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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프리카 등 비서구권 교회의 선교 활동.

종교신학 (Theology of Religion)

제 1부: 세계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서구의 시대를 넘어
서론: 기독교 세계의 중심 이동
21세기 기독교 지형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세계 기독교의 중심 이동(Shift of the Center of World Christianity)'입니다. 지난 500년간 세계 기독교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유럽과 북미, 즉 서구(Western world)의 시대가 저물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를 아우르는 비서구권,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교인 수의 증감을 넘어, 신학적 사유, 영성의 표현, 그리고 세계 선교의 동력과 주도권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 선교의 '대상(object)'이었던 지역들이 이제는 선교의 '주체(subject)'가 되어 전 세계를 향해 복음을 전하는 '거대한 반전(The Great Reversal)'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어떠한 역사적, 신학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발생했는지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것이 세계 선교에 가지는 함의를 고찰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비서구권 선교 활동을 나열하기에 앞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상이 얼마나 거대하고 필연적인 흐름인지를 이해하는 이론적 토대가 될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 서구 선교 시대의 유산과 한계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은 명실상부한 '위대한 선교의 세기(The Great Century of Missions)'로, 서구 교회가 주도한 선교 운동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시기였습니다.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를 필두로 한 수많은 서구 선교사들은 미지의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성경 번역, 학교 및 병원 설립 등을 통해 근대 문명의 이기(利器)를 전파하며 수많은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은 기독교가 명실상부한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는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비서구 국가의 교회들은 바로 이 서구 선교사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대한 업적의 이면에는 명백한 한계와 문제점 또한 존재했습니다. 서구 선교는 종종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확장과 그 궤를 같이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식민 통치의 앞잡이 역할을 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들의 활동은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전제하고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피선교지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미신적이거나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낳았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와 문화(Christ and Culture)'의 관계에 대한 깊은 신학적 성찰보다는, 서구의 기독교 문화를 이식하는 '문명화의 사명(Civilizing Mission)'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선교사와 현지인 사이에는 '주는 자'와 '받는 자'라는 비대칭적 권력 관계가 형성되었고, 현지 교회가 재정적, 행정적으로 서구 교회에 의존하는 '의존성(Dependency)' 문제는 현지 교회의 자립과 성숙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선교 모델은 현지인 지도자를 세우기보다는 서구 선교사가 주도권을 쥐는 '선교사 왕국(Missionary Kingdom)'을 구축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중반, 전 세계적으로 식민주의가 해체되고 민족주의가 발흥하면서 이러한 서구 중심적 선교 모델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화의 동력: 무엇이 이 거대한 전환을 이끌었는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 이동은 단일한 요인이 아닌, 복합적인 동력에 의해 추동되었습니다.

첫째, 탈식민주의와 민족 교회의 자립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교회 역시 서구 선교 단체로부터의 행정적, 신학적 독립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교회를 اداره하자'는 열망은 현지인 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자신들의 상황과 문화에 맞는 토착화된 신학(Indigenous Theology)과 상황화 신학(Contextual Theology)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서구의 신학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살아내려는 신학적 주체성이 확립된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의 폭발적인 인구 성장과 교회 부흥입니다. 20세기 내내 유럽의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한 반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는 기독교 인구 분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서구 교회가 이성주의와 세속주의의 도전 앞에 위축되는 동안, 글로벌 사우스의 교회들은 놀라운 활력과 영적 역동성을 바탕으로 대부흥을 경험했습니다. 1900년 아프리카의 기독교 인구는 약 900만 명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약 7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극적인 종교적 변화입니다.

셋째, 오순절/은사주의 운동의 전 지구적 확산입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오순절 운동은 성령의 은사, 즉 방언, 치유, 예언 등 초자연적 체험을 강조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가난과 질병,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던 글로벌 사우스의 민중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망을 얻을 수 있다는 오순절 신앙은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운동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확산되었으며, 역동적인 예배, 열정적인 기도, 그리고 모든 신자가 복음 전파의 사명을 지닌다는 평신도 중심의 신학은 글로벌 사우스 교회가 선교 지향적인 공동체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넷째, 세계화와 이주(Migration/Diaspora) 현상입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전 지구적 인구 이동을 촉진했습니다. 경제적 기회, 교육, 혹은 전쟁과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난 수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이주민들은 전 세계에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주민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신앙을 새로운 땅에 심는 '디아스포라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구 선교사들이 배를 타고 복음을 전했다면, 이제는 비행기를 탄 평신도 전문인, 유학생, 노동자들이 일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며 새로운 선교의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결론: 새로운 선교 주체의 등장과 그 의의
결론적으로, 세계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은 서구 교회의 쇠퇴와 비서구 교회의 성장이 교차하며 나타난 필연적인 역사적 현상입니다. 제국주의 시대의 유산인 서구 중심적, 일방향적 선교 모델은 그 한계를 드러냈고, 그 빈자리를 탈식민주의의 흐름 속에서 자립한 민족 교회들이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오순절 운동이 제공한 영적 동력과 세계화가 촉진한 인구 이동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했습니다. 이제 선교는 더 이상 '서구에서 나머지 세계로(from the West to the Rest)' 향하는 단선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복음이 전파되는 다중심적(polycentric)이고 다방향적인(multi-directional)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러한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이해하는 것은, 이어질 2부, 3부, 4부에서 살펴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구체적인 선교 활동이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움직임임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열쇠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선교의 주역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과 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21세기 세계 선교의 미래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제 2부: 아시아 교회의 역동적인 선교 활동: 고난 속에서 피어난 복음의 꽃
서론: 다양성과 저항의 땅, 아시아
아시아는 세계 육지의 3분의 1,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광활하고 다채로운 대륙입니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유교 등 세계적인 고등 종교의 발상지이자, 공산주의와 같은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시아의 기독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수 종교로서 수많은 도전과 핍박에 직면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고난의 토양은 아시아 교회를 더욱 강인하고 순수한 신앙 공동체로 연단시켰습니다. 아시아 교회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넘어, 이제는 자신들이 겪은 고난의 깊이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으로 대륙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강력한 선교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본 장에서는 세계 선교의 주요 파송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 교회를 필두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교회, 복잡성 속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인도 교회, 그리고 디아스포라를 통해 세계를 품는 필리핀 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시아 교회의 다채롭고 역동적인 선교 활동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한국 교회: 기도의 능력과 개교회 중심 선교의 모델
한국 교회는 비서구권 선교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수난을 겪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는 그 고난의 경험을 선교적 열정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한국 선교의 가장 큰 특징은 **'뜨거운 기도'**에 기반한 영성입니다. 새벽마다 나라와 민족, 그리고 세계 선교를 위해 부르짖는 새벽기도, 금요철야기도, 통성기도 등은 한국 선교를 움직이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개교회 중심의 선교'**입니다. 특정 교단이나 선교 단체보다는 개별 교회가 직접 선교사를 발굴, 훈련, 파송하고 재정적으로 전적으로 책임지는 모델이 주를 이룹니다. 이는 선교에 대한 성도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으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해 미전도 지역에 대한 개척 선교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수많은 대형 교회들이 경쟁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며 2000년대에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한계 또한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개교회 중심의 선교는 종종 교단 및 타 교회와의 협력 부족으로 인한 중복 투자와 비효율성을 낳았고, 선교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보다는 개교회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단기적 프로젝트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선교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위기 대응, 재교육 시스템의 부재는 많은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 교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교회주의를 넘어 교단과 선교 단체 간의 전략적 협력(Partnership)을 강화하고,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 교회: 박해를 넘어 세계로, '백 투 예루살렘'의 비전
중국 교회는 현대 기독교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성장 스토리를 가진 공동체입니다. 공산화 이후 혹독한 박해 아래 모든 교회가 문을 닫고 선교사들이 추방되었지만, 기독교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하에서 숨죽이고 있던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복음은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현재 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공식적인 통계를 훨씬 상회하는 1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중국 가정교회의 선교 비전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傳福音回耶路撒冷)' 운동입니다. 이는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서쪽으로 이동하며 유럽과 아메리카, 그리고 한국을 거쳐 중국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중국 교회가 마지막 주자로서 중국 서부의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와 중동의 이슬람권을 복음화하고 다시 예루살렘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원대한 비전입니다. 이 운동은 체계적인 조직보다는 자발적인 열망에 가깝지만, 수많은 중국인 선교사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교사들은 몇 가지 독특한 강점을 지닙니다. 첫째, 고난에 대한 내성입니다. 수십 년간의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켜온 이들에게 선교지의 어려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문화적 접근성입니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문화권은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며, '비즈니스'나 '노동'을 목적으로 쉽게 해당 지역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셋째, 거대한 인적 자원입니다. 중국 교회의 엄청난 규모는 잠재적인 선교 자원이 무궁무진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선교사 훈련 시스템의 부재, 정부의 지속적인 통제와 감시, 타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은 중국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교회가 21세기 세계 선교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인도 교회: 내적 선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선교
인도는 13억 인구 속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수천 개의 언어와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극도로 복잡한 사회입니다. 인도 교회는 이러한 '선교지의 축소판'과 같은 자국 내에서 수많은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내적 선교(Internal Mission)'**를 통해 풍부한 타문화권 선교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특히 최하층 계급인 달리트(Dalit)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개종 운동은 사회적 해방과 복음 전파가 결합된 독특한 선교 모델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내적 선교의 경험은 인도 교회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인도 선교사들은 복잡한 문화적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소수자로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공감적으로 다가갑니다. 인도의 선교 단체들(예: Indian Missionary Society, Friends Missionary Prayer Band)은 자국민의 헌금만으로 운영되며, '자급자족 선교'의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며, 최근에는 서구 사회에 형성된 거대한 인도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선교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강화되고 있는 힌두 민족주의(Hindutva) 세력의 기독교 박해와 강제 개종 금지법 등은 인도 교회의 선교 활동을 위축시키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교회: 디아스포라를 통한 '흩어지는 선교'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가톨릭 다수 국가이지만, 개신교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집니다. 필리핀 선교의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특징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만 명이 넘는 필리핀 해외 노동자(OFW, Overseas Filipino Workers)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입니다.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신앙을 가지고 가는 '평신도 선교사'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특히 기독교 선교가 극도로 제한된 중동의 이슬람 국가에서, 필리핀 OFW들은 가정부, 간호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며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눕니다. 이들은 주말마다 각자의 집이나 비밀스러운 장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이 '가정교회'는 현지인이나 다른 국적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초기지가 됩니다. 이들은 공식적인 선교사 신분이 아니기에 종교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현지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선교 모델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높은 영어 구사 능력과 친화력 있는 국민성 또한 필리핀 디아스포라 선교의 큰 강점입니다. 필리핀 교회와 선교 단체들은 이러한 OFW들을 선교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결론: 아시아 선교의 미래와 과제
아시아 교회의 선교는 고난과 핍박이라는 역경 속에서 피어난 강인한 생명력을 특징으로 합니다. 한국 교회의 기도와 헌신, 중국 교회의 거대한 비전, 인도 교회의 내적 경험, 필리핀 교회의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는 각각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 선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교회는 공통적으로 신학 훈련의 체계화, 재정 자립과 투명성 확보, 그리고 서구 모델을 넘어선 아시아적 선교 전략 개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영적, 경제적 부상은 앞으로 이 지역 교회가 세계 선교에서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교회의 선교는 '가난과 소수자'의 자리에서 시작되었기에, 세상의 변방과 그늘진 곳을 향한 더 깊은 공감과 연대의 선교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제 3부: 아프리카 교회의 영적 활력과 선교: 검은 대륙에서 떠오르는 빛
서론: 선교지에서 선교의 중심으로
20세기 초, 아프리카는 서구 선교사들에게 '검은 대륙(Dark Continent)'이라 불리며 복음화의 마지막 개척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세기 만에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 인구 비율이 높은 대륙 중 하나로 변모했으며, 이제는 그 폭발적인 영적 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새로운 선교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00년 약 900만 명에 불과했던 아프리카의 기독교인은 오늘날 6억 명을 넘어섰으며, 이 경이로운 성장은 단순히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인 변화, 즉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교회의 선교는 서구 교회가 잃어버린 영적 역동성과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세속화된 서구를 향한 '역선교(Reverse Mission)' 현상은 21세기 선교의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흐름입니다. 본 장에서는 아프리카 기독교 성장의 신학적 동력과 특징을 살펴보고,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에티오피아 등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를 통해 아프리카 교회가 어떻게 자신들의 독특한 영성을 바탕으로 세계 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지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 기독교 성장의 동력과 신학적 특징
아프리카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몇 가지 독특한 신학적, 문화적 특징에 기인합니다.

첫째, 성령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학입니다. 서구 신학이 이성과 합리주의의 영향으로 초자연적인 세계를 설명하는 데 주저하는 반면, 아프리카의 세계관은 영적인 실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성령의 치유, 축사(귀신 쫓음), 예언 등 가시적이고 체험적인 능력을 강조하는 오순절/은사주의 신학은 아프리카인들의 심성을 사로잡았습니다. 질병, 가난, 주술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이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이겨내고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강력한 복음으로 다가왔습니다.

둘째, **아프리카 토착 교회(AIC, African Initiated Churches)**의 역할입니다.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와는 별개로, 아프리카인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수천 개의 토착 교단들은 기독교 복음을 아프리카의 문화와 전통에 맞게 재해석하고 토착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춤을 예배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서구의 개인주의적 신앙보다 '우분투(Ubuntu, 내가 너를 통해 존재한다)' 정신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아프리카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내렸습니다. 일부 교단은 혼합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AIC는 서구의 문화적 옷을 벗고 아프리카의 옷을 입은 기독교를 구현하며 대중적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셋째, 총체적 복음(Holistic Gospel)에 대한 이해입니다. 많은 아프리카 교회들은 영혼 구원과 육신의 필요를 분리하지 않습니다. 복음 전도는 교육, 의료, 지역 개발, 빈곤 퇴치와 같은 사회적 책임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접근은 교회가 단순히 내세의 소망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 연구
1. 나이지리아: 역선교의 선봉에 선 거인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는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선교의 '거인'입니다. 특히 리디머 크리스천 처치 오브 갓(RCCG, Redeemed Christian Church of God), 위너스 채플(Winners' Chapel)과 같은 거대한 오순절 계통의 메가처치들은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공격적인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RCCG는 '모든 국가에 교회를 세운다'는 비전 아래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지교회를 설립했으며, 이들이 런던, 뉴욕, 토론토 등 서구 대도시의 중심가에 세운 교회들은 이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역선교'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선교의 특징은 담대한 영적 자신감과 미디어 활용에 있습니다. 이들은 서구의 세속주의를 영적 전쟁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기도의 능력으로 도시와 국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선포합니다. 또한 위성 TV 채널, 인터넷,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며, 대규모 집회와 컨퍼런스를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때로 기복 신앙과 번영 신학(Prosperity Gospel)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열정과 조직력은 침체된 서구 교회에 큰 도전과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2. 가나와 케냐: 전략적 훈련과 아프리카 대륙 내 선교
가나와 케냐는 나이지리아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선교사 훈련과 전략적인 접근으로 아프리카 선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선교 단체들은 아프리카 대륙 내 복음화율이 낮은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권과 불어권 국가들을 주요 선교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크라(가나)와 나이로비(케냐)는 아프리카 선교를 위한 전략적 허브 도시 역할을 하며, 수많은 선교 훈련 센터와 신학교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 선교의 특징은 **'아프리카인을 통한 아프리카 선교(Africans reaching Africans)'**라는 비전에 있습니다. 같은 아프리카인으로서 문화적, 인종적 장벽이 낮다는 강점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합니다. 또한, 서구 선교 단체와의 의존 관계를 벗어나 재정적 자립을 추구하며,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여 교회가 자생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과거 서구 선교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성숙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3. 에티오피아: 고대 기독교의 유산과 현대 오순절 운동의 만남
에티오피아는 사도행전에도 등장할 만큼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가진 독특한 국가입니다. 수 세기 동안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이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펜테(P'ent'ay)'라고 불리는 오순절/복음주의 운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에티오피아 기독교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선교는 고대 기독교의 깊은 영성과 현대 오순절 운동의 역동성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이들은 주변 이슬람 국가(소말리아, 수단 등)에 대한 선교적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에티오피아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통해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랜 기독교 역사에서 비롯된 자부심과 새로운 부흥 운동의 열정이 결합하여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을 복음화하는 중요한 선교 기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결론: 아프리카가 세계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아프리카 교회의 부상은 세계 기독교의 미래가 더 이상 서구의 신학과 스타일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아프리카 교회는 '살아있는 신앙'이란 무엇인지를 역동적인 예배와 뜨거운 기도, 그리고 공동체적 삶을 통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정적 자립, 체계적인 신학 교육의 부재, 일부의 극단적인 번영 신학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교회가 세계 선교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서구를 향해 던지는 역선교의 물결은, 영적으로 잠들어 있는 서구 교회를 깨우는 자명종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프리카 교회는 더 이상 동정과 원조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 교회가 겸손하게 배우고 동역해야 할 파트너이며, 21세기 기독교의 활력이 어디에서 샘솟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제 4부: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성장과 파송: '성령의 대륙'에서 세계로
서론: 가톨릭 대륙의 복음주의적 전환
수 세기 동안 라틴아메리카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의 대륙'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 대륙에서는 '조용한 혁명'이라 불릴 만한 극적인 영적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에반헬리코(Evangélicos)'라 불리는 개신교, 특히 오순절 교단이 민중 속으로 파고들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브라질과 같은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신교 인구를 가진 나라 중 하나가 되었으며, 라틴아메리카는 더 이상 선교의 변방이 아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한 선교사 파송 대륙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들의 신앙은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과 같은 지식인 중심의 신학과는 다른, 민중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체험적이고 역동적인 영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본 장에서는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경이로운 성장을 이끈 오순절 운동의 특징을 분석하고, 선교 대국으로 부상한 브라질, 그리고 분쟁의 아픔을 선교적 열정으로 승화시킨 과테말라와 콜롬비아의 사례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교회가 어떻게 자신들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선교에 기여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성장의 심장, 오순절 운동(Pentecostalismo)
라틴아메리카 개신교 성장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오순절 운동'입니다. 왜 오순절 신앙은 이토록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첫째, 체험 중심의 신앙입니다. 전통적인 가톨릭교회가 교리와 의식 중심의 권위적인 신앙 형태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오순절 교회는 모든 신자가 성령을 통해 하나님을 직접적이고 인격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방언, 치유, 예언과 같은 성령의 은사는 문맹률이 높고 교육 수준이 낮았던 민중들에게 성경 지식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신앙의 증거로 다가왔습니다.

둘째, 따뜻한 공동체의 제공입니다.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농촌을 떠나 도시 빈민가로 몰려든 사람들은 극심한 소외와 불안을 겪었습니다. 오순절 교회는 이들에게 단순히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기쁨을 나누는 새로운 '가족'이자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었습니다. '형제(hermano)', '자매(hermana)'라는 호칭은 이러한 끈끈한 유대감을 상징합니다.

셋째, 평신도의 자발적 참여입니다. 사제 중심의 가톨릭교회와 달리, 오순절 교회는 모든 신자가 은사에 따라 교회의 사역에 참여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정규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평신도라도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만인사제설'의 급진적인 실현은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넷째, 현실 문제에 대한 영적 해답 제시입니다.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마약, 실업 등 도시 빈민들이 겪는 구체적인 삶의 문제에 대해, 오순절 교회는 '예수를 믿으면 삶이 변화된다'는 명확하고 실제적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통해 파괴되었던 삶을 회복하는 간증은 그 어떤 신학 이론보다 강력한 전도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 연구
1. 브라질: 라틴아메리카 선교의 거대한 엔진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세계 선교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거대한 동력원입니다. 세계 최대의 오순절 교단 중 하나인 '하나님의 성회(Assembleias de Deus)'를 비롯하여, '하나님의 나라 보편교회(IURD, Igreja Universal do Reino de Deus)' 등 브라질의 대형 교단들은 막강한 조직력과 재정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선교의 특징은 문화적 유사성을 활용한 전략적 접근에 있습니다. 특히 같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의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등은 브라질 선교의 최우선 지역입니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 그리고 비슷한 식민지 경험을 공유한다는 강점을 활용하여 서구 선교사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다가갑니다. 또한 일본, 미국 등지에 형성된 거대한 브라질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이를 거점으로 현지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는 전략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선교는 이제 단순히 선교사를 보내는 것을 넘어, 선교사 훈련 센터를 설립하고 국제적인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세계 선교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 과테말라와 콜롬비아: 고난 속에서 연단된 선교적 열정
과테말라와 콜롬비아는 수십 년간 지속된 내전과 마약 카르텔의 폭력, 정치적 불안이라는 극심한 사회적 고통을 겪은 국가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고난의 역사는 이들 국가의 교회를 더욱 뜨겁고 강력한 신앙 공동체로 만들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복음은 내세에 대한 소망이자 현재의 고통을 이겨낼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이들 국가 선교의 특징은 위기 상황 속에서 검증된 제자도와 교회 개척 모델에 있습니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폭력과 갈등의 현장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이들이 가진 '고난의 신학'은 이론이 아닌 삶으로 체득된 것이기에 강력한 설득력을 지닙니다. 또한, 거대한 조직보다는 소규모 셀 그룹(Cell Group) 중심의 교회 구조를 통해 급변하는 위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교회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이나 박해받는 지역에서 사역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와 콜롬비아 교회는 자신들이 겪은 고통의 의미를 세계를 섬기는 사명으로 승화시키며,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3. Misión Integral: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적 선교 신학
라틴아메리카 선교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션 인테그랄(Misión Integral)', 즉 통합적 선교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1970년대부터 라틴아메리카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발전시킨 개념으로, 복음 전도(Evangelism)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다는 신학입니다. 가난, 불의, 억압이라는 구조적인 죄악이 만연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 속에서, 단순히 개인의 영혼 구원만을 외치는 것은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성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통합적 선교는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는 동시에,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실현하고 사회를 변혁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신학은 라틴아메리카 교회가 지역 사회 개발, 인권 운동, 문맹 퇴치 교육 등 다양한 사회적 사역에 참여하는 이론적 기반이 되었으며, 전 세계 복음주의권의 선교 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 열정과 관계 중심의 선교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부상은 세계 기독교에 '뜨거운 열정'과 '관계 중심적 영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선교는 잘 짜인 전략이나 풍부한 재정보다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담대함과 사람들과의 인격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물론, 일부 교회의 극단적인 번영 신학, 부족한 신학 훈련,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년간의 가톨릭 지배와 수십 년간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피어난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선교적 활력은 이제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면 얼마든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며, 세상의 약한 자들을 통해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제 5부: 비서구권 선교의 공통 특징, 과제, 그리고 세계사적 의의
서론: 새로운 물결의 종합적 이해
앞서 우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권 교회들이 각각의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세계 선교의 주역으로 부상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각 대륙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그 흐름의 저변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과 동력이 존재하며, 또한 유사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공통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비서구권 선교, 즉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전체적인 초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 새로운 선교의 물결이 21세기 세계 기독교와 인류 역사에 던지는 신학적, 문화적, 그리고 지정학적 의의는 무엇인지 고찰함으로써 본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현상을 기술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세계 선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고, 우리 시대에 요청되는 선교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공통된 특징
서구 선교와 비교했을 때, 글로벌 사우스 선교는 다음과 같은 뚜렷한 공통점을 보인다.

1. 성령 중심의 역동적 영성 (Pneumatocentric Spirituality)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성령의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역사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서구 교회가 이성주의의 영향으로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기도, 치유, 축사, 예언 등 성령의 은사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성령은 신학적 교리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의 삶과 사역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역사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다. 이러한 '기능적 성령론(Functional Pneumatology)'은 선교에 있어 인간의 전략이나 자원보다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게 만들며, 영적 전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2. 관계 중심적, 공동체적 접근 (Relational and Communal Approach)
서구 문화가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다면, 글로벌 사우스의 문화는 대부분 관계와 공동체를 중시한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선교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서구의 선교가 '4영리'와 같은 논리적이고 명제적인 복음 제시에 익숙하다면, 글로벌 사우스의 선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삶을 나누며, 공동체 안으로 초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들에게 전도는 개인의 결단을 넘어, 한 사람이 새로운 공동체에 속하게 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비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신앙이 삶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돕는 데 효과적이다.

3. 고난의 신학과 회복력 (Theology of Suffering and Resilience)
대부분의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가난, 질병, 정치적 억압, 종교적 박해라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이들에게 고난은 피해야 할 저주가 아니라, 신앙을 연단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통로로 이해된다. 이러한 '고난의 신학'은 선교사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강인한 회복력(Resilience)을 부여한다. "가난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from the poor to the poor)"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모습은, 풍요 속에서 안주하려는 서구 교회에 큰 경종을 울린다.

4. 평신도 중심의 자발적 선교 (Lay-led and Spontaneous Mission)
글로벌 사우스 선교는 소수의 신학 엘리트나 전문 선교사가 주도하기보다는, 대다수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중 운동(Mass Movement)'의 성격을 띤다. 특히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해외로 이주한 디아스포라(Diaspora)들이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전문인 선교(Tentmaking Mission)'는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이는 모든 신자가 선교사라는 종교개혁의 '만인사제설'이 가장 역동적으로 구현되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5. 총체적(통합적) 선교 지향 (Holistic/Integral Mission Orientation)
영혼 구원과 사회적 책임을 분리하는 이원론적 경향을 보여온 일부 서구 복음주의와 달리,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복음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들이 직접 가난과 불의를 경험했기에, 복음이 개인의 영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혁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믿는다.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적 선교(Misión Integral)' 개념이 대표적이듯, 이들은 교회가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우고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러한 섬김을 통해 복음의 진정성을 증거한다.

공통적으로 직면한 과제와 도전
새로운 선교의 주역으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신학 교육의 부재와 이단 문제이다.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 비해 체계적인 신학 교육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성경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난무하고, 기복 신앙이나 번영 신학 같은 비성경적인 가르침이 쉽게 확산될 위험이 크다. 건강한 선교를 위해서는 현지 상황에 맞는 깊이 있는 신학 교육과 지도자 훈련이 시급하다.

둘째, 재정적 자립과 투명성 문제이다. 많은 교회들이 여전히 재정적으로 열악하며, 일부는 서구 교회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재정적 자립은 선교적 주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일부 대형 교회 지도자들의 재정 비리와 불투명한 운영은 사회적 신뢰를 잃게 하고 선교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선교적 파트너십의 성숙이다. 과거의 '주는 자-받는 자'라는 수직적 관계를 넘어, 서구 교회와 비서구 교회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상호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 신학적 대화, 전략 공유 등 다차원적인 협력을 포함한다. 비서구 교회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는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을 강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넷째, 타문화 이해와 상황화의 깊이이다. 비서구권 선교사라고 해서 자동으로 타문화권 사역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문화적 배경을 절대화하여 다른 문화권에 강요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복음의 핵심 진리는 보존하면서도, 그것을 각 문화가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해내는 깊이 있는 '상황화(Contextualization)'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사적 의의와 미래 전망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부상과 이들의 선교 활동은 21세기 세계 기독교를 넘어 인류 역사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첫째, 기독교의 탈서구화(De-Westernization)와 진정한 보편화이다. 기독교가 더 이상 서구 백인의 종교가 아니라, 모든 인종과 문화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종교(World Religion)'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보편성을 회복하고,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 복음의 풍성함이 더욱 깊이 드러나게 할 것이다.

둘째, 다중심적 세계 선교 시대의 개막이다. 이제 선교의 흐름은 일방향이 아닌 다방향으로 흐른다. 아프리카 선교사가 유럽으로, 아시아 선교사가 아프리카로, 라틴아메리카 선교사가 미국으로 향한다. 이러한 '다중심적 선교(Polycentric Mission)'는 선교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요구하며, 전 세계 교회가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셋째, 영적으로 침체된 서구 사회의 재복음화이다. 세속주의와 물질주의로 인해 영적 활력을 잃어버린 서구 사회에,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새로운 영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역선교'는 서구 교회가 자신들의 신앙을 성찰하고, 잃어버렸던 복음의 열정과 생명력을 회복하도록 도전하는 예언자적 목소리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서구권 교회의 선교는 단순히 선교사 파송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넘어, 지난 2천 년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이다. 이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가 특정 국가나 민족에 의해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새로운 주체들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져 감을 보여주는 장엄한 파노라마다. 앞으로 세계 선교의 미래는 이 새로운 주역들이 자신들의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전 세계 교회와 어떻게 동역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독특한 사명을 감당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거대한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방향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다수세계의 선교

제 1부: 세계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서구의 시대를 넘어
서론: 기독교 세계의 중심 이동
21세기 기독교 지형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세계 기독교의 중심 이동(Shift of the Center of World Christianity)'입니다. 지난 500년간 세계 기독교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유럽과 북미, 즉 서구(Western world)의 시대가 저물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를 아우르는 비서구권,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교인 수의 증감을 넘어, 신학적 사유, 영성의 표현, 그리고 세계 선교의 동력과 주도권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 선교의 '대상(object)'이었던 지역들이 이제는 선교의 '주체(subject)'가 되어 전 세계를 향해 복음을 전하는 '거대한 반전(The Great Reversal)'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어떠한 역사적, 신학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발생했는지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것이 세계 선교에 가지는 함의를 고찰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비서구권 선교 활동을 나열하기에 앞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상이 얼마나 거대하고 필연적인 흐름인지를 이해하는 이론적 토대가 될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 서구 선교 시대의 유산과 한계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은 명실상부한 '위대한 선교의 세기(The Great Century of Missions)'로, 서구 교회가 주도한 선교 운동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시기였습니다.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를 필두로 한 수많은 서구 선교사들은 미지의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성경 번역, 학교 및 병원 설립 등을 통해 근대 문명의 이기(利器)를 전파하며 수많은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은 기독교가 명실상부한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는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비서구 국가의 교회들은 바로 이 서구 선교사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대한 업적의 이면에는 명백한 한계와 문제점 또한 존재했습니다. 서구 선교는 종종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확장과 그 궤를 같이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식민 통치의 앞잡이 역할을 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들의 활동은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전제하고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피선교지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미신적이거나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낳았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와 문화(Christ and Culture)'의 관계에 대한 깊은 신학적 성찰보다는, 서구의 기독교 문화를 이식하는 '문명화의 사명(Civilizing Mission)'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선교사와 현지인 사이에는 '주는 자'와 '받는 자'라는 비대칭적 권력 관계가 형성되었고, 현지 교회가 재정적, 행정적으로 서구 교회에 의존하는 '의존성(Dependency)' 문제는 현지 교회의 자립과 성숙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선교 모델은 현지인 지도자를 세우기보다는 서구 선교사가 주도권을 쥐는 '선교사 왕국(Missionary Kingdom)'을 구축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중반, 전 세계적으로 식민주의가 해체되고 민족주의가 발흥하면서 이러한 서구 중심적 선교 모델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화의 동력: 무엇이 이 거대한 전환을 이끌었는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 이동은 단일한 요인이 아닌, 복합적인 동력에 의해 추동되었습니다.

첫째, 탈식민주의와 민족 교회의 자립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교회 역시 서구 선교 단체로부터의 행정적, 신학적 독립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교회를 اداره하자'는 열망은 현지인 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자신들의 상황과 문화에 맞는 토착화된 신학(Indigenous Theology)과 상황화 신학(Contextual Theology)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서구의 신학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살아내려는 신학적 주체성이 확립된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의 폭발적인 인구 성장과 교회 부흥입니다. 20세기 내내 유럽의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한 반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는 기독교 인구 분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서구 교회가 이성주의와 세속주의의 도전 앞에 위축되는 동안, 글로벌 사우스의 교회들은 놀라운 활력과 영적 역동성을 바탕으로 대부흥을 경험했습니다. 1900년 아프리카의 기독교 인구는 약 900만 명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약 7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극적인 종교적 변화입니다.

셋째, 오순절/은사주의 운동의 전 지구적 확산입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오순절 운동은 성령의 은사, 즉 방언, 치유, 예언 등 초자연적 체험을 강조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가난과 질병,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던 글로벌 사우스의 민중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망을 얻을 수 있다는 오순절 신앙은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운동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확산되었으며, 역동적인 예배, 열정적인 기도, 그리고 모든 신자가 복음 전파의 사명을 지닌다는 평신도 중심의 신학은 글로벌 사우스 교회가 선교 지향적인 공동체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넷째, 세계화와 이주(Migration/Diaspora) 현상입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전 지구적 인구 이동을 촉진했습니다. 경제적 기회, 교육, 혹은 전쟁과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난 수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이주민들은 전 세계에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주민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신앙을 새로운 땅에 심는 '디아스포라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구 선교사들이 배를 타고 복음을 전했다면, 이제는 비행기를 탄 평신도 전문인, 유학생, 노동자들이 일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며 새로운 선교의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결론: 새로운 선교 주체의 등장과 그 의의
결론적으로, 세계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은 서구 교회의 쇠퇴와 비서구 교회의 성장이 교차하며 나타난 필연적인 역사적 현상입니다. 제국주의 시대의 유산인 서구 중심적, 일방향적 선교 모델은 그 한계를 드러냈고, 그 빈자리를 탈식민주의의 흐름 속에서 자립한 민족 교회들이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오순절 운동이 제공한 영적 동력과 세계화가 촉진한 인구 이동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했습니다. 이제 선교는 더 이상 '서구에서 나머지 세계로(from the West to the Rest)' 향하는 단선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복음이 전파되는 다중심적(polycentric)이고 다방향적인(multi-directional)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러한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이해하는 것은, 이어질 2부, 3부, 4부에서 살펴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구체적인 선교 활동이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움직임임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열쇠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선교의 주역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과 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21세기 세계 선교의 미래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제 2부: 아시아 교회의 역동적인 선교 활동: 고난 속에서 피어난 복음의 꽃
서론: 다양성과 저항의 땅, 아시아
아시아는 세계 육지의 3분의 1,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광활하고 다채로운 대륙입니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유교 등 세계적인 고등 종교의 발상지이자, 공산주의와 같은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시아의 기독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수 종교로서 수많은 도전과 핍박에 직면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고난의 토양은 아시아 교회를 더욱 강인하고 순수한 신앙 공동체로 연단시켰습니다. 아시아 교회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넘어, 이제는 자신들이 겪은 고난의 깊이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으로 대륙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강력한 선교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본 장에서는 세계 선교의 주요 파송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 교회를 필두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교회, 복잡성 속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인도 교회, 그리고 디아스포라를 통해 세계를 품는 필리핀 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시아 교회의 다채롭고 역동적인 선교 활동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한국 교회: 기도의 능력과 개교회 중심 선교의 모델
한국 교회는 비서구권 선교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수난을 겪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는 그 고난의 경험을 선교적 열정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한국 선교의 가장 큰 특징은 **'뜨거운 기도'**에 기반한 영성입니다. 새벽마다 나라와 민족, 그리고 세계 선교를 위해 부르짖는 새벽기도, 금요철야기도, 통성기도 등은 한국 선교를 움직이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개교회 중심의 선교'**입니다. 특정 교단이나 선교 단체보다는 개별 교회가 직접 선교사를 발굴, 훈련, 파송하고 재정적으로 전적으로 책임지는 모델이 주를 이룹니다. 이는 선교에 대한 성도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으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해 미전도 지역에 대한 개척 선교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수많은 대형 교회들이 경쟁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며 2000년대에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한계 또한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개교회 중심의 선교는 종종 교단 및 타 교회와의 협력 부족으로 인한 중복 투자와 비효율성을 낳았고, 선교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보다는 개교회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단기적 프로젝트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선교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위기 대응, 재교육 시스템의 부재는 많은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 교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교회주의를 넘어 교단과 선교 단체 간의 전략적 협력(Partnership)을 강화하고,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 교회: 박해를 넘어 세계로, '백 투 예루살렘'의 비전
중국 교회는 현대 기독교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성장 스토리를 가진 공동체입니다. 공산화 이후 혹독한 박해 아래 모든 교회가 문을 닫고 선교사들이 추방되었지만, 기독교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하에서 숨죽이고 있던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복음은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현재 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공식적인 통계를 훨씬 상회하는 1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중국 가정교회의 선교 비전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傳福音回耶路撒冷)' 운동입니다. 이는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서쪽으로 이동하며 유럽과 아메리카, 그리고 한국을 거쳐 중국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중국 교회가 마지막 주자로서 중국 서부의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와 중동의 이슬람권을 복음화하고 다시 예루살렘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원대한 비전입니다. 이 운동은 체계적인 조직보다는 자발적인 열망에 가깝지만, 수많은 중국인 선교사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교사들은 몇 가지 독특한 강점을 지닙니다. 첫째, 고난에 대한 내성입니다. 수십 년간의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켜온 이들에게 선교지의 어려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문화적 접근성입니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문화권은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며, '비즈니스'나 '노동'을 목적으로 쉽게 해당 지역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셋째, 거대한 인적 자원입니다. 중국 교회의 엄청난 규모는 잠재적인 선교 자원이 무궁무진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선교사 훈련 시스템의 부재, 정부의 지속적인 통제와 감시, 타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은 중국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교회가 21세기 세계 선교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인도 교회: 내적 선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선교
인도는 13억 인구 속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수천 개의 언어와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극도로 복잡한 사회입니다. 인도 교회는 이러한 '선교지의 축소판'과 같은 자국 내에서 수많은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내적 선교(Internal Mission)'**를 통해 풍부한 타문화권 선교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특히 최하층 계급인 달리트(Dalit)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개종 운동은 사회적 해방과 복음 전파가 결합된 독특한 선교 모델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내적 선교의 경험은 인도 교회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인도 선교사들은 복잡한 문화적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소수자로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공감적으로 다가갑니다. 인도의 선교 단체들(예: Indian Missionary Society, Friends Missionary Prayer Band)은 자국민의 헌금만으로 운영되며, '자급자족 선교'의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며, 최근에는 서구 사회에 형성된 거대한 인도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선교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강화되고 있는 힌두 민족주의(Hindutva) 세력의 기독교 박해와 강제 개종 금지법 등은 인도 교회의 선교 활동을 위축시키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교회: 디아스포라를 통한 '흩어지는 선교'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가톨릭 다수 국가이지만, 개신교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집니다. 필리핀 선교의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특징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만 명이 넘는 필리핀 해외 노동자(OFW, Overseas Filipino Workers)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입니다.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신앙을 가지고 가는 '평신도 선교사'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특히 기독교 선교가 극도로 제한된 중동의 이슬람 국가에서, 필리핀 OFW들은 가정부, 간호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며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눕니다. 이들은 주말마다 각자의 집이나 비밀스러운 장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이 '가정교회'는 현지인이나 다른 국적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초기지가 됩니다. 이들은 공식적인 선교사 신분이 아니기에 종교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현지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선교 모델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높은 영어 구사 능력과 친화력 있는 국민성 또한 필리핀 디아스포라 선교의 큰 강점입니다. 필리핀 교회와 선교 단체들은 이러한 OFW들을 선교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결론: 아시아 선교의 미래와 과제
아시아 교회의 선교는 고난과 핍박이라는 역경 속에서 피어난 강인한 생명력을 특징으로 합니다. 한국 교회의 기도와 헌신, 중국 교회의 거대한 비전, 인도 교회의 내적 경험, 필리핀 교회의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는 각각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 선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교회는 공통적으로 신학 훈련의 체계화, 재정 자립과 투명성 확보, 그리고 서구 모델을 넘어선 아시아적 선교 전략 개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영적, 경제적 부상은 앞으로 이 지역 교회가 세계 선교에서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교회의 선교는 '가난과 소수자'의 자리에서 시작되었기에, 세상의 변방과 그늘진 곳을 향한 더 깊은 공감과 연대의 선교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제 3부: 아프리카 교회의 영적 활력과 선교: 검은 대륙에서 떠오르는 빛
서론: 선교지에서 선교의 중심으로
20세기 초, 아프리카는 서구 선교사들에게 '검은 대륙(Dark Continent)'이라 불리며 복음화의 마지막 개척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세기 만에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 인구 비율이 높은 대륙 중 하나로 변모했으며, 이제는 그 폭발적인 영적 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새로운 선교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00년 약 900만 명에 불과했던 아프리카의 기독교인은 오늘날 6억 명을 넘어섰으며, 이 경이로운 성장은 단순히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인 변화, 즉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교회의 선교는 서구 교회가 잃어버린 영적 역동성과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세속화된 서구를 향한 '역선교(Reverse Mission)' 현상은 21세기 선교의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흐름입니다. 본 장에서는 아프리카 기독교 성장의 신학적 동력과 특징을 살펴보고,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에티오피아 등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를 통해 아프리카 교회가 어떻게 자신들의 독특한 영성을 바탕으로 세계 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지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 기독교 성장의 동력과 신학적 특징
아프리카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몇 가지 독특한 신학적, 문화적 특징에 기인합니다.

첫째, 성령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학입니다. 서구 신학이 이성과 합리주의의 영향으로 초자연적인 세계를 설명하는 데 주저하는 반면, 아프리카의 세계관은 영적인 실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성령의 치유, 축사(귀신 쫓음), 예언 등 가시적이고 체험적인 능력을 강조하는 오순절/은사주의 신학은 아프리카인들의 심성을 사로잡았습니다. 질병, 가난, 주술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이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이겨내고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강력한 복음으로 다가왔습니다.

둘째, **아프리카 토착 교회(AIC, African Initiated Churches)**의 역할입니다.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와는 별개로, 아프리카인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수천 개의 토착 교단들은 기독교 복음을 아프리카의 문화와 전통에 맞게 재해석하고 토착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춤을 예배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서구의 개인주의적 신앙보다 '우분투(Ubuntu, 내가 너를 통해 존재한다)' 정신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아프리카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내렸습니다. 일부 교단은 혼합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AIC는 서구의 문화적 옷을 벗고 아프리카의 옷을 입은 기독교를 구현하며 대중적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셋째, 총체적 복음(Holistic Gospel)에 대한 이해입니다. 많은 아프리카 교회들은 영혼 구원과 육신의 필요를 분리하지 않습니다. 복음 전도는 교육, 의료, 지역 개발, 빈곤 퇴치와 같은 사회적 책임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접근은 교회가 단순히 내세의 소망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 연구
1. 나이지리아: 역선교의 선봉에 선 거인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는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선교의 '거인'입니다. 특히 리디머 크리스천 처치 오브 갓(RCCG, Redeemed Christian Church of God), 위너스 채플(Winners' Chapel)과 같은 거대한 오순절 계통의 메가처치들은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공격적인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RCCG는 '모든 국가에 교회를 세운다'는 비전 아래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지교회를 설립했으며, 이들이 런던, 뉴욕, 토론토 등 서구 대도시의 중심가에 세운 교회들은 이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역선교'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선교의 특징은 담대한 영적 자신감과 미디어 활용에 있습니다. 이들은 서구의 세속주의를 영적 전쟁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기도의 능력으로 도시와 국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선포합니다. 또한 위성 TV 채널, 인터넷,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며, 대규모 집회와 컨퍼런스를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때로 기복 신앙과 번영 신학(Prosperity Gospel)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열정과 조직력은 침체된 서구 교회에 큰 도전과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2. 가나와 케냐: 전략적 훈련과 아프리카 대륙 내 선교
가나와 케냐는 나이지리아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선교사 훈련과 전략적인 접근으로 아프리카 선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선교 단체들은 아프리카 대륙 내 복음화율이 낮은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권과 불어권 국가들을 주요 선교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크라(가나)와 나이로비(케냐)는 아프리카 선교를 위한 전략적 허브 도시 역할을 하며, 수많은 선교 훈련 센터와 신학교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 선교의 특징은 **'아프리카인을 통한 아프리카 선교(Africans reaching Africans)'**라는 비전에 있습니다. 같은 아프리카인으로서 문화적, 인종적 장벽이 낮다는 강점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합니다. 또한, 서구 선교 단체와의 의존 관계를 벗어나 재정적 자립을 추구하며,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여 교회가 자생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과거 서구 선교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성숙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3. 에티오피아: 고대 기독교의 유산과 현대 오순절 운동의 만남
에티오피아는 사도행전에도 등장할 만큼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가진 독특한 국가입니다. 수 세기 동안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이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펜테(P'ent'ay)'라고 불리는 오순절/복음주의 운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에티오피아 기독교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선교는 고대 기독교의 깊은 영성과 현대 오순절 운동의 역동성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이들은 주변 이슬람 국가(소말리아, 수단 등)에 대한 선교적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에티오피아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통해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랜 기독교 역사에서 비롯된 자부심과 새로운 부흥 운동의 열정이 결합하여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을 복음화하는 중요한 선교 기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결론: 아프리카가 세계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아프리카 교회의 부상은 세계 기독교의 미래가 더 이상 서구의 신학과 스타일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아프리카 교회는 '살아있는 신앙'이란 무엇인지를 역동적인 예배와 뜨거운 기도, 그리고 공동체적 삶을 통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정적 자립, 체계적인 신학 교육의 부재, 일부의 극단적인 번영 신학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교회가 세계 선교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서구를 향해 던지는 역선교의 물결은, 영적으로 잠들어 있는 서구 교회를 깨우는 자명종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프리카 교회는 더 이상 동정과 원조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 교회가 겸손하게 배우고 동역해야 할 파트너이며, 21세기 기독교의 활력이 어디에서 샘솟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제 4부: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성장과 파송: '성령의 대륙'에서 세계로
서론: 가톨릭 대륙의 복음주의적 전환
수 세기 동안 라틴아메리카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의 대륙'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 대륙에서는 '조용한 혁명'이라 불릴 만한 극적인 영적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에반헬리코(Evangélicos)'라 불리는 개신교, 특히 오순절 교단이 민중 속으로 파고들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브라질과 같은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신교 인구를 가진 나라 중 하나가 되었으며, 라틴아메리카는 더 이상 선교의 변방이 아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한 선교사 파송 대륙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들의 신앙은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과 같은 지식인 중심의 신학과는 다른, 민중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체험적이고 역동적인 영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본 장에서는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경이로운 성장을 이끈 오순절 운동의 특징을 분석하고, 선교 대국으로 부상한 브라질, 그리고 분쟁의 아픔을 선교적 열정으로 승화시킨 과테말라와 콜롬비아의 사례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교회가 어떻게 자신들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선교에 기여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성장의 심장, 오순절 운동(Pentecostalismo)
라틴아메리카 개신교 성장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오순절 운동'입니다. 왜 오순절 신앙은 이토록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첫째, 체험 중심의 신앙입니다. 전통적인 가톨릭교회가 교리와 의식 중심의 권위적인 신앙 형태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오순절 교회는 모든 신자가 성령을 통해 하나님을 직접적이고 인격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방언, 치유, 예언과 같은 성령의 은사는 문맹률이 높고 교육 수준이 낮았던 민중들에게 성경 지식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신앙의 증거로 다가왔습니다.

둘째, 따뜻한 공동체의 제공입니다.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농촌을 떠나 도시 빈민가로 몰려든 사람들은 극심한 소외와 불안을 겪었습니다. 오순절 교회는 이들에게 단순히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기쁨을 나누는 새로운 '가족'이자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었습니다. '형제(hermano)', '자매(hermana)'라는 호칭은 이러한 끈끈한 유대감을 상징합니다.

셋째, 평신도의 자발적 참여입니다. 사제 중심의 가톨릭교회와 달리, 오순절 교회는 모든 신자가 은사에 따라 교회의 사역에 참여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정규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평신도라도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만인사제설'의 급진적인 실현은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넷째, 현실 문제에 대한 영적 해답 제시입니다.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마약, 실업 등 도시 빈민들이 겪는 구체적인 삶의 문제에 대해, 오순절 교회는 '예수를 믿으면 삶이 변화된다'는 명확하고 실제적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통해 파괴되었던 삶을 회복하는 간증은 그 어떤 신학 이론보다 강력한 전도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주요 선교 파송국의 사례 연구
1. 브라질: 라틴아메리카 선교의 거대한 엔진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세계 선교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거대한 동력원입니다. 세계 최대의 오순절 교단 중 하나인 '하나님의 성회(Assembleias de Deus)'를 비롯하여, '하나님의 나라 보편교회(IURD, Igreja Universal do Reino de Deus)' 등 브라질의 대형 교단들은 막강한 조직력과 재정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선교의 특징은 문화적 유사성을 활용한 전략적 접근에 있습니다. 특히 같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의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등은 브라질 선교의 최우선 지역입니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 그리고 비슷한 식민지 경험을 공유한다는 강점을 활용하여 서구 선교사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다가갑니다. 또한 일본, 미국 등지에 형성된 거대한 브라질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이를 거점으로 현지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는 전략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선교는 이제 단순히 선교사를 보내는 것을 넘어, 선교사 훈련 센터를 설립하고 국제적인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세계 선교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 과테말라와 콜롬비아: 고난 속에서 연단된 선교적 열정
과테말라와 콜롬비아는 수십 년간 지속된 내전과 마약 카르텔의 폭력, 정치적 불안이라는 극심한 사회적 고통을 겪은 국가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고난의 역사는 이들 국가의 교회를 더욱 뜨겁고 강력한 신앙 공동체로 만들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복음은 내세에 대한 소망이자 현재의 고통을 이겨낼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이들 국가 선교의 특징은 위기 상황 속에서 검증된 제자도와 교회 개척 모델에 있습니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폭력과 갈등의 현장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이들이 가진 '고난의 신학'은 이론이 아닌 삶으로 체득된 것이기에 강력한 설득력을 지닙니다. 또한, 거대한 조직보다는 소규모 셀 그룹(Cell Group) 중심의 교회 구조를 통해 급변하는 위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교회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이나 박해받는 지역에서 사역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와 콜롬비아 교회는 자신들이 겪은 고통의 의미를 세계를 섬기는 사명으로 승화시키며,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3. Misión Integral: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적 선교 신학
라틴아메리카 선교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션 인테그랄(Misión Integral)', 즉 통합적 선교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1970년대부터 라틴아메리카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발전시킨 개념으로, 복음 전도(Evangelism)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다는 신학입니다. 가난, 불의, 억압이라는 구조적인 죄악이 만연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 속에서, 단순히 개인의 영혼 구원만을 외치는 것은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성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통합적 선교는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는 동시에,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실현하고 사회를 변혁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신학은 라틴아메리카 교회가 지역 사회 개발, 인권 운동, 문맹 퇴치 교육 등 다양한 사회적 사역에 참여하는 이론적 기반이 되었으며, 전 세계 복음주의권의 선교 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 열정과 관계 중심의 선교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부상은 세계 기독교에 '뜨거운 열정'과 '관계 중심적 영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선교는 잘 짜인 전략이나 풍부한 재정보다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담대함과 사람들과의 인격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물론, 일부 교회의 극단적인 번영 신학, 부족한 신학 훈련,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년간의 가톨릭 지배와 수십 년간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피어난 라틴아메리카 교회의 선교적 활력은 이제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면 얼마든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며, 세상의 약한 자들을 통해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제 5부: 비서구권 선교의 공통 특징, 과제, 그리고 세계사적 의의
서론: 새로운 물결의 종합적 이해
앞서 우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권 교회들이 각각의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세계 선교의 주역으로 부상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각 대륙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그 흐름의 저변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과 동력이 존재하며, 또한 유사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공통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비서구권 선교, 즉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전체적인 초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 새로운 선교의 물결이 21세기 세계 기독교와 인류 역사에 던지는 신학적, 문화적, 그리고 지정학적 의의는 무엇인지 고찰함으로써 본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현상을 기술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세계 선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고, 우리 시대에 요청되는 선교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공통된 특징
서구 선교와 비교했을 때, 글로벌 사우스 선교는 다음과 같은 뚜렷한 공통점을 보인다.

1. 성령 중심의 역동적 영성 (Pneumatocentric Spirituality)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성령의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역사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서구 교회가 이성주의의 영향으로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기도, 치유, 축사, 예언 등 성령의 은사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성령은 신학적 교리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의 삶과 사역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역사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다. 이러한 '기능적 성령론(Functional Pneumatology)'은 선교에 있어 인간의 전략이나 자원보다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게 만들며, 영적 전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2. 관계 중심적, 공동체적 접근 (Relational and Communal Approach)
서구 문화가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다면, 글로벌 사우스의 문화는 대부분 관계와 공동체를 중시한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선교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서구의 선교가 '4영리'와 같은 논리적이고 명제적인 복음 제시에 익숙하다면, 글로벌 사우스의 선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삶을 나누며, 공동체 안으로 초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들에게 전도는 개인의 결단을 넘어, 한 사람이 새로운 공동체에 속하게 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비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신앙이 삶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돕는 데 효과적이다.

3. 고난의 신학과 회복력 (Theology of Suffering and Resilience)
대부분의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가난, 질병, 정치적 억압, 종교적 박해라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이들에게 고난은 피해야 할 저주가 아니라, 신앙을 연단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통로로 이해된다. 이러한 '고난의 신학'은 선교사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강인한 회복력(Resilience)을 부여한다. "가난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from the poor to the poor)"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모습은, 풍요 속에서 안주하려는 서구 교회에 큰 경종을 울린다.

4. 평신도 중심의 자발적 선교 (Lay-led and Spontaneous Mission)
글로벌 사우스 선교는 소수의 신학 엘리트나 전문 선교사가 주도하기보다는, 대다수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중 운동(Mass Movement)'의 성격을 띤다. 특히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해외로 이주한 디아스포라(Diaspora)들이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전문인 선교(Tentmaking Mission)'는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이는 모든 신자가 선교사라는 종교개혁의 '만인사제설'이 가장 역동적으로 구현되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5. 총체적(통합적) 선교 지향 (Holistic/Integral Mission Orientation)
영혼 구원과 사회적 책임을 분리하는 이원론적 경향을 보여온 일부 서구 복음주의와 달리,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복음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들이 직접 가난과 불의를 경험했기에, 복음이 개인의 영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혁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믿는다.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적 선교(Misión Integral)' 개념이 대표적이듯, 이들은 교회가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우고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러한 섬김을 통해 복음의 진정성을 증거한다.

공통적으로 직면한 과제와 도전
새로운 선교의 주역으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신학 교육의 부재와 이단 문제이다.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 비해 체계적인 신학 교육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성경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난무하고, 기복 신앙이나 번영 신학 같은 비성경적인 가르침이 쉽게 확산될 위험이 크다. 건강한 선교를 위해서는 현지 상황에 맞는 깊이 있는 신학 교육과 지도자 훈련이 시급하다.

둘째, 재정적 자립과 투명성 문제이다. 많은 교회들이 여전히 재정적으로 열악하며, 일부는 서구 교회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재정적 자립은 선교적 주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일부 대형 교회 지도자들의 재정 비리와 불투명한 운영은 사회적 신뢰를 잃게 하고 선교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선교적 파트너십의 성숙이다. 과거의 '주는 자-받는 자'라는 수직적 관계를 넘어, 서구 교회와 비서구 교회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상호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 신학적 대화, 전략 공유 등 다차원적인 협력을 포함한다. 비서구 교회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하는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을 강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넷째, 타문화 이해와 상황화의 깊이이다. 비서구권 선교사라고 해서 자동으로 타문화권 사역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문화적 배경을 절대화하여 다른 문화권에 강요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복음의 핵심 진리는 보존하면서도, 그것을 각 문화가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해내는 깊이 있는 '상황화(Contextualization)'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사적 의의와 미래 전망
글로벌 사우스 교회의 부상과 이들의 선교 활동은 21세기 세계 기독교를 넘어 인류 역사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첫째, 기독교의 탈서구화(De-Westernization)와 진정한 보편화이다. 기독교가 더 이상 서구 백인의 종교가 아니라, 모든 인종과 문화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종교(World Religion)'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보편성을 회복하고,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 복음의 풍성함이 더욱 깊이 드러나게 할 것이다.

둘째, 다중심적 세계 선교 시대의 개막이다. 이제 선교의 흐름은 일방향이 아닌 다방향으로 흐른다. 아프리카 선교사가 유럽으로, 아시아 선교사가 아프리카로, 라틴아메리카 선교사가 미국으로 향한다. 이러한 '다중심적 선교(Polycentric Mission)'는 선교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요구하며, 전 세계 교회가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셋째, 영적으로 침체된 서구 사회의 재복음화이다. 세속주의와 물질주의로 인해 영적 활력을 잃어버린 서구 사회에, 글로벌 사우스 교회들은 새로운 영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역선교'는 서구 교회가 자신들의 신앙을 성찰하고, 잃어버렸던 복음의 열정과 생명력을 회복하도록 도전하는 예언자적 목소리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서구권 교회의 선교는 단순히 선교사 파송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넘어, 지난 2천 년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이다. 이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가 특정 국가나 민족에 의해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새로운 주체들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져 감을 보여주는 장엄한 파노라마다. 앞으로 세계 선교의 미래는 이 새로운 주역들이 자신들의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전 세계 교회와 어떻게 동역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독특한 사명을 감당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거대한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방향을 되돌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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Дэлхийн Интернэт Номлолын Нийгэмлэг (SWIM) нь 1996 онд байгуулагдсан номлогчийн байгууллага бөгөөд 20 гаруй жилийн турш интернет болон мэдээллийн технологийн тусламжтайгаар дэлхийн номлолд хувь нэмрээ оруулсаар ирсэ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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