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재정 원칙
수입의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먼저 드립니다. (말라기 3:10)

수입의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먼저 드립니다 (말라기 3:10)
서론: 신앙 고백으로서의 십일조
말라기 3장 10절은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고 선언하며, 기독교인의 재정 원칙에서 십일조의 중요성을 가장 강력하게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십일조(Tithing)는 단순히 수입의 10분의 1을 교회에 내는 행위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재물의 궁극적인 소유자는 하나님이시며, 우리는 그분의 청지기에 불과하다는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고백입니다.
십일조는 우리가 가진 재물 중 '일부'를 하나님께 '헌금'하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성경은 십일조가 우리의 것이 아닌, 이미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된 거룩한 부분이라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십일조를 드리는 행위는 우리의 자원을 주님께 '돌려드리는' 행위이자, 재정적인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Sovereignty)을 인정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의지적인 예배 행위입니다. 우리의 재정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이 원칙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탐심과 불신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영적 자유와 진정한 축복의 길을 열어줍니다.
1. 십일조의 본질: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 인정
십일조 원칙의 가장 깊은 신학적 기초는 **'하나님의 주권'**에 있습니다. 우리가 십일조를 드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말라기서의 명령 이전에,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성경적 진리에서 출발합니다.
1.1. 모든 것의 소유주이신 하나님
시편 24편 1절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선포합니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재산, 수입, 심지어 우리의 생명과 호흡까지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재물을 얻기 위해 수고하고 노력했지만, 재물을 얻을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신명기 8:18).
1.2. 십일조는 하나님의 몫, 거룩한 부분
레위기 27장 30절은 **"그리고 그 땅의 십분의 일 곧 그 땅의 곡식이나 나무의 열매는 여호와의 것이니 여호와께 성물로 드릴 것이며"**라고 규정하며, 십일조가 이미 여호와의 것이자 **'성물(Holy unto the LORD)'**임을 못 박습니다. 이는 십일조를 '남는 돈'으로 여기거나 '자선 기부금'으로 생각하는 세속적인 관점을 완전히 배제합니다. 십일조는 우리의 재정에서 하나님의 영역을 상징하는 거룩한 부분이며, 이를 먼저 떼어 드리는 것은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는 의식입니다. 십일조를 드리지 않는 것은 단순히 돈을 내지 않는 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거룩한 재물을 도적질하는 행위가 됩니다(말라기 3:8).
1.3. 재물 우상과의 싸움
재정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탐심(Greed)**과 **재물 우상(Mammon)**이라는 강력한 영적 세력과 싸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이기에, 십일조를 통해 재물의 첫 부분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것은, 우리 마음의 보좌에 돈이 아닌 하나님을 모시겠다는 영적인 결단입니다. 이는 우리의 재정 생활을 끊임없는 탐욕의 순환에서 해방시키는 가장 중요한 행위입니다.
2. 먼저 드리는 원칙: 첫 열매와 우선순위의 확립
말라기 3장 10절은 십일조를 "먼저" 드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성경 전체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첫 열매(First Fruits)'**의 원칙이 십일조에 적용됩니다.
2.1. 첫 열매의 신앙 (잠언 3:9)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잠언 3:9)**는 말씀은 하나님을 우리의 삶과 재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라는 명령입니다. 십일조를 수입이 들어온 후 모든 지출을 하고 **'남은 것'**으로 드린다면, 이는 십일조를 '잔돈'으로 여기는 태도이며, 하나님을 우리의 재정 목록에서 가장 마지막에 두는 불신앙적인 행위입니다.
2.2. 믿음의 시험과 재정적 통제
수입이 들어왔을 때, 다른 모든 공과금, 생활비, 저축보다 십일조를 먼저 떼어 드리는 행위는 믿음의 시험입니다.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먼저 십일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의 남은 90%를 책임져 주실 것을 신뢰합니다"**라는 행동적 고백입니다. 이 행위는 우리의 재정 계획과 지출을 하나님 중심으로 재편하게 만들어, 우리의 돈을 우리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중심으로 관리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2.3. 자원함과 계획성
십일조는 억지로 드리는 '세금'이 아닙니다. 고린도후서 9장 7절은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이 즐거움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준비를 통해 나옵니다. 매번 수입이 발생할 때마다 십일조를 먼저 분리하여 따로 보관하는 습관은, 십일조를 마땅히 드려야 할 **'거룩한 빚'**으로 여기게 하여 기쁨으로 이 의무를 감당하게 합니다.
3. 말라기 시대의 배경: 하나님의 명령과 언약적 책임
말라기 3장 10절의 명령이 주어졌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이 원칙의 시급성을 깨닫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3.1. 영적 타락과 도적질
말라기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이 재건된 후에도 영적으로 나태하고 타락한 상태였습니다. 그들은 형식적인 제사만 드릴 뿐,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떠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향해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 (말라기 3:8)**고 준엄하게 꾸짖으셨습니다.
3.2. 십일조의 본래 목적: 성소의 양식
십일조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말은, 이 헌물이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실천적인 의미를 내포합니다. 말라기 시대에 백성들이 십일조를 드리지 않아 성전 창고에 양식이 없어지자, 레위인 제사장들은 생계를 위해 성전을 떠나 다시 농사일을 해야 했습니다. 이는 곧 성전 봉사와 예배가 붕괴되는 영적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라고 명령하신 것은, 십일조가 **교회의 사역(목회자 생활, 선교, 구제, 예배 유지)**을 위한 필수적인 재정임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십일조는 교회의 사역을 지속하게 하는 생명줄입니다.
3.3. 온전한 십일조의 의미 (Gross vs. Net)
말라기가 명령한 **'온전한 십일조'**는 드려야 할 몫을 모두 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에 있어 '온전한' 십일조의 범위에 대한 논의는 세금 공제 전 총소득(Gross Income)이냐, 세금 공제 후 순소득(Net Income)이냐의 문제로 귀결되곤 합니다. 성경의 '첫 열매' 개념은 소출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드리는 것이었으므로, 현대적 해석으로 볼 때 세금이 공제되기 전의 총소득을 기준으로 드리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인정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성경적 원칙에 가깝습니다. 이는 우리의 수입 전체가 하나님의 축복임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4. 약속된 축복의 본질: 관계적이고 영적인 응답
말라기 3장 10절은 십일조를 드리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고 하시며 약속의 성취를 시험해 보라고 도전하십니다. 이 약속은 십일조를 '하나님과의 거래'로 오해하게 만들 여지가 있으나, 그 본질은 관계적이고 영적인 것입니다.
4.1. 십일조는 축복의 '대가'가 아닌 '통로'
이 약속은 **"내가 네게 복을 주었으니 이제 내게 돈을 다오"**라는 거래가 아니라, **"너희가 나의 주권을 인정하고 나의 말씀에 순종하면, 나는 너희의 신실한 아버지가 되어 너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겠다"**는 언약적 약속입니다. 축복은 십일조의 대가(Price)가 아니라, **순종의 결과(Result of Obedience)**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4.2. 하늘 문을 여시는 축복 (영적 풍요)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열고" 주시는 복은 단순히 물질적인 부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구약에서 하늘 문은 하나님의 은혜, 비, 영적인 지혜를 상징합니다. 이 축복은 다음과 같은 영적 풍요를 포함합니다.
영적 평안과 자유: 재물에 대한 탐심과 염려에서 벗어나,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자족하는 마음(빌립보서 4:11-12)을 얻게 됩니다.
지혜로운 관리 능력: 돈을 낭비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는 분별력과 통제력을 얻게 됩니다.
풍성한 나눔: 재정적 압박에서 벗어나 이웃을 돕고 선교에 참여하는 기쁨, 즉 나눔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4.3. 황충을 금하시는 보호 (재정적 안정)
말라기 3장 11절은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를 위하여 황충을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먹어 없애지 않게 하며 너희 밭의 포도 열매가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라고 약속하십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재정적 안정과 보호'**를 의미합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 갑작스러운 손실, 불필요한 낭비 등 우리의 재정을 갉아먹는 **'황충'**으로부터 하나님께서 보호해주시는 것을 상징합니다. 십일조를 드림으로써 우리는 우리 재정의 100%를 하나님의 보호 아래 맡기는 신뢰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5. 결론: 청지기의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사명
수입의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먼저 드리는 것은 기독교인의 재정 원칙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강력한 영적 훈련입니다.
매일의 결단: 십일조는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 즉 수입이 발생할 때마다 하나님을 첫 번째 자리에 모시겠다는 결단을 새롭게 하는 행위입니다.
재정적 해방: 돈에 대한 탐심과 두려움이라는 굴레를 십일조를 통해 깨뜨릴 때, 우리는 물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교회의 사명 동참: 십일조는 우리가 속한 교회가 이웃을 섬기고, 복음을 전파하며, 하나님의 예배를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사명에 직접적으로 동참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우리가 말라기서의 도전에 기쁨과 신뢰로 응답할 때, 우리는 단순히 재정적인 축복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오는 평안과 만족, 그리고 영적인 풍성함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십일조는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신실한 청지기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하고 아름다운 고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