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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을 위한 서정적 에세이

2. 경영인의 외로움

1.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밤


하루가 끝난 밤,집에 돌아와 불을 끄고 누웠을 때,문득 마음이 쏟아지듯 쓸쓸해지는 순간이 있다.몸은 지쳤지만 머리는 멈추지 않고,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생각들이가만히 어둠 속에서 나를 붙든다.
그건 외로움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였다.직원들에게는 걱정을 티 낼 수 없고,고객에게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되고,가족에게는 안심시켜야 하니까.결국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들이이불 속으로 숨어든다.

사업이란, 늘 외롭다.이건 누구나 알지만,막상 겪어보지 않고는 그 깊이를 모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결정,이해받기 어려운 고통,실패할까 두려우면서도내색할 수 없는 두 얼굴의 하루들.
그래서 밤이 되면 더욱 조용해진다.낮에는 몰랐던 감정들이밤이라는 틈을 타 올라온다.말없이 고개를 흔들며 참고,다시 내일을 준비하는 것.그게 리더가 선택한 방식이었다.

한때는 이런 생각도 했다.“이 외로움을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이 외로움조차 감당하는 것이리더라는 자리의 숙명이라는 걸.
그렇다고 해서외로움이 덜해지는 건 아니다.다만, 그 감정을 스스로 안아주는 법을 배우게 된다.

가끔은 이렇게 나에게 말해준다.“오늘도 잘했어.”“버틴 것만으로 충분해.”누가 해주지 않더라도스스로 위로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누군가에겐 사소한 계약이나에겐 하루를 걸고 따낸 성과였고,누군가에겐 작은 말실수가나에겐 한 사람의 신뢰를 놓친 일일 수도 있다.
그 복잡한 감정들을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은 거의 없다.그래서 말 못 하는 밤은더 아프고, 더 길게 느껴진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오늘 그런 밤을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그렇다면 꼭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말하지 못하는 건 약함이 아니라당신이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 조용한 밤을 묵묵히 통과해온 당신은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2. 리더는 늘 맨 앞에 있지만, 혼자다.


회의실에서 가장 먼저 말을 꺼내고,위기 앞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고객 앞에 서고, 직원들 앞에 서고,가장 앞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그게 리더의 자리다.
겉으로는 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지만,사실 그 자리는 가장 외롭다.리더는 맨 앞에 있지만, 그 자리는 혼자의 자리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엔 늘 고요하다.물어볼 사람도, 위로해줄 사람도 없다.수많은 시선과 기대가 쏟아지는 그 앞에서단단한 척해야 하고, 확신 있는 얼굴을 해야 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수십 번씩 되묻는다.“이게 맞을까?”“내가 틀리면, 모두에게 미안한 일이 될 텐데…”
그 불안은 늘 혼자 감당해야 한다.리더에게는 흔들릴 ‘권리’조차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직원이 말했다.“대표님은 항상 흔들림이 없어서 부러워요.”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마음 한편이 아려왔다.그가 모르는 수많은 밤과 고민,내가 감춘 수많은 망설임이 떠올랐다.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흔들리는 걸 티 내지 않는 것뿐이었다.그게 리더였고, 그게 책임이었다.

이따금 맨 앞에서 너무 멀리 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조직은 잘 따라오고 있지만,정작 나는 고립되어 있다는 기분.누군가 내 마음을 물어주기를 바라지만아무도 묻지 않는다.“대표님, 괜찮으세요?”그 말은 대부분 듣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혼자라는 사실이 고통스럽긴 해도,그 자리를 지킨 덕분에누군가는 안심하고 뒤를 걸을 수 있다는 걸.
리더가 혼자 걸어야 하는 시간은결코 헛된 길이 아니다.그 길이 있어야조직은 믿고 따라올 수 있다.

혹시 지금 당신도누구보다 앞에서 외롭게 서 있는가?그 자리가 때론 버겁고 쓸쓸하더라도당신의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누군가에겐 믿음의 근거가 되고 있다는 걸 잊지 마라.
앞에서 걷는 당신이 있어,뒤따르는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다.그리고 그 믿음이 결국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3. 팀보다 느린 나, 그 죄책감


어느 순간부터팀이 나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꼈다.신기술은 직원들이 먼저 익히고,시장 흐름도 그들이 더 민감하게 읽었다.회의에서 나는 점점 질문만 하고 있었고,결정의 타이밍도 주저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때 느꼈다.‘내가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한때는 누구보다 앞서 있었고,이 일의 시작을 내가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하지만 회사가 자라고,사람이 늘고, 시장이 빨라질수록나는 점점 ‘따라잡는 입장’이 되어갔다.
리더는 늘 앞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방향을 제시하고 해답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그 기대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다 보니어느샌가 죄책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내가 괜히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아닐까.”“더 젊고 날카로운 리더였다면 더 잘 이끌었을 텐데.”그런 생각들이 쌓이면리더라는 자리는 자신감이 아닌무거운 부담으로 변해간다.
그 죄책감은 조용하지만 깊게 스며든다.성과를 내고 있는 팀을 보면서도‘내가 기여한 건 뭘까’ 하고 돌아보게 된다.칭찬이 들려와도 마음이 가볍지 않다.내가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던 순간들이계속 떠오른다.

하지만 문득,한 직원의 말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대표님이 천천히 생각해줘서우리도 조급하지 않게 일할 수 있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처음 알았다.빠르다고 좋은 리더는 아니고,느림이 반드시 약점인 것도 아니라는 걸.

리더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앞서가는 팀이 있다는 건내가 그만큼 잘 키워냈다는 뜻이고,내가 더디더라도그들이 앞서 갈 수 있게 한 기반을내가 만들었다는 뜻이다.
모든 리더가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때론 묻고, 들어주고,‘잘 하고 있다’는 신뢰만 보여줘도그건 충분한 리더십이 된다.

혹시 지금 당신도팀보다 느려졌다는 생각에 조용히 죄책감을 품고 있는가?
괜찮다.그건 무능함이 아니라성장의 증거일지 모른다.
빠르게 달리는 팀 뒤에서묵묵히 흐름을 지켜보는 당신이 있기에조직은 앞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4. 친구는 점점 줄어간다.


사업을 시작하고 몇 년이 흐르자,휴대폰 속 연락처는 늘어났지만전화할 사람은 줄어들었다.
예전엔 아무 일 없을 때도자주 연락하던 친구들이 있었다.갑자기 불러내 밥을 먹고,별 얘기 없이도 웃을 수 있었던 사이.그런 관계가 어느새 멀어졌다.
나는 바빠졌고,그들도 각자의 삶에 집중하게 되었다.연락이 뜸해졌고, 서로의 관심사는 점점 달라졌다.만나도 대화가 어긋났고,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잘 나간다며?”라는 말이 돌아오고,고민을 털어놓으면“그래도 너니까 이겨내겠지”라는 위로가 왔다.그 말들이 싫은 건 아니었지만,어딘가 단절된 느낌이었다.나는 이해받기보다 ‘견뎌야 할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경영자는 점점 고립된 인간관계 속으로 밀려난다.동료와는 일정한 거리감이 있고,고객과는 이해관계가 있고,직원과는 경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든다.조금씩, 조용히, 외로움이 자리를 잡는다.

가끔은 예전 친구들의 SNS를 본다.소소한 일상, 아이 사진, 여행 사진.나와는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묘한 감정을 느낀다.부럽기도 하고, 동떨어진 듯도 하고,가끔은 아무 말 없이 “좋아요”만 누른다.

그래도 여전히가끔 연락이 오는 친구가 있다.“너 생각나서 연락했어.”그 한마디에마음이 풀리고 눈물이 핑 도는 날도 있다.
그럴 때 깨닫는다.진짜 친구는 늘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시간이 지나도 마음이 닿는 사람이라는 걸.

친구가 줄어드는 건 어쩌면삶이 점점 진지해지고 있다는 증거다.가벼운 관계 대신조금 더 깊은 신뢰를 선택하는 시기.우리 모두가 지나가는 길이다.

혹시 지금,당신도 연락을 망설이고 있는 친구가 있는가?그렇다면 오늘은 먼저 한 통의 안부를 건네보자.
그 한 번의 연락이당신의 고요한 외로움에따뜻한 숨결 하나를 더해줄지도 모른다.


5. 눈치와 온기로 사람을 잃지 말 것


직원이 조용해졌다.예전엔 자주 웃던 사람이었는데요즘은 표정이 무겁고, 말수가 줄었다.나는 눈치를 챘다.뭔가 불편한 일이 있거나내가 모르는 지점에서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는 걸.
하지만 그때 나는일부러 모른 척했다.괜히 건드렸다가 더 불편해질까 봐,말을 꺼냈다가 감정이 상할까 봐.
그 결과는 예상대로였다.그 직원은 조용히 사직서를 냈고,나는 조용히 후회했다.‘왜 조금 더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경영을 하다 보면‘눈치’는 빠르게 발달한다.표정, 말투, 분위기…직원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그걸 느끼고도 행동하지 않는 순간,우리는 사람을 놓치기 시작한다.

사람은 언제 떠나는가?갈등 때문이 아니라소외감을 느낄 때떠난다.내가 여기 있어도 아무도 관심 없다고 느낄 때.말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접는다.
그럴 때 필요한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단 한 번의 다정한 질문.“요즘 괜찮아요?”“무슨 일 있어요?”그 작은 온기가사람을 붙잡는다.

나는 배웠다.눈치는 상황을 읽게 하지만,온기만이 관계를 지킨다는 걸.
리더가 모든 감정을 해결할 순 없다.하지만 느꼈다면, 표현해야 한다.눈치껏 모른 척하는 순간이 반복되면조직은 조용히 식어간다.

어떤 직원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대표님이 말 안 해도, 저희 다 알아요.항상 바쁘시고 힘드신 거요.근데 저희도 그냥 한마디 듣고 싶었어요.”그 말을 듣고 한참 말이 없었다.나는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정작 그들에게 따뜻함을 건네는 걸 잊고 있었다.

혹시 지금,마음이 멀어진 듯한 직원이 있는가?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그 감정이 있다면오늘은 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보자.
눈치는 관계를 지키지 못한다.온기만이 사람을 머물게 한다.


6. 직원의 퇴사보다 더 아픈 건 침묵이다.


퇴사는 익숙해질 수 없는 순간이다.메일 한 통, 조용히 내려오는 사직서.이유는 간단하고 정중하다.“개인적인 사정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나는 늘 담담한 척 읽지만,마음 한편이 허전하다.마치 익숙한 책장을 덮는 느낌.이야기는 끝났지만뒷이야기가 궁금한, 그런 감정.

그런데 퇴사보다 더 아픈 게 있다.바로 떠나기 전의 침묵.
말수가 줄고, 표정이 말라가고,회의 중에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작은 의견조차 꺼내지 않고,어떤 피드백에도 반응이 없다.
그 침묵은 멀어짐의 신호였다.그런데도 나는 가끔 그걸 모른 척했다.“그냥 피곤하겠지.”“요즘 바쁘니까…”합리화하며 외면했다.

그리고 결국그 조용함은 이별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깨달았다.사람은 먼저 마음을 떠나고,그다음에야 자리를 떠난다는 걸.

회사는 사람으로 운영된다.회의의 열기, 복도의 온기, 점심시간의 웃음.그 모든 것이 조직의 분위기이고, 생명력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누군가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는 걸제일 늦게 알아채는 사람이 리더일 때가 많다.리더는 일에 가려, 마음을 놓치기 쉽다.

퇴사 메일보다 먼저 읽어야 할 것은말하지 못한 침묵들이다.그건 불만이 아니라관심을 기다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당신이 여전히 중요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그걸 너무 오래 듣지 못하면사람은 마음의 문을 닫는다.

나는 배웠다.늦기 전에 묻는 용기,그것이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감정이라는 걸.
“요즘 어떤가요?”그 한마디가 퇴사를 막지는 못하더라도적어도 떠나는 마음을 지연시킬 수는 있다.

혹시 지금,아무 말 없이 조용해진 사람이 있는가?
퇴사는 문서지만,침묵은 감정이다.
감정은 때를 놓치면되돌릴 수 없다.


7. 이해받으려 하지 않기로 했다.


처음엔 이해받고 싶었다.내가 왜 이 결정을 내렸는지,얼마나 고심했는지,어떤 갈등과 책임 사이에서밤을 지새웠는지를.
그래서 설명했다.회의에서도, 개인 면담에서도.내 말의 맥락을, 판단의 배경을,하나하나 풀어놓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모든 사람에게 이해받는 건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본다.직원은 자신의 입장에서,고객은 자신의 요구에서,가족은 내 역할이 아닌 내 부재를 본다.
그들에게는내가 얼마나 애썼는지가 보이지 않는다.그저 결과와 말,표정과 속도만이 남는다.
그래서 때때로 억울하고 외롭다.나는 설명했는데, 그들은 판단하고 떠난다.

하지만 나는 선택했다.이해받으려 하지 않기로.
그건 체념이 아니었다.오히려 해방에 가까웠다.설명하려 애쓰지 않자 마음이 덜 복잡해졌다.
모든 비난에 반응하지 않자 더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경영자는 때로“오해를 안고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그게 무섭고 억울하지만,누군가는 그렇게무게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모든 갈등을 풀려 하지 않는다.그 대신,한 사람이라도 더 오래 지켜보려 한다.
말보다 결과로, 설명보다 신뢰로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이해받지 못해도 괜찮다.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진심도 있다.오해 위에 쌓인 신뢰는 더 단단하다.

혹시 지금,당신도 억울한 시선에 지쳐 있는가?괜찮다.당신은 설명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당신이 감당한 오해들이결국 조직의 질서를 지켰고,사람들의 삶을 부드럽게 만들었다는 걸누군가는 반드시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자.이해는 언젠가 따라온다.진심은 끝내,말보다 오래 남는다.


8. 나를 위한 칭찬은 없었다.


직원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는모두가 함께 기뻐한다.팀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칭찬은 빠르게 퍼진다."정말 잘했어요.""이번엔 완벽했어요."
나는 그 순간들을진심으로 축하한다.그들이 빛나야조직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나를 향한 칭찬은 거의 없었다는 걸깨닫는 날이 온다.

사업이 안정됐을 때,위기를 넘겼을 때,성공적인 협상을 마쳤을 때도내게 돌아오는 말은"수고하셨어요.""이제 다음이 더 중요하죠."
그건 칭찬이 아니었다.그저 다음 단계로 나를 떠미는말의 흐름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속으로 묻는다.“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칭찬은 사소해 보이지만마음을 지탱하는 연료다.그것이 없을 때리더는 공허해진다.애썼지만 허전하고,견뎠지만 외롭다.
가끔은나 자신이 나를 칭찬해야 했다.“오늘도 잘 버텼다.”“너 아니면 안 됐을 일이다.”그 말을 아무도 해주지 않기에나는 내 안에서 말을 꺼냈다.

경영자는성과보다 사람을 먼저 챙겨야 하는 자리다.그래서 스스로를 뒤로 미룬다.칭찬은 직원에게,주목은 팀에게.그게 맞다고 믿어왔지만가끔은 지친다.내 안의 작은 목소리가“나도 듣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배웠다.스스로를 칭찬하는 능력도리더십의 일부라는 걸.
남의 눈에만 기대면나는 점점 무뎌진다.내가 나를 인정하는 일이생각보다 중요하다.

혹시 지금,당신도 오랜 시간칭찬 없는 책임 속에 서 있는가?
그렇다면 오늘은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그 누구보다 잘하고 있어.”“당신이 있었기에,오늘도 이 조직이 버틸 수 있었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다.당신만이 아는 수많은 순간이그걸 증명하고 있다.


9. 혼자 남아 불 켜진 사무실


하나둘 퇴근 인사가 들리고사무실 불빛이 점점 꺼져갈 때,나는 종종 그 자리에 남는다.형광등 아래 홀로 앉아모니터를 바라보거나,가만히 텅 빈 회의실을 바라본다.
소리는 줄었고,공기는 조금 차가워졌지만이 정적이 낯설지 않다.오히려 익숙하다.이건 경영자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한다.누군가는 아이를 보러,누군가는 연인을 만나러,누군가는 평범한 휴식을 누리러 간다.
그리고 나는,그 모두가 자리를 떠난 이후에야진짜 ‘대표’로서의 시간을 마주한다.

문득, 불 켜진 사무실은내 마음의 상태를 닮아 있다.바쁘고 북적이던 시간은 지나갔고,이제는 조용한 책임만이 남아 있다.
그 책임은 묻는다.오늘 결정은 옳았는가?직원의 표정은 괜찮았는가?고객의 반응을 놓친 건 없었는가?
그 질문 앞에 서면아무리 오랜 시간 경영을 해왔어도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불안하다.

나는 이 시간에‘실제 성과’보다‘보이지 않는 관계’를 되새긴다.
무심코 지나쳤던 말,돌아보지 못했던 눈빛,당장 처리 못한 작은 문제들.
그것들이 불 꺼진 사무실 안에서천천히 내 안을 두드린다.

그래서 이 밤은,무언가를 ‘추가로 더 하는 시간’이 아니라오늘을 곱씹고 정리하는 시간이다.
외롭지만,중요한 시간.아무도 보지 않지만,경영의 본질이 시작되는 자리.

혹시 지금,당신도 그런 밤을 보내고 있는가?
혼자 남아 불 켜진 사무실에 앉아조용히 하루를 되짚고 있는가?
그렇다면 잊지 마라.그 고요한 시간 덕분에내일의 조직은 조금 더 건강해진다.
당신이 오늘 꺼내 본 고민이곧 누군가의 더 나은 하루를 만든다.


10. 외로움은 경영자의 특권이다.


처음엔 외로움이 두려웠다.함께 시작한 사람들도 떠나고,고민을 나눌 대상도 점점 줄어들고,결국 혼자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왔다.그럴 때마다 속으로 되뇌었다.“왜 나만 이런 자리에 있어야 하지?”
외로움은 마치 벌처럼 느껴졌다.무거운 책임의 대가로 따라오는 것,포기하지 못한 사람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그래서 경영자의 외로움은어떤 날엔 부끄럽고, 어떤 날엔 서글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나는 외로움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조용한 사무실에 혼자 앉아커피를 마시며 문득 생각했다.“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이 고요한 시간,이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일 수도 있겠다.”
그 순간,외로움이 ‘결핍’이 아니라특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혼자 있기 때문에나는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혼자 결정하기 때문에더 철저히 책임질 수 있었다.
모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필요한 만큼만 말할 수 있고,가끔은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시간.
그건 리더에게만 허락된 고요함이었다.

외로움은 때때로 나를더 나은 리더로 단련시켰다.고독 속에서 내가 믿는 가치를 다듬었고,의심 속에서 더 강한 기준을 세웠다.누군가의 조언보다내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웠다.
그건 쉽지 않았지만,리더가 되는 과정그 자체였다.

나는 이제 외로움을감춰야 할 감정이 아니라끌어안아야 할 도구로 본다.
누군가는 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포기하고,누군가는 이 외로움을 사랑하며 성장한다.
나는 후자이고 싶다.이 외로움이 있었기에오늘의 내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당신도고요한 책임 속에서 혼자 견디고 있는가?
그렇다면 잊지 말자.이 외로움은 당신만의 고통이 아니라,당신만이 가질 수 있는 성숙의 공간이다.
외로움은 경영자의 무게이자,그 자리를 지켜낸 자에게만 주어지는조용한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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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 세계인터넷선교협의회는 (KWMA소속단체) 1996년 창립한 선교단체로, 인터넷과 IT를 활용하여 30여 년간 세계선교에 기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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