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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실전 전략 104 

선교와 교회론: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의 역할 및 건강한 파트너십

선교와 교회론: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의 역할 및 건강한 파트너십

심층 분석: 선교와 교회론
-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의 역할 및 건강한 파트너십 -
I. 서론: 선교는 '교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
현대 선교에서 우리는 종종 고독한 영웅처럼 모든 것을 스스로 개척하는 '선교사 개인'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주는 선교는 결코 개인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사역이 아니었습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 즉 '교회(Ecclesia)'를 통해 시작되고, 교회를 통해 진행되며, 교회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회의 사역'**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선교학(Missiology)은 반드시 올바른 교회론(Ecclesiology)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교회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교는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선교의 목표는 단순히 흩어진 개인 회심자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땅에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 즉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는 두 개의 중요한 교회가 등장합니다. 바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보내는 교회(Sending Church)'**와, 선교지에서 세워지는 **'현지 교회(Indigenous Church)'**입니다. 선교사는 이 두 교회 사이를 잇는 살아있는 다리입니다. 이 두 교회가 각각의 역할을 올바로 이해하고 건강한 파트너십을 맺을 때, 선교는 비로소 지속 가능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본고에서는 왜 선교가 교회 중심이어야 하는지 신학적 토대를 살피고, 보내는 교회와 현지 교회의 구체적인 역할을 분석하며, 이 둘 사이의 건강한 파트너십을 위한 핵심 원리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II. 왜 선교는 '교회' 중심이어야 하는가? - 신학적 토대
1. 교회는 선교의 '주체'이자 '기반'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처음부터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통한 구원이었습니다. 지상대명령 역시 개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갓 태동한 교회 공동체에게 주어진 사명이었습니다. 신약 선교의 가장 위대한 모델을 보여주는 안디옥 교회의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성령이 이르시되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 하시니 이에 금식하며 기도하고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보내니라" (행 13:2-3)

선교사를 분별하고, 기도하며, 안수하여 파송한 주체는 개인이 아닌 **'안디옥 교회'**였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은 교회를 떠난 독립적인 사역자가 아니라, 교회의 공식적인 파송을 받은 대표자였으며, 사역을 마친 후에는 다시 교회로 돌아와 그들의 사역을 보고했습니다(행 14:26-27). 이처럼 교회는 선교사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선교의 동력 기지(Mission Base)'입니다.

2. 교회는 선교의 '목표'이자 '열매'이다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파한 후에 그냥 떠나지 않고, 반드시 각 성에서 장로들을 세워 교회를 조직했습니다(행 14:23). 왜냐하면 교회는 다음과 같은 필수적인 역할을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양육의 장: 교회는 새로 믿은 성도들이 말씀으로 양육받고, 제자로 훈련받으며, 신앙이 성숙해 가는 '영적 인큐베이터'입니다.

성례의 집행: 교회는 그리스도인이 누구인지를 공적으로 선포하는 세례와,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그 몸에 연합하는 성찬을 집행하는 유일한 공동체입니다.

성도의 교제: 교회는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격려하며,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는 영적 가족입니다. 이 교제를 통해 성도들은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킬 힘을 얻습니다.

개인 전도만 있고 교회가 없다면,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볼 가족 없이 광야에 내버려 두는 것과 같습니다.

3.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미리보기'이다
교회는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세상 사람들이 미리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모델하우스'이자 '전시관'입니다. 인종, 계급, 성별을 넘어선 형제자매들이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섬기는 모습을 통해 세상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곳인지를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고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의 사랑의 공동체 됨 자체가 가장 강력한 선교적 메시지입니다.

III. 보내는 교회 (The Sending Church): 선교의 동력 기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는 단순히 재정 후원 단체가 아닙니다. 그들은 선교의 최전방을 지원하는 '보급 및 지원 부대'로서 다음과 같은 막중한 역할을 가집니다.

분별과 파송 (Discerning & Sending): 선교 헌신자를 검증하고, 그의 소명이 참된 것인지 공동체적으로 분별하며, 공식적인 안수와 기도를 통해 '교회의 선교사'로 파송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기도 후원 (Praying): 선교의 성패는 영적 전쟁에 달려 있기에, 이것은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선교사의 구체적인 사역 내용과 기도제목을 지속적으로 공유받고, 교회의 중보기도팀이나 소그룹, 공예배에서 꾸준히 기도해야 합니다.

재정 후원 (Supporting): 선교사가 사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책임집니다. 이는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선교에 동참하는 거룩한 헌신이며 예배의 행위입니다.

돌봄 (Caring - Member Care): 선교 현장의 극심한 스트레스, 영적 침체, 자녀 교육(MK) 문제, 건강 문제 등 선교사가 겪는 전인격적인 어려움을 돌보는 역할입니다. 정기적인 소통, 격려 편지, 안식년 기간 동안의 쉼과 재충전 지원, 위기 시 상담 및 지원 등 구체적인 돌봄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책무 (Accountability): 선교사는 독립적인 사역자가 아니므로, 자신의 사역 방향과 내용, 재정 사용에 대해 정기적으로 파송 교회에 보고하고 지도를 받을 의무가 있습니다. 파송 교회는 사랑 안에서 선교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감독'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IV. 세워지는 교회 (The Indigenous Church): 선교의 최종 목표
선교의 가장 큰 성공은 더 이상 선교사가 필요 없는, 건강하고 자립적인 현지 교회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건강한 현지 교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선교의 열매이자 새로운 주체: 현지 교회는 선교의 '대상'이자 '열매'에서 시작하여, 마침내 그 지역의 복음화를 책임지는 새로운 선교의 '주체'로 성장해야 합니다.

3자 원리(Three-Self Principle)의 구현:

자치(Self-governing): 선교사의 지도 없이, 현지인 지도자들(목회자, 장로)이 스스로 교회를 운영하고 이끌어 갑니다.

자립(Self-supporting): 외부의 재정 지원 없이, 현지 성도들의 헌금으로 교회의 모든 재정을 감당합니다.

자전(Self-propagating): 선교사의 도움 없이, 현지 성도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주변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합니다.

상황화된 복음의 살아있는 증거: 건강한 현지 교회는 서구 교회의 복제품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 음악, 사고방식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상황화된 교회'의 모습 자체가, 복음이 특정 문화에 종속된 '외국 종교'가 아니라 모든 민족을 위한 보편적인 진리임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V. 건강한 파트너십을 위한 핵심 원리
보내는 교회와 현지 교회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그 사이의 다리인 선교사는 다음 원리들을 명심해야 합니다.

'소유'가 아닌 '동역'의 관계 (Partnership, not Ownership):
보내는 교회는 현지 교회를 자신들의 '해외 지부'나 '소유물'처럼 여겨서는 안 됩니다. 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동등한 지체이며, 세계 선교를 위해 함께 일하는 '파트너'입니다.

'지시'가 아닌 '조언'의 역할 (Advising, not Dictating):
선교 초기에는 선교사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지 교회가 성숙함에 따라 선교사의 역할은 '감독'에서 '조언자'로, '운전사'에서 '동승자'로 점진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현지 지도자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리더십을 세워주어야 합니다.

재정 지원의 지혜: 자립을 돕는가, 의존을 만드는가?
장기적이고 무분별한 재정 지원은 현지 교회의 자립심을 해치고, 물질적 이익을 위해 신앙을 갖는 '기식 신자(Rice Christians)'를 양산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재정 지원은 반드시 한시적이고 전략적이어야 하며, 현지 교회의 자립을 돕는 '마중물' 역할에 그쳐야 합니다.

투명하고 정기적인 소통 (Transparent & Regular Communication):
선교사는 보내는 교회와 현지 교회 사이의 정직한 소통 채널이 되어야 합니다. 사역의 성공뿐만 아니라 어려움과 실패도 솔직하게 나누어야 하며, 현지 교회의 실제적인 필요와 목소리를 보내는 교회에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부모-자녀'에서 '형제' 관계로의 전환:
건강한 파트너십의 최종 목표는 '부모-자녀'와 같은 수직적 관계에서 **'형제-형제'**와 같은 수평적 관계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선교사의 가장 큰 성공은 현지 교회가 "이제 당신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할 때 이루어집니다. 그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동역이 시작됩니다.

VI. 결론: 한 몸, 한 사명
선교와 교회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선교는 교회를 통해 이루어지며, 교회를 세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보내는 교회와 현지 교회는 각각 다른 역할을 감당하지만, 결국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지체들이며, '하나의 사명', 즉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지상대명령을 함께 수행하는 동역자입니다.

선교사는 이 위대한 파트너십의 중심에서, 보내는 교회를 충실히 대표하는 동시에 현지 교회를 겸손히 섬기는 '지혜로운 다리 건설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두 교회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으로 협력하며, 함께 기도할 때, 하나님의 나라는 그 어떤 인간의 계획보다 더 능력 있고 영광스럽게 확장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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