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하나님은 왜 고통을 허락하실까요?  

10. 하나님은 왜 고통을 허락하실까요?
고통의 문제는 오랜 세월 동안 신앙인들이 깊이 고민해 온 주제로,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선하심, 그리고 인간의 경험 속에 나타난 고난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를 드러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고통은 부당하고 불합리해 보일 때가 많지만, 신앙의 관점에서 고통은 단순히 부정적인 현상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 속에는 인간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성숙한 인격으로 나아가기 위한 잠재적인 기회들이 숨겨져 있다고 여겨집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다는 사실은 고통의 존재와 깊은 연관성을 지닙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음으로써 사랑과 선함뿐만 아니라, 때로는 죄와 부정적인 결과를 선택할 자유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자유의지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귀중한 선물이자, 동시에 세상에 고통이 존재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인간이 자유롭게 내리는 선택들은 때로 예기치 못한 결과와 고통을 낳기도 하지만, 이는 우리가 단순히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일부로서, 도덕적 책임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이 타락한 결과로 나타난 고통은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완전한 창조 질서와는 다른, 인간의 불순종과 연관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타락 이후 세상은 죄와 고난, 질병과 죽음의 그림자를 품게 되었으며,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의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고통을 통해 인간에게 성숙함과 동정, 그리고 참된 연대를 가르치고자 하시는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고난의 순간에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동시에 서로에게 베풀 수 있는 자비와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더불어, 고통은 종종 인간이 내면 깊은 곳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신앙의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위로를 경험하려는 갈망을 느끼며, 그분의 존재와 인도하심을 다시 한 번 묻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신앙의 깊은 체험과 성장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과정으로 작용합니다. 때로는 고난이 인간의 마음을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세상의 유한함과 불완전함을 넘어서는 궁극적인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기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자연의 법칙과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인 요소로서 고통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 역시 눈여겨볼 만합니다. 창조된 세계는 그 자체의 일정한 질서와 원리를 가지고 움직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은 때로 고통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이렇듯, 고통은 우주의 전체적인 질서를 유지하고, 인간이 보다 큰 그림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도록 돕는 한 요소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통의 문제는 단순한 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자유, 타락한 세상의 현실, 그리고 신앙을 통한 성찰과 성장이라는 복합적인 측면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우리의 눈으로는 온전한 이유를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 속에 감춰져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 위로하고,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