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심리적 상황
미래에 대한 불안: 은퇴 후의 삶, 노 후 대책, 자녀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현재의 헌신적인 삶이 끝난 후, 자신과 자녀의 미래가 아무런 사회적, 경제적 안전망 없이 불확실한 안갯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막연하면서도 지속적인 공포를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 냉혹한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실존적 스트레스입니다.
불안의 세 가지 뿌리
이 막연한 불안감은 주로 세 가지 구체적인 염려에서 비롯됩니다.
은퇴 후의 삶: '선교사' 이후의 나는 누구인가?
평생을 '선교사'라는 정체성으로 살아온 후, 그 역할이 끝났을 때 "나는 누구로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사역 외에는 다른 사회적 경력이 없어 본국에 돌아가도 새로운 직업을 갖기 어렵고, 오랜 해외 생활로 인해 낯설어진 고국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게 될 것이라는 사회적 고립에 대한 불안이 큽니다.
노후 대책: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현실
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불안입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금 같은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평생을 후원금에 의지해 살아왔기에 개인적인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는 "늙고 병들었을 때, 누가 우리를 책임져 줄 것인가?"라는 경제적 무력감과 생존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로 이어집니다.
자녀의 미래: 나의 선택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을까
TCK(제3문화 아이)로 자라난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의 어려움에 대한 불안입니다. 복합적인 정체성으로 인해 한국 사회나 다른 문화권 어디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 불안정한 교육 환경으로 인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걱정 등은 부모에게 깊은 죄책감과 미안함을 안겨줍니다. "결국 나의 소명 때문에 자녀의 미래를 희생시켰다"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불안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다음과 같은 심리적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의 삶 잠식: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과도하게 염려하느라, 정작 오늘 주어진 사역과 삶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재정, 건강, 자녀 문제 등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앙의 시험: "평생을 주님께 바쳤는데, 나의 노후는 왜 이렇게 불안해야 하는가?"라며 하나님에 대한 서운함이나 원망을 느끼게 될 수 있으며,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의 실제적인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힘겨운 과정입니다. 이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압도당하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와 현실적인 문제를 나누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신실하게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이 안개를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