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교 단체 탐방
국제사랑의봉사단

국제사랑의봉사단(ISC, International Sarang Corporation)은 전 세계 재난과 분쟁, 빈곤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실제적인 도움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국제구호개발 NGO입니다. 이 단체의 핵심 정체성은 특정 지역에 장기적으로 머물며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갑작스러운 재난이나 긴급한 인도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가 가장 시급한 필요를 채우는 긴급구호에 상대적으로 더 큰 강점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그대로, 국제사랑의봉사단은 이념, 종교, 민족, 국가의 경계를 넘어,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깁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의 역사는 1990년대 중반, 전 세계적으로 기아와 분쟁,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고민하던 움직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1994년 르완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종 학살 사태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한국 교회 안에서도 더 이상 고통받는 이웃의 비극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부르심에 응답하여, 당시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를 비롯한 교계 지도자들은 한국 교회가 연합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으로 국제 사회의 아픔에 동참해야 한다는 비전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비전을 바탕으로, 초교파적인 협력을 통해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1995년 9월 26일, 외무부(현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국제사랑의봉사단이 공식적으로 창립되었습니다. 창립 초기부터 국제사랑의봉사단은 '주는 자'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그들의 필요에 귀 기울이는 '섬김의 자세'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 사역의 중심에는 **'신속성, 전문성, 진정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가치들은 이들의 모든 구호 활동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들의 사역은 크게 긴급구호, 국제개발, 그리고 북한 사역이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대표적인 사역은 긴급구호 사역입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은 지진, 쓰나미, 홍수, 전쟁 등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을 사명으로 여깁니다. 이들은 사전에 훈련된 긴급구호팀(ERT, Emergency Relief Team)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 후 72시간의 골든타임 안에 현장에 도착하여 생존자들을 위한 필수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호팀은 식량과 깨끗한 물, 의약품, 임시 거처를 위한 텐트와 담요 등 당장 생존에 필요한 구호 물품을 배분합니다. 특히, 이들은 현지 교회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도움이 가장 절실하지만 정부나 대형 NGO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딴 지역의 피해자들을 찾아가는 데 중점을 둡니다. 긴급구호 단계가 지나면, 이재민들이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사회적 지원(PS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너진 집과 학교, 지역 사회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재건 복구 사업으로 전환하여 현지 주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두 번째 사역 영역은 장기적인 관점의 국제개발 사역입니다. 긴급한 위기 상황이 해결된 이후에도, 가난과 질병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발 사업을 펼칩니다. 이들의 개발 사업은 보건의료와 교육 분야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이동 진료소나 지역 클리닉을 운영하여 소외 계층에게 기초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보건 인력을 교육하여 지속 가능한 보건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합니다. 교육 분야에서는 전쟁이나 가난으로 배움의 기회를 박탈당한 아동들을 위해 임시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교 시설을 개선하고 학용품을 지원하는 등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투자합니다.
세 번째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북한 사역입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은 동포애의 정신을 바탕으로, 극심한 식량난과 의료 시스템 붕괴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부침이 있었지만, 국제기구나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의약품, 영양식, 농업 자재 등을 북한 내 취약 계층에게 전달하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왔습니다.
이러한 모든 사역을 수행함에 있어 국제사랑의봉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자원봉사자 중심의 운영'**입니다. 이들은 최소한의 상근 인력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실제 구호 활동의 대부분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의사, 간호사, 교사, 건축 기술자, 상담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기부하여 긴급구호팀에 참여하고, 현장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합니다. 이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평신도들이 직접 선교와 구호의 현장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동원 전략이기도 합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이 마주한 과제들은 긴급구호 단체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재난 현장의 예측 불가능성과 위험성은 항상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 훈련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단기간에 집중되는 국민적 관심을 어떻게 지속적인 후원과 참여로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긴급구호의 신속성과 장기적인 개발 사업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현지 지역사회의 자립을 실질적으로 돕는 출구 전략을 정교하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국제사랑의봉사단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세상의 가장 어둡고 고통스러운 현장에서 온몸으로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이들은 재난의 폐허 속에서 절망하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신속한 발이 되어주고,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이 되어주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