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안녕하십니까?
5. 공공신학의 부흥: 신앙과 사회의 연결 311

5. 공공신학의 부흥: 신앙과 사회의 연결
오늘날 세상은 기후 위기, 정치적 혼란, 젠더와 성 이슈, 인권과 교육 문제 등 수많은 복잡한 사회적 갈등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상황 속에서 교회는 더 이상 사회와 분리된 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복음은 단순히 개인의 구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영역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제 다시금 말씀과 삶이 하나 되는 공공신학의 회복에 나서야 합니다.
공공신학은 신앙과 사회, 복음과 공적 영역을 연결하는 신학적 흐름입니다. 다시 말해, 신학이 교회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상의 이슈들을 성경적으로 통찰하고 신앙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그에 대한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는 사역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야말로 교회가 공공신학의 부흥을 통해 시대와 소통하며 하나님의 뜻을 세상 가운데 증언해야 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이미 전 세계적인 경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창조 세계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교회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할 분명한 책임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신앙과 자연을 별개의 문제로 다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교회는 기후 문제에 대해 분명한 신학적 관점과 성경적 책임감을 가지고,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친환경적 삶을 장려하고, 교회 자체도 에너지 절감과 탄소 중립을 위한 실천을 시작해야 합니다.
정치와 사회 정의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결코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 아래 침묵할 수 없습니다. 불의한 제도와 부당한 구조 앞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회의 책임입니다. 물론 교회가 특정 정치세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성경이 말하는 정의와 공의에 기초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한 보호와 연대, 그리고 공공선에 대한 참여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신앙적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젠더와 성,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교회는 더 이상 외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신학적으로 깊이 있는 통찰을 가지고 대화해야 합니다.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창조 신앙에 입각하여,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질서와 사랑 안에서 어떻게 건강한 공동체를 이뤄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정죄나 혐오가 아닌, 진리와 사랑이 공존하는 성경적 해석과 삶의 자세가 필요한 교회가 필요합니다.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세대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교회에 있습니다. 단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와 성경적 세계관을 갖춘 인재를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회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교육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공의 선을 위한 교육 운동에 나서야 합니다.
공공신학은 결국 교회가 ‘말씀은 삶과 분리되지 않습니다.’는 진리를 실천하는 신앙 운동입니다. 예배당 안에서 드리는 찬양과 말씀, 기도가 예배당 밖의 삶 속에서 실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온전한 신앙이 아닙니다. 우리가 부르는 찬송이 거리의 고통 소리와 무관하고,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세상의 눈물과 상처와 동떨어져 있다면, 그 신앙은 깊이 있는 신앙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다시 공공신앙의 불을 지펴야 합니다. 말씀은 교리로만 남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삶으로 살아지고, 세상 속에서 증언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은 가정, 학교, 직장,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되어야 하며, 그것이 교회의 참된 존재 이유입니다. 교회는 더 이상 세상과 거리 두는 신앙이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능동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공공신학의 부흥은 단지 이론이나 담론의 변화가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교회가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말씀을 사회적 현실 속에서 해석하며, 성경의 진리를 가지고 세상과 대화할 때, 우리는 다시금 신앙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공동체가 될 때,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 속에서 신뢰받고 존경받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