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교 단체 탐방
국제개발협력 NGO 함께 하는 사람들

국제개발협력 NGO 함께하는 사람들(People Together International)은 특정 종교나 이념을 넘어 전 지구적 빈곤과 불평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활동하는 대한민국 외교부 소관의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이 단체의 핵심 정체성은 선교나 종교적 활동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지 않고, 전문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현지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국제개발협력 본연의 활동에 집중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들은 일방적인 시혜나 원조가 아닌, 현지 주민들과 동등한 파트너로서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역사는 1990년대, 한국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전환되는 역사적인 시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당시 해외 원조 및 긴급 구호 활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국제개발 활동의 필요성을 느낀 이들이 뜻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단발적인 구호 활동을 넘어, 현지 지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기적인 개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했습니다. 수년간의 준비와 논의 끝에, 이들은 마침내 2005년 3월 28일 외교통상부(현 외교부)의 정식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 '함께하는 사람들'을 공식적으로 창립했습니다. 창립 초기부터 이 단체는 특정 종교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범시민적 NGO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으며, 오직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존중과 생명 사랑의 정신에 입각하여 활동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사역 중심에는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확고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든 사업은 건물을 지어주거나 물품을 전달하는 단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지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개선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강화(Empowerment)**하는 데 집중됩니다. 이를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은 크게 교육, 보건의료, 지역개발이라는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전문적인 사업을 추진합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사역 분야는 교육 지원 사업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교육에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학교를 건축하고, 낡은 교육 시설을 보수하며, 책걸상과 같은 기자재를 지원하는 하드웨어적인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교육 사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현지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수법 훈련을 실시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여아와 장애 아동 등 교육 소외 계층 아이들이 차별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장학금 지원 및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입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직접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여 교육 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함으로써, 외부의 지원이 끝나더라도 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두 번째 핵심 사역은 보건의료 사업입니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의 부재로 수많은 생명이 고통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보건소나 진료소를 설립하고 운영을 지원합니다. 의약품과 의료 장비를 보급하고, 현지 보건 인력을 교육하여 기초적인 질병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특히, 영유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예방접종 및 영양 공급 사업, 위생적인 식수 공급을 위한 우물 개발 사업, 그리고 말라리아나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 예방 교육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며 지역사회의 건강 수준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세 번째는 지역개발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목표는 현지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농업이 주된 산업인 지역에서는 친환경 농법이나 고소득 작물 재배 기술을 보급하고, 농산물 가공 및 판매를 위한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여 농가 소득을 증대시킵니다. 또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창업 기술 교육(재봉, 제빵 등)을 실시하고 초기 자본을 지원하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통해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자립을 돕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지역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입니다.
이러한 모든 사역을 수행함에 있어 '함께하는 사람들'은 **현지 주도성(Local Ownership)**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현지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그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업의 계획부터 실행,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에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합니다. 이는 외부인이 주도하는 사업이 가질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이 현지 문화와 상황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물론, 국제개발협력 NGO로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마주한 과제들도 존재합니다. 한정된 재원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의 특성상 안정적인 재정 확보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정부나 기업의 프로젝트 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뜻을 같이하는 일반 시민들의 소액 다수 후원을 확대하여 재정적 자립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사업의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외부의 압박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지인의 역량 강화를 기다려주어야 하는 사업의 내재적 속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국가의 정치적 불안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제개발협력 NGO 함께하는 사람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지구촌의 가장 낮은 곳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는 단체입니다. 이들은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인격체로서 서로의 성장에 기여하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들의 활동은 대한민국 시민사회가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어떻게 성숙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소중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