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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권위구조가 교회의 건강성 훼손 397

수직적 권위구조가 교회의 건강성을 훼손합니다.

한국교회는 오랜 시간 동안 ‘권위’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경외, 성경의 권위, 영적 지도자의 위치 등은 신앙 안에서 귀중하게 지켜져야 할 가치입니다. 그러나 권위가 구조화되어 위계가 되고, 위계가 고착되어 수직적 권위구조’로 굳어질 때, 교회는 점차 생명력과 건강성을 잃기 시작합니다. 권위는 세워주는 것이어야 하지만, 권위주의는 눌러버리는 힘입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일방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공동체는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비민주적, 비공동체적 구조에 갇히고 맙니다.

1. 수직적 구조, 교회를 조직으로 만듭니다
교회는 본래 유기체(Organism)입니이다. 성경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묘사하며, 각 성도는 눈, 손, 발과 같은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지체로 설명합니다(고전 12:12-27). 이 유기체적 구조는 상호 의존성과 협력을 전제합니다. 하지만 수직적 권위구조는 이 원리를 거스릅니다. 목회자는 최고권위자, 장로는 관리자, 성도는 수용자라는 고정된 삼각형 구조 속에서 교회는 점점 위로부터의 명령과 아래로부터의 복종만이 존재하는 조직이 됩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성도들의 삶의 경험, 생각, 제안, 회의는 설 자리를 잃습니다. 조직이 살아 숨 쉬기 위해 필요한 수평적 소통과 피드백은 생략되거나 무시되고, 목회자의 결정은 곧 하나님의 뜻처럼 전달됩니다. ‘하향식(top-down)’ 리더십이 절대적 정답처럼 기능하며, 질문은 반역이 되고, 의문은 믿음 없음으로 간주됩니다.

2. 리더십 중심 교회, 성도는 점점 침묵합니다
수직 구조는 말하지 않는 공동체를 만듭니다. 성도는 점점 침묵에 익숙해지고, 자신이 의견을 낼 자격이 없다고 느끼며 회의나 의견 수렴 절차는 형식에 그치고, 이미 정해진 결정을 통과시키는 수단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성도의 주체성, 참여성, 비판적 신앙 인식은 차츰 마비됩니다. 결국 교회는 몇 사람의 리더가 기획하고, 나머지 사람은 ‘봉사자’로서 순종하고 실행하는 종교적 소비-공급 구조로 전락합니다.

이로 인해 성도는 점점 자신의 삶과 신앙을 분리하기 시작합니다. 교회는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소속은 되어 있으나 관계는 없는 공간’이 되고, 신앙의 내면화와 자율성은 심각하게 침식됩니다.

3. 수직적 구조는 책임의 전가를 낳는다
교회 내 위계가 강화될수록, 책임은 위로 가고 권한은 아래로 내려오지 않습니다. 목회자가 교회의 모든 방향을 결정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중간 관리자나 성도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반면, 성도는 교회 정책이나 구조적 결정에 관여하지 않기에 그 안에서 의미와 사명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는 곧 헌신의 약화, 공동체 소속감의 희미화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구조는 권력의 오용과 남용이 은밀하게 일어나는 토양이 됩니다. 결정과 정보는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재정, 인사, 프로그램 기획 등 중요한 영역에서 투명성은 낮아지며, 목회자의 독단적 결정이 교회의 방향을 흔들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합니다.

4. 신학마저 수직 구조에 종속될 위험
더 심각한 문제는, 수직 구조가 교리적·신학적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목회자의 해석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교회에서 통용되는 신학적 해석은 검토 없이 복제됩니다. 성도는 말씀을 스스로 탐구하지 않고, 목회자의 입에서 나오는 해석만이 유일한 진리처럼 여깁니다. 이는 성경의 권위를 오히려 인간의 해석에 종속시키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건강한 교회는 성도들이 스스로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하나님의 뜻을 공동체적으로 분별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수직 구조는 이를 막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도록 만드는 교회는 점점 영적 근육이 퇴화하는 공동체가 되어갑니다.

5. 수직 구조가 세대를 가르고, 다음 세대를 떠나게 합니다
특히 다음 세대는 수직 구조에 매우 민감하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평등성과 상호 존중, 참여적 문화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나이순, 직분순, 호칭 중심, 위에서 결정된 틀 안에서의 순종’을 강조합니다. 이런 환경은 젊은 세대에게 답답함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그들을 교회 밖으로 밀어냅니다.

다음 세대를 교회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단순한 ‘전도 대상’이 아니라, ‘의견을 나누고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할 때, 교회는 다음 세대와 다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6. 회복의 방향: 평등한 지체로서의 교회
수직적 권위구조의 대안은 단순히 ‘모두가 똑같이 하자’는 평등주의가 아니며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역할은 다양하되, 존엄은 평등한 공동체입니다. 목회자는 말씀을 가르치고 돌보는 리더이지만, 성도 역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르심을 받은 동등한 사역자입니다. 누구도 높고 낮지 않으며, 각자의 역할이 존중받아야 합니다.

7. 구체적인 회복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실천이 필요하다: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 아래에서 한 몸을 이룬 형제자매입니다. 수직 구조는 편리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공동체의 역동성, 창의성, 영적성숙이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교회가 건강하게 살아 숨 쉬기 위해서는 위를 바라보기 전에, 서로를 바라보는 구조, 옆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지배가 아니라 동역, 지시가 아니라 나눔, 결정이 아니라 분별의 교회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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