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세계 선교 단체 탐방 

대한성서공회

대한성서공회(KBS, Korean Bible Society)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언어로 읽고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 초교파 성서 전문 기관입니다. 이 단체의 핵심 정체성은 특정 교파의 신학이나 교리를 내세우지 않고, 오직 성경의 번역, 출판, 보급이라는 중립적이고도 본질적인 사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한글 성경의 역사 그 자체이며, 지난 130여 년간 한국 교회의 부흥과 성숙을 뒷받침해 온 가장 중요한 영적 자양분의 공급처였습니다. 오늘날에는 국내를 넘어, 아직 성경이 없는 전 세계 수많은 민족에게 그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전해주는 **'성서 수출국'**으로서의 자랑스러운 사명을 감당하며,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로부터 받은 사랑의 빚을 갚는 소중한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성서공회의 역사는 한국 땅에 개신교 복음이 전래되던 19세기 말, 선교의 여명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조선에 온 초기 선교사들은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갖게 하는 것임을 절감했습니다. 이 비전 아래,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후원을 받은 존 로스 선교사와 한국인 동역자들이 만주에서 최초의 한글 신약성서인 **'예수셩교젼서'**를 번역하여 1887년에 완간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일본에서는 이수정 선생이 미국성서공회의 지원을 받아 '신약마가젼복음셔언해'를 번역하는 등, 여러 선교 단체와 개인들이 흩어져서 성서 번역 및 보급 활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개별적인 노력들을 하나로 묶어 보다 효율적이고 연합된 사역을 펼치기 위한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마침내 1895년 10월 28일, 여러 교파의 선교사들과 국내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대조선성서공회'라는 이름으로 연합 기구를 창설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대한성서공회의 공식적인 시작입니다. 창립 초기, 성서공회의 '권서인'들은 봇짐에 성경을 지고 전국 방방곡곡을 걸어 다니며,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도 한 영혼에게라도 더 말씀을 전하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들의 발걸음은 어두웠던 시대에 복음의 빛을 전하는 등불이었으며, 한국 교회가 세워지는 견고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대한성서공회 사역의 중심에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성경 번역'**과 **'모든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보급'**이라는 두 개의 확고한 원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든 활동은 이 두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를 위해 대한성서공회는 크게 성서 번역, 성서 제작, 그리고 성서 보급이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전문적인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근간이 되는 사역은 성서 번역입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시대의 변화와 언어의 발전에 발맞추어, 모든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성경 번역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1911년 구약까지 완역된 최초의 한글 성경인 '셩경젼셔'를 시작으로, 1938년의 '셩경 개역', 1961년의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그리고 1993년 현대어로 번역된 '표준새번역'과 1998년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 이르기까지, 성서공회는 최고의 성서학자들과 국어학자들을 동원하여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인의 어법에 맞는 성경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성경 낭독 오디오북을 제작하고, 청소년이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쉬운 우리말 성경'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독자층의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번역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핵심 사역은 성서 제작과 출판입니다. 번역이 완료된 성경을 다양한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형태의 출판물로 제작하는 일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성경전서 외에도, 휴대하기 편한 포켓 성경, 글씨가 큰 큰글자 성경,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주석 성경, 그리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그림 성경 등 다양한 판형과 디자인의 성경을 출판합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성경과 오디오 성경,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성경 영상,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성경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이르기까지, 정보 격차로 인해 말씀에서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모든 기술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 United Bible Societies)의 핵심 회원국으로서, 전 세계 140여 개국 성서공회를 위한 성경 제작의 중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쇄 및 제본 기술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성경 제작 인프라가 없는 나라들을 위해 연간 수백만 부의 성경을 제작하여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성경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전 세계에 성경을 나누어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 교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사역입니다.

세 번째는 성서 보급 사역입니다. 아무리 좋은 성경이 만들어져도 그것이 사람들의 손에 들려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모든 사람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성경을 소유할 수 있도록, 이윤을 최소화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성경을 보급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습니다. 또한, 군부대, 교도소, 병원, 학교 등 복음이 필요한 특수 환경에 성경을 무상으로 기증하는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습니다. 후원 회원들의 헌금을 통해 운영되는 '성경 보내기 운동'은 국내외 미자립교회나 기독교 기관, 그리고 해외 선교사들에게 성경을 지원하며 전 세계의 복음 전파 사역에 동역하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오직 성경 하나만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함께 이들의 사역 앞에는 새로운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다음 세대의 성경 문해력(Bible Literacy) 저하입니다. 영상 매체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성경 읽기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합니다. 또한, 교파 간의 신학적 차이가 첨예해지는 상황 속에서, 모든 교회가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초교파적인 번역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 역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 박해가 심해지는 지역에 어떻게 지혜롭고 안전하게 성경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이들이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한성서공회는 한국 교회의 심장과도 같은 기관입니다. 이들이 번역하고 보급한 하나님의 말씀은 지난 세기 한국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었고, 수많은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양식이었으며, 한국 교회가 세계적인 교회로 성장하는 뿌리 깊은 자양분이었습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말씀의 빛을 전하는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선 대한성서공회의 사역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진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역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하고도 감동적인 증거입니다.

강의 읽음 등록
mainlogo.png

SWIM 세계인터넷선교협의회는 (KWMA소속단체) 1996년 창립한 선교단체로, 인터넷과 IT를 활용하여 30여 년간 세계선교에 기여해 왔습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