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비즈니스 살아남기
11.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접근하기: 진정성 있는 관계로 신뢰를 얻는 법
고객과의 모든 만남을 '전도의 기회'로만 생각하면, 관계는 부자연스러워지고 진정성을 잃기 쉽습니다. 최고의 전도는 우리의 뛰어난 제품과 정직한 서비스, 그리고 고객을 향한 진심어린 섬김을 통해 그들이 먼저 '당신은 무엇인가 다른 것 같다'고 묻게 만드는 것입니다. 관계가 신뢰 위에 세워질 때, 복음은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주제 11: 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접근하기: 진정성 있는 관계로 신뢰를 얻는 법
Topic 11: Approaching Customers Only as 'Evangelism Targets': How to Gain Trust through Authentic Relationships
"너희는 우리의 편지라 우리 마음에 썼고 뭇 사람이 알고 읽는 바라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며 또 돌판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마음판에 쓴 것이라" (고린도후서 3:2-3)
서론: '영혼 구원'이라는 이름의 숨겨진 의제
열정적인 크리스천 비즈니스 리더의 마음속에는 종종 "모든 고객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미팅을 시작하기 전 어색하게 기도를 제안하거나, 계약서에 서명한 고객에게 슬며시 전도지를 건네는 모습. 이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비즈니스는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도구'라는 선한 동기가 깔려 있습니다. 고객과의 만남을 단순히 비즈니스를 넘어, 한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한 동기는 때때로 위험한 함정으로 이어집니다. 고객을 섬겨야 할 '인격체'가 아닌, 구원해야 할 '전도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모든 친절과 서비스는 '숨겨진 의제(Hidden Agenda)'를 가진 행위로 비칠 수 있습니다. 고객은 우리의 전문성이나 제품의 가치가 아닌, 다른 영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느끼며 불신과 거부감을 갖게 됩니다. 결국, 영혼을 구원하려던 우리의 열심이 오히려 비즈니스를 망치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는 비극이 발생합니다.
이 글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많은 크리스천들이 겪는 '전도'와 '관계' 사이의 딜레마를 다루고자 합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의 틀을 통해, 우리는 왜 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비성경적이며 비효율적인지를 밝힐 것입니다. 나아가,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 자체가 '뭇 사람이 알고 읽는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진정성 있는 관계와 신뢰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이 증거되는 길은 무엇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론과 방향을 모색할 것입니다. 이 여정은 우리의 조급한 전도 열정을 내려놓고, 탁월한 실력과 성숙한 인격이라는 더 근본적인 방식으로 세상에 빛을 비추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1. Who (누가) 이러한 함정에 빠지는가?
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함정은 신앙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 전파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첫째,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대위임령(The Great Commission)에 대한 부담감이 큰 사람들이 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명감은 그 자체로 매우 귀한 것이지만,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와 분별력이 부족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들은 고객과의 비즈니스 관계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교회에서 배운 획일적인 전도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려 합니다. "지금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이 영혼이 지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들어, 관계가 충분히 무르익기도 전에 서둘러 복음을 제시하려다 상대방에게 부담과 거부감을 주게 됩니다.
둘째, 자신의 비즈니스나 직업적 전문성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이 때로 과도한 종교적 접근을 시도합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에 비해 뛰어나다는 확신이 없을 때, '같은 크리스천'이라는 동질감에 호소하거나, 비즈니스에 신앙적인 색채를 덧씌움으로써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내 실력은 부족하지만, 나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니 나를 믿고 거래해 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신앙을 자신의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전락시키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며, 오히려 고객에게 '실력 없는 사람이 신앙을 파는구나'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뿐입니다.
셋째, 기독교인들만을 주 고객으로 하는 특정 비즈니스 종사자들도 이 함정을 경계해야 합니다. 기독교 서적, 기독교 용품, 기독교인 대상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경우, 고객이 대부분 크리스천이라는 사실 때문에 비즈니스의 본질인 '가치 제공'보다 '신앙적 교제'에 더 치중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소홀해지고, 계약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며, 고객이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이 면제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이 함정은 복음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사명감이, 관계와 상황에 대한 지혜와 분별력과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이는 우리의 '열심'이 하나님의 '지혜'를 앞서갈 때 나타나는 영적인 미성숙의 한 단면입니다.
2. What (무엇이) 문제의 핵심인가? - '목표 지향적 전도'와 '관계 기반의 증거'
고객에게 접근하는 두 가지 방식, 즉 '전도 대상'으로 보는 것과 '진정한 이웃'으로 보는 것은 그 출발점과 과정,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입니다.
잘못된 접근: 목표 지향적 전도 (Target-oriented Evangelism)
이 접근 방식은 고객을 나의 영적인 목표, 즉 '전도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대상으로 간주합니다.
동기 (Motive): '의무감'과 '죄책감'이 주된 동기입니다. "전도해야 한다"는 명령을 수행하지 않으면 벌을 받을 것 같은 부담감에서 시작됩니다. 때로는 전도한 영혼의 숫자로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려는 '성과주의'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고객에 대한 관점: 고객은 '구원받아야 할 영혼(a soul to be saved)'이라는 하나의 차원으로만 인식됩니다. 그가 겪고 있는 비즈니스의 어려움, 개인적인 삶의 고민 등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접촉점'이나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관계의 본질: 관계는 '도구적(Instrumental)'입니다. 즉, 전도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계를 형성하고 이용합니다. 만약 고객이 복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관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식어버릴 수 있습니다.
결과: 이러한 접근은 대부분 고객에게 '숨겨진 의도'를 느끼게 하여 불신과 경계심을 낳습니다. 심할 경우, 기독교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관계를 이용하는 이기적인 종교로 오해하게 만들어 복음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올바른 접근: 관계 기반의 증거 (Relationship-based Witness)
이 접근 방식은 고객을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사랑하고 섬겨야 할 이웃'으로 여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복음 전도는 이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열매입니다.
동기 (Motive): 고객을 향한 '진정한 사랑'과 '긍휼'이 동기가 됩니다. 그의 비즈니스가 잘 되기를, 그의 삶이 평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행동이 우러나옵니다.
고객에 대한 관점: 고객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온전한 인격체(a whole person in God's image)'로 바라봅니다. 그의 비즈니스적인 성공을 돕는 것 자체가 그를 섬기는 중요한 사역이라고 믿습니다.
관계의 본질: 관계는 '그 자체로 목적(Intrinsic)'입니다. 고객이 복음을 받아들이든 아니든, 그와 신뢰에 기반한 건강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 자체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결과: 이러한 접근은 고객에게 깊은 '신뢰'와 '안정감'을 줍니다. 고객은 우리의 탁월한 업무 능력과 신실한 인격을 통해 '그리스도의 편지'를 읽게 됩니다. 그리고 삶의 어려운 순간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영적인 질문을 던져올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이때 우리의 대답은 강요가 아닌 진솔한 나눔이 되어, 그의 마음에 진정한 울림을 주게 됩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무엇을 먼저 하는가'에 있습니다. 잘못된 접근은 '전도'를 위해 '관계'를 이용하지만, 올바른 접근은 '관계'를 통해 '증거'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전자는 내가 주체가 되어 말로 하는 것이지만, 후자는 성령님이 주체가 되어 나의 삶을 통해 일하시는 것입니다.
3. When (언제) '전도 대상' 접근법은 최악의 결과를 낳는가?
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여기는 접근법은 모든 상황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비즈니스와 신앙 모두에 치명적인 해를 끼칩니다.
첫째, '첫 만남이나 비즈니스 초기 단계' 에서의 섣부른 종교적 접근은 최악입니다. 아직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종교적 신념을 묻거나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고객은 "이 사람이 내 비즈니스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아니면 나를 포섭하러 왔는가?"라는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이는 첫인상을 망치고, 앞으로의 모든 비즈니스 관계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실수입니다.
둘째,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납품한 제품에 하자가 생겨 항의하는 고객에게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입니다. 함께 기도합시다"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책임을 회피하고 고객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비칠 뿐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영적인 위로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먼저 비즈니스 전문가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백 마디의 신앙적 조언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셋째, '계약 체결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 에 신앙을 연결 짓는 것은 관계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을 망설이는 고객에게 "기도해 보니 하나님께서 이 계약을 기뻐하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비즈니스적 이익을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는 '신성모독'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만약 그 계약이 나중에 잘못되었을 때, 고객은 비즈니스의 실패를 넘어 하나님 자신에 대한 불신과 원망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크리스천이니까 잘 해주시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계약서의 세부 조항을 꼼꼼히 살피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신앙은 비즈니스의 원칙과 책임을 면제해주는 수단이 결코 아닙니다.
이처럼 상황과 관계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전도적 접근은, 우리의 선한 의도와는 정반대로, 고객에게 상처를 주고, 비즈니스를 위태롭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4. Where (어디에서) 이러한 잘못된 접근법은 학습되는가?
진정성 있는 관계보다 조급한 전도를 앞세우는 잘못된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되며, 왜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것이 문제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첫 번째 원천은 '관계의 맥락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전도 훈련' 입니다. 많은 교회나 선교 단체에서 가르치는 '사영리', '브릿지'와 같은 전도 훈련 프로그램들은 복음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도구'들이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만능 열쇠처럼 가르쳐진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가까운 친구, 비즈니스 고객 등 관계의 깊이와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매뉴얼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훈련받습니다. 이러한 훈련은 우리를 '진솔한 대화자'가 아닌, '훈련된 발표자'로 만들고, 전도를 상대방의 영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의 과정이 아닌, '준비된 스크립트를 전달하는 과업'으로 여기게 만듭니다.
두 번째 원천은 '결과 중심의 성공주의'가 스며든 교회 문화입니다. 교회가 '몇 명을 전도했는가', '몇 명이 등록했는가'와 같은 가시적인 숫자로 부흥과 성공을 측정하기 시작할 때, 성도들은 과정의 진정성보다 결과의 달성에 대한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전도는 한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 기도하며 섬기는 '영적 농사'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열매'를 따오라는 요구 앞에서 조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일단 교회에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심지어 속여서라도 교회로 이끌려는 무리한 시도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세 번째 원천은 '일과 신앙의 통합에 대한 가르침의 부재' 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다루었듯이, 대부분의 교회는 성도들이 일주일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일터에서 크리스천답게 살라"고 막연하게 권면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탁월한 전문가가 되고, 정직한 비즈니스를 하며, 동료와 고객을 섬겨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의 공백 속에서, 열심 있는 신앙인들은 일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신앙적 행위'가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의 일 자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일과 분리된 별도의 종교적 행위를 통해서만 자신의 신앙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결국, 획일적인 전도 훈련, 교회의 성공주의 문화, 그리고 일과 신앙의 통합에 대한 가르침의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리는 고객을 온전한 인격체로 섬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그들을 '전도해야 할 목표물'로만 바라보는 편협하고 위험한 시각에 갇히게 됩니다.
5. Why (왜) '진정성 있는 관계'가 최고의 전도인가?
말로 하는 직접적인 복음 제시보다, 진정성 있는 관계와 삶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왜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전도 방법이 되는 것일까요?
첫째, '불신이 팽배한 시대'에 '신뢰'가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는 수많은 말과 광고, 거짓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화려한 말이나 거창한 약속을 쉽게 믿지 않으며, 오히려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복음을 단순히 또 하나의 '좋은 소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다른 수많은 메시지들 속에서 소음처럼 묻혀버리기 쉽습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목말라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보여주는 정직함,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약속을 지키는 신실함, 나의 이익보다 상대방의 유익을 먼저 고려하는 섬김의 자세. 이러한 '삶으로 증명된 신뢰'가 먼저 쌓일 때, 비로소 우리의 '말'은 힘을 얻고 상대방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습니다.
둘째, 복음은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핵심 진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이 사랑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보여주신' 구체적인 사건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상에 전해야 할 복음도 단순히 교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통해 그 사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객의 비즈니스를 내 일처럼 여기며 최선을 다해 돕는 모습 속에서, 고객은 '하나님의 성실하심'을 봅니다. 우리가 실수했을 때 정직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 속에서, 고객은 '하나님의 정직하심'을 봅니다.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에게도 인격적으로 대하며 끝까지 예의를 지키는 모습 속에서, 고객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봅니다. 이처럼 우리의 비즈니스 자체가 복음이 살아 움직이는 무대가 될 때, 그것은 어떤 웅변보다 더 강력한 설교가 됩니다.
셋째, 진정한 변화는 '성령의 일하심'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전도를 내가 상대를 설득하여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한 영혼을 거듭나게 하는 것은 인간의 논리나 설득의 기술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능력'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섬김을 통해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성령께서 일하실 수 있도록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관계는 바로 성령께서 자유롭게 일하실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비옥한 토양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조급함을 내려놓고,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시간표를 신뢰하며 묵묵히 사랑과 섬김의 씨앗을 심을 때, 가장 적절한 때에 성령께서 친히 열매 맺게 하실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진정성 있는 관계는 전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전도 그 자체'입니다. 그것은 불신의 시대에 신뢰를 쌓는 유일한 길이며, 추상적인 복음을 구체적인 삶으로 보여주는 통로이고, 성령께서 일하시는 거룩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6. How (어떻게)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는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 방법론과 방향 제시
고객을 전도 대상으로만 보는 낡은 접근법을 버리고, 우리의 비즈니스 자체가 '뭇 사람이 읽는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법론 1: '말로 하는 전도'에서 '일로 하는 선교(Business as Mission)'로의 전환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틈틈이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선교이자 예배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탁월함을 통한 증거 (Witness through Excellence):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세상의 그 어떤 경쟁자보다 월등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우리의 탁월함은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고 탁월하신 분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크리스천이 만든 제품은 어딘가 모르게 엉성하고 촌스럽다는 세상의 편견을 깨뜨려야 합니다.
정직함을 통한 증거 (Witness through Integrity): 계약서의 작은 조항 하나까지 정직하게 지키고,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며, 실수했을 때 숨기지 않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이 부패하고 속임수로 가득할수록, 우리의 예측 가능한 정직함은 어둠 속의 등대처럼 빛나게 될 것입니다.
섬김을 통한 증거 (Witness through Service):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가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때로는 나의 단기적인 이익에 손해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가장 유익한 길을 제안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방법론 2: '선포하는 입'에서 '듣는 귀'와 '보는 눈'으로의 전환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공감적 경청: 고객의 비즈니스적인 고민뿐만 아니라, 그가 겪고 있는 개인적인 스트레스와 삶의 무게에 대해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줍니다. 판단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그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깊어집니다.
세심한 관찰: 고객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 그의 책상 위에 놓인 책, 그가 대화 중에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를 통해 그의 가치관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음 만남에서 그것에 대해 물어봐 줌으로써,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방법론 3: '내가 여는 문'에서 '하나님이 여시는 문'을 기다리는 인내
전도의 주도권을 내가 아닌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나의 역할은 삶으로 씨앗을 심고 기도로 물을 주는 것이며, 문을 여시고 열매 맺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왜?'라는 질문을 유발하는 삶: 우리의 남다른 평온함, 위기 상황에서의 담대함, 손해를 감수하는 정직함, 원수 같은 경쟁사마저 축복하는 태도 등을 통해, 고객이 먼저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다릅니까?"라고 묻게 만들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3장 15절의 말씀처럼,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는 것입니다.
준비된 대답: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준비된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도 교리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제가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저의 신앙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와 같이,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진솔하고 겸손하게 간증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방향 제시: '영업사원'에서 '신실한 정원사'로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크리스천의 역할은 복음을 파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한 영혼의 마음에 신뢰와 사랑의 씨앗을 심고 오랜 시간 묵묵히 가꾸는 '신실한 정원사'가 되는 것입니다.
정원사는 씨앗을 억지로 쪼개서 싹을 틔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좋은 밭을 갈고, 씨앗을 심고, 꾸준히 물을 주며, 잡초를 제거하고, 햇빛을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열매 맺기를 기다립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비즈니스라는 밭에서 탁월함과 정직함으로 땅을 갈고, 진정성 있는 관계와 섬김이라는 씨앗을 심으며, 꾸준한 기도로 물을 줄 때, 하나님께서 가장 완벽한 때에 구원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비즈니스가 바로 그 열매가 맺히는 거룩한 정원이 될 때, 우리는 세상 속에서 가장 향기로운 '그리스도의 편지'로 읽혀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