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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온라인 예배, 말씀, 성찬, 교제 본질 유지의 어려움 88

14. 온라인 예배, 말씀, 성찬, 교제 본질 유지의 어려움
현대 사회의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예배는 많은 교회들이 급격히 도입한 사역 방식이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하여 온라인 예배가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예배가 지니던 말씀 선포, 성찬, 그리고 직접적인 교제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교회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영적 유대’와 ‘서로의 돌봄’을 온전히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예배에서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고, 성찬의 신비를 함께 체험하는 가운데 진정한 교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에서는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영상과 음성에 의존하다 보니, 성도들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정서적 유대가 감소하는 문제가 나타납니다.
먼저, 말씀 선포의 측면에서 온라인 예배는 기술적 장치와 영상 효과에 의존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목회자께서 전하시는 말씀의 깊이와 맥락이 단순히 시청각적 자극에 머무르게 할 위험을 내포합니다. 성경 본문이 가진 역사적, 문맥적 의미와 깊은 신학적 진리가, 실시간 소통과 직접적인 교제가 결여된 상황에서는 본래의 영적 체험과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는 강의식 전달 방식이 주류를 이루어, 성도들이 개인적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그 의미를 삶 속에서 적용하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잃게 만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성찬 예식은 본래 교회 공동체가 함께 모여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고, 성도의 연합을 확인하는 중요한 성례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에서는 실제 성찬의 신비와 체험을 온전히 재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식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같은 공간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서로의 신앙을 고백하는 직접적인 경험은, 화면 너머의 간접적인 체험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성찬은 단순한 의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이 신비는 성도들 사이의 깊은 연합과 헌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그 물리적 경험이 축소됨에 따라, 성도들이 성찬을 통한 영적 충만과 공동체의 결속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습니다.
교제의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예배가 가지는 독특한 매력은 온라인 예배에서 쉽게 재현되기 어렵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성도들은 예배 후 소그룹 모임이나 목장, 교제 모임을 통해 서로의 삶을 나누며, 기도와 상담을 통해 서로를 돌보는 온전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대면의 교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는 귀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는 대개 개인의 화면 앞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도들 간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교제가 제한되며, 결국 교회 공동체의 유대가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예배 후 채팅이나 온라인 포럼 등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도 있으나, 오프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인간적 접촉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나아가, 온라인 예배의 확산은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제시합니다. 기술적 요소와 미디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예배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경 말씀의 본질적 가르침과 제자 양성의 깊이가 간과될 때, 목회적 사명의 본질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목회자께서 온라인 예배를 준비할 때, 시청각적 자극에 치중하면, 그로 인한 짧은 감동에 머무르고, 성도들이 지속적인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말씀의 깊이’와 ‘개인의 내면적 변화’를 유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성도들 사이에 “우리는 단지 화려한 예배를 보고 감동만 받았다.”라는 단기적 경험으로 끝나게 만들며, 그 후에도 신앙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낳습니다.
또한, 온라인 예배의 확산은 교회가 가진 재정적, 조직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예배에서는 각 교회가 교인들과 직접 만나는 과정 속에서 재정과 인력, 공간의 효율적 배분을 모색하지만, 온라인 예배는 기술 장비와 플랫폼 비용, 그리고 그에 따른 관리 비용 등 새로운 재정 부담을 가져옵니다. 이러한 비용이 교회의 본래 사역인 선교, 교육, 사회봉사 등에 투자되어야 할 자원과 충돌할 때, 교회는 영적 본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의 편리함과 확산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교회가 지리적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한 것은 큰 성과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예배가 지닌 인간적 교제와 직접적인 목양의 경험이 점차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온라인 예배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교회 공동체의 온전한 성장을 위한 주된 형태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