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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 강독

주기철 (Ju Ki-chol), 설교집

주기철 (Ju Ki-chol)의 설교집
- 부제: "나의 기도는 '죽음'이게 하소서" - 불의에 맞선 순교자의 외침 -

서론: "나의 기도는 '죽음'이게 하소서" - 불의에 맞선 순교자의 외침
"일사각오(一死覺悟)". 한 번 죽을 각오.

🇰🇷 일제의 압제가 극에 달했던 1930년대 후반, 조선총독부가 모든 조선인에게 일본의 신(神)을 모신 신사(神社)에 참배하라고 강요했을 때, 한 목회자는 강단에서 이 다섯 글자를 자신의 신앙이자 삶의 모토로 선포했습니다. 조선 교회가 '신사참배는 종교 행위가 아닌 국가 의례'라는 일본의 논리에 굴복하여 우상숭배의 길로 들어서던 그 치욕의 순간, 그는 홀로 "아니오"라고 외치며 순교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한국 교회가 가장 존경하는 순교자, 주기철 목사입니다.

주기철 목사의 설교집은 그가 직접 저술하여 남긴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평양 산정현교회 강단과, 차가운 감옥 속에서, 그의 생명과 맞바꾸어 선포되었던 메시지들의 기록입니다. 그의 설교는 학문적인 이론이나 부드러운 위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상숭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예언자의 외침이었고, 죽음의 공포에 떠는 성도들을 향한 목자의 간절한 격려였으며, 타협한 교회를 향한 준엄한 질책이었습니다.

본 강독에서는 주기철 목사의 설교 속에 담긴 그의 불꽃같은 영혼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먼저 그의 삶과 목회의 배경이 되었던 '신사참배'라는 시대적 십자가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모든 설교의 심장이었던 '일사각오'의 신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십자가 신앙과 종말론적 소망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탐구할 것입니다.

본론: 우상숭배의 시대, 십자가의 설교
1. 시대의 십자가: 신사참배 강요
주기철 목사의 설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조선 교회가 직면했던 절체절명의 위기, 즉 신사참배 문제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제1계명에 대한 정면 도전: 일본 제국은 신사참배가 '국민 의례'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본질은 명백히 일본의 천황과 태양신을 숭배하는 우상숭배 행위였습니다. 이것은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십계명의 제1계명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습니다.

교회의 굴복: 1938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일제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하여 신사참배를 공식적으로 가결합니다. 이는 한국 교회사에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은 '배교'의 순간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의 설교는 바로 이 거대한 배교의 흐름에 맞서, 교회의 등대가 꺼져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2. 설교의 심장: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신앙
주기철 목사의 신학과 설교는 '일사각오'라는 한 단어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일사각오'란 무엇인가?: "한 번 죽을 각오", 즉 신앙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죽음을 예찬하는 비장함이 아니라, 위기가 닥치기 전에 **'누구에게 궁극적인 충성을 바칠 것인가'**의 문제를 미리 해결해 놓는 영적인 결단이었습니다.

십자가의 길: 그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시대에 주어진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명령이었습니다. 그는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본질적으로 고난의 길이며, 십자가 없이는 부활의 영광도 없음을 끊임없이 강조했습니다.

다섯 가지 기도: 그의 '일사각오' 신앙은 그의 유명한 "나의 다섯 가지 기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 기도 중에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라는 간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죽음의 공포가 자신을 굴복시키지 못하도록, 죽음 너머에 있는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3. 잠자는 교회를 향한 예언자의 질책
주기철 목사의 설교는 단지 성도들을 격려하는 데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의 설교는 타협하고 잠들어버린 교회를 향한 날카로운 예언자의 질책이었습니다.

그는 신사참배를 가결한 총회의 논리를 '뱀의 논리'라고 비판하며, 세상의 권력 앞에 신앙의 순결을 팔아버린 지도자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그에게 교회는 세상과 타협하여 안락을 누리는 기관이 아니라, 세상의 불의와 우상숭배에 맞서 진리를 수호해야 하는 '영적 최전선'이었습니다.

결론: 순교자의 피, 교회의 씨앗
주기철 목사의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유일한 주님이시라는 절대적이고 타협 불가능한 신앙고백의 결정체입니다. 국가가, 시대가, 심지어 교회가 다른 신에게 절하라고 요구할 때, 그는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충성은 오직 하나님 한 분께만 속해 있음을 온몸으로 선포했습니다.

그의 설교는 그의 삶과 죽음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투옥된 그는, 상상할 수 없는 고문과 회유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4년 4월, 해방을 불과 1년여 앞두고 평양 형무소에서 순교의 피를 흘렸습니다. 그의 죽음은, 그가 강단에서 평생 외쳤던 '일사각오' 신앙의 마지막이자 가장 위대한 설교였습니다.

한국 교회의 양심: 주기철 목사는 오늘날까지 우상숭배에 저항한 기독교인의 양심과 순결의 상징으로 기억됩니다.

살아있는 도전: 그의 삶과 설교는 안락함과 번영, 그리고 세상과의 타협을 추구하기 쉬운 오늘날의 한국 교회에,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 영원한 도전으로 남아있습니다.

주기철 목사의 설교는 읽기에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박해의 불길 속에서 벼려진, 단단하고 날카로우며 우리를 아프게 찌르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은 우리에게 기독교 신앙이 취미나 문화생활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요구하는 전적인 헌신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의 목소리는 한국 역사를 관통하며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 시대의 우상 앞에서, 당신은 '일사각오'로 설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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