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 – 1부 상
(총론적·신학적 고찰)
1. 서론: 선교와 재정의 긴밀한 관계
선교는 영적인 사명이자 동시에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며, 가난한 이웃을 섬기고, 성경을 번역하고, 선교사와 그 가정을 유지하는 모든 과정에는 재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교의 역사는 언제나 재정의 문제와 맞닿아 있었고, 재정은 선교사의 헌신과 직결되었다. 재정의 풍족함이든 부족함이든, 그것은 선교사의 신앙과 태도를 드러내는 시험대였다.
성경은 돈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이다. 선교사의 삶에서 재정은 단순히 생계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신뢰와 헌신의 지표이며, 복음을 위해 자기 삶을 드리는 믿음의 행위와 직결된다.
2. 성경적 근거
2-1. 아브라함과 재정의 축복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물질적 축복을 허락하셨고(창 13:2), 그 축복의 목적은 그를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얻게 하기 위함이었다(창 12:3). 즉, 물질은 자기 자신을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을 성취하는 도구였다. 선교사의 재정 또한 단순히 생활비가 아니라, 복음의 통로로 주어진 은혜의 자원이다.
2-2. 예수님의 가르침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마 10:8)고 하셨다. 제자들은 파송 받을 때 지갑이나 여분의 옷조차 가지지 않았다(눅 10:4). 이는 재정의 필요성을 무시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공급의 근원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의지하라는 요청이었다. 선교사의 헌신은 곧 하나님께 대한 신뢰로 나타나야 한다.
2-3. 바울의 모범
사도 바울은 자비량 선교의 모범을 보였다(행 18:3). 그는 고린도에서 장막을 만들며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동시에 빌립보 교회와 같은 성도들의 헌금을 통해 사역을 감당하기도 했다(빌 4:15–18). 이는 재정 문제에 있어 균형을 보여준다. 즉, 선교사는 스스로 자립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 공동체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
3. 교회사적 전개
3-1. 초기 교회의 선교와 헌금
사도행전은 초대교회가 물질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 장면을 보여준다(행 2:44–45). 선교와 헌신은 재정적 나눔 속에서 나타났다. 교회는 재정을 통해 선교사를 파송하고, 고난 속에 있는 성도들을 지원했다.
3-2. 근대 선교 운동
근대 선교 운동을 연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 출신이었다. 그는 “하나님께 큰일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하여 큰일을 시도하라”는 명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재정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의 동역자 앤드류 풀러가 영국 교회들로부터 헌금을 모금하며 선교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이 사건은 선교 재정이 개인의 헌신을 넘어 교회의 공동체적 참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3-3. 미국과 한국 선교의 사례
19세기 미국의 선교사들은 후원 교회의 헌금으로 세계 곳곳에 파송되었다.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 가족은 미국 교회들의 헌신적 후원으로 한국에 머물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한국 교회가 세계 최대의 선교사 파송국이 된 배경에도, 바로 이러한 재정적 헌신의 전통이 자리한다.
4. 선교사의 재정 윤리
4-1. 청지기 의식
선교사는 재정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청지기적 자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허비하거나 사치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선교의 열매를 위해 관리해야 한다.
4-2. 정직과 투명성
재정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재정의 불투명성은 선교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파송 교회와 후원자들에게 명확히 보고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때 하나님 나라의 사역은 더욱 든든히 세워진다.
4-3. 검소와 자족
바울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다”(빌 4:11)고 고백했다. 선교사는 필요 이상을 추구하지 않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자족의 삶을 통해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 이는 재정 문제에서 나타나는 가장 실제적인 헌신이다.
5. 헌신의 의미
5-1. 전인적 헌신
헌신은 단순히 물질적 포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간, 은사, 가족,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헌신이다. 선교사의 재정 문제는 결국 그의 삶 전체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5-2. 고난과 헌신
역사적으로 많은 선교사들은 재정 부족과 고난 속에서 사역을 감당했다. 허드슨 테일러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할 때, 하나님의 공급이 따른다”고 말했다. 헌신은 곧 고난을 감수하는 결단이다.
6. 결론: 재정과 헌신의 균형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재정은 사역을 지속하게 하는 도구이며, 헌신은 재정을 초월하는 믿음의 고백이다. 풍족하든, 부족하든, 선교사는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정직과 검소, 자족과 청지기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선교사의 재정은 단순히 개인의 생활비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도구이며, 헌신의 구체적 표현이다. 교회는 선교사의 재정을 돕는 일에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선교사는 주어진 자원을 성실히 관리하며, 자신의 헌신으로 하나님 나라에 충성해야 한다.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 – 1부 하
(심화된 총론적 고찰)
1. 재정과 선교 신학의 관계
선교학에서 재정 문제는 단순한 실무적 과제가 아니라 신학적 논의의 중심 주제였다. 20세기 이후 선교 신학자들은 선교 재정을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흐름 안에서 해석하였다. 하나님이 선교의 주체이시며, 재정 또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의 순종이라는 것이다.
Missio Dei 관점: 재정은 인간의 자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적 공급이며, 교회가 선교에 동참하는 방식이다.
청지기 신학: 선교사는 물질을 소유하는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로 부름받았다는 인식.
십자가 신학: 헌신은 자기 부인과 희생을 포함하며, 이는 물질 사용의 태도에서 구체화된다.
2. 선교 재정의 역사적 모델
2-1. 자비량 선교
사도 바울은 자신의 손으로 장막을 만들며 자비량 선교를 실천했다(행 20:34). 이 모델은 선교사가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며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장점은 선교의 독립성과 자립성이지만, 단점은 선교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2. 교회 중심 파송 모델
중세 이후와 근대 선교 운동에서는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구조가 확립되었다. 이는 공동체적 참여와 재정적 안정성을 제공했으나, 때때로 교회와 선교사 간의 갈등을 낳기도 했다.
2-3. 선교단체 모델
19세기 이후, 런던 선교회, 미국 북장로교 해외선교부와 같은 선교단체들이 등장하면서, 체계적인 후원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 모델은 교단을 넘어선 네트워크를 형성했지만, 교회와의 유기적 관계가 약해질 위험도 있었다.
2-4. 현대적 비즈니스 선교(BAM: Business as Mission)
21세기에는 ‘비즈니스 선교’라는 새로운 모델이 부각되고 있다. 선교사가 기업 활동을 통해 재정을 자립하면서 동시에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이는 폐쇄 국가에서 합법적 체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물질 추구와 복음 사명 사이에서 긴장 관계를 낳는다.
3. 재정과 헌신의 신학적 논의
3-1. 풍요 속의 시험
선교사가 풍족한 재정을 누릴 때, 그것은 축복이자 동시에 시험이 된다. 풍요는 자칫 헌신을 약화시키고, 선교를 직업화하는 위험을 낳을 수 있다. 그러므로 풍족함 속에서도 자족과 검소는 선교사의 삶의 표지여야 한다.
3-2. 궁핍 속의 신앙
반대로 재정의 부족은 선교사의 신앙을 시험한다. 역사 속 많은 선교사들은 가난과 결핍을 겪었다. 허드슨 테일러, 조지 뮐러는 하나님의 공급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선교 재정의 신학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들의 삶은 “믿음 선교(Faith Mission)”의 전형이 되었다.
3-3. 헌신과 소명
재정의 핵심은 결국 소명과 헌신의 문제이다.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면, 재정은 하나님이 채우신다는 확신 속에서 헌신이 가능하다. 재정 부족 때문에 소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선교사의 본질적 자세다.
4. 현대 선교 재정의 도전
4-1. 선교 자원의 불균형
21세기 선교는 재정 자원에서 큰 불균형을 보인다. 서구 교회의 재정은 감소하는 반면, 한국과 글로벌 남반구 교회의 재정 헌신은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선교사의 다수는 안정적인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4-2. 파송 구조의 약화
개인 파송, 비공식 파송이 늘어나면서 재정 투명성이 약화되는 문제도 생겨난다. 파송 교회의 책무와 공동체적 책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대 선교의 큰 과제다.
4-3. 경제 불황과 선교 후원
세계적 경기 침체, 물가 상승은 선교 후원 구조를 크게 흔들고 있다. 후원 중단, 헌금 감소는 선교사들의 사역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재정과 헌신의 균형이 더욱 절실하다.
5. 학문적·신학적 제언
재정의 신학적 교육: 신학교와 선교 훈련 과정에서 재정 관리와 헌신 신학을 반드시 교육해야 한다.
투명한 회계 시스템: 교회와 선교단체는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하여 투명한 재정 보고를 정착시켜야 한다.
다양한 후원 모델: 교회, 선교단체, 비즈니스, 현지 자립 등 다양한 재정 구조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헌신의 영성 회복: 재정 문제의 근본은 결국 영성의 문제다. 자족, 검소, 희생의 영성이 회복될 때 선교 재정은 바른 길을 걸을 수 있다.
6. 결론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은 단순히 돈의 문제를 넘어, 선교 신학의 핵심 주제이다. 재정은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이루는 도구이고, 헌신은 그 재정을 다루는 태도를 결정짓는 영적 본질이다.
풍요 속에서든, 궁핍 속에서든, 선교사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교회는 선교사의 재정을 책임지고, 선교사는 재정을 정직과 자족의 자세로 관리해야 한다.
재정과 헌신이 균형을 이룰 때, 선교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지속 가능하게 된다.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 – 2부 상
(방법론적·현장 중심 고찰)
1. 선교 재정 운영의 실제
선교사가 현장에서 사역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정 운영 능력이 필수적이다. 선교 재정은 단순히 개인 생활비의 문제가 아니라, 선교 사역 전반을 움직이는 에너지와 같다. 현장에서 재정 운영이 실패하면 사역이 중단되고, 가정과 건강까지 큰 위기를 맞는다.
1-1. 개인 생활비와 사역비의 균형
선교사의 재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 생활비: 주거, 식비, 의료, 자녀 교육 등 생계에 필요한 부분.
사역비: 복음 전파, 교회 개척, 제자 훈련, 문서 사역, 현지 사역자 지원 등에 사용되는 부분.
문제는 이 두 부분이 종종 뒤섞여서 불투명하게 운영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선교사는 반드시 생활비와 사역비를 분리하여 기록·보고해야 하며, 이를 통해 후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1-2. 재정 보고와 투명성
현대 선교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재정의 투명성이다. 일부 선교사들이 재정 관리에서 불투명하게 행동함으로써, 전체 선교 사역이 신뢰를 잃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선교사는 정직하고 투명한 보고를 통해 후원 교회와의 신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2. 후원 교회와의 협력
2-1. 파송 교회의 책임
성경적으로 교회는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책임져야 한다. 단순히 “기도만 한다”는 태도를 넘어서, 재정적 지원과 돌봄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확실히 서포트할 때, 선교사는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다.
2-2. 협력 교회의 네트워크
많은 경우 한 교회의 후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선교사는 여러 교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후원 기반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교회 간 연합 사역을 통해 재정적·영적 지원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2-3. 후원자와의 관계
후원자는 단순한 “재정 제공자”가 아니라, 선교의 동역자다. 따라서 선교사는 후원자에게 정기적으로 편지, 영상, 보고서를 보내며 교제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보고 차원을 넘어, 선교 동역 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영적 교제다.
3. 대안적 선교 재정 모델
3-1. 비즈니스 선교(BAM)
폐쇄 지역이나 이슬람권에서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는 비즈니스 선교이다. 선교사가 합법적인 직업이나 사업을 운영하며, 그 안에서 복음을 전하고 공동체를 섬기는 것이다.
장점: 자립 구조 가능, 체류 비자 해결, 현지인과 자연스러운 접촉.
단점: 사업 실패 시 선교도 위기, 영적 우선순위 약화 위험.
3-2. 텐트메이킹 선교
사도 바울처럼 직업을 활용하여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현대에는 교사, 의료인, 기술자 등 전문직 선교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현지 사회와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지만, 동시에 사역 전념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3-3. 현지 교회와의 자립 협력
선교사가 일정 기간 동안만 재정을 지원하고, 점차 현지 교회가 자립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한 선교 모델이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재정 압박이 크다.
4. 선교사 가정의 재정 관리
4-1. 자녀 교육비
선교사 자녀(MK)의 교육비는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다. 국제학교, 홈스쿨링, 기숙학교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모두 큰 비용이 따른다. 따라서 선교사는 후원 교회에 이러한 필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장학 제도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4-2. 의료와 긴급 상황 대비
선교 현장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선교사 재정에는 반드시 긴급 의료비와 보험을 포함해야 하며, 교회와 선교단체는 이를 위한 특별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
4-3. 노후와 귀국 준비
많은 선교사들이 은퇴 이후 생활 준비가 부족하다. 노후 대책은 선교사가 개인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교회와 선교단체가 구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5. 실제 사례 연구
5-1. 조지 뮐러의 신앙 재정 모델
조지 뮐러는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사람에게 재정을 직접 요청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필요한 재정을 공급받았다. 이 사례는 믿음 선교의 전형으로 여전히 도전이 된다.
5-2. 한국 초기 선교사들의 재정 헌신
언더우드, 아펜젤러, 게일 선교사 등 한국 초기 선교사들은 본국에서 후원을 받았지만, 종종 부족하여 직접 자비량으로 생활을 유지하며 복음을 전했다. 이들의 헌신은 한국 교회의 성장과 직결되었다.
5-3. 현대 한국 선교사의 위기
최근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후원 감소로 조기 철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회 헌금의 우선순위가 국내 프로그램으로 옮겨가면서, 해외 선교사의 재정이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6. 헌신과 재정의 영적 원리
믿음으로 공급받는다 – 하나님은 부르신 사명을 위해 반드시 공급하신다.
검소와 자족의 삶 – 풍족하든 가난하든 감사하며 사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투명성과 정직 – 선교사의 정직은 곧 선교 사역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헌신의 본질 – 재정은 수단일 뿐, 본질은 헌신이며 소명이다.
7. 결론
선교사의 재정 운영과 헌신은 방법론적으로도 영성과 실무 능력의 균형이 요구된다. 교회와 선교단체는 구조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선교사는 정직과 자족으로 사역해야 한다. 재정의 안정은 곧 선교 사역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며, 헌신의 영성이 재정을 이끄는 근본 원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 – 2부 하
(현장 위기와 극복, 구체적 전략, 실천적 적용)
1. 선교 현장에서 마주하는 재정적 위기
1-1. 불안정한 후원 구조
대다수 선교사의 후원은 소수 교회나 개인에 의존한다. 그러나 교회의 재정 사정, 목회자 교체, 개인 후원자의 상황 변화 등으로 지원이 갑자기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선교사의 생존뿐 아니라 사역 자체를 중단시킬 수 있는 심각한 위기다.
1-2. 환율과 경제 위기
국제 환율 변동은 선교사의 재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사용하는 선교사들은 생활비와 사역비 모두 큰 압박을 받는다. 또한 현지 국가의 경제 위기, 정치적 불안정도 재정 문제를 악화시킨다.
1-3. 긴급 상황과 예비 자금 부족
자연재해, 전쟁, 질병 같은 위기 상황은 예측 불가하다. 그러나 많은 선교사들은 긴급 예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나가, 위기 시 조기 철수나 사역 단절을 겪는다.
2.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전략
2-1. 다중 후원 네트워크 구축
한 교회, 한 국가의 후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교회·단체·개인의 지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모교회가 주축이 되되, 여러 교회와 협력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방식이다.
2-2. 선교사 펀드와 공동 기금
교단이나 선교단체 차원에서 공동 기금을 마련하여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선교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개인의 힘만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동체가 함께 부담하는 방식이다.
2-3. 자립적 프로젝트 개발
소규모 농업·교육·기술훈련 프로그램은 현지 교회와 선교사가 함께 운영하면서 자립 재정을 확보하는 길이 된다.
다만 본질은 여전히 복음 전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정 자립 프로젝트는 사역의 도구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2-4. 재정 교육과 훈련
많은 선교사들이 재정 관리 능력 없이 파송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가계부 운영, 회계, 보고서 작성, 법적 세무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교 훈련 과정에서 반드시 재정 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
3. 재정과 헌신의 영적 긴장
3-1. 소명과 생존 사이
선교사들은 종종 “소명 때문에 떠났지만, 생존 때문에 철수”하는 딜레마를 겪는다. 이는 재정 문제를 단순히 물질적 차원이 아니라 영적 전쟁의 한 부분으로 보아야 함을 의미한다.
3-2.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과 인간적 준비의 균형
믿음만을 강조하다가 준비 없는 무모한 파송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준비만 의지하다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앙에 빠져서도 안 된다.
재정 문제는 늘 믿음과 지혜의 균형 안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3-3. 검소함과 풍성함의 영성
사도 바울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고백했다. 선교사 역시 풍성한 후원이 있을 때나, 부족할 때나 동일한 헌신과 기쁨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생활 태도가 아니라 복음적 정체성이다.
4. 선교 재정의 지역적 사례 연구
4-1. 중국 가정교회 선교사들
중국 내 가정교회 출신 선교사들은 대부분 자비량으로 파송된다. 후원 없이 직업을 가지면서 사역하는데, 이는 헌신의 모범이지만 동시에 가족의 생계 부담으로 인해 사역 지속성이 약하다.
4-2. 아프리카 현지 교회와 협력 모델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선교사가 초기 비용만 지원하고, 현지 교회가 점차 자립하도록 돕는다. 이런 모델은 장기적으로 건강하지만, 초기에는 선교사 개인이 큰 재정적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4-3. 한국 선교사의 이중적 현실
한국 선교사는 “많이 파송하지만, 많이 철수하는” 구조를 보인다. 파송은 열정적으로 하지만, 장기 지원 체계가 미흡하여 5년 안에 절반 이상이 귀국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재정 지원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5. 헌신의 실천적 차원
5-1. 전인적 헌신
재정 헌신은 단순히 돈을 쓰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에너지·가정·생명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차원의 헌신이다.
5-2. 교회의 헌신
교회는 선교를 단순히 외주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해야 한다. 재정뿐 아니라 단기선교, 기도, 현장 방문을 통해 공동체적 헌신을 이뤄야 한다.
5-3. 후원자의 헌신
후원자는 단순히 매달 일정액을 보내는 수준을 넘어서, 선교사의 삶을 함께 짊어지는 동역자로 헌신해야 한다.
6. 미래 선교 재정의 과제
디지털 후원 플랫폼 개발 – 온라인 모금, 정기 자동 후원, 글로벌 후원 네트워크.
청년 세대 후원자 양성 – MZ세대가 선교 후원의 주역이 되도록 교육.
재정 자립형 선교 전략 – 현지와 함께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함.
선교사 은퇴·돌봄 제도 확립 – 노후와 귀국 선교사 지원 체계 마련.
7. 결론
“선교사의 재정과 헌신”은 분리될 수 없다. 재정은 단순히 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헌신의 깊이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사도 바울처럼 풍족하든 가난하든 복음을 위해 달려가는 헌신, 조지 뮐러처럼 믿음으로 공급을 경험하는 영성, 현대 선교사들처럼 위기 속에서도 지혜롭게 구조를 만들어가는 전략이 모두 필요하다.
결국 선교사의 재정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향한 헌신의 문제이며, 교회와 선교사와 후원자가 함께 짊어져야 할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