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심리적 상황
사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 자 신의 사역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

사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은 현재의 사역이 자신이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혹은 예기치 못한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미래에 대한 만성적인 염려를 의미합니다. 이는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입니다.
1. 무엇이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가?
이 불안은 크게 '나' 자신에게 의존하는 내부적 요인과 통제 불가능한 외부적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내부적 요인: '나 없이는 안 된다'는 구조
과도한 개인 의존도: 사역의 모든 재정, 행정, 리더십이 선교사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을 때, "내가 없으면 이 모든 것이 멈춘다"는 불안에 시달립니다. 이는 현지인 리더를 세우지 못했거나, 건강한 위임에 실패했을 때 더욱 커집니다.
개인의 한계 직면: 나이가 들어가며 겪는 건강 문제, 자녀 교육 문제, 재정적 한계 등은 언젠가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는 자신의 유한함과 사역의 영속성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외부적 요인: 예측 불가능한 환경
불안정한 후원: 경제 상황이나 후원 교회의 사정에 따라 언제든 후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역의 가장 큰 외부 위협 요인입니다. 이는 사역의 생명줄이 타인의 손에 달려있다는 무력감을 줍니다.
정치·사회적 변수: 정부 정책의 변화로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거나, 종교 활동이 금지되거나, 내전이나 재해로 인해 모든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은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사역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합니다.
2. 불안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
지속가능성에 대한 염려는 사역의 방향과 개인의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단기적 성과에 대한 집착: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람을 키우고 공동체를 세우기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건물이나 프로젝트 등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물에 집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내가 없어져도 최소한 이것은 남는다"는 보상심리의 발현일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염려로 현재 소진: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위험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대비하느라, 정작 현재의 사역에 집중하고 누려야 할 기쁨과 보람을 잃어버립니다.
통제에 대한 집착: 사역이 잘못될까 봐 모든 것을 직접 확인하고 통제하려 들면서, 현지인 동역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지 못하고 번아웃에 빠지기 쉽습니다.
불안을 넘어 신뢰로: '소유'에서 '청지기'로
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역에 대한 소유권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에 최우선 순위 두기: 가장 지속 가능한 사역은 건물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것입니다. 현지인 리더들이 스스로 사역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그들의 역량을 키워주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나의 사역'이 아닌 '하나님의 사역'으로 인식하기: 이 사역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때, 결과와 미래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는 씨를 뿌리는 청지기일 뿐, 자라게 하고 지키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완성'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사역: 나의 임기 동안 사역을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는 단지 이 거대한 이야기의 한 부분을 감당하는 과정 속에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사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은 영원할 수 없는 인간이 영원한 가치를 추구할 때 겪는 당연한 실존적 고민입니다. 내가 사라져도 모든 것이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욕심을 내려놓고, 다음 세대가 이어받을 수 있는 건강한 씨앗을 심는 것에 만족할 때,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오늘 주어진 사명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