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고전 강독
옥한흠 (Oak Han-heum), 『광인론』

옥한흠 (Oak Han-heum)의 『광인론』
- 부제: "한 사람을 찾습니다" - 예수께 미친 제자를 향한 외침 -
서론: "한 사람을 찾습니다" - 예수께 미친 제자를 향한 외침
⛪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 교회는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수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생겨났고, 교회 건물의 크기가 목회의 성공 척도처럼 여겨지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성장의 한복판에서, 한 목회자는 "이 모든 것이 실패일 수 있다"고 외치며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수만 명의 '무리'가 아니라, 예수께 미친 단 '한 사람의 제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사랑의교회 설립자이자, 한국 교회에 '제자훈련'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은보(恩步) 옥한흠 목사입니다.
옥한흠 목사의 **『광인론(狂人論)』**은 그의 특정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그의 평생의 목회 철학이자 제자도를 향한 그의 불타는 열정을 요약하는 핵심 사상입니다. '광인', 즉 '미친 사람'이라는 도발적인 단어를 통해, 그는 안락하고 자기만족에 빠진 '선데이 크리스천'들과 결별하고, 세상이 보기에는 미친 것처럼 보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에게만 온전히 사로잡힌 참된 제자의 삶을 촉구했습니다.
본 강독에서는 옥한흠 목사의 이 예언자적 외침 속으로 들어가, 그가 왜 그토록 예수께 미친 '광인'을 찾았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우리는 '광인론'이 어떻게 명목상의 기독교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의 평생의 과업이었던 **'제자훈련'**이 어떻게 이 '광인'을 길러내기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이었는지를 탐구하게 될 것입니다.
본론: 당신은 제자인가, 아니면 무리인가?
1. 진단: '평신도'는 잠자는 거인이다
옥한흠 목사가 진단한 당시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목회자는 사역하고, 평신도는 구경하는' 비성경적인 이분법이었습니다.
'평신도(平信徒)'라는 이름의 역설: 그는 '평신도'라는 단어가 '평범한 신도'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교회가 성도들을 영적으로 '평평하게(flat)' 눌러놓아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구경꾼 신자':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을 내는 것으로 신앙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무늬만 신자', 즉 제자가 아닌 '무리'가 교회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라고 그는 보았습니다. 그는 평생 이 잠자는 거인, '평신도'를 깨우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았습니다.
2. 대안: 예수께 미친 '광인(狂人)'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옥한흠 목사의 대안은 바로 '광인', 즉 예수께 미친 제자를 길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광인'의 정의: '광인'은 문자 그대로 정신이상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된 사람을 의미합니다.
삶의 기준점이 세상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인 사람.
삶의 가치 체계가 복음에 의해 완전히 뒤집힌 사람.
그리스도가 삶의 '일부(part)'가 아니라, **'전부(whole)'**가 된 사람.
성경적 모델, 사도 바울: 그는 사도 바울을 '광인'의 완벽한 모델로 제시합니다. 고린도후서 5장에서 바울은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라고 말하며, 사도행전 26장에서 총독 베스도는 바울을 향해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고 소리칩니다. 이처럼 세상의 합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오직 그리스도 한 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달려가는 바울의 삶은 '광기' 그 자체였습니다. 옥한흠 목사가 찾았던 제자가 바로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3. '광인'을 만드는 시스템: 제자훈련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광인'을 길러낼 수 있는가? 옥한흠 목사는 자신의 모든 목회 생명을 **'제자훈련'**이라는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 쏟아부었습니다.
제자훈련의 목표: 제자훈련의 목표는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또 다른 예수를 만들어내는 것(작은 예수)'**이었습니다. 즉, 훈련받은 한 사람이 스승이신 예수님을 닮은 인격과 삶을 통해, 또 다른 제자를 낳는 '영적 재생산'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제자훈련의 방법: 소그룹으로 모여, 강도 높은 훈련과 헌신, 삶을 나누는 정직한 교제, 그리고 배운 것을 삶으로 살아내도록 서로를 점검하고 격려하는('생활 숙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평신도를 깨우는 비전: 제자훈련의 가장 혁명적인 부분은, 수동적인 구경꾼이었던 '평신도'를, 교회의 사역을 함께 짊어지는 능동적인 '제자'이자 '재생산하는 사역자'로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결론: 다시, 그 '한 사람'을 찾아서
옥한흠 목사의 '광인론'은, 세상의 성공과 안락함에 안주하려는 문화적 기독교의 타협을 산산조각 내는, 타협 없는 제자도로의 급진적인 부르심입니다.
그가 한국 교회에 남긴 가장 위대한 공헌은, 목회의 패러다임을 '얼마나 많이 모였는가'라는 양적 성장에서, '얼마나 깊이 변화되었는가'라는 질적 성장, 즉 제자의 삶으로 전환시킨 것입니다.
그가 세운 제자훈련 모델은 한국의 수많은 교회의 모델이 되었고, 그는 단지 하나의 대형교회를 남긴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체질을 바꾸려 했던 하나의 강력한 '목회 철학'을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옥한흠 목사의 "한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애끓는 외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도전입니다. 신앙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나 성공을 위한 도구처럼 여겨지기 쉬운 이 시대에, 그의 '광인론'은 우리를 복음의 본질적인 스캔들 앞으로 다시 불러 세웁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인물에게 너무나 깊이 사로잡힌 나머지, 세상이 우리를 보고 저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광기'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하라는 초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