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실전 전략 104
선교사의 현지인 인식: '우월감'이 아닌 '손님'과 '학습자'의 자세 갖기

선교사의 현지인 인식: '우월감'이 아닌 '손님'과 '학습자'의 자세 갖기
선교사가 현지에서 효과적인 사역을 수행하고 진정한 관계를 맺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갖춰야 할 태도는 자문화 우월감(Ethnocentrism)을 버리고, 자신을 '손님(Guest)'이자 '겸손한 학습자(Humble Learner)'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 태도는 복음의 메시지를 지배가 아닌 섬김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반영합니다.
1. '우월감'의 위험성과 복음적 모순
선교사가 자신의 문화, 재정, 지식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지인보다 우월하다고 인식하는 태도는 복음 전파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됩니다.
(1) 관계 단절과 신뢰 상실
우월감은 무의식적으로 권위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는 현지인의 자존심과 체면(Face)을 손상시키고, 선교사와 현지인 사이에 심리적 장벽을 구축합니다. 현지인들은 선교사를 **'또 다른 식민지 개척자'**나 **'오만한 외부인'**으로 인식하게 되어 진정한 신뢰를 쌓기 어렵습니다.
(2) 복음적 모순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셔서(Incarnation, 성육신) 인간을 섬기셨다는 겸손과 자기희생의 메시지입니다. 선교사가 우월감을 가질 때, 그의 삶은 자신이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와 모순됩니다. 이는 선교사의 메시지가 현지인들에게 위선으로 비치게 하여 복음의 능력과 진정성을 훼손합니다.
(3) 현지 리더십 성장의 방해
선교사가 자신이 현지인보다 항상 더 잘 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주도하려 들면, 현지인 리더들은 자발성과 창의성을 잃고 수동적인 의존적 태도에 머물게 됩니다. 이는 자립적인 현지 교회 성장을 근본적으로 가로막습니다.
2. '손님'의 자세: 존중과 섬김의 실천
선교사는 자신이 현지 사회에 초대받은 사람이며, 영원히 그들의 주인이나 지배자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1) 집주인에 대한 존중
손님은 집주인의 규칙, 문화, 관습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선교사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순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는 의복, 음식, 인사법, 그리고 시간 개념 등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판단 유보: 현지인의 방식이 자신의 문화와 다르거나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섣불리 비판하거나 개입하려 하지 않고, 먼저 그들이 그 방식을 택하는 이유와 기능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2) 겸손한 자세 유지
손님은 자신의 필요를 주장하기보다 집주인의 필요를 우선합니다. 선교사는 자신의 재정적, 지적 우위를 이용하여 현지인의 삶의 방식을 바꾸려 들거나, 자신의 필요만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감사와 겸손: 현지인들의 도움이나 친절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사과할 줄 아는 겸손한 태도는 신뢰를 깊게 만듭니다.
3. '겸손한 학습자'의 자세: 배움을 통한 동역
'겸손한 학습자'의 자세는 선교사가 현지 문화와 언어의 깊이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현지인들을 가장 훌륭한 교사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1) 관계적 상호성 증진
학습자의 자세는 현지인들에게 **'나도 당신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일방적인 관계를 상호적인 관계로 전환시킵니다.
지혜 구하기: 현지 언어, 관습, 역사, 심지어 사역의 방식에 대해서도 현지인들에게 솔직하게 도움과 가르침을 구해야 합니다. 이는 현지인들의 지혜와 경험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가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줍니다.
주도권 이양: 현지인 동역자가 사역이나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고 경청하는 것이 진정한 학습자의 태도입니다.
(2) 상황화 능력 심화
겉으로 드러난 관습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의 세계관(Worldview)**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학습의 목표입니다.
심층 질문: 현지인의 행동을 보고 "왜 저렇게 하지?"가 아니라, "저 행동 뒤에 숨어있는 믿음, 두려움, 가치는 무엇일까?"를 질문해야 합니다. 속담, 신화, 그리고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그들의 세계관을 탐구해야 합니다.
복음의 문화적 언어 습득: 학습을 통해 복음을 현지인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언어와 비유를 사용하여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결론
선교사는 현지인들에게 **'우월한 문명의 전도자'**가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그들로부터 **삶과 지혜를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손님'**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손님'과 '학습자'의 자세는 선교사가 자신의 권위와 이익을 내려놓고, 현지인들을 진정한 동역자로 세우는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인격적 토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