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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 강독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성도의 공동생활 (Life Together)』 - 기독교 공동체의 본질과 실제에 대한 깊은 묵상.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의 『성도의 공동생활 (Life Together)』
- 부제: 지하 신학교에서 피어난 공동체의 비밀 -

서론: 지하 신학교에서 피어난 공동체의 비밀
✝️ 진정한 기독교 공동체란 무엇일까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즐거운 친교 모임일까요, 아니면 뜨거운 영적 체험을 공유하는 집단일까요? 나치 정권의 서슬 퍼런 감시 아래, 불법으로 운영되었던 '지하 신학교'의 교장이었던 디트리히 본회퍼는, 이 질문에 대해 자신의 목숨을 건 실험의 결과물로 대답합니다.

1935년부터 2년간, 본회퍼는 히틀러에 저항하는 '고백교회'의 젊은 목회 후보생들을 비밀리에 훈련시키기 위해 핑켄발데라는 곳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했습니다. 그들은 함께 예배하고, 함께 성경을 읽고, 함께 식사하며, 함께 기도했습니다. 언제 게슈타포에게 발각될지 모르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그들은 기독교 공동체의 본질을 몸으로 살아내야만 했습니다.

**『성도의 공동생활』**은 바로 이 핑켄발데 공동체가 해체된 후, 본회퍼가 그 짧고도 강렬했던 시절을 돌아보며 쓴 보석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공동체에 대한 추상적인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증명된 영적 실천에 대한 깊은 묵상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본회퍼의 이 위대한 고전 속으로 들어가, 그가 발견한 공동체의 비밀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먼저 공동체를 파괴하는 가장 큰 적인 '인간적인 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오직 그리스도 안에 서 있는 '신적인 현실'로서의 공동체를 탐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함께 모여 성경을 읽고, 침묵 속에서 기도하며,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죄를 고백하는 구체적인 행위들이 어떻게 참된 공동체를 세워가는지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본론: 그리스도 안의 현실, 인간적인 꿈을 넘어서
1. 가장 큰 적: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꿈
본회퍼는 충격적이게도, 기독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가장 큰 적이 바로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경건한 꿈"**이라고 선언합니다. 이것이 그의 논의의 핵심이자 가장 역설적인 통찰입니다.

인간적인 공동체 (정신적 공동체): 이것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입니다.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 영적으로 통하는 사람들, 나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과의 직접적이고 뜨거운 교제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본회퍼는 이것을 **'소원의 꿈(wish-dream)'**이라 부릅니다. 이 꿈은 처음에는 경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중심적입니다. 이 꿈은 끊임없이 현실 공동체를 비판하고("왜 우리 공동체는 이 모양이지?"), 다른 성도들에게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며("왜 저 사람은 나처럼 뜨겁지 않지?"), 결국 그 꿈이 좌절될 때 공동체 전체를 비난하고 파괴하게 됩니다.

영적인 공동체 (참된 기독교 공동체): 이것은 우리의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현실'**입니다. 이 공동체의 기초는 우리의 감정이나 경험, 혹은 서로 간의 인간적인 매력이 아닙니다. 그 유일한 기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형제자매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나와 형제 사이에 서 계십니다. 나는 형제에게 직접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아갑니다. 나는 형제를 내 기준이 아닌, 그리스도께서 그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을 통해 바라보게 됩니다.

따라서 이 공동체는 인간의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이미 이루신 현실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2. 함께하는 하루: 말씀 아래서의 공동체
참된 공동체는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영적 실천을 통해 세워집니다. 본회퍼는 핑켄발데의 하루 일과를 바탕으로 그 실천들을 제시합니다.

말씀의 최우선성: 공동체의 하루는 말씀과 함께 시작하고 말씀과 함께 끝납니다. 함께 모여 시편을 읽고, 찬송을 부르며, 성경을 묵상하는 시간이 하루의 중심을 이룹니다. 공동체는 각자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경험이 아니라, 우리 밖에 있는 객관적인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섬김의 사역: 그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행해야 할 작은 사역들을 제시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판단 없이 들어주는 사역, 짐을 덜어주는 적극적인 도움의 사역, 그리고 가장 어려운 것으로서, 형제의 약점과 기벽을 불평 없이 인내하며 짊어지는 사역이 그것입니다.

3. 홀로 있는 하루: 공동체를 위한 고독
본회퍼는 공동체 생활만큼이나 **'홀로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또 하나의 역설을 제시합니다.

"홀로 있을 수 없는 자는 공동체를 주의하라. 공동체 안에 있지 않는 자는 홀로 있음을 주의하라."

고독은 공동체로부터의 도피가 아닙니다. 그것은 공동체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 시간입니다. 우리는 홀로 있는 시간에 성경을 묵상하고, 형제자매들을 위해 중보 기도하며, 하나님과 단독자로 만남으로써, 비로소 공동체 안에서 형제를 제대로 섬길 수 있게 됩니다. 참된 공동체와 참된 고독은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4. 공동체의 절정: 고백과 성찬
본회퍼는 책의 후반부에서 공동체의 삶이 절정에 이르는 두 가지 실천을 제시합니다.

죄의 고백: 그는 목회자에게만 하는 고해성사가 아니라, 신뢰하는 형제에게 서로 죄를 고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합니다. 죄는 우리를 고립시키지만, 죄의 고백은 우리를 위선과 교만의 '마지막 은신처'에서 끌어내어, 십자가의 은혜 아래 있는 진정한 공동체의 빛 속으로 돌아오게 합니다.

성찬: 책은 성찬으로 마무리됩니다. 성찬이야말로 죄인들이 주님의 식탁에 함께 초대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서로 안에서 하나가 되는, 구원받은 공동체의 모습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가시적인 증표입니다.

결론: 현실주의적 사랑을 향한 부르심
디트리히 본회퍼의 『성도의 공동생활』은, 진정한 기독교 공동체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신적인 현실이며, 우리는 구체적인 영적 실천을 통해 그 현실을 살아낼 뿐임을 가르쳐줍니다.

이 책의 메시지는 한편으로는 우리의 감상적이고 이상주의적인 꿈들을 파괴하기에 냉철하고 sobering, 다른 한편으로는 완벽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불가능한 짐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기에 자유롭게 liberating 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완벽한 형제를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시는 나의 불완전한 형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감정적 체험과 개인적 취향이 공동체의 기준으로 여겨지기 쉬운 오늘날, 오직 그리스도의 객관적인 말씀 위에 공동체를 세우라는 본회퍼의 부르심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그는 참된 교제란 우리가 서로의 눈을 마주 볼 때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나란히 서서 우리 사이에 서 계시며 우리를 하나로 묶으시는 그리스도를 함께 바라볼 때 발견된다는 위대한 진리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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