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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회를 향한 책임, 왜 외면하나! 123

25. 사회를 향한 책임, 왜 외면하나!
교회는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장소나 신앙 공동체로서의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이 땅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대리 기관이며,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거룩한 존재입니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역할 중 하나는,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향한 실질적인 돌봄과 정의의 실현입니다. 이는 단지 자선이나 봉사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이 땅에 드러내는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교회는 내부 프로그램, 대형 행사, 교세 확장과 같은 활동에 자원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산과 인력은 대부분 건물 확장, 시설 운영, 각종 컨퍼런스와 교회 내 이벤트에 투입되며, 지역사회를 향한 봉사와 소외 계층을 위한 사역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사랑의 공동체이다.”라는 교회의 외침은 공허하게 들리며, 교회는 외부 사회로부터 브랜드 경쟁과 이미지 소비에만 열중하는 종교 단체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 정의는 단순히 제도적 법질서를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음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성경적 윤리에 기초합니다. 교회는 이러한 정의의 기준을 세우고, 특히 사회 구조 속에서 고통받는 자들—장애인, 노숙인, 다문화 가정, 청년 실업자, 독거노인 등—에게 실제적 도움과 보호를 제공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단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회는 지역 사회와 연결된 살아 있는 기관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내부 행사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구조는 재정 운영과 인력 활용에도 심각한 왜곡을 초래합니다. 교회는 한때 소박한 예배와 진정성 있는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빛을 발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교회는 무대 설치, 조명, 영상 장비, 이벤트 기획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그에 비해 지역 주민을 위한 식사 제공, 교육 봉사, 사회 약자 지원 등에는 매우 제한적인 관심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교회의 정체성을 훼손하며, 신뢰 회복의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교회는 다시금 본연의 사명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과 목회자들은 먼저 교회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예산과 인력 배분에 있어 ‘내부 소비’보다 ‘외부 섬김’을 우선시하는 구조로 개편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역, 예를 들어 취약 계층을 위한 긴급 지원, 환경 보호 활동, 청년 자립 프로그램, 공공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 등 다양한 공익 사역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자신들의 사역 결과와 재정 집행 내역을 성도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공동체 내 신뢰를 회복하고, 외부 사회에 책임 있는 공동체로 인식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투명성은 단순한 행정적 장치가 아니라, 윤리적 책임성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초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성도가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봉사활동 참여를 넘어, 지역사회의 아픔에 공감하고 기도로 중보하며, 실제적 변화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헌신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성도 개개인이 지역사회 속에서 정의롭고 사랑이 넘치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갈 때, 교회는 비로소 복음을 실천하는 공동체로서 신뢰와 존경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내부 행사에만 몰두한다면, 본질적 사명인 ‘복음 전파’와 ‘이웃 사랑’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입니다. 교회는 숫자적 성장이나 외형적 화려함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드러내는 ‘살아 있는 증거’로서 거듭나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외부로 향한 눈을 뜨고, 사랑과 정의의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