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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선교 단체 탐방 

YWAM (예수전도단)

YWAM(Youth With A Mission), 한국에서는 '예수전도단'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 단체는 전통적인 선교 단체의 개념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독교 선교 운동(Movement)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특정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초교파적 성격을 가지며, 위계적인 중앙 조직 없이 자율적인 지부(Base)들의 수평적 네트워크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를 통해 운영됩니다. YWAM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작점이 된 한 젊은이의 비전, 그 비전을 구체화시킨 핵심적인 훈련 시스템, 그리고 전 세계로 뻗어나간 사역의 중심축과 그 안에 내재된 미래의 과제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창립: 파도처럼 밀려오는 젊은이들의 비전

YWAM의 역사는 1956년, 당시 20세의 젊은 청년이었던 로렌 커닝햄(Loren Cunningham)이 바하마에서 드린 기도 중에 보았던 한 환상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세계 지도를 보고 있었는데, 그 지도 위의 모든 대륙 해안으로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파도는 물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일어나 온 땅을 덮으며, 자신들이 가진 복음의 기쁜 소식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비전은 당시 '선교사'라고 하면 신학교를 졸업한 안수받은 목회자만을 생각하던 시대적 통념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전문적인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평범한 젊은이들, 학생, 기술자, 주부 등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사용하시어 세계 선교를 이루기를 원하신다는 강력한 확신이었습니다. 이 비전에 사로잡힌 로렌 커닝햄은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1960년, '청년들에게 단기 선교의 기회를 제공하여 세계 복음화에 동참시킨다'는 목표 아래 YWAM을 공식적으로 창립했습니다. 초창기 사역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모아 멕시코나 카리브해 지역으로 단기 전도 여행을 떠나는 소규모 활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을 통한 선교'라는 혁신적인 개념은 시대의 필요와 맞물려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YWAM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며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사역의 중심: 예수제자훈련학교(DTS)라는 엔진

YWAM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정체성을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동력은 바로 **예수제자훈련학교(DTS, Discipleship Training School)**라는 독특한 훈련 프로그램입니다. DTS는 YWAM의 심장이자 엔진이며, YWAM의 모든 사역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전 세계 어느 YWAM 지부에서 사역하길 원하는 사람이든, DTS를 수료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필수 요건입니다. 통상 5~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DTS는 크게 '강의 기간'과 '전도 여행'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첫 3개월간 진행되는 **강의 기간(Lecture Phase)**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훈련생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며, 매일 아침 예배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세계적으로 저명한 강사들로부터 하나님의 성품과 음성 듣는 법, 예배, 중보기도, 영적 전쟁, 성경적 세계관 등 신앙의 핵심적인 주제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웁니다. 이 과정의 목표는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Knowing about God)'을 넘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아는 것(Knowing God)'에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과 회복, 깊이 있는 자기 성찰,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실제적인 훈련을 통해 훈련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그리스도 안에서 재발견하게 됩니다.

강의 기간이 끝나면, 훈련생들은 2~3개월간의 **전도 여행(Outreach Phase)**을 떠납니다. 이들은 팀을 이루어 국내외의 다른 문화권, 특히 복음이 필요한 지역으로 파송됩니다. 이곳에서 훈련생들은 강의 기간 동안 배웠던 모든 것을 실제 삶과 사역으로 살아내는 법을 배웁니다. 노방 전도, 구제 사역, 교회 협력, 드라마나 음악을 통한 문화 사역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복음을 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문화적 충격과 예기치 못한 어려움들은 그들의 신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이처럼 DTS는 개인의 신앙을 뿌리부터 변화시키는 제자 훈련 과정인 동시에, 효과적인 선교사 동원 및 파송 시스템으로서 YWAM의 비전과 가치, 즉 YWAM의 DNA를 다음 세대에게 성공적으로 전수하는 핵심적인 통로가 되어 왔습니다.

사역의 핵심: 전도, 훈련, 구제라는 세 축

YWAM의 모든 사역은 그 모토인 **"하나님을 알고, 그분을 알리자(To Know God and to Make Him Known)"**라는 두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전반부가 DTS를 통한 개인의 영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반부는 세상을 향한 구체적인 사역으로 나타납니다. YWAM의 사역은 크게 **전도(Evangelism), 훈련(Training), 구제(Mercy Ministries)**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전도 사역은 YWAM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입니다. YWAM은 전통적인 교회 개척 사역뿐만 아니라, 스포츠, 음악, 공연 예술 등 젊은이들의 문화를 활용한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복음을 전합니다. 특히 **프론티어 미션(Frontier Missions)**은 이들의 전도 사역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아직 복음을 전혀 듣지 못한 미전도 종족에게 나아가 그들의 언어와 문화 속에서 장기적으로 교회를 개척하는 헌신된 사역자들을 파송합니다.

훈련 사역은 DTS에서 시작하여 더욱 전문적이고 심화된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YWAM은 **열방대학(UofN, University of the Nations)**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교육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열방대학은 특정 캠퍼스에 건물이 있는 전통적인 대학이 아니라, 전 세계 YWAM 지부에서 열리는 수백 개의 다양한 훈련 과정(코스)들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분산형 네트워크 대학입니다. DTS를 마친 학생들은 상담, 리더십, 성경 연구, 커뮤니케이션, 예술, 지역사회 개발 등 자신의 은사와 비전에 맞는 전문 분야의 코스를 이수하며 장기 사역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평신도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효과적인 재교육 시스템입니다.

구제 사역은 하나님의 자비로운 성품을 세상에 드러내는 통로입니다. YWAM은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지진, 쓰나미, 전쟁 등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 신속하게 구호팀을 파견합니다. 특히 의료 장비를 갖춘 선박을 운영하는 YWAM SHIPS 사역은 태평양의 외딴 섬들처럼 현대 문명의 혜택에서 소외된 지역에 찾아가 실질적인 의료 및 구호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도시 빈민, 고아, 난민, 인신매매 피해자 등 사회의 가장 연약한 이들을 섬기는 다양한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합니다. 이 세 가지 사역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YWAM이 총체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을 세상에 알리는 통로가 됩니다.

미래를 향한 과제: 분산된 구조의 명암

YWAM은 지난 60여 년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동원하며 세계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그 성장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YWAM의 가장 큰 강점인 **분산된 구조(Decentralized Structure)**는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YWAM은 중앙 통제 본부가 없는 '사역들의 가족(A Family of Ministries)'이라는 개념으로 운영됩니다. 각 지부는 재정과 인사, 사역 방향에 있어 완전한 자율성을 갖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현장의 필요에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하고, 관료주의를 최소화하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은 책임성의 부재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정 지부에서 재정 비리나 윤리적 문제, 혹은 신학적 탈선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독하고 제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상위 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관계에 기반한 비공식적인 권고에 의존할 뿐입니다. 이는 YWAM 전체의 신뢰도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입니다.

또한, 신학적 다양성과 통일성의 문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YWAM은 초교파 단체로서 다양한 신학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사역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을 강조하는 은사주의적 영성을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이는 사역에 역동성과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때로는 주관적인 신비 체험이 성경의 객관적인 권위보다 우선시될 수 있다는 신학적 비판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각 지부의 자율성 속에서 어떻게 YWAM 전체의 복음주의적 신학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유지할 것인가는 지속적인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단기 선교 모델의 한계와 성숙에 대한 고민입니다. YWAM은 단기 선교를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을 선교로 이끌었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이 짧은 기간 동안 타문화권에서 사역하는 것이 오히려 현지 교회에 부담을 주거나, 피상적인 '선교 관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단기적인 동원 효과를 넘어, 어떻게 하면 현지 공동체와 장기적이고 상호 유익한 관계를 맺으며 깊이 있는 선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과 전략적 발전이 요구됩니다. 2023년 창립자 로렌 커닝햄이 세상을 떠나면서, YWAM은 이제 구심점 역할을 하던 창립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로의 리더십 전환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YWAM이 지난 반세기 동안 보여준 역동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내재적 과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때, 이 거대한 청년 선교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귀한 도구로 쓰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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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 세계인터넷선교협의회는 (KWMA소속단체) 1996년 창립한 선교단체로, 인터넷과 IT를 활용하여 30여 년간 세계선교에 기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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