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부스 (Joseph Booth)

'아프리카인을 위한 아프리카'를 외친 급진적 선교사, 조셉 부스: 시대를 앞서간 논쟁적 예언자
서론: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의 것이다"
19세기 말, 유럽 제국주의가 아프리카 대륙을 분할하고 지배하던 시대. 대부분의 서양 선교사들이 식민지 체제에 순응하거나 때로는 협력하며 '문명화'라는 이름 아래 복음을 전파할 때,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의 것이다(Africa for the Africans)!"라고 외치며 식민주의의 위선과 인종차별을 정면으로 공격했던 한 영국인 선교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조셉 부스. 그는 동시대의 어떤 선교사보다도 급진적이었고, 그 결과 선교계와 식민 당국 모두로부터 위험인물로 낙인찍혔던 논쟁적 예언자였다.

그는 전통적인 복음 전도를 넘어, 아프리카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정치적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독교적 사명이라고 믿었다. 그는 '산업 선교(Industrial Mission)'라는 독특한 모델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이 스스로 기업을 운영하고 부를 창출하도록 도왔으며, 그의 급진적인 평등 사상은 훗날 아프리카 민족주의 운동과 독립 운동의 중요한 사상적 뿌리가 되었다. 본 글은 이처럼 시대를 너무나 앞서갔던 조셉 부스의 생애와 그의 논쟁적인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다.

본론: 자본가에서 급진적 선교사로
1851년 영국에서 태어난 조셉 부스는 원래 사업가로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성공을 거둔 인물이었다. 그는 40세가 되던 해, 깊은 회심을 체험하고 자신의 남은 생애와 재산을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바치기로 결심했다.

1892년, 그는 오늘날의 말라위(Malawi)에 해당하는 니아살랜드(Nyasaland)에 도착하여 **'잠베지 산업 선교회(Zambezi Industrial Mission)'**를 설립했다. 그의 방식은 독특했다. 그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대신, 아프리카인들이 직접 커피와 차를 재배하고 가공하여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거대한 농장 기업을 만들었다. 그의 목표는 이윤을 창출하여 선교를 자립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인들에게 동등한 임금을 지불하고 그들이 경제적 주권을 획득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급진적 평등과 아프리카 민족주의
그의 사상은 점점 더 급진적이 되었다. 그는 성경이 모든 인간의 평등을 가르친다고 믿었고, 백인 지배와 흑인 차별을 정당화하는 식민주의 체제는 반(反)기독교적인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프리카인들이 스스로를 다스릴 때가 왔다"고 주장하며, 6년 안에 아프리카의 완전한 독립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빅토리아 여왕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급진적인 사상은 동료 선교사들과 식민 당국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되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세운 선교회에서 쫓겨났고, 남아프리카와 말라위 등지에서 여러 차례 추방당하며 평생을 '위험한 선동가'로 떠돌았다. 그는 훗날 아프리카 민족주의의 선구자가 된 존 칠렘브웨(John Chilembwe)와 같은 인물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결론: 너무 빨리 온 예언자
1932년 영국에서 빈털터리로 세상을 떠난 조셉 부스의 삶은 세상적인 기준으로 볼 때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가 세운 사업은 대부분 실패했고, 그는 교회와 정부로부터 모두 버림받았다.

그러나 그의 유산은 그가 죽은 뒤 수십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그는 '해방 신학'의 선구자였다. 그는 복음이 영혼의 구원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포함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통찰했다.

그는 아프리카 민족주의의 산파였다. 그의 급진적인 평등 사상은 20세기 중반 아프리카 독립 운동의 중요한 사상적 자양분이 되었다.

조셉 부스는 시대를 너무나 앞서갔던 예언자였다. 그의 목소리는 당시에는 급진적인 외침으로 묵살되었지만, 역사는 결국 그의 예언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의 삶은, 교회가 때로 세상의 불의한 구조에 맞서 싸우는 불편한 예언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보여주는 영원한 도전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