙을 비교적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거나, 사무실에서 회계 장부를 정리하는 등, 자신의 일이 '하나님 나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평범한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과 신앙적 정체성을 별개의 것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이들에게 일은 '신성한 소명'이 아니라, '거룩한 주일'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세속적인 의무'가 되어버립니다.

셋째, 성공 가도를 달리는 리더들에게 이 혼란은 더욱 교묘한 형태로 찾아옵니다. 사업이 성공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그를 '유능한 사업가'로 먼저 인식하고 기대합니다. 그 자신도 점차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보다, '성공한 CEO'라는 정체성에서 더 큰 만족과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신앙은 그의 성공적인 이미지를 꾸며주는 여러 액세서리 중 하나로 전락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비즈니스적 논리가 신앙적 원리를 압도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정체성의 혼란은 우리의 일터가 얼마나 세속적인가, 혹은 우리의 일이 얼마나 거룩해 보이는가와 상관없이 발생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매 순간 다시 결정해야 하는 모든 크리스천의 피할 수 없는 영적 싸움입니다.

2. What (무엇이) '분열된 정체성'과 '통합된 정체성'의 핵심 차이인가?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분열된 정체성'의 실체를 깨닫고, 성경이 말하는 '통합된 정체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위험한 삶: 분열된 정체성 (A Divided Identity)

이는 두 개의 다른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가진 컴퓨터와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운영체제로 부팅하며, 두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충돌합니다.

정의: 나는 "크리스천인 사업가(a businessman who is a Christian)" 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명사)는 '사업가'이고, '크리스천'은 그 사업가를 수식하는 여러 형용사(착한, 성실한, 크리스천인 등)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가치 판단의 기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비즈니스의 논리(이익, 효율, 경쟁)' 가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주일에는 '신앙의 논리(사랑, 겸손, 섬김)' 가 작동합니다. 두 기준은 분리되어 있으며, 충돌할 경우 보통 비즈니스의 논리가 이깁니다.

삶의 모습: '교회에서의 나'와 '직장에서의 나'가 다른, 위선적인 이중생활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내면에서는 끊임없는 죄책감과 자기 정당화의 싸움이 일어납니다.

건강한 삶: 통합된 정체성 (An Integrated Identity)

이는 하나의 강력한 운영체제 위에, 다양한 역할(사업가, 가장, 시민 등)이라는 응용 프로그램들이 일관되게 실행되는 것과 같습니다.

정의: 나는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a Christian who lives as a businessman)" 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명사)는 '크리스천'입니다. 나의 가장 근본적이고 변하지 않는 정체성은 '그리스도인'이며, '사업가'는 그 정체성을 이 땅에서 살아내는 구체적인 '역할(Role)'이자 '소명(Vocation)'입니다.

가치 판단의 기준: 모든 상황에서 '신앙의 논리' 가 유일하고 최종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비즈니스의 논리는 신앙의 논리 아래에서 재해석되고 재정의됩니다. 즉, '어떻게 하면 사랑과 정의의 원리를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를 질문합니다.

삶의 모습: 주일과 월요일의 삶이 분리되지 않고, '일관성'과 '온전함(Integrity)'을 이룹니다. 일터가 곧 예배의 처소이자 선교지가 되며, 비즈니스의 모든 활동이 신앙의 표현이 됩니다.

결국, 정체성의 전환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바꾸는 것입니다. '사업가'라는 역할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는 나의 본질이 모든 역할을 다스리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분열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와 능력의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3. When (언제) 이 정체성의 전쟁은 가장 격렬하게 일어나는가?
내 안의 '크리스천'과 '사업가'는 평소에는 그럭저럭 휴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인생의 중요한 선택과 위기의 순간에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며 가장 격렬한 전쟁을 벌입니다.

첫째,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두 자아는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약간의 탈세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경쟁사에 대한 거짓 정보를 흘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혹, 품질 기준을 살짝 낮추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상황 앞에서, '사업가' 자아는 "이 정도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한 관행이야.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어"라고 속삭입니다. 반면, '크리스천' 자아는 "그것은 명백한 죄악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라고 경고합니다. 이 순간, 우리는 둘 중 하나의 목소리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둘째,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때 이 전쟁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놓고 벌어집니다.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일에도 일해야 하는 상황, 가족과의 약속을 깨고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 교회의 중요한 직분을 맡아달라는 요청과 바쁜 업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 '사업가' 자아는 "성공을 위해서는 지금 이 시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크리스천' 자아는 "안식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맞섭니다. 이 전쟁에서 계속 사업가 자아가 승리하게 되면, 결국 우리의 삶은 일에 중독되고 관계는 파괴되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셋째,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할 때' 두 자아는 서로 다른 성적표를 내밉니다. '사업가' 자아는 매출액, 순이익, 시장 점유율과 같은 '숫자'로 나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반면, '크리스천' 자아는 내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신실'했는지, 이웃을 '사랑'했는지, 나의 '성품'이 얼마나 그리스도를 닮아갔는지로 나의 삶을 평가합니다. 이 두 개의 성적표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지 혼란스러워하며, 양쪽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자신을 정죄하게 됩니다.

이처럼 윤리, 우선순위, 그리고 성공의 기준이라는 세 가지 전쟁터에서, 우리는 어떤 정체성을 우리의 삶의 '총사령관'으로 세울 것인지를 매 순간 결단해야 합니다.

4. Where (어디에서) 이 '분열된 정체성'은 학습되고 강화되는가?
우리의 삶을 주일과 월요일로 분리시키는 이 파괴적인 이원론은 어디에서 비롯되며, 왜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원천은 앞선 주제들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성속(聖俗) 이원론'에 깊이 물든 교회 문화입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어떻게 기도하고, 어떻게 헌금하며,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가르치지만, 어떻게 협상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직원을 고용하고 해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합니다. 이는 비즈니스 영역을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지 않는 '세속적인' 영역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의 부재 속에서, 성도들은 일터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인 지침을 얻지 못한 채, 세상의 방식과 자신의 신앙 사이에서 각자도생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원천은 역할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쓰도록 요구하는 '현대 사회의 분업화' 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고, 각 역할에 맞는 행동 양식을 기대합니다.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빠'로, 회사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동호회에서는 '유머러스한 친구'로 행동하기를 요구받습니다. 이러한 역할 분리에 익숙해진 우리는, '교회에서는 경건한 성도'로, '회사에서는 유능한 사업가'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적 자아'는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응의 기술처럼 보이지만,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정체성의 파편화'를 초래합니다.

세 번째 원천은 눈에 보이는 '성공 모델의 부재' 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변에는 신앙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통합하여, 일관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존경할 만한 롤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크리스천 사업가들은 종종 극단적인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한쪽은 신앙을 내세우지만 실력과 윤리성이 부족하여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경우이고, 다른 한쪽은 사회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삶과 경영 방식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러한 모델의 부재는 우리로 하여금 '신앙과 비즈니스의 통합은 불가능한 이상'이라고 여기게 만들고, 분열된 정체성을 유일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5. Why (왜) '통합된 정체성'이 강력한 삶의 무기가 되는가?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라는 통합된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단순히 심리적인 안정감을 넘어, 왜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를 강력하게 만드는 최고의 무기가 되는 것일까요?

첫째, '내적 갈등'에 소모되던 에너지를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열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끊임없는 내면의 전쟁으로 엄청난 양의 심리적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죄책감과, "어쩔 수 없었어"라는 자기합리화 사이를 오가며 감정적으로 소진됩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는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 모든 것을 통합한 사람은, 더 이상 가치 판단의 문제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의 모든 의사결정 기준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인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이는 그에게 명확한 방향성과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을 주며, 절약된 에너지를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과 혁신에 온전히 쏟아붓게 만듭니다.

둘째, '진정성'과 '일관성'이 최고의 신뢰 자산을 쌓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적인 사람을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불신합니다. 반면,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일관된 원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신뢰를 얻게 됩니다. 통합된 정체성을 가진 리더는,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의 태도가 다르지 않고, 교회에서의 모습과 직장에서의 모습이 일치합니다. 이러한 '진정성(Authenticity)'은 고객과 직원,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며, 이는 그 어떤 마케팅으로도 얻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셋째,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라는 사업가로서의 정체성을 십자가에 못 박고, "이제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고 고백하며 우리의 비즈니스의 '주인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비로소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통해 일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더 이상 나의 경험과 지혜로만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를 경영하시는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을 공급받는 '하나님과의 동업'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할 때, 우리의 비즈니스는 상상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통합된 정체성은 에너지의 낭비를 막고, 신뢰를 쌓으며,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하고 평안한 리더로 세워줍니다.

6. How (어떻게) '하나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법을 훈련할 것인가? - 방법론과 방향 제시
분열된 두 개의 자아를 하나로 통합하고, '사업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법론 1: 나의 '정체성 선언문'을 다시 작성하고 매일 선포하라

가장 먼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을 의식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잘못된 선언: "나는 성공적인 사업가이며, 또한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올바른 선언: "나는 나를 사랑하사 자기 자신을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녀이다. 하나님은 나를 '사업'이라는 소명을 통해, 이 땅에 그분의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는 통로로 부르셨다."

이 새로운 정체성 선언문을 작성하여,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소리 내어 읽고 기도하십시오. 이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 12:2)라는 말씀의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방법론 2: '주일의 가치'를 '월요일의 전략'으로 번역하는 훈련을 하라

교회에서 배운 추상적인 신앙의 가치들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전략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랑 → 고객의 불만을 끝까지 경청하고 해결해주는 '고객 중심 정책'

정의 → 협력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고 공정한 계약을 맺는 '윤리적 공급망 관리'

은혜 → 실수를 저지른 직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성장을 돕는 '회복적 인사 문화'

청지기 의식 → 회사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경영'

매주, 설교 말씀에서 얻은 하나의 키워드를 붙잡고, "이번 주에 이 가치를 나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까?"를 고민하고 실행 계획을 세우십시오.

방법론 3: '분리'의 습관을 깨고 '통합'의 리듬을 만들라

주일과 월요일을 분리시켰던 삶의 패턴을 의도적으로 깨고, 두 영역이 서로 넘나들고 영향을 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터에서 기도하라: 업무 시작 전, 중요한 회의 전, 어려운 고객을 만나기 전에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십시오. '기도실'이 아닌 '사무실'이 기도의 현장이 되게 하십시오.

교회에 일을 가져가라: 나의 비즈니스적인 고민과 윤리적 딜레마를 신뢰하는 신앙 공동체(소그룹, 멘토)에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십시오.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라: 일주일에 하루는 의도적으로 일에서 완전히 떠나, 나의 정체성이 '사업가'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임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안식은 분주함 속에서 잃어버렸던 나의 진짜 정체성을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방향 제시: '가면'을 벗고 '하나의 얼굴'로 살라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 쓰는 배우가 아니라, 어떤 상황, 어떤 사람 앞에서도 동일한 '하나의 얼굴'로 살아가는 진실한 사람입니다.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은 우리가 주일에만 잠시 쓰는 가면이 아닙니다. 그것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고백처럼, 우리의 옛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이제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규정하는 새로운 실체입니다. 우리가 이 진리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더 이상 내 안의 '크리스천'과 '사업가'는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나의 사업가라는 역할을 통해, 그분의 지혜와 사랑과 능력을 이 땅에 나타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통합된 삶이 주는 자유와 평안, 그리고 강력한 영향력을 누리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크리스천 리더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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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 세계인터넷선교협의회는 (KWMA소속단체) 1996년 창립한 선교단체로, 인터넷과 IT를 활용하여 30여 년간 세계선교에 기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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