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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안녕하십니까?

탈교회 성도들을 향한 회복적 사역 시급 410

‘떠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책임과 부르심

한국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뼈아픈 현실 중 하나는 조용히 떠난 사람들입니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이단의 유혹, 갑작스러운 신앙 상실 때문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예배당의 자리를 지켜왔던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더 이상 교회에 발을 들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떠난 이유를 말하지 않고, 교회는 그들을 묻지 않습니다. 그렇게 점점 탈교회 성도’라는 새로운 부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교회를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여전히 믿지만, 예배 공동체 안에 있기를 주저합니다. 문제는 이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교회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떠났으니 그만’이라는 암묵적 포기로 그들을 방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떠난 이들을 위한 회복적 사역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복음의 대상이며,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양들이기 때문입니다.

1. 탈교회(가나안 교인-안나가 교인) 현상은 무신앙이 아니다.
탈교회 성도는 신앙을 버린 사람이 아니라, 교회를 떠난 사람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기존의 관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교회의 모순, 구조적 권위주의, 위선적 문화, 인간관계의 피로, 영적 소외감 등으로 인해 공동체에서 밀려났거나 스스로 물러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개 말씀에 대한 지식도 있고, 신앙생활의 연륜도 있으며,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나름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교회라는 제도’ 안에서 더 이상 자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고백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탈교회 성도를 ‘믿음이 약한 자’, ‘게으른 자’, ‘교회를 배신한 자’로 낙인찍는 태도는 오히려 그들과의 거리를 더욱 벌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2. 교회의 무관심이 상처를 덧나게 합니다
탈교회 성도들은 대부분 조용히 떠납니다. 그들은 고별 인사도 없이, 소그룹에서 사라지고, 예배당 자리에서 사라지고, 연락처 목록에서도 사라집니다. 문제는 교회가 그들을 기억하지 않습니다는 것입니다. “요즘 안 보이시네요.”라는 한 마디조차 듣지 못하고, 사라져도 아무도 찾지 않는 그 경험은 이중의 상처를 남깁니다. 교회는 종종 남아 있는 사람들만을 위해 움직입니다. 떠난 사람들을 찾는 데에 시간과 자원을 쓰기보다는, 현재의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남은 사람들의 결속을 강화하는 데 더 집중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공동체란 떠난 이를 기억하고, 그 이탈의 원인을 자기 안에서 먼저 찾는 태도를 가집니다. 잃은 자를 찾으러 나가는 목자의 모습이 바로 교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3. 회복적 사역이 필요한 이유
회복적 사역이란 단지 탈교회 성도를 다시 교회로 ‘복귀’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그것은 관계의 회복, 신뢰의 회복, 신앙의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입니다. 탈교회 성도를 다시 데려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상처를 듣고, 그 상처의 정당성을 인정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공동체를 함께 설계해 나가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밤에 찾아가셨고, 사마리아 여인에게 우물가에서 기다리셨으며,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조용히 동행하셨습니다. 이것이 회복적 사역의 모습입니다. 떠난 사람들을 향해 규탄이 아닌 초청, 설득이 아닌 경청, 정죄가 아닌 이해로 다가가는 사역이 회복의 시작이됩니다.
4. 어떻게 회복적 사역을 시작할 것인가?
1) 떠난 이들을 다시 떠올리는 기억 운동
첫걸음은 기억하는 것입니다. 명단이 아니라, 이름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 자매님, 요즘 어떻게 지내실까?”, “그 형제님, 그땐 왜 떠나셨을까?” 이 질문이 교회 내에서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기억은 곧 책임이고, 책임은 곧 사명의 시작입니다.

2) 관계 회복을 위한 따뜻한 접촉
탈교회 성도는 ‘전도 대상’이 아닙니다. 그들은 한때 함께 예배하고, 봉사하고, 기도했던 우리의 지체였습니다. 그러므로 접근 방식은 관계 중심이어야 합니다. 연락을 하되, 초대나 프로그램 안내가 아니라 “잘 지내세요?” “기도하고 있어요.” 같은 짧지만 진심이 담긴 접촉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3) 트라우마를 듣는 자리 만들기
많은 탈교회 성도들은 말하지 못한 사연을 마음속에 안고 있습니다. 억울함, 오해, 실망, 상처—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이는 소그룹이나 회복 모임, 혹은 1:1 만남일 수 있습니다. 듣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때, 신뢰의 문이 다시 열립니다.

4) 기존의 교회 문화를 점검하고, 변화에 착수하기
탈교회 성도들의 이탈에는 교회 내부의 구조적 문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권위주의, 사역 중심 구조, 비교 문화, 리더십 불투명성 등. 그들의 이탈을 통해 교회는 자신을 성찰하고 변화해야 하며 회복은 단지 개인을 다시 데려오는 일이 아니라, 공동체가 달라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5. 신학적 책임: 우리는 서로의 지체다
고린도전서 12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체가 하나가 아프면 모든 지체가 함께 아프다.” 탈교회 성도를 잃은 교회는 상실을 경험한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그 상실에 아무런 감각이 없다면, 그것은 지체로서의 감각이 죽은 공동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떠난 양 한 마리를 위해 나아가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교회를 통해 그 손을 내밀기를 원하십니다. 복음은 단지 남아 있는 이들에게만 향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떠난 자, 잊힌 자, 실망한 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초청입니다. 교회는 그 초청의 채널이어야 합니다.

6. 잃어버린 자들을 위한 회복의 테이블
회복적 사역은 빠른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떠난 성도를 다시 초대하는 테이블, 그들이 자신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 그들이 다시 신앙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반자—그것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진심으로 회복을 준비하는 공동체 앞에, 돌아오는 사람은 반드시 생깁니다.그들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다가올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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