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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이슬람 선교에 미친 영향.

종교신학 (Theology of Religion)

제 1부: 로잔 이전 시대: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과 그 한계
서론: '선교의 묘지'라 불리던 이슬람 세계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위대한 선교의 세기(The Great Century)' 동안, 개신교 선교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구석으로 확장되는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선교의 물결 앞에서도 유독 견고하게 버티며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난공불락의 요새'가 있었으니, 바로 이슬람 세계였다. 수많은 선교사들의 피와 땀, 그리고 순교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개종 운동이나 교회 설립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이슬람 세계는 선교사들 사이에서 '선교의 묘지(The Graveyard of Missions)'라는 비통한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러한 좌절의 역사는 단순히 이슬람의 교리가 완고하거나 무슬림들의 마음이 굳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근본적인 원인 중 상당 부분은 당시 서구 선교계가 가졌던 선교 패러다임 자체의 내재적 한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민주의 시대의 유산 속에서 형성된 당시의 이슬람 선교는 종종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전제한 '대결적(Confrontational)' 접근과, 기독교로의 개종을 서구 문화로의 편입과 동일시하는 '문명화(Civilizing)'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이러한 접근은 무슬림들의 마음을 열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고, 기독교를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오해 속에 가두는 결과를 낳았다. 본 장에서는 후대의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로잔 운동 이전 시대, 즉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 이슬람 선교의 지배적인 패러다임과 그 한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이 시대의 상징적 인물인 사무엘 쯔메머(Samuel Zwemer)의 사역과 전략을 중심으로, 당시 선교가 가졌던 신학적, 방법론적 특징과 그것이 남긴 유산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식민주의 시대의 그림자: 선교와 제국의 불편한 동행
로잔 이전 시대의 이슬람 선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펼쳐졌던 역사적 배경, 즉 서구 제국주의의 시대라는 맥락을 빼놓을 수 없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서구 열강들은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거의 모든 이슬람 세계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지배했다. 선교사들이 제국주의의 의도적인 앞잡이는 아니었을지라도, 그들의 활동은 필연적으로 식민 권력의 비호 아래 이루어졌으며, 무슬림들의 눈에는 '십자가'와 '국기'가 종종 동일시되었다.

이러한 '선교와 제국의 불편한 동행'은 이슬람 선교에 몇 가지 심각한 장벽을 만들었다.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 무슬림들에게 기독교는 단순히 다른 종교가 아니라, 자신들의 땅을 점령하고 자존심을 짓밟은 '적들의 종교'로 인식되었다.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곧 자신의 민족과 공동체를 배반하고 점령군에게 투항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문화적 우월주의: 많은 서구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과 서구 문화를 분리하지 못했다. 그들은 무슬림들의 문화와 관습을 '미개하고', '야만적이며', '사탄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서구의 '우월한' 문명을 이식하는 과정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추출주의(Extractivism) 선교: 개종자가 생길 경우, 그를 기존의 이슬람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추출'하여 선교 기지(Mission Compound)라는 서구식 환경 속에서 보호하고 양육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개종자를 자신의 사회로부터 고립시켜 '문화적 이방인'으로 만들었으며, 복음이 이슬람 사회 내부로 확산되어 토착적인 형태로 뿌리내리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시대의 아이콘, 사무엘 쯔메머와 대결적 접근
이 시대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은 단연 **사무엘 쯔메머(Samuel Zwemer, 1867-1952)**이다. '이슬람의 사도'라 불릴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과 헌신으로 평생을 이슬람 선교에 바친 그는, 후대 선교사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선교 전략과 방법론은 로잔 이전 시대의 특징과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1. 이슬람에 대한 신학적 이해: 논박의 대상
쯔메머에게 이슬람은 다른 종교가 아니라,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하고 모방한 '이단(heresy)'에 가까웠다. 그는 이슬람의 교리, 특히 꾸란의 예수관과 무함마드의 생애 등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신학적, 역사적 오류들을 지적하는 수많은 저술 활동을 펼쳤다. 그의 접근 방식의 핵심은 **'논쟁적 변증(Polemical Apologetics)'**이었다. 즉, 기독교의 진리를 변호하고 이슬람의 허구성을 지성적으로 논파하면, 무슬림들이 자신들의 종교가 거짓임을 깨닫고 기독교로 개종할 것이라고 믿었다.

2. 선교 전략: 직접적 대결과 기관 사역
이러한 신학적 이해는 그의 선교 전략으로 이어졌다.

공개 토론과 논쟁: 쯔메머는 이슬람 학자들과의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이슬람 교리의 약점을 공격하고 기독교의 우월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문서 선교: 그는 '이슬람을 위한 미국 기독교 문서회' 등을 창설하며, 이슬람을 비판하고 기독교를 변증하는 내용의 수많은 책자와 전도지를 아랍어로 출판하여 광범위하게 배포했다.

기관 사역: 직접적인 복음 전파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병원, 학교, 구제소와 같은 '자선 기관'을 세워 무슬림들과의 접촉점을 만들고, 섬김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열고자 했다. 이는 당시 개신교 선교의 보편적인 전략이기도 했다.

3. 쯔메머 모델의 한계
쯔메머의 불굴의 열정과 학문적 깊이는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대결적' 접근 방식은 결과적으로 큰 열매를 맺지 못했다.

방어벽 강화: 그의 공격적인 비판과 논쟁은 무슬림들의 마음을 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을 방어하기 위한 심리적, 지성적 방어벽을 더욱 견고하게 쌓게 만들었다.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쯔메머는 이슬람을 단순한 '교리 체계'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는 이슬람이 무슬림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 문화, 그리고 삶의 방식 전체와 얼마나 깊이 통합되어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교리적 논쟁에서의 승리가 곧 개인의 개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었다.

소수의 결실: 그의 평생에 걸친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를 통해 세례를 받은 무슬림 개종자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의 개인적인 실패라기보다는, 그가 대표했던 시대의 패러다임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독교 세계(Christendom)' 패러다임의 문제
쯔메머의 접근 방식 저변에 깔려 있는 더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바로 '기독교 세계(Christendom)' 패러다임이다. 이는 기독교 신앙과 서구 문화를 동일시하고, 교회가 사회의 중심에서 문화와 제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패러다임 하에서 선교는 단순히 개인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을 넘어, '이교도'의 땅에 '기독교 문명'의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선교지에 '선교 기지(Mission Station/Compound)'라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선교 기지는 병원, 학교, 교회, 선교사 사택 등이 모여 있는 일종의 '작은 서양'이었다. 무슬림 개종자들은 기존 사회에서 박해를 피하기 위해 이 선교 기지 안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이는 그들을 물리적으로 보호해 주었지만, 동시에 그들을 자신의 문화적 뿌리로부터 단절시키고, 경제적으로 선교부에 의존하게 만들며, 선교 기지 밖의 동족들에게는 '서양의 앞잡이'로 비치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복음은 이슬람 문화권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내부자 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항상 외부에서 이식된 '외래 종교'로 남게 되었다.

결론: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
결론적으로, 로잔 이전 시대의 이슬람 선교는 식민주의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서구 교회가 가진 신학적, 문화적 우월감에 깊이 영향을 받은 패러다임이었다. 사무엘 쯔메머로 대표되는 '대결적 변증'과 '기관 중심'의 접근 방식은 선교사들의 엄청난 열정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이라는 견고한 요새의 문을 여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오히려 기독교를 '적대적인 서구의 종교'라는 이미지 속에 가두고, 무슬림들과의 사이에 더 높은 벽을 쌓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20세기 중반, 식민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3세계 교회들이 성장하며, 선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깊어지면서, 이러한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서구 교회가 선교의 유일한 주체가 아니며, 복음이 서구 문화의 옷을 입어야만 전파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자각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토양 위에서, 1974년 로잔 대회는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이슬람 선교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다음 장에서는 바로 이 로잔 운동이 어떻게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 2부: 로잔 운동: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서론: 세계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약속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탈식민주의, 세계화, 그리고 비서구 교회의 급성장이라는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 과거 식민주의 시대의 유산이었던 서구 중심의 선교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자각이 복음주의권 내부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1974년 7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 복음화를 위한 국제 대회(The 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는 20세기 개신교 선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 빌리 그래함의 비전과 존 스토트의 신학적 리더십 아래, 150개국에서 온 2,700여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인 이 대회는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복음주의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선교의 개념을 재정의하며, 전 세계 교회가 공동의 과업을 위해 연합하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의 서막이었다.

로잔 운동은 이슬람 선교에 대해 직접적으로 많은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회를 통해 도출된 신학적 원칙과 선교 전략의 근본적인 전환은 이후 복음주의권의 이슬람 선교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결정적인 '촉매제' 역할을 했다. 과거의 '대결'과 '서구화'의 패러다임을 넘어, '대화', '상황화', '총체적 선교', '미전도 종족'과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이슬람 선교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바로 로잔 운동이 있었다. 본 장에서는 로잔 운동이 어떻게 이전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슬람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이 운동의 정신적 유산인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에 담긴 핵심적인 신학적 선언들을 살펴보고, 이것이 어떻게 '미전도 종족'이라는 혁신적인 전략 개념의 탄생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로잔 운동이 어떻게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구심점이 되어,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향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로잔의 정신: 겸손, 파트너십, 그리고 통전성
로잔 운동이 이전의 선교 운동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정신' 또는 '태도'에 있었다.

겸손(Humility): 로잔 대회는 서구 교회가 더 이상 세계 선교의 유일한 주체가 아님을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시작되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제3세계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존중되었으며, 서구 선교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겸손한 태도는 다른 문화와 종교, 특히 이슬람을 이해하려는 새로운 자세의 출발점이 되었다.

파트너십(Partnership): 로잔 운동은 특정 교단이나 선교 단체의 운동이 아니었다.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세계 복음화'라는 공동의 과업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며, 협력하는 '연합 운동'의 정신을 구현했다. 이는 이슬람 선교와 같이 거대한 과업은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며, 반드시 연합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통전성(Integrity): 로잔 운동은 복음을 단순히 교리적인 명제들의 나열로 보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된 총체적인 진리로 이해하려 했다. 이는 신학적 논쟁과 실제적 삶,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 이론과 실천을 분리하지 않으려는 통전적인 접근으로 나타났다.

로잔 언약: 이슬람 선교를 위한 새로운 신학적 나침반
로잔 대회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만장일치로 채택된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이다. 15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이 문서는 20세기 후반 복음주의 신학의 가장 중요한 선언문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이슬람 선교의 방향을 설정하는 신학적 나침반 역할을 했다. 특히 다음의 조항들은 이슬람 선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 제5조: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 (Christian Social Responsibility)

"우리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창조주이시며 동시에 심판주이심을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 사회 어디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시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압박에서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의 관심에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 복음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두 가지 부분이다."

이 조항은 복음 전도(evangelism)와 사회적 책임(social action)이 마치 '새의 두 날개'처럼 분리될 수 없는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의 일부임을 선언했다. 이는 과거 이슬람 선교가 영혼 구원에만 치중하거나, 단순히 학교나 병원을 세우는 기관 사역에만 머물렀던 이원론적 접근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었다. 이 선언 이후, 이슬람권에서 가난, 질병, 문맹, 인권 문제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개발 사역(Development Work)과 구제 활동이 복음 전도와 동등하게 중요한 선교의 본질적인 행위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는 무슬림들에게 기독교가 단순히 교리를 강요하는 종교가 아니라, 그들의 실제적인 삶의 고통에 참여하고 섬기는 사랑의 종교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통로가 되었다.

2. 제10조: 문화 (Culture)

"문화는 인간 사회 안에서 형성되므로 풍부한 다양성을 가지며, 이 다양성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복음은 어떤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교회는 성경에 어긋나지 않는 한, 문화적 형태에 있어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선교는 너무나 자주 복음을 전파함과 동시에 이질적인 문화를 수출해 왔다. 이제 교회는 성경적으로는 신실하면서 문화적으로는 토착적인 교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 10조는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항이라 할 수 있다. 이 조항은 과거 서구 선교의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성을 담고 있으며, '상황화(Contextualization)' 또는 '토착화(Indigenization)'라는 새로운 선교 원리를 복음주의의 중심에 세웠다. 이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곧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각 문화는 복음을 자신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살아낼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이슬람 선교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무슬림다움'에 대한 존중: 무슬림들의 음식, 복장, 관습, 예술 형식 등을 더 이상 '이교도적'인 것으로 정죄하지 않고, 복음의 본질과 상충되지 않는 한 존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토착적인 예배와 신학: 아랍이나 페르시아의 전통 음악을 찬양에 사용하거나, 모스크 건축 양식을 교회 건물에 도입하는 등, 이슬람 문화에 친숙한 형태로 복음을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내부자 운동'의 신학적 기초: 더 나아가 이 원칙은, 한 사람이 예수를 구주로 믿으면서도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이라는 급진적인 논의의 신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미전도 종족' 개념의 탄생: 전략의 혁명
로잔 운동이 낳은 또 하나의 혁명적인 변화는 선교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s, UPGs)' 개념의 등장이었다. 1974년 로잔 대회에서 선교학자 **랄프 윈터(Ralph D. Winter)**는 "세계 복음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문화의 장벽'이며, 우리는 지금까지 지정학적 단위인 '국가'를 복음화의 단위로 생각하는 '국가 중심주의의 착시'에 빠져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선교의 진정한 목표는 모든 국가에 교회를 세우는 것을 넘어, 복음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모든 '종족(ethne)', 즉 언어와 문화가 동질적인 집단 안에 자생적인 토착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미전도 종족' 개념은 1980년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로잔 후속 회의에서 더욱 발전했으며, 이후 복음주의 선교 전략의 핵심적인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 전략적 전환은 이슬람 선교에 다음과 같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슬람 세계의 재발견: 더 이상 이슬람 세계는 '아랍', '중동'이라는 거대한 단일체로 인식되지 않았다. 대신, 그 안에는 수천 개의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미전도 종족(쿠르드족, 베르베르족, 풀라니족, 위구르족 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이는 이슬람 세계라는 거대한 산을 정복하려는 막연함에서 벗어나, 각 종족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맞춤형' 선교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했다.

전략적 자원의 재분배: 랄프 윈터는 당시 전 세계 선교 자원의 90% 이상이 이미 복음화된 지역에 사용되고 있으며, 정작 미전도 종족에게는 극소수의 자원만이 투입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위대한 불균형(The Great Imbalance)'에 대한 인식은 선교 단체와 교회들이 자신들의 자원과 인력을 미전도 종족, 특히 그 대부분이 밀집해 있는 이슬람권, 힌두권, 불교권으로 재분배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

'10/40창' 개념의 탄생: 미전도 종족 개념은 1990년 루이스 부시(Luis Bush)에 의해 **'10/40창(The 10/40 Window)'**이라는 더욱 대중적인 개념으로 발전했다. 이는 북위 10도에서 40도 사이, 서아프리카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에 전 세계 미전도 종족의 95%가 밀집해 있으며, 이 지역의 핵심이 바로 이슬람 세계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10/40창'은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에 이슬람 선교의 시급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한 구호가 되었다.

결론: 새로운 길의 시작
결론적으로, 로잔 운동은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이슬람 선교의 낡은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길을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 이 운동은 서구 중심의 문화적 오만함을 버리고 다른 문화에 대한 겸손한 존중을 가르쳤으며(상황화), 복음을 영혼 구원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진리로 보게 했고(총체적 선교), '국가'라는 막연한 목표 대신 '미전도 종족'이라는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로잔이 제시한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상황화'는 '혼합주의'의 위험과 끊임없이 씨름해야 했고, '총체적 선교'는 복음 전도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에 직면했으며, '미전도 종족' 전략은 때로 인간을 통계적 대상으로만 보는 비인격적인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로잔 운동 이후, 이슬람 선교는 더 이상 과거의 대결적, 추출주의적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로잔은 이슬람 세계를 향한 더 깊은 이해와 더 지혜로운 접근, 그리고 더 넓은 협력을 위한 신학적, 전략적 기초를 놓았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로잔의 정신이 실제 선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과 방법론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제 3부: 전략과 방법론의 전환: 대결에서 상황화로
서론: 새로운 신학, 새로운 무기
로잔 운동이 제공한 새로운 신학적, 전략적 나침반은 복음주의권 이슬람 선교 현장에 구체적인 '전술의 변화'를 가져왔다. '총체적 선교', '상황화', '미전도 종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선교사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무기와 도구를 가지고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요새에 접근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무기가 교리적 논쟁과 서구 문명의 위용을 앞세운 '공성퇴(Battering Ram)'였다면, 새로운 시대의 무기는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격적인 관계, 그리고 섬김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여는 '만능열쇠(Master Key)'에 가까웠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히 방법론의 세련화를 넘어, 선교의 대상인 무슬림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를 의미했다. 더 이상 무슬림은 '논파해야 할 적'이나 '계몽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언어 속에서 복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존중받아야 할 이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본 장에서는 로잔 운동 이후 본격화된 이슬람 선교의 전략과 방법론의 구체적인 전환 양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과거의 공격적인 '논쟁'에서 인격적인 '관계 중심의 증거'로의 전환, 복음을 서구 문화의 옷에서 벗겨내어 이슬람 문화의 옷으로 갈아입히려는 '상황화'의 다양한 시도들, 그리고 전통적인 선교사의 개념을 넘어선 '텐트메이킹'과 '비즈니스 선교(BAM)'와 같은 새로운 접근 플랫폼의 등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어떻게 이슬람 선교의 현장 자체를 바꾸어 놓았는지를 생생하게 목도하게 될 것이다.

접근 방식의 전환: 논쟁에서 관계로
로잔 이전 시대의 선교가 '진리'를 선포하고 상대방의 오류를 지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로잔 이후의 선교는 '진리이신 분'을 삶으로 보여주고 인격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다.

논쟁적 변증에서 관계적 변증으로: 과거 사무엘 쯔메머 스타일의 공개 토론이나 이슬람을 비판하는 문서 배포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우정 전도(Friendship Evangelism)'가 대신하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무슬림 이웃과 차를 마시고, 식사를 나누며, 그들의 경조사에 참여하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았다. 복음은 이러한 깊은 신뢰 관계라는 토양 위에서, 삶의 구체적인 위기와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서 자연스럽게 나누어졌다. 변증은 더 이상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논쟁이 아니라, 진정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진리를 함께 탐구해나가는 '대화'의 과정이 되었다.

프로그램 중심에서 성육신적 접근으로: 과거의 선교가 병원, 학교, 교회라는 정해진 '프로그램'과 '장소' 안에서 무슬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접근은 선교사들이 직접 무슬림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성육신적(Incarnational)' 접근을 강조한다. 선교사들은 더 이상 선교 기지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무슬림 마을에 집을 얻어 이웃으로 살아가고, 현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깊이 배우고 체득하려 노력한다. 이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라는 예수님의 성육신 모델을 따르는 것으로, 복음의 진정성을 삶으로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상황화(Contextualization): 복음의 옷을 갈아입히다
로잔 언약 10조가 천명한 '상황화'의 원리는 이슬람 선교 현장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논쟁적인 실험들을 낳았다. 상황화는 복음의 핵심 진리(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죽음, 부활, 유일한 구원)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그 메시지를 담는 그릇인 문화적 형태(언어, 상징, 의례, 예술)는 이슬람 문화에 친숙한 것으로 바꾸려는 시도이다. 이는 마치 물의 본질(H₂O)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이 담기는 컵의 모양(네모, 세모, 동그라미)은 바뀔 수 있는 것과 같다.

1. C-스펙트럼: 상황화의 다양한 수준
선교학자 존 트래비스(John Travis)가 제시한 **'C-스펙트럼(Contextualization Spectrum)'**은 이러한 상황화의 다양한 수준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C1 (Traditional Church): 전통적인 서구식 교회. 예배 언어, 음악, 형태가 모두 외부(서구)의 것이다.

C2 (Traditional Church): C1과 유사하지만, 현지 언어를 사용한다.

C3 (Contextualized Church): 예배에 현지 문화 요소를 사용하지만(예: 현지 악기, 전통 복장), 신자들은 스스로를 '기독교인'으로 명확히 정체화하고 이슬람 공동체와는 구별된다. 로잔 이후 많은 복음주의 선교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모델이다.

C4 (Contextual-Community following Bible): 신자들은 스스로를 '예수(이사)를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예배 형식이나 생활 양식에서 기도 시간, 단식, 복장 등 이슬람적인 문화 형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신학적으로는 꾸란을 인정하지 않고 성경만을 권위로 삼으며, 이슬람 공동체와는 구별된 자신들만의 공동체(자마아트, Jamaat)를 형성한다.

C5 (Messianic Muslim Community):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신자들은 예수를 구주와 주님으로 믿고 따르면서도, 사회적, 문화적, 법적으로는 여전히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한다. 이들은 모스크에 계속 출석할 수도 있으며, 꾸란을 비판적으로 읽고, 무함마드를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등, 기존의 이슬람 공동체와의 단절을 최소화하려 한다. 이는 가장 급진적이고 논쟁적인 상황화 모델이다.

C6 (Secret Believers): 외부적으로는 무슬림으로 살아가지만, 내면적으로는 예수를 믿는 비밀 신자들.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 개인적인 형태이다.

로잔 운동은 C3와 C4를 이슬람 선교의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으로 공인하는 역할을 했으며, 더 나아가 C5, 즉 내부자 운동이라는 더 깊은 차원의 논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2. 구체적인 상황화의 사례

언어와 신학: '하나님 아버지'라는 표현이 무슬림들에게 성적인 결합을 연상시켜 거부감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여, '영원하신 하나님', '보호자이신 하나님'과 같은 대안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칭호 대신, 꾸란에도 등장하는 '말씀(칼리마, Kalima)', '하나님의 영(루흐, Ruh)'과 같은 칭호를 사용하여 예수의 신성을 설명하려는 시도.

예배와 의례: 교회 건물에서 의자를 없애고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거나, 예배 시간을 전통적인 이슬람의 5대 기도 시간에 맞추는 것.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금식하며 기도 모임을 갖는 것.

예술과 스토리텔링: 이슬람의 전통적인 '이야기꾼(storyteller)' 문화를 활용하여, 창조에서 그리스도까지 성경의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연대기적으로 들려주는 '성경 스토리텔링(Bible Storying)' 방식. 이는 문해율이 낮은 지역이나 추상적인 교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새로운 플랫폼: 텐트메이킹과 비즈니스 선교(BAM)
로잔 운동이 강조한 '총체적 선교'와 '평신도의 역할'은 전통적인 '선교사'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 플랫폼의 발전을 촉진했다. 특히, 선교사 비자를 받기 거의 불가능한 '창의적 접근 지역', 즉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사역하기 위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들이 부상했다.

1. 텐트메이킹 (Tentmaking)
사도 바울이 장막을 만드는 일(tentmaking)을 하며 자비량으로 선교했던 것처럼, 선교사가 자신의 전문적인 직업(교사, 의사, 엔지니어, 사업가 등)을 가지고 선교지에 들어가, 직업 활동을 통해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현지인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으며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공식적인 '선교사'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덜 받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현지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함으로써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2. 비즈니스 선교 (Business as Mission, BAM)
텐트메이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즈니스' 자체를 선교의 도구이자 목적으로 삼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위장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고, 현지인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며, 정직하고 윤리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AM 기업은 이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 개발이나 교회 개척 사역에 재투자하며,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이는 '총체적 선교' 이념의 가장 구체적인 구현 형태 중 하나로, 경제적 빈곤 문제 해결과 복음 전파를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적인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결론: 다양성과 창의성의 시대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 특히 로잔 운동은 이슬람 선교 현장에 '획일성'의 시대를 끝내고 '다양성과 창의성'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의 대결적, 일방적 접근 방식은 인격적 관계와 상호 존중의 자세로 대체되었고, 복음은 서구 문화라는 감옥에서 풀려나 각 지역의 문화적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상황화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텐트메이킹, BAM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이슬람 선교가 더 이상 소수의 성직자나 전문 선교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직업과 재능을 가진 평신도들이 동참할 수 있는 '총체적인' 과업임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어디까지가 상황화이고 어디부터가 혼합주의인가?'라는 어려운 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치열한 고민과 창의적인 실험들을 통해, 복음주의권의 이슬람 선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깊이, 그리고 더 가까이 무슬림들의 삶 속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연합 운동의 정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 사역과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는지 그 열매들을 살펴볼 것이다.

제 4부: 협력의 열매: 전문 사역과 네트워크의 확산
서론: 함께 엮는 거대한 그물
로잔 운동이 천명한 복음주의 연합의 정신은 단순히 신학적 선언이나 일회성 대회의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그 정신은 이슬람 세계라는 거대한 바다를 향해, 개별적인 낚싯대를 던지는 대신, 수많은 단체와 교회가 힘을 합쳐 거대한 그물을 함께 엮고 던지는 실질적인 '협력 사역의 네트워크'를 탄생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이슬람 선교라는 과업의 방대함과 복잡성은 어느 한 단체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겸손한 자각은, 각자가 가진 전문성과 자원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 선교 단체들이 서로의 활동을 비밀에 부치고 경쟁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을 함께 수립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정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의 열매'들을 맺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선교 전략 수립의 기초가 되는 '연구 및 정보 공유 네트워크', 위성과 인터넷을 통해 닫힌 문을 넘는 '미디어 사역 연합체', 전 세계 교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글로벌 기도 운동', 그리고 특정 과업을 위해 전문성을 결집한 '기능별 연합 사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 협력 모델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분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어떻게 개별 단체들의 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와 깊이로 이슬람 선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두뇌와 신경망: 연구 및 전략 정보 공유 네트워크
효과적인 선교는 정확한 정보와 전략적 통찰력 위에서만 가능하다. '어디에,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모른 채 무작정 나아가는 것은 막대한 자원과 인력의 낭비를 초래할 뿐이다.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슬람권 선교를 위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다양한 연구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다.

여호수아 프로젝트 (Joshua Project): 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 있는 협력체이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특정 선교 단체가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선교 단체, 현장 선교사,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미전도 종족'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공유하는 거대한 정보 플랫폼이다. 이 웹사이트는 전 세계 모든 종족의 인구, 언어, 종교, 복음화 현황, 그리고 그들을 위한 선교 자원(성경 번역, 예수 영화, 오디오 자료 등)의 유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 이슬람권 선교를 계획하는 교회나 단체는 여호수아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무슬림 종족이 아직 복음을 듣지 못했는지, 그들의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전략적인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단체들이 중복 투자를 피하고, 각자의 전문성에 맞는 미전도 종족에 집중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선교 정보의 신경망'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별/국가별 전략 회의: 로잔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특정 지역(예: 중동, 동남아시아)이나 국가의 이슬람 선교를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단체의 현장 리더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비공개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현장의 최신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고, 사역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나누며, 공동의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러한 '연합적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개별 단체가 가질 수 없는 깊은 통찰력과 지혜를 제공하며, 지역 전체의 선교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닫힌 문을 넘는 공중전: 미디어 사역 연합체
선교사의 입국이 불가능한 많은 이슬람 국가들의 굳게 닫힌 문을 넘기 위해,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위성 방송, 라디오, 인터넷 등 대중 매체를 활용한 '공중전'에 힘을 모았다. 이러한 거대 미디어 사역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필요로 하기에, 개별 단체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연합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SAT-7: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 위성 방송국인 SAT-7은 미디어 연합 사역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1996년에 시작된 이 방송국은 특정 교파나 국가에 속하지 않은 초교파적 국제 연합체로, 전 세계 20여 개의 파트너 기관과 수많은 교회, 개인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아랍어, 페르시아어, 터키어로 24시간 방송을 송출하며, 어린이 프로그램, 여성 토크쇼, 드라마, 상담 프로그램, 예배 실황 등 현지 문화에 맞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수백만 명의 무슬림 가정에 복음을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인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는 고립된 지역의 무슬림들에게 SAT-7은 기독교 신앙에 대해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 및 소셜 미디어 사역: 인터넷의 확산은 새로운 차원의 미디어 협력의 장을 열었다. 수많은 단체들이 연합하여 다양한 언어로 된 복음주의 웹사이트(예: answering-islam.org)를 운영하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복음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한다. 또한, 온라인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구도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상담하며, 안전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연결하는 '디지털 전도'는 이제 이슬람 선교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온라인 사역들은 종종 익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종이 곧 죽음을 의미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의 무슬림들에게 안전하게 복음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 글로벌 기도 운동
이슬람 선교의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 인간의 전략이나 자원이 아닌 '기도'에 있음을 고백하며, 전 세계 교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기도 운동 역시 연합을 통해 확산되었다.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 운동 (30 Days of Prayer for the Muslim World)': 1993년에 시작된 이 운동은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풀뿌리 운동 중 하나이다. 매년 무슬림의 라마단 금식 기간에 맞추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동일한 기도 책자를 가지고 무슬림들을 위해 기도한다. 이 기도 책자는 매일 다른 무슬림 종족이나 도시,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구체적인 삶의 문제들을 소개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 세계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깨고, 그들을 사랑과 긍휼의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도록 돕는다. 이 운동은 특정 단체의 소유가 아니며, 전 세계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된다. 이는 이슬람 선교의 영적인 기반을 다지고, 미래의 선교 자원을 동원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전문성의 결집: 기능별 연합 사역
거대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이 자신의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기능별 연합'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성경 번역: 2부에서 다룬 성경 번역 사역은 기능별 연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국제 성서공회 연합회(UBS), 그리고 수많은 현지 단체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언어 연구, 번역, 출판, 보급)에서 협력하여 수백 개의 이슬람권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보급하는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체로 번역하는 '무슬림 관용어 번역(Muslim Idiom Translation)'은 이러한 협력 연구의 중요한 결실이다.

난민 사역: 최근 몇 년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난민 사태는 전 세계 교회의 협력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교회들은 지역별 협의회를 구성하여, 난민들에게 임시 거처, 음식, 법률 상담, 언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전문 구호 단체 및 현지 정부와 협력한다. 이는 '총체적 선교'의 정신이 디아스포라 이슬람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결론: 혼자보다 강한 우리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슬람 선교 현장에 '고립'의 시대를 끝내고 '연결'의 시대를 열었다. 정보 공유 네트워크는 선교의 '두뇌' 역할을 하며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미디어 연합체는 '공군'이 되어 굳게 닫힌 국경을 넘나든다. 글로벌 기도 운동은 이 모든 사역을 떠받치는 '영적인 보급선'이며, 기능별 연합 사역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특수부대'처럼 협력하여 구체적인 과업을 완수한다.

이러한 협력의 그물망은 어느 한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공동의 비전 아래 자발적으로 모인 수많은 파트너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이러한 협력의 과정에는 여전히 수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함께'일 때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강하며,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연합의 정신이야말로 복음주의 운동이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맞서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 다음 마지막 장에서는 이러한 연합 운동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제기된 신학적 논쟁들과 미래의 도전들을 살펴보며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 5부: 현대적 논쟁과 미래: 내부자 운동과 새로운 도전들
서론: 새로운 길, 새로운 질문들
복음주의 연합 운동, 특히 로잔 운동이 촉발한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은 의심할 여지 없이 혁명적이었다. 대결에서 관계로, 서구화에서 상황화로, 국가에서 미전도 종족으로의 전환은 지난 수십 년간 이슬람 선교 현장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창의성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많은 협력 네트워크가 탄생했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전략들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길은 평탄한 대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슬람 선교의 본질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깊고 어려운 신학적, 윤리적 질문들을 제기하는 '논쟁의 길'이기도 했다.

특히, '상황화'의 원리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복음주의권 내부에 깊은 신학적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의 적이 '자유주의 신학'이나 '종교 혼합주의'와 같은 외부의 명백한 적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복음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동지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성경적이고 효과적인가?"를 두고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현대 복음주의 이슬람 선교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 논쟁을 중심으로, 연합 운동이 마주한 새로운 신학적 도전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9.11 테러 이후 심화된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과 정치적 이슬람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도전 속에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전망하며 이 긴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장 뜨거운 논쟁: 내부자 운동 (Insider Movement)
내부자 운동은 로잔 운동이 강조한 '상황화'의 논리를 가장 급진적으로 밀고 나아간 선교 모델이자, 오늘날 복음주의 이슬람 선교계의 가장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1. 내부자 운동이란 무엇인가? (C5 모델)
내부자 운동은 예수를 구주와 주님으로 믿는 신자들이 기독교로 공식적으로 '개종'하여 기존의 사회-종교적 공동체(이슬람 움마)를 떠나는 대신, 그 공동체 '내부'에 남아서 신앙을 유지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이들은 사회적, 법적, 문화적으로 여전히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자신들을 '예수를 따르는 무슬림(Muslim followers of Jesus)' 또는 '메시아적 무슬림(Messianic Muslims)'이라고 부른다.

실천: 이들은 교회 건물에 모이는 대신 가정이나 모스크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세례와 성찬과 같은 전통적인 교회의 의식을 이슬람 문화에 익숙한 다른 상징적인 행위로 대체하기도 한다. 꾸란을 완전히 부정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예수(이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들을 복음의 다리로 활용하고, 무함마드를 하나님의 여러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목표: 이 운동의 목표는 '추출주의' 선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개종자가 공동체로부터 추출되어 고립되는 것을 막고, 복음이 마치 '누룩'처럼 이슬람 공동체 전체에 자연스럽게 퍼져나가 내부로부터의 자생적인 변혁 운동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2. 지지자들의 주장: 관계와 운동의 극대화
내부자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것이 많은 이슬람권, 특히 개종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강경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대규모 복음 전파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장벽 제거: '기독교'라는 외래 종교에 대한 거부감과 개종에 따르는 사회적, 물리적 위협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낮춤으로써, 수많은 무슬림들이 복음의 본질적인 메시지 자체에 집중하고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운동의 잠재력: 개별적인 개종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가족과 씨족 전체가 복음을 받아들이는 '집단 개종 운동(People Movement)'을 일으킬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성경적 선례: 그들은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가 이방인 신자들에게 할례와 같은 유대적 문화의 멍에를 메우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중요한 성경적 선례로 제시한다.

3. 비판자들의 주장: 혼합주의와 신학적 타협
반면, 내부자 운동을 비판하는 이들은 이것이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험한 '혼합주의(Syncretism)'이자 신학적 타협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신학적 문제: 예수를 주로 고백하면서도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인정하거나,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샤하다를 계속 고백하는 것은 기독교의 핵심적인 진리, 즉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흐리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교회론의 문제: 세례와 성찬을 거부하고, 기존의 종교 공동체(모스크)에 남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새로운 언약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정체성을 약화시킨다고 본다.

윤리적 문제: 자신의 진정한 신앙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일종의 '기만'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신자들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내부자 운동 논쟁은 로잔 운동이 낳은 '자식'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정체성을 두고 복음주의 연합 운동 내부에 깊은 고민과 분열을 안겨주고 있다. 이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이슬람 선교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신학적 씨름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적 도전: 9.11 테러 이후의 세계
2001년 9.11 테러 사건은 이슬람과 서구 세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이슬람 선교 역시 새로운 시대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1.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의 확산과 선교적 기회
9.11 이후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이슬람을 폭력과 테러의 종교로 동일시하는 '이슬람 공포증'이 급격히 확산되었다. 이는 선교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슬림들에 대한 편견은 그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고,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는 서구의 '테러와의 전쟁'을 기독교의 '십자군 전쟁'으로 간주하며 선교사들에 대한 감시와 박해를 강화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는 교회에 새로운 선교적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구 사회로 이주한 수많은 무슬림 디아스포라들이 부당한 차별과 혐오에 시달릴 때, 교회가 먼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들의 인권을 옹호하며, 환대와 사랑을 베푸는 것은 복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2. 정치적 이슬람(Political Islam)의 부상과 대응
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과 더불어,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이슬람을 정치 이데올로기화하려는 '정치적 이슬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교는 단순히 개인의 신앙 문제를 넘어, 매우 민감한 정치적, 안보적 문제와 결부된다. 선교사들은 극도의 신중함과 지혜를 가지고 사역해야 하며, 순교의 위협에 대한 실제적인 대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교회가 어떻게 이슬람 사회 내의 민주화와 인권을 지지하는 온건 세력과 연대하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에 대해서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것인가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3.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역할 증대
미래의 이슬람 선교는 더 이상 서구 교회의 전유물이 아닐 것이다.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들이 이슬람 선교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구 선교사들이 '식민주의자'라는 역사적 부채를 안고 있는 반면, 비슷한 탈식민 경험을 공유한 비서구권 선교사들은 무슬림들에게 문화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이슬람 선교는 서구와 비서구 교회의 더욱 긴밀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결론: 겸손한 동반과 신실한 증언을 향하여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슬람 선교의 낡은 패러다임을 깨고, 상황화와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 결과 이슬람 선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창의적이고, 다양하며, 전략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길은 내부자 운동이라는 깊은 신학적 논쟁과, 9.11 이후의 복잡한 정치적 현실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이슬람 선교의 미래는 어느 하나의 '만능열쇠'를 찾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오히려 다양한 접근 방식들을 인정하는 '겸손', 신학적 긴장 속에서도 복음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분별력', 그리고 무엇보다 선교의 대상인 무슬림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성'에 달려 있을 것이다.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과제는 내부의 신학적 논쟁을 서로를 정죄하는 분열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더 신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거룩한 씨름'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을 향한 두려움과 편견이 팽배한 이 시대에, 교회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무슬림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 되어주는 '겸손한 동반자'의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우리의 '신실한 증언'은 그들의 마음속에 진정한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슬람 선교의 여정은 여전히 길고 험난하지만, 연합과 겸손의 정신 안에서 그 길을 걸어갈 때, 하나님께서는 이전 세대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부흥의 문을 여실 것이다.

로잔운동과 이슬람 선교

제 1부: 로잔 이전 시대: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과 그 한계
서론: '선교의 묘지'라 불리던 이슬람 세계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위대한 선교의 세기(The Great Century)' 동안, 개신교 선교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구석으로 확장되는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선교의 물결 앞에서도 유독 견고하게 버티며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난공불락의 요새'가 있었으니, 바로 이슬람 세계였다. 수많은 선교사들의 피와 땀, 그리고 순교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개종 운동이나 교회 설립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이슬람 세계는 선교사들 사이에서 '선교의 묘지(The Graveyard of Missions)'라는 비통한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러한 좌절의 역사는 단순히 이슬람의 교리가 완고하거나 무슬림들의 마음이 굳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근본적인 원인 중 상당 부분은 당시 서구 선교계가 가졌던 선교 패러다임 자체의 내재적 한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민주의 시대의 유산 속에서 형성된 당시의 이슬람 선교는 종종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전제한 '대결적(Confrontational)' 접근과, 기독교로의 개종을 서구 문화로의 편입과 동일시하는 '문명화(Civilizing)'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이러한 접근은 무슬림들의 마음을 열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고, 기독교를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오해 속에 가두는 결과를 낳았다. 본 장에서는 후대의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로잔 운동 이전 시대, 즉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 이슬람 선교의 지배적인 패러다임과 그 한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이 시대의 상징적 인물인 사무엘 쯔메머(Samuel Zwemer)의 사역과 전략을 중심으로, 당시 선교가 가졌던 신학적, 방법론적 특징과 그것이 남긴 유산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식민주의 시대의 그림자: 선교와 제국의 불편한 동행
로잔 이전 시대의 이슬람 선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펼쳐졌던 역사적 배경, 즉 서구 제국주의의 시대라는 맥락을 빼놓을 수 없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서구 열강들은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거의 모든 이슬람 세계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지배했다. 선교사들이 제국주의의 의도적인 앞잡이는 아니었을지라도, 그들의 활동은 필연적으로 식민 권력의 비호 아래 이루어졌으며, 무슬림들의 눈에는 '십자가'와 '국기'가 종종 동일시되었다.

이러한 '선교와 제국의 불편한 동행'은 이슬람 선교에 몇 가지 심각한 장벽을 만들었다.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 무슬림들에게 기독교는 단순히 다른 종교가 아니라, 자신들의 땅을 점령하고 자존심을 짓밟은 '적들의 종교'로 인식되었다.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곧 자신의 민족과 공동체를 배반하고 점령군에게 투항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문화적 우월주의: 많은 서구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과 서구 문화를 분리하지 못했다. 그들은 무슬림들의 문화와 관습을 '미개하고', '야만적이며', '사탄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서구의 '우월한' 문명을 이식하는 과정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추출주의(Extractivism) 선교: 개종자가 생길 경우, 그를 기존의 이슬람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추출'하여 선교 기지(Mission Compound)라는 서구식 환경 속에서 보호하고 양육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개종자를 자신의 사회로부터 고립시켜 '문화적 이방인'으로 만들었으며, 복음이 이슬람 사회 내부로 확산되어 토착적인 형태로 뿌리내리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시대의 아이콘, 사무엘 쯔메머와 대결적 접근
이 시대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은 단연 **사무엘 쯔메머(Samuel Zwemer, 1867-1952)**이다. '이슬람의 사도'라 불릴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과 헌신으로 평생을 이슬람 선교에 바친 그는, 후대 선교사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선교 전략과 방법론은 로잔 이전 시대의 특징과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1. 이슬람에 대한 신학적 이해: 논박의 대상
쯔메머에게 이슬람은 다른 종교가 아니라,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하고 모방한 '이단(heresy)'에 가까웠다. 그는 이슬람의 교리, 특히 꾸란의 예수관과 무함마드의 생애 등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신학적, 역사적 오류들을 지적하는 수많은 저술 활동을 펼쳤다. 그의 접근 방식의 핵심은 **'논쟁적 변증(Polemical Apologetics)'**이었다. 즉, 기독교의 진리를 변호하고 이슬람의 허구성을 지성적으로 논파하면, 무슬림들이 자신들의 종교가 거짓임을 깨닫고 기독교로 개종할 것이라고 믿었다.

2. 선교 전략: 직접적 대결과 기관 사역
이러한 신학적 이해는 그의 선교 전략으로 이어졌다.

공개 토론과 논쟁: 쯔메머는 이슬람 학자들과의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이슬람 교리의 약점을 공격하고 기독교의 우월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문서 선교: 그는 '이슬람을 위한 미국 기독교 문서회' 등을 창설하며, 이슬람을 비판하고 기독교를 변증하는 내용의 수많은 책자와 전도지를 아랍어로 출판하여 광범위하게 배포했다.

기관 사역: 직접적인 복음 전파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병원, 학교, 구제소와 같은 '자선 기관'을 세워 무슬림들과의 접촉점을 만들고, 섬김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열고자 했다. 이는 당시 개신교 선교의 보편적인 전략이기도 했다.

3. 쯔메머 모델의 한계
쯔메머의 불굴의 열정과 학문적 깊이는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대결적' 접근 방식은 결과적으로 큰 열매를 맺지 못했다.

방어벽 강화: 그의 공격적인 비판과 논쟁은 무슬림들의 마음을 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을 방어하기 위한 심리적, 지성적 방어벽을 더욱 견고하게 쌓게 만들었다.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쯔메머는 이슬람을 단순한 '교리 체계'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는 이슬람이 무슬림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 문화, 그리고 삶의 방식 전체와 얼마나 깊이 통합되어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교리적 논쟁에서의 승리가 곧 개인의 개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었다.

소수의 결실: 그의 평생에 걸친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를 통해 세례를 받은 무슬림 개종자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의 개인적인 실패라기보다는, 그가 대표했던 시대의 패러다임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독교 세계(Christendom)' 패러다임의 문제
쯔메머의 접근 방식 저변에 깔려 있는 더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바로 '기독교 세계(Christendom)' 패러다임이다. 이는 기독교 신앙과 서구 문화를 동일시하고, 교회가 사회의 중심에서 문화와 제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패러다임 하에서 선교는 단순히 개인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을 넘어, '이교도'의 땅에 '기독교 문명'의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선교지에 '선교 기지(Mission Station/Compound)'라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선교 기지는 병원, 학교, 교회, 선교사 사택 등이 모여 있는 일종의 '작은 서양'이었다. 무슬림 개종자들은 기존 사회에서 박해를 피하기 위해 이 선교 기지 안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이는 그들을 물리적으로 보호해 주었지만, 동시에 그들을 자신의 문화적 뿌리로부터 단절시키고, 경제적으로 선교부에 의존하게 만들며, 선교 기지 밖의 동족들에게는 '서양의 앞잡이'로 비치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복음은 이슬람 문화권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내부자 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항상 외부에서 이식된 '외래 종교'로 남게 되었다.

결론: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
결론적으로, 로잔 이전 시대의 이슬람 선교는 식민주의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서구 교회가 가진 신학적, 문화적 우월감에 깊이 영향을 받은 패러다임이었다. 사무엘 쯔메머로 대표되는 '대결적 변증'과 '기관 중심'의 접근 방식은 선교사들의 엄청난 열정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이라는 견고한 요새의 문을 여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오히려 기독교를 '적대적인 서구의 종교'라는 이미지 속에 가두고, 무슬림들과의 사이에 더 높은 벽을 쌓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20세기 중반, 식민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3세계 교회들이 성장하며, 선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깊어지면서, 이러한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서구 교회가 선교의 유일한 주체가 아니며, 복음이 서구 문화의 옷을 입어야만 전파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자각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토양 위에서, 1974년 로잔 대회는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이슬람 선교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다음 장에서는 바로 이 로잔 운동이 어떻게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 2부: 로잔 운동: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서론: 세계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약속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탈식민주의, 세계화, 그리고 비서구 교회의 급성장이라는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 과거 식민주의 시대의 유산이었던 서구 중심의 선교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자각이 복음주의권 내부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1974년 7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 복음화를 위한 국제 대회(The 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는 20세기 개신교 선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 빌리 그래함의 비전과 존 스토트의 신학적 리더십 아래, 150개국에서 온 2,700여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인 이 대회는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복음주의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선교의 개념을 재정의하며, 전 세계 교회가 공동의 과업을 위해 연합하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의 서막이었다.

로잔 운동은 이슬람 선교에 대해 직접적으로 많은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회를 통해 도출된 신학적 원칙과 선교 전략의 근본적인 전환은 이후 복음주의권의 이슬람 선교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결정적인 '촉매제' 역할을 했다. 과거의 '대결'과 '서구화'의 패러다임을 넘어, '대화', '상황화', '총체적 선교', '미전도 종족'과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이슬람 선교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바로 로잔 운동이 있었다. 본 장에서는 로잔 운동이 어떻게 이전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슬람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이 운동의 정신적 유산인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에 담긴 핵심적인 신학적 선언들을 살펴보고, 이것이 어떻게 '미전도 종족'이라는 혁신적인 전략 개념의 탄생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로잔 운동이 어떻게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구심점이 되어,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향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로잔의 정신: 겸손, 파트너십, 그리고 통전성
로잔 운동이 이전의 선교 운동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정신' 또는 '태도'에 있었다.

겸손(Humility): 로잔 대회는 서구 교회가 더 이상 세계 선교의 유일한 주체가 아님을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시작되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제3세계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존중되었으며, 서구 선교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겸손한 태도는 다른 문화와 종교, 특히 이슬람을 이해하려는 새로운 자세의 출발점이 되었다.

파트너십(Partnership): 로잔 운동은 특정 교단이나 선교 단체의 운동이 아니었다.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세계 복음화'라는 공동의 과업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며, 협력하는 '연합 운동'의 정신을 구현했다. 이는 이슬람 선교와 같이 거대한 과업은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며, 반드시 연합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통전성(Integrity): 로잔 운동은 복음을 단순히 교리적인 명제들의 나열로 보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된 총체적인 진리로 이해하려 했다. 이는 신학적 논쟁과 실제적 삶,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 이론과 실천을 분리하지 않으려는 통전적인 접근으로 나타났다.

로잔 언약: 이슬람 선교를 위한 새로운 신학적 나침반
로잔 대회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만장일치로 채택된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이다. 15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이 문서는 20세기 후반 복음주의 신학의 가장 중요한 선언문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이슬람 선교의 방향을 설정하는 신학적 나침반 역할을 했다. 특히 다음의 조항들은 이슬람 선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 제5조: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 (Christian Social Responsibility)

"우리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창조주이시며 동시에 심판주이심을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 사회 어디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시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압박에서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의 관심에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 복음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두 가지 부분이다."

이 조항은 복음 전도(evangelism)와 사회적 책임(social action)이 마치 '새의 두 날개'처럼 분리될 수 없는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의 일부임을 선언했다. 이는 과거 이슬람 선교가 영혼 구원에만 치중하거나, 단순히 학교나 병원을 세우는 기관 사역에만 머물렀던 이원론적 접근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었다. 이 선언 이후, 이슬람권에서 가난, 질병, 문맹, 인권 문제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개발 사역(Development Work)과 구제 활동이 복음 전도와 동등하게 중요한 선교의 본질적인 행위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는 무슬림들에게 기독교가 단순히 교리를 강요하는 종교가 아니라, 그들의 실제적인 삶의 고통에 참여하고 섬기는 사랑의 종교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통로가 되었다.

2. 제10조: 문화 (Culture)

"문화는 인간 사회 안에서 형성되므로 풍부한 다양성을 가지며, 이 다양성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복음은 어떤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교회는 성경에 어긋나지 않는 한, 문화적 형태에 있어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선교는 너무나 자주 복음을 전파함과 동시에 이질적인 문화를 수출해 왔다. 이제 교회는 성경적으로는 신실하면서 문화적으로는 토착적인 교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 10조는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항이라 할 수 있다. 이 조항은 과거 서구 선교의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성을 담고 있으며, '상황화(Contextualization)' 또는 '토착화(Indigenization)'라는 새로운 선교 원리를 복음주의의 중심에 세웠다. 이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곧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각 문화는 복음을 자신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살아낼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이슬람 선교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무슬림다움'에 대한 존중: 무슬림들의 음식, 복장, 관습, 예술 형식 등을 더 이상 '이교도적'인 것으로 정죄하지 않고, 복음의 본질과 상충되지 않는 한 존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토착적인 예배와 신학: 아랍이나 페르시아의 전통 음악을 찬양에 사용하거나, 모스크 건축 양식을 교회 건물에 도입하는 등, 이슬람 문화에 친숙한 형태로 복음을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내부자 운동'의 신학적 기초: 더 나아가 이 원칙은, 한 사람이 예수를 구주로 믿으면서도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이라는 급진적인 논의의 신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미전도 종족' 개념의 탄생: 전략의 혁명
로잔 운동이 낳은 또 하나의 혁명적인 변화는 선교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s, UPGs)' 개념의 등장이었다. 1974년 로잔 대회에서 선교학자 **랄프 윈터(Ralph D. Winter)**는 "세계 복음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문화의 장벽'이며, 우리는 지금까지 지정학적 단위인 '국가'를 복음화의 단위로 생각하는 '국가 중심주의의 착시'에 빠져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선교의 진정한 목표는 모든 국가에 교회를 세우는 것을 넘어, 복음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모든 '종족(ethne)', 즉 언어와 문화가 동질적인 집단 안에 자생적인 토착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미전도 종족' 개념은 1980년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로잔 후속 회의에서 더욱 발전했으며, 이후 복음주의 선교 전략의 핵심적인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 전략적 전환은 이슬람 선교에 다음과 같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슬람 세계의 재발견: 더 이상 이슬람 세계는 '아랍', '중동'이라는 거대한 단일체로 인식되지 않았다. 대신, 그 안에는 수천 개의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미전도 종족(쿠르드족, 베르베르족, 풀라니족, 위구르족 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이는 이슬람 세계라는 거대한 산을 정복하려는 막연함에서 벗어나, 각 종족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맞춤형' 선교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했다.

전략적 자원의 재분배: 랄프 윈터는 당시 전 세계 선교 자원의 90% 이상이 이미 복음화된 지역에 사용되고 있으며, 정작 미전도 종족에게는 극소수의 자원만이 투입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위대한 불균형(The Great Imbalance)'에 대한 인식은 선교 단체와 교회들이 자신들의 자원과 인력을 미전도 종족, 특히 그 대부분이 밀집해 있는 이슬람권, 힌두권, 불교권으로 재분배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

'10/40창' 개념의 탄생: 미전도 종족 개념은 1990년 루이스 부시(Luis Bush)에 의해 **'10/40창(The 10/40 Window)'**이라는 더욱 대중적인 개념으로 발전했다. 이는 북위 10도에서 40도 사이, 서아프리카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에 전 세계 미전도 종족의 95%가 밀집해 있으며, 이 지역의 핵심이 바로 이슬람 세계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10/40창'은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에 이슬람 선교의 시급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한 구호가 되었다.

결론: 새로운 길의 시작
결론적으로, 로잔 운동은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이슬람 선교의 낡은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길을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 이 운동은 서구 중심의 문화적 오만함을 버리고 다른 문화에 대한 겸손한 존중을 가르쳤으며(상황화), 복음을 영혼 구원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진리로 보게 했고(총체적 선교), '국가'라는 막연한 목표 대신 '미전도 종족'이라는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로잔이 제시한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상황화'는 '혼합주의'의 위험과 끊임없이 씨름해야 했고, '총체적 선교'는 복음 전도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에 직면했으며, '미전도 종족' 전략은 때로 인간을 통계적 대상으로만 보는 비인격적인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로잔 운동 이후, 이슬람 선교는 더 이상 과거의 대결적, 추출주의적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로잔은 이슬람 세계를 향한 더 깊은 이해와 더 지혜로운 접근, 그리고 더 넓은 협력을 위한 신학적, 전략적 기초를 놓았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로잔의 정신이 실제 선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과 방법론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제 3부: 전략과 방법론의 전환: 대결에서 상황화로
서론: 새로운 신학, 새로운 무기
로잔 운동이 제공한 새로운 신학적, 전략적 나침반은 복음주의권 이슬람 선교 현장에 구체적인 '전술의 변화'를 가져왔다. '총체적 선교', '상황화', '미전도 종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선교사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무기와 도구를 가지고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요새에 접근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무기가 교리적 논쟁과 서구 문명의 위용을 앞세운 '공성퇴(Battering Ram)'였다면, 새로운 시대의 무기는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격적인 관계, 그리고 섬김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여는 '만능열쇠(Master Key)'에 가까웠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히 방법론의 세련화를 넘어, 선교의 대상인 무슬림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를 의미했다. 더 이상 무슬림은 '논파해야 할 적'이나 '계몽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언어 속에서 복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존중받아야 할 이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본 장에서는 로잔 운동 이후 본격화된 이슬람 선교의 전략과 방법론의 구체적인 전환 양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과거의 공격적인 '논쟁'에서 인격적인 '관계 중심의 증거'로의 전환, 복음을 서구 문화의 옷에서 벗겨내어 이슬람 문화의 옷으로 갈아입히려는 '상황화'의 다양한 시도들, 그리고 전통적인 선교사의 개념을 넘어선 '텐트메이킹'과 '비즈니스 선교(BAM)'와 같은 새로운 접근 플랫폼의 등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어떻게 이슬람 선교의 현장 자체를 바꾸어 놓았는지를 생생하게 목도하게 될 것이다.

접근 방식의 전환: 논쟁에서 관계로
로잔 이전 시대의 선교가 '진리'를 선포하고 상대방의 오류를 지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로잔 이후의 선교는 '진리이신 분'을 삶으로 보여주고 인격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다.

논쟁적 변증에서 관계적 변증으로: 과거 사무엘 쯔메머 스타일의 공개 토론이나 이슬람을 비판하는 문서 배포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우정 전도(Friendship Evangelism)'가 대신하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무슬림 이웃과 차를 마시고, 식사를 나누며, 그들의 경조사에 참여하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았다. 복음은 이러한 깊은 신뢰 관계라는 토양 위에서, 삶의 구체적인 위기와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서 자연스럽게 나누어졌다. 변증은 더 이상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논쟁이 아니라, 진정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진리를 함께 탐구해나가는 '대화'의 과정이 되었다.

프로그램 중심에서 성육신적 접근으로: 과거의 선교가 병원, 학교, 교회라는 정해진 '프로그램'과 '장소' 안에서 무슬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접근은 선교사들이 직접 무슬림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성육신적(Incarnational)' 접근을 강조한다. 선교사들은 더 이상 선교 기지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무슬림 마을에 집을 얻어 이웃으로 살아가고, 현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깊이 배우고 체득하려 노력한다. 이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라는 예수님의 성육신 모델을 따르는 것으로, 복음의 진정성을 삶으로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상황화(Contextualization): 복음의 옷을 갈아입히다
로잔 언약 10조가 천명한 '상황화'의 원리는 이슬람 선교 현장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논쟁적인 실험들을 낳았다. 상황화는 복음의 핵심 진리(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죽음, 부활, 유일한 구원)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그 메시지를 담는 그릇인 문화적 형태(언어, 상징, 의례, 예술)는 이슬람 문화에 친숙한 것으로 바꾸려는 시도이다. 이는 마치 물의 본질(H₂O)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이 담기는 컵의 모양(네모, 세모, 동그라미)은 바뀔 수 있는 것과 같다.

1. C-스펙트럼: 상황화의 다양한 수준
선교학자 존 트래비스(John Travis)가 제시한 **'C-스펙트럼(Contextualization Spectrum)'**은 이러한 상황화의 다양한 수준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C1 (Traditional Church): 전통적인 서구식 교회. 예배 언어, 음악, 형태가 모두 외부(서구)의 것이다.

C2 (Traditional Church): C1과 유사하지만, 현지 언어를 사용한다.

C3 (Contextualized Church): 예배에 현지 문화 요소를 사용하지만(예: 현지 악기, 전통 복장), 신자들은 스스로를 '기독교인'으로 명확히 정체화하고 이슬람 공동체와는 구별된다. 로잔 이후 많은 복음주의 선교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모델이다.

C4 (Contextual-Community following Bible): 신자들은 스스로를 '예수(이사)를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예배 형식이나 생활 양식에서 기도 시간, 단식, 복장 등 이슬람적인 문화 형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신학적으로는 꾸란을 인정하지 않고 성경만을 권위로 삼으며, 이슬람 공동체와는 구별된 자신들만의 공동체(자마아트, Jamaat)를 형성한다.

C5 (Messianic Muslim Community):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신자들은 예수를 구주와 주님으로 믿고 따르면서도, 사회적, 문화적, 법적으로는 여전히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한다. 이들은 모스크에 계속 출석할 수도 있으며, 꾸란을 비판적으로 읽고, 무함마드를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등, 기존의 이슬람 공동체와의 단절을 최소화하려 한다. 이는 가장 급진적이고 논쟁적인 상황화 모델이다.

C6 (Secret Believers): 외부적으로는 무슬림으로 살아가지만, 내면적으로는 예수를 믿는 비밀 신자들.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 개인적인 형태이다.

로잔 운동은 C3와 C4를 이슬람 선교의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으로 공인하는 역할을 했으며, 더 나아가 C5, 즉 내부자 운동이라는 더 깊은 차원의 논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2. 구체적인 상황화의 사례

언어와 신학: '하나님 아버지'라는 표현이 무슬림들에게 성적인 결합을 연상시켜 거부감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여, '영원하신 하나님', '보호자이신 하나님'과 같은 대안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칭호 대신, 꾸란에도 등장하는 '말씀(칼리마, Kalima)', '하나님의 영(루흐, Ruh)'과 같은 칭호를 사용하여 예수의 신성을 설명하려는 시도.

예배와 의례: 교회 건물에서 의자를 없애고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거나, 예배 시간을 전통적인 이슬람의 5대 기도 시간에 맞추는 것.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금식하며 기도 모임을 갖는 것.

예술과 스토리텔링: 이슬람의 전통적인 '이야기꾼(storyteller)' 문화를 활용하여, 창조에서 그리스도까지 성경의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연대기적으로 들려주는 '성경 스토리텔링(Bible Storying)' 방식. 이는 문해율이 낮은 지역이나 추상적인 교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새로운 플랫폼: 텐트메이킹과 비즈니스 선교(BAM)
로잔 운동이 강조한 '총체적 선교'와 '평신도의 역할'은 전통적인 '선교사'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 플랫폼의 발전을 촉진했다. 특히, 선교사 비자를 받기 거의 불가능한 '창의적 접근 지역', 즉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사역하기 위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들이 부상했다.

1. 텐트메이킹 (Tentmaking)
사도 바울이 장막을 만드는 일(tentmaking)을 하며 자비량으로 선교했던 것처럼, 선교사가 자신의 전문적인 직업(교사, 의사, 엔지니어, 사업가 등)을 가지고 선교지에 들어가, 직업 활동을 통해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현지인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으며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공식적인 '선교사'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덜 받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현지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함으로써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2. 비즈니스 선교 (Business as Mission, BAM)
텐트메이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즈니스' 자체를 선교의 도구이자 목적으로 삼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위장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고, 현지인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며, 정직하고 윤리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AM 기업은 이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 개발이나 교회 개척 사역에 재투자하며,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이는 '총체적 선교' 이념의 가장 구체적인 구현 형태 중 하나로, 경제적 빈곤 문제 해결과 복음 전파를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적인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결론: 다양성과 창의성의 시대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 특히 로잔 운동은 이슬람 선교 현장에 '획일성'의 시대를 끝내고 '다양성과 창의성'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의 대결적, 일방적 접근 방식은 인격적 관계와 상호 존중의 자세로 대체되었고, 복음은 서구 문화라는 감옥에서 풀려나 각 지역의 문화적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상황화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텐트메이킹, BAM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이슬람 선교가 더 이상 소수의 성직자나 전문 선교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직업과 재능을 가진 평신도들이 동참할 수 있는 '총체적인' 과업임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어디까지가 상황화이고 어디부터가 혼합주의인가?'라는 어려운 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치열한 고민과 창의적인 실험들을 통해, 복음주의권의 이슬람 선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깊이, 그리고 더 가까이 무슬림들의 삶 속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연합 운동의 정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 사역과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는지 그 열매들을 살펴볼 것이다.

제 4부: 협력의 열매: 전문 사역과 네트워크의 확산
서론: 함께 엮는 거대한 그물
로잔 운동이 천명한 복음주의 연합의 정신은 단순히 신학적 선언이나 일회성 대회의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그 정신은 이슬람 세계라는 거대한 바다를 향해, 개별적인 낚싯대를 던지는 대신, 수많은 단체와 교회가 힘을 합쳐 거대한 그물을 함께 엮고 던지는 실질적인 '협력 사역의 네트워크'를 탄생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이슬람 선교라는 과업의 방대함과 복잡성은 어느 한 단체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겸손한 자각은, 각자가 가진 전문성과 자원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 선교 단체들이 서로의 활동을 비밀에 부치고 경쟁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을 함께 수립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정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의 열매'들을 맺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선교 전략 수립의 기초가 되는 '연구 및 정보 공유 네트워크', 위성과 인터넷을 통해 닫힌 문을 넘는 '미디어 사역 연합체', 전 세계 교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글로벌 기도 운동', 그리고 특정 과업을 위해 전문성을 결집한 '기능별 연합 사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 협력 모델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분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어떻게 개별 단체들의 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와 깊이로 이슬람 선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두뇌와 신경망: 연구 및 전략 정보 공유 네트워크
효과적인 선교는 정확한 정보와 전략적 통찰력 위에서만 가능하다. '어디에,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모른 채 무작정 나아가는 것은 막대한 자원과 인력의 낭비를 초래할 뿐이다.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슬람권 선교를 위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다양한 연구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다.

여호수아 프로젝트 (Joshua Project): 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 있는 협력체이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특정 선교 단체가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선교 단체, 현장 선교사,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미전도 종족'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공유하는 거대한 정보 플랫폼이다. 이 웹사이트는 전 세계 모든 종족의 인구, 언어, 종교, 복음화 현황, 그리고 그들을 위한 선교 자원(성경 번역, 예수 영화, 오디오 자료 등)의 유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 이슬람권 선교를 계획하는 교회나 단체는 여호수아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무슬림 종족이 아직 복음을 듣지 못했는지, 그들의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전략적인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단체들이 중복 투자를 피하고, 각자의 전문성에 맞는 미전도 종족에 집중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선교 정보의 신경망'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별/국가별 전략 회의: 로잔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특정 지역(예: 중동, 동남아시아)이나 국가의 이슬람 선교를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단체의 현장 리더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비공개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현장의 최신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고, 사역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나누며, 공동의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러한 '연합적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개별 단체가 가질 수 없는 깊은 통찰력과 지혜를 제공하며, 지역 전체의 선교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닫힌 문을 넘는 공중전: 미디어 사역 연합체
선교사의 입국이 불가능한 많은 이슬람 국가들의 굳게 닫힌 문을 넘기 위해,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위성 방송, 라디오, 인터넷 등 대중 매체를 활용한 '공중전'에 힘을 모았다. 이러한 거대 미디어 사역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필요로 하기에, 개별 단체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연합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SAT-7: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 위성 방송국인 SAT-7은 미디어 연합 사역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1996년에 시작된 이 방송국은 특정 교파나 국가에 속하지 않은 초교파적 국제 연합체로, 전 세계 20여 개의 파트너 기관과 수많은 교회, 개인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아랍어, 페르시아어, 터키어로 24시간 방송을 송출하며, 어린이 프로그램, 여성 토크쇼, 드라마, 상담 프로그램, 예배 실황 등 현지 문화에 맞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수백만 명의 무슬림 가정에 복음을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인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는 고립된 지역의 무슬림들에게 SAT-7은 기독교 신앙에 대해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 및 소셜 미디어 사역: 인터넷의 확산은 새로운 차원의 미디어 협력의 장을 열었다. 수많은 단체들이 연합하여 다양한 언어로 된 복음주의 웹사이트(예: answering-islam.org)를 운영하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복음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한다. 또한, 온라인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구도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상담하며, 안전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연결하는 '디지털 전도'는 이제 이슬람 선교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온라인 사역들은 종종 익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종이 곧 죽음을 의미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의 무슬림들에게 안전하게 복음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 글로벌 기도 운동
이슬람 선교의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 인간의 전략이나 자원이 아닌 '기도'에 있음을 고백하며, 전 세계 교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기도 운동 역시 연합을 통해 확산되었다.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 운동 (30 Days of Prayer for the Muslim World)': 1993년에 시작된 이 운동은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풀뿌리 운동 중 하나이다. 매년 무슬림의 라마단 금식 기간에 맞추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동일한 기도 책자를 가지고 무슬림들을 위해 기도한다. 이 기도 책자는 매일 다른 무슬림 종족이나 도시,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구체적인 삶의 문제들을 소개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 세계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깨고, 그들을 사랑과 긍휼의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도록 돕는다. 이 운동은 특정 단체의 소유가 아니며, 전 세계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된다. 이는 이슬람 선교의 영적인 기반을 다지고, 미래의 선교 자원을 동원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전문성의 결집: 기능별 연합 사역
거대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이 자신의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기능별 연합'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성경 번역: 2부에서 다룬 성경 번역 사역은 기능별 연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국제 성서공회 연합회(UBS), 그리고 수많은 현지 단체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언어 연구, 번역, 출판, 보급)에서 협력하여 수백 개의 이슬람권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보급하는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체로 번역하는 '무슬림 관용어 번역(Muslim Idiom Translation)'은 이러한 협력 연구의 중요한 결실이다.

난민 사역: 최근 몇 년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난민 사태는 전 세계 교회의 협력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교회들은 지역별 협의회를 구성하여, 난민들에게 임시 거처, 음식, 법률 상담, 언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전문 구호 단체 및 현지 정부와 협력한다. 이는 '총체적 선교'의 정신이 디아스포라 이슬람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결론: 혼자보다 강한 우리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슬람 선교 현장에 '고립'의 시대를 끝내고 '연결'의 시대를 열었다. 정보 공유 네트워크는 선교의 '두뇌' 역할을 하며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미디어 연합체는 '공군'이 되어 굳게 닫힌 국경을 넘나든다. 글로벌 기도 운동은 이 모든 사역을 떠받치는 '영적인 보급선'이며, 기능별 연합 사역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특수부대'처럼 협력하여 구체적인 과업을 완수한다.

이러한 협력의 그물망은 어느 한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공동의 비전 아래 자발적으로 모인 수많은 파트너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이러한 협력의 과정에는 여전히 수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함께'일 때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강하며,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연합의 정신이야말로 복음주의 운동이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맞서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 다음 마지막 장에서는 이러한 연합 운동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제기된 신학적 논쟁들과 미래의 도전들을 살펴보며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 5부: 현대적 논쟁과 미래: 내부자 운동과 새로운 도전들
서론: 새로운 길, 새로운 질문들
복음주의 연합 운동, 특히 로잔 운동이 촉발한 이슬람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은 의심할 여지 없이 혁명적이었다. 대결에서 관계로, 서구화에서 상황화로, 국가에서 미전도 종족으로의 전환은 지난 수십 년간 이슬람 선교 현장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창의성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많은 협력 네트워크가 탄생했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전략들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길은 평탄한 대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슬람 선교의 본질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깊고 어려운 신학적, 윤리적 질문들을 제기하는 '논쟁의 길'이기도 했다.

특히, '상황화'의 원리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복음주의권 내부에 깊은 신학적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의 적이 '자유주의 신학'이나 '종교 혼합주의'와 같은 외부의 명백한 적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복음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동지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성경적이고 효과적인가?"를 두고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현대 복음주의 이슬람 선교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내부자 운동(Insider Movement)' 논쟁을 중심으로, 연합 운동이 마주한 새로운 신학적 도전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9.11 테러 이후 심화된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과 정치적 이슬람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도전 속에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전망하며 이 긴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장 뜨거운 논쟁: 내부자 운동 (Insider Movement)
내부자 운동은 로잔 운동이 강조한 '상황화'의 논리를 가장 급진적으로 밀고 나아간 선교 모델이자, 오늘날 복음주의 이슬람 선교계의 가장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1. 내부자 운동이란 무엇인가? (C5 모델)
내부자 운동은 예수를 구주와 주님으로 믿는 신자들이 기독교로 공식적으로 '개종'하여 기존의 사회-종교적 공동체(이슬람 움마)를 떠나는 대신, 그 공동체 '내부'에 남아서 신앙을 유지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이들은 사회적, 법적, 문화적으로 여전히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자신들을 '예수를 따르는 무슬림(Muslim followers of Jesus)' 또는 '메시아적 무슬림(Messianic Muslims)'이라고 부른다.

실천: 이들은 교회 건물에 모이는 대신 가정이나 모스크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세례와 성찬과 같은 전통적인 교회의 의식을 이슬람 문화에 익숙한 다른 상징적인 행위로 대체하기도 한다. 꾸란을 완전히 부정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예수(이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들을 복음의 다리로 활용하고, 무함마드를 하나님의 여러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목표: 이 운동의 목표는 '추출주의' 선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개종자가 공동체로부터 추출되어 고립되는 것을 막고, 복음이 마치 '누룩'처럼 이슬람 공동체 전체에 자연스럽게 퍼져나가 내부로부터의 자생적인 변혁 운동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2. 지지자들의 주장: 관계와 운동의 극대화
내부자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것이 많은 이슬람권, 특히 개종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강경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대규모 복음 전파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장벽 제거: '기독교'라는 외래 종교에 대한 거부감과 개종에 따르는 사회적, 물리적 위협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낮춤으로써, 수많은 무슬림들이 복음의 본질적인 메시지 자체에 집중하고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운동의 잠재력: 개별적인 개종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가족과 씨족 전체가 복음을 받아들이는 '집단 개종 운동(People Movement)'을 일으킬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성경적 선례: 그들은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가 이방인 신자들에게 할례와 같은 유대적 문화의 멍에를 메우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중요한 성경적 선례로 제시한다.

3. 비판자들의 주장: 혼합주의와 신학적 타협
반면, 내부자 운동을 비판하는 이들은 이것이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험한 '혼합주의(Syncretism)'이자 신학적 타협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신학적 문제: 예수를 주로 고백하면서도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인정하거나,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샤하다를 계속 고백하는 것은 기독교의 핵심적인 진리, 즉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흐리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교회론의 문제: 세례와 성찬을 거부하고, 기존의 종교 공동체(모스크)에 남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새로운 언약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정체성을 약화시킨다고 본다.

윤리적 문제: 자신의 진정한 신앙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일종의 '기만'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신자들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내부자 운동 논쟁은 로잔 운동이 낳은 '자식'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정체성을 두고 복음주의 연합 운동 내부에 깊은 고민과 분열을 안겨주고 있다. 이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이슬람 선교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신학적 씨름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적 도전: 9.11 테러 이후의 세계
2001년 9.11 테러 사건은 이슬람과 서구 세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이슬람 선교 역시 새로운 시대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1.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의 확산과 선교적 기회
9.11 이후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이슬람을 폭력과 테러의 종교로 동일시하는 '이슬람 공포증'이 급격히 확산되었다. 이는 선교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슬림들에 대한 편견은 그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고,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는 서구의 '테러와의 전쟁'을 기독교의 '십자군 전쟁'으로 간주하며 선교사들에 대한 감시와 박해를 강화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는 교회에 새로운 선교적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구 사회로 이주한 수많은 무슬림 디아스포라들이 부당한 차별과 혐오에 시달릴 때, 교회가 먼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들의 인권을 옹호하며, 환대와 사랑을 베푸는 것은 복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2. 정치적 이슬람(Political Islam)의 부상과 대응
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과 더불어,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이슬람을 정치 이데올로기화하려는 '정치적 이슬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교는 단순히 개인의 신앙 문제를 넘어, 매우 민감한 정치적, 안보적 문제와 결부된다. 선교사들은 극도의 신중함과 지혜를 가지고 사역해야 하며, 순교의 위협에 대한 실제적인 대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교회가 어떻게 이슬람 사회 내의 민주화와 인권을 지지하는 온건 세력과 연대하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에 대해서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것인가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3.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역할 증대
미래의 이슬람 선교는 더 이상 서구 교회의 전유물이 아닐 것이다.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들이 이슬람 선교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구 선교사들이 '식민주의자'라는 역사적 부채를 안고 있는 반면, 비슷한 탈식민 경험을 공유한 비서구권 선교사들은 무슬림들에게 문화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이슬람 선교는 서구와 비서구 교회의 더욱 긴밀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결론: 겸손한 동반과 신실한 증언을 향하여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연합 운동은 이슬람 선교의 낡은 패러다임을 깨고, 상황화와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 결과 이슬람 선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창의적이고, 다양하며, 전략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길은 내부자 운동이라는 깊은 신학적 논쟁과, 9.11 이후의 복잡한 정치적 현실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이슬람 선교의 미래는 어느 하나의 '만능열쇠'를 찾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오히려 다양한 접근 방식들을 인정하는 '겸손', 신학적 긴장 속에서도 복음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분별력', 그리고 무엇보다 선교의 대상인 무슬림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성'에 달려 있을 것이다. 복음주의 연합 운동의 과제는 내부의 신학적 논쟁을 서로를 정죄하는 분열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더 신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거룩한 씨름'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을 향한 두려움과 편견이 팽배한 이 시대에, 교회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무슬림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 되어주는 '겸손한 동반자'의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우리의 '신실한 증언'은 그들의 마음속에 진정한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슬람 선교의 여정은 여전히 길고 험난하지만, 연합과 겸손의 정신 안에서 그 길을 걸어갈 때, 하나님께서는 이전 세대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부흥의 문을 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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Дэлхийн Интернэт Номлолын Нийгэмлэг (SWIM) нь 1996 онд байгуулагдсан номлогчийн байгууллага бөгөөд 20 гаруй жилийн турш интернет болон мэдээллийн технологийн тусламжтайгаар дэлхийн номлолд хувь нэмрээ оруулсаар ирсэ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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