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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 강독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나를 따르라 (The Cost of Discipleship)』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의 『나를 따르라 (The Cost of Discipleship)』
- 부제: 나치에 저항한 신학자, 제자도의 대가를 묻다 -

서론: 나치에 저항한 신학자, 제자도의 대가를 묻다
"나를 따르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 단순한 부르심이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주일 아침 교회에 출석하고, 마음으로 교리를 믿는 것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우리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내던져야 하는, 모든 것을 대가로 요구하는 부르심인가? 20세기 가장 치열한 신학자이자, 히틀러의 광기에 맞서 싸우다 순교한 디트리히 본회퍼에게, 이 질문은 결코 이론적인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1937년, 나치 정권 아래 독일 교회가 히틀러에게 굴복하고 민족주의와 타협하는 끔찍한 현실 속에서, 본회퍼는 이 책 『나를 따르라(원제: Nachfolge, 제자도)』를 썼습니다. 이 책은 당시 독일 교회를 중독시킨 값싼 위로와 자기기만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도 예언자적인 저항이었습니다. 그는 히틀러의 제국이 아닌 그리스도의 나라를, 국가의 부름이 아닌 산상수훈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온몸으로 증언했습니다.

본 강독에서는 이 위대한 순교자의 가장 유명한 저작 속으로 들어가, 그의 유명하고도 날카로운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의 구분을 탐구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가 왜 '믿음'과 '순종'을 결코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 보았는지, 그리고 산상수훈의 급진적인 명령들을 어떻게 오늘 여기서 살아내야 할 구체적인 부르심으로 해석했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이 여정은 본회퍼 자신의 삶과 죽음으로 그 의미가 증명된, 제자도의 진정한 대가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게 될 것입니다.

본론: 값싼 은혜는 교회의 적이다
이 책의 모든 논증은 하나의 중심축, 즉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의 대립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1. 두 가지 은혜: 교회의 생과 사
본회퍼에게 당시 독일 교회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외부의 박해가 아니라, 교회 내부에서 팔리고 있던 '값싼 은혜'였습니다.

값싼 은혜 (Cheap Grace): 이것은 교회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그것은 마치 시장의 싸구려 물건처럼 팔리는 은혜입니다.

그것은 회개 없는 용서, 훈련 없는 세례, 고백 없는 성찬입니다.

그것은 제자도 없는 은혜, 십자가 없는 은혜,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 없는 은혜입니다.

그것은 '죄인'을 의롭다 하는 것이 아니라, '죄 자체'를 의롭다고 정당화해주는 끔찍한 자기기만입니다.
당시 독일 교회는 "오직 은혜"라는 위대한 종교개혁의 교리를, 나치의 불의에 침묵하고 불순종을 정당화하는 '값싼' 알리바이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값비싼 은혜 (Costly Grace): 이것이 바로 참된 복음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따르라'고 부르기 때문에 값비쌉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따라갈 예수'를 주시기 때문에 은혜입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대가로 요구하기 때문에 값비쌉니다. 그리고 그에게 '참된 생명'을 주기 때문에 은혜입니다.

그것은 죄를 정죄하기 때문에 값비쌉니다. 그리고 죄인을 의롭다 하기 때문에 은혜입니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의 생명을 대가로 치르셨기 때문에 값비싸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그 아들을 아끼지 않으셨기 때문에 은혜입니다.

2. 믿음과 순종: 분리될 수 없는 하나
그렇다면 이 '값비싼 은혜'는 어떻게 주어지는가? 본회퍼는 당시 루터교회의 위험한 경향, 즉 '믿음'을 순전히 내면적인 신뢰로만 축소하고 '순종'은 그 이후의 문제로 분리시키는 경향을 정면으로 비판합니다.

"오직 믿는 자만이 순종하고, 오직 순종하는 자만이 믿는다."

이 유명한 명제는 본회퍼 신학의 핵심입니다. 그에게 믿음과 순종은 선후 관계가 아니라 동시적인 사건입니다. 세관에 앉아있던 레위에게 "나를 따르라"고 부르셨을 때, 레위가 일어나 따랐던 그 즉각적인 행동이 바로 그의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은 순종의 '행위' 속에서만 증명되는 살아있는 실체입니다. 값싼 은혜가 '믿기만 하면 순종은 나중 문제'라고 속삭인다면, 값비싼 은혜는 '믿는다면 지금 즉시 순종하라'고 부릅니다.

3. 산상수훈: 지금 여기서 살아내야 할 명령
본회퍼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책의 대부분을 **산상수훈(마태복음 5-7장)**에 대한 강해에 할애합니다. 그는 당시 교회가 산상수훈의 급진적인 명령들("오른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원수를 사랑하며")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를 비판합니다.

많은 설교자들은 이 명령들이 단지 마음의 '내적 동기'에 관한 것이거나, 혹은 먼 미래에 도래할 하나님 나라에서나 가능한 '불가능한 이상'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본회퍼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 명령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제자들의 가시적인 공동체가 문자 그대로, 공개적으로 순종해야 할 구체적인 명령이라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공동체는 산상수훈에 대한 구체적인 순종을 통해, 세상과는 구별되는 '세상의 빛'이요 '산 위에 있는 동네'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삶 자체가 세상과, 특히 세상의 권력과 타협한 교회를 향한 살아있는 비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 순교자의 피로 증명된 신학
디트리히 본회퍼의 『나를 따르라』는 결코 편안한 위로를 주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안일한 신앙생활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지극히 불편하고 도전적인 책입니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을 안락한 소비재로 전락시킨 모든 형태의 '문화적 기독교'를 향한 예언자적 고발장입니다.

이 책이 그토록 강력한 권위를 가지는 이유는, 저자 본회퍼 자신의 삶과 죽음이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안락한 서재에 앉아 제자도의 대가를 논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히틀러에 대한 저항, 불법적인 신학교 운영,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함으로써, 자신이 선포한 그 '값비싼 은혜'의 대가를 자신의 목숨으로 치렀습니다. 그의 순교는 그의 신학에 지워지지 않는 진정성의 인장을 새겼습니다.

『나를 따르라』는 오늘날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믿는 은혜는 당신의 삶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값싼' 은혜입니까, 아니면 당신의 삶 전체를 요구하는 '값비싼' 은혜입니까? 당신의 신앙은 단지 마음속의 믿음입니까,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구체적인 순종의 발걸음입니까?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안일한 신앙의 잠에 머물러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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