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고전 강독
존 스토트 (John Stott), 『기독교의 기본 진리 (Basic Christianity)』

존 스토트 (John Stott)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 (Basic Christianity)』
- 부제: 20세기 복음주의의 가장 명쾌한 초대장 -
서론: 20세기 복음주의의 가장 명쾌한 초대장
만약 당신의 친구가 "기독교가 무엇인지, 왜 믿어야 하는지 딱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해줘"라고 묻는다면, 어떤 책을 건네주시겠습니까? 지난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답으로 한 권의 작고 명료한 책을 선택해 왔습니다. 바로 20세기 복음주의의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인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입니다.
이 책은 1958년에 처음 출판된 이래,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회의론자나 구도자에게 소개하는 가장 표준적이고 효과적인 전도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존 스토트는 복잡한 신학 논쟁이나 감정적인 호소 대신, 명쾌한 논리와 따뜻한 목회자의 마음으로 독자를 한 걸음씩 기독교 신앙의 중심으로 안내합니다. 그의 목표는 제목 그대로,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진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이 위대한 복음주의 고전의 논리적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존 스토트가 제시하는 네 가지 핵심 질문—① 예수는 누구인가? ② 왜 우리에게 그가 필요한가? ③ 그는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가? ④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을 차례로 탐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존 스토트가 어떻게 기독교 신앙이 결코 맹목적인 도약이 아니라, 이성적인 탐구에 기꺼이 응답하는 합리적이고 견고한 진리임을 증명하는지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본론: 예수 그리스도, 그분에게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이 책의 탁월함은 그 논리적인 구조에 있습니다. 스토트는 추상적인 신의 존재 증명에서 시작하지 않고, 모든 기독교 신앙의 출발점이자 중심인 역사적 인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시작합니다.
1. 기독교의 출발점: 예수, 그는 누구인가? (제1부)
스토트는 먼저 독자를 역사 속의 예수 앞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단지 '훌륭한 스승' 중 한 명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도록 만듭니다.
그리스도의 주장: 그는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 자신의 자기 인식을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예수는 스스로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칭했고,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세상의 마지막 심판주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간 스승이 할 수 있는 주장이 결코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선택 (삼지선다): C. S. 루이스와 마찬가지로, 스토트 역시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예수님의 이 엄청난 주장을 고려할 때, 그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짓말쟁이 (Liar)
미치광이 (Lunatic)
주님 (Lord)
그의 인격과 가르침, 그리고 기적들을 볼 때, 그를 거짓말쟁이나 미치광이로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가 주장한 그대로, 그를 주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증거: 스토트는 그리스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그의 완벽한 인격과 탁월한 가르침,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활(Resurrection) 사건을 제시합니다. 그는 빈 무덤, 제자들의 변화, 교회의 탄생 등 부활의 역사적 증거들을 논리적으로 검토합니다.
2. 인간의 딜레마: 왜 우리에게 구원자가 필요한가? (제2부)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확립한 뒤, 스토트는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 그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 즉 **죄(Sin)**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죄의 본질은 자기중심성이다: 스토트에게 죄는 단순히 도덕률을 어기는 행위들의 목록이 아닙니다. 모든 죄의 뿌리에는 '자기중심성(self-centeredness)', 즉 하나님이 계셔야 할 삶의 중심에 자기 자신을 놓으려는 반역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죄의 결과: 이 자기중심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소외), 죄책감을 낳으며, 최종적으로는 영원한 분리, 즉 심판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이처럼 이 부분은 우리가 왜 구원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나쁜 소식'인지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복음이라는 '좋은 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시킵니다.
3. 하나님의 해결책: 그리스도는 무엇을 하셨는가? (제3부)
인간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은 무엇인가? 스토트는 기독교의 핵심인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십자가: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동시에 가장 완벽하게 드러난 사건입니다. 스토트는 **'대속(Substitutionary Atonement)'**의 개념을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즉, 죄 없으신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 위에서 우리의 죄 값을 치르셨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죄를 반드시 벌하셔야 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공의와, 죄인을 용서하기 원하시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이 동시에 만족되었습니다.
부활: 부활은 "다 이루었다"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선언에 대한 하나님의 "아멘"과도 같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확증하는 사건이자, 죄와 죽음에 대한 그분의 최종적인 승리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우리 자신의 부활에 대한 보증이 됩니다.
4. 우리의 응답: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제4부)
지금까지의 모든 지적인 동의를 넘어, 스토트는 이제 독자에게 개인적인 결단을 촉구합니다.
회심의 두 측면: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응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회개 (Repentance): 죄와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돌아서는 것.
믿음 (Faith): 구원자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것.
결단: 그는 독자에게 이성적인 이해를 넘어, 의지적인 결단을 통해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라고 초대합니다. 그리고 이 결단을 통해 주어지는 용서와 성령, 그리고 영생의 복된 소식을 제시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결론: 균형 잡힌 복음, 명료한 초대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는 그의 신학적 특징인 **'균형 감각'**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지성과 감성, 객관적인 진리와 주관적인 결단,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신자의 특권과 책임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줍니다.
스토트의 위대한 점은 복음주의 신앙이 결코 어둠 속으로의 맹목적인 도약이 아니라, 빛을 향한 합리적인 발걸음임을 보여준 데 있습니다. 그는 '두 가지 경청(double listening)'을 강조했는데, 이는 하나님의 말씀(성경)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는 동시에, 현대 세계의 질문들에도 주의 깊게 귀 기울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의 기본 진리』는 바로 이 두 가지 경청의 아름다운 결과물입니다.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하여 전도와 제자 훈련을 위한 가장 표준적이고 효과적인 도구로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의 핵심 주장을 명료하고, 논리적이며, 은혜로운 방식으로 제시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복음 초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