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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상 지혜'에 대한 배척: 세상의 경영 전략을 분별하여 사용하는 지혜

'세상의 방법'이라는 이유로 검증된 경영 이론이나 마케팅 전략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하나님은 일반은총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지혜를 드러내십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에 비추어 분별하고, 선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주제 9: '세상 지혜'에 대한 배척: 세상의 경영 전략을 분별하여 사용하는 지혜

Topic 9: Rejection of 'Worldly Wisdom': The Wisdom to Discern and Use the World's Business Strategies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데살로니가전서 5:21)

서론: 경영 서가 앞에서 갈등하는 크리스천
서점에 들어선 한 크리스천 CEO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그의 눈앞에는 두 개의 서가가 있습니다. 한쪽에는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마이클 포터와 같은 세계적인 경영 구루들의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최신 경영 트렌드, 데이터 분석, 마케팅 전략 등 비즈니스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세상 지혜'가 가득합니다. 다른 한쪽에는 기독교 서적 코너가 있습니다. 기도, 묵상, 신앙 위인전 등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CEO는 고민에 빠집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지혜를 구해야 하는가? 세상의 경영 전략은 모두 세속적이고 타락한 것이므로 배척해야 하는가? 아니면 일단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세상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신앙은 개인적인 영역에만 머물러야 하는가?"

이러한 갈등은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이 겪는 뿌리 깊은 딜레마입니다. 한쪽 극단에는 '성경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전략을 배척하는 '신앙적 고립주의'가 있습니다. 다른 쪽 극단에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며 세상의 성공 방식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신앙을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세속적 실용주의'가 있습니다. 전자는 세상 속에서 실력 없는 무능한 크리스천을 낳고, 후자는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이름뿐인 크리스천을 낳을 위험이 큽니다.

이 글은 이 두 가지 극단적인 태도를 모두 넘어, 제3의 길, 즉 '분별적 사용의 지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의 틀을 통해, 우리는 모든 진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일반 은총'의 원리를 이해하고, 세상의 지혜와 전략을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거룩한 필터'로 걸러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권면했듯이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는" 지혜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영적으로 신실하면서도 직업적으로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그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여정은 우리의 비즈니스를 세상과 단절된 게토(ghetto)가 아닌, 세상의 가장 좋은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변혁시키는 '하나님 나라의 실험실'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1. Who (누가) 이 분별의 과제에 직면하는가?
'세상 지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특정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탁월함을 추구하는 모든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첫째, 경영대학원(MBA) 학생이나 각종 비즈니스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이들은 학교에서 효율성 극대화, 경쟁 우위 확보, 소비자 심리 분석 등 철저히 세속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 경영 이론과 사례들을 학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며,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는 전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때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즈니스에 대한 비성경적인 가치관에 깊이 물들게 될 위험이 큽니다. "이 이론을 어떻게 신앙과 연결해야 하지?"라는 질문은 이들이 매 수업 시간마다 씨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둘째, 새로운 경영 방법론을 도입하려는 기업의 리더와 실무자들 역시 이 분별의 과제 앞에 서게 됩니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애자일(Agile),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많은 경영 '유행'이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이러한 방법론들은 분명 기업의 효율성과 혁신을 돕는 유용한 도구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밑바탕에는 인간을 성장의 도구로만 보거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비인간적인 철학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리더는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을 무작정 도입하기 전에, "이 방법론의 어떤 부분은 우리가 취해야 할 '좋은 것'이고, 어떤 부분은 우리가 경계하고 거부해야 할 '위험한 철학'인가?"를 분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셋째,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원하는 모든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의사는 새로운 의료 기술을, 개발자는 새로운 코딩 언어를, 디자이너는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이러한 지식과 기술들은 대부분 비기독교적인 세상 속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합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에서 오는 모든 지식을 배척한다면, 우리는 결국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 없는 '아마추어'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는 청지기의 사명에도 위배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기 위해 세상의 지혜를 배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분별적으로' 수용하고 '구속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상 지혜'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부름받은 모든 크리스천은, 세상의 언어와 문법을 배우되 그것에 동화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사용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로운 번역가'이자 '거룩한 변혁가'가 되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2. What (무엇이) 분별의 핵심 기준인가? - '일반 은총'과 '성경적 세계관 필터'
세상의 경영 전략을 무조건 배척하지도, 무분별하게 수용하지도 않기 위해서는, 그것을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은 바로 '일반 은총(Common Grace)'에 대한 이해와 '성경적 세계관 필터'의 장착입니다.

기본 전제: '일반 은총' -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다 (All Truth is God's Truth)

많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지혜를 배척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주권을 제한하는 신학적 오류입니다. 개혁주의 신학의 중요한 개념인 '일반 은총'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보편적 돌보심: 하나님은 신자뿐만 아니라 불신자를 포함한 모든 피조 세계를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며, 그들에게 보편적인 복을 내려주십니다. 해와 비를 선인과 악인에게 똑같이 주시는 것이 그 예입니다.

보편적 지혜와 재능: 하나님은 불신자들에게도 학문, 예술, 기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지혜와 통찰력, 재능을 허락하십니다. 따라서 불신자인 경영 구루가 발견한 탁월한 경영 원리나, 과학자가 발견한 자연의 법칙은, 비록 그들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이 세계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반 은총'의 관점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이상 세상 지혜의 '출처'에 얽매이지 않고, 그 '내용' 자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피터 드러커의 통찰력 속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 속에서도 하나님의 일반 은총의 흔적을 발견하고 감사함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핵심 도구: '성경적 세계관 필터' - 좋은 것을 취하기 위한 거름망

열린 마음으로 세상 지혜를 접하되, 그것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반드시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강력한 필터가 필요합니다. 이 필터는 세상의 전략들을 통과시켜 좋은 것은 남기고 해로운 것은 걸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필터의 핵심적인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관의 필터 (Imago Dei): "이 전략은 인간을 누구로 보는가?"

이 전략이 직원, 고객, 협력업체 등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격체로 대하는가? 아니면,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한 '자원(Resource)'이나 조종해야 할 '소비자(Consumer)'로 취급하는가? 인간을 수단화하는 모든 전략은 거부해야 합니다.

2. 목적론의 필터 (Purpose): "이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이 전략의 최종 목표가 오직 '이기적인 이윤 극대화'와 '시장 지배'인가? 아니면,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 공동체를 유익하게 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이웃 사랑'과 '사회적 책임'의 목적을 담을 수 있는가? 탐욕에 기반한 전략은 경계해야 합니다.

3. 윤리관의 필터 (Justice & Righteousness): "이 전략이 사용하는 방법은 정직하고 공의로운가?"

이 전략이 정직, 투명성, 공정 거래의 원칙을 지키는가? 아니면, 속임수, 과장 광고, 약자에 대한 착취 등 불의한 방법을 정당화하는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모든 논리는 비성경적입니다.

이 세 가지 필터를 통과한 세상의 지혜와 전략은 우리가 감사함으로 취하여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필터에 걸리는 철학과 가치관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때로는 그 좋은 '도구'를 가져오되 그 이면의 '위험한 철학'은 버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3. When (언제) 이 분별의 지혜는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가?
세상의 경영 전략을 분별해야 하는 과제는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특히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그 필요성이 극대화됩니다.

첫째, '기업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수립할 때' 분별력은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요구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유행처럼 '고객 중심', '혁신', '글로벌'과 같은 멋진 단어들을 비전으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크리스천 리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비즈니스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 즉 '소명'은 무엇인가?"를 성경적 관점에서 정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의 경영 서적들은 '어떻게(How)' 비전을 효과적으로 설정하고 전파할지에 대한 유용한 '도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What)' 비전으로 삼을 것인지, 그 '본질'에 대한 답은 오직 성경적 세계관과 기도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둘째,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수립할 때' 우리는 세상의 지혜와 성경적 원칙 사이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경험합니다. 현대 마케팅 이론은 고객의 무의식적인 욕망을 자극하고, 인위적인 결핍감을 만들어내며, 경쟁 제품을 교묘하게 비방하는 등, 인간의 죄성을 이용하는 고도로 발달된 기술들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기적인 매출 상승에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때 크리스천 리더는 분별해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정직한 마케팅'이고, 어디부터가 고객을 속이고 조종하는 '기만적인 마케팅'인가?" 우리는 세상의 마케팅 '기술'을 배우되, 그 기술을 '정직'과 '진실성'이라는 비둘기의 순결함 안에서 사용해야 할 책임을 가집니다.

셋째, '인사(HR) 정책 및 조직 문화를 설계할 때' 이 분별의 지혜는 기업의 영혼을 결정합니다. 세상의 인사 관리론은 종종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최대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과에 따른 철저한 차등 보상, 저성과자에 대한 냉정한 해고, 비용 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활용 등이 '합리적인' 인사 전략으로 제시됩니다. 크리스천 리더는 이러한 전략들을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성경적 인간관의 필터로 걸러야 합니다. "이 정책이 직원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는가?", "이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는 데 기여하는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효율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그 시스템을 '사랑'과 '공의'의 정신으로 운영함으로써 전혀 다른 차원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비전, 외부 고객을 만나는 마케팅, 그리고 내부 고객인 직원을 대하는 인사 정책의 순간에, 우리는 세상의 지혜를 어떻게 분별하여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신앙적 결단에 직면하게 됩니다.

4. Where (어디에서) '세상 지혜 배척주의'는 비롯되는가?
신앙을 지키려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지혜를 위험하고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배척주의' 혹은 '고립주의'적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첫 번째 원천은 '역사적인 반(反)지성주의 전통' 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는 이성과 학문을 불신하고, 오직 단순한 신앙과 영적 체험만을 강조하는 흐름이 꾸준히 존재해 왔습니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어난 근본주의 운동은, 세속 학문과 현대 신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세상의 지식과 신앙을 엄격하게 분리하려는 경향을 강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전통의 영향 아래, 신앙인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학문적 성취를 이루거나 세상의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신앙 없는 행위'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크리스천들이 사회의 각 전문 영역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그들만의 영적 게토에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두 번째 원천은 '성속(聖俗) 이원론'을 강화하는 교회 교육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이, 목회나 선교와 같은 '거룩한 일(성직)'과 비즈니스나 정치와 같은 '세상일(속직)'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가르침은, 성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일터에서 필요한 전문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는 것을 영적으로 가치 없는 일로 여기게 만듭니다. 교회에서는 어떻게 기도하고 전도해야 하는지는 열심히 가르치지만, 어떻게 정직하고 유능한 사업가가 되고 직장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성도들로 하여금 일터에서의 전문성 개발을 개인의 세속적인 욕심의 문제로만 치부하게 만들고, 신앙과 직업이 분리된 '반쪽짜리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세 번째 원천은 '두려움에 기반한 방어기제' 입니다. 세상의 지혜와 사상이 너무나 강력하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깊이 파고들다 보면 나의 신앙이 흔들리거나 세상 가치관에 물들어 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바깥세상의 위험이 두려워 집 안에만 숨어 있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세상의 지혜에는 분명 위험한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에 대한 올바른 반응은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리는 '고립'이 아니라, 튼튼한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세상 속으로 담대히 들어가 선한 싸움을 싸우는 '분투'여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지혜를 배척하는 것은, 때로 치열하게 분별하고 씨름해야 하는 영적 싸움의 수고로움을 회피하기 위한 신앙적 게으름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 전통, 잘못된 교회 교육, 그리고 내면의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리는 세상의 좋은 것들마저도 취하기를 거부하는 어리석은 배척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5. Why (왜) 우리는 세상의 지혜를 '분별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가?
세상 지혜를 배척하는 고립주의의 유혹을 넘어, 적극적으로 그것을 분별하고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더 깊은 신학적, 선교적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문화 변혁의 사명' 때문입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창 1:28)는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을 주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연을 지배하라는 의미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원리를 따라 인간의 문화를 아름답게 가꾸고 발전시키라는 사명의 위임입니다. 비즈니스 역시 인간 문화의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비즈니스 세계를 타락한 곳으로 여기고 도망칠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창의성과 질서가 드러나도록 '변혁'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즉 세상의 경영 전략과 지혜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변혁하려는 대상을 알지 못하고서는 아무것도 변혁시킬 수 없습니다.

둘째, '청지기로서의 탁월성 추구' 의무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각기 다른 재능과 지성을 맡기신 청지기입니다. 청지기의 의무는 주인이 맡긴 것을 잘 관리하여 이윤을 남기는 것입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책망받은 사람은 주인이 두려워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둔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 지혜를 배우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전문성을 개발하는 데 게으르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이라는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는 악한 종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속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그 탁월함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언하기를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세상의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신실한 청지기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셋째, '선교적 소통' 을 위해서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할 때, 그들이 섬기는 '알지 못하는 신'과 그들의 시인들의 말을 인용하며 복음의 접점을 만들었습니다(행 17장). 이는 그가 당시의 헬라 철학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비즈니스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관심사, 즉 비즈니스의 논리와 전략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비즈니스에 대해 무지한 채 영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말을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외침으로 여길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언어로 말하며, 그들의 고민에 대해 전문적인 통찰력과 성경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세상 지혜를 분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전문가에게 주어진 '문화적 사명'이자 '청지기의 의무'이며, '선교적 전략'입니다.

6. How (어떻게) 세상 지혜를 '분별'하고 '변혁'할 것인가? - 방법론과 방향 제시
세상의 경영 전략을 나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분별과 변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방법론 1: '원리'와 '적용'을 분리하여 분석하라 (Separate Principles from Applications)

세상의 경영 전략은 대부분 보편적인 '원리'와 시대적인 '적용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둘을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분별의 첫걸음입니다. 예를 들어, '린 스타트업'의 핵심 원리는 '최소 기능 제품(MVP)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 제품을 개선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 자체는 낭비를 줄이고 고객의 필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성경적인 지혜(청지기 정신, 이웃의 필요에 민감함)와 통합니다. 그러나 이 원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을 끊임없이 닦달하여 미완성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고객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과제는, 그 전략의 핵심에 있는 '좋은 원리'는 수용하되, 그것을 비성경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거부하고, 대신 그 원리를 '성경적인 방식'으로 적용할 창의적인 대안을 찾는 것입니다.

방법론 2: '수용-거부-변혁(Accept-Reject-Redeem)'의 3단계 프로세스

모든 세상 지혜에 대해 다음의 3단계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1단계: 수용 (Accept): 그 지혜에서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속하는 보편적이고 유용한 진리, 기술, 도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감사함으로 '수용'합니다. (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 기법 등)

2단계: 거부 (Reject): 그 지혜의 밑바탕에 깔린 비성경적인 세계관, 인간관, 목적론을 명확하게 식별하고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예: 인간을 자원으로만 보는 관점, 탐욕을 미화하는 철학, 기만적인 마케팅 등)

3단계: 변혁 (Redeem): 수용한 '좋은 도구'를 거부한 '나쁜 철학'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성경적인 목적'을 위해 창의적으로 재사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속적 변혁'입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 기술을 사람들의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기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유익한 가치를 확산시키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생산 관리 시스템을 직원을 착취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노동 시간을 줄여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방향 제시: 세상의 '소비자'가 아닌 '창조적 기여자'로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세상이 만들어 놓은 지혜와 전략을 수동적으로 소비하고 따라가는 '소비자(Consumer)'가 아니라, 세상의 지혜를 분별하고 변혁하여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기여자(Creative Contributor)'가 되는 것입니다.

크리스천 경영인은 세상의 경영 구루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지혜를 존중하며 배우되, 그들의 한계를 성경적 세계관으로 넘어서서, 더 온전하고, 더 인간적이며, 더 지속가능한 경영의 길을 제시하는 '대안적인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분별의 지혜로 무장할 때, 세상의 지혜는 더 이상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우리의 소명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풍성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비즈니스는 세상의 성공 공식을 복제하는 공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위대한 창작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주제 9: '세상 지혜'에 대한 배척: 세상의 경영 전략을 분별하여 사용하는 지혜

Topic 9: Rejection of 'Worldly Wisdom': The Wisdom to Discern and Use the World's Business Strategies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데살로니가전서 5:21)

서론: 경영 서가 앞에서 갈등하는 크리스천
서점에 들어선 한 크리스천 CEO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그의 눈앞에는 두 개의 서가가 있습니다. 한쪽에는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마이클 포터와 같은 세계적인 경영 구루들의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최신 경영 트렌드, 데이터 분석, 마케팅 전략 등 비즈니스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세상 지혜'가 가득합니다. 다른 한쪽에는 기독교 서적 코너가 있습니다. 기도, 묵상, 신앙 위인전 등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CEO는 고민에 빠집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지혜를 구해야 하는가? 세상의 경영 전략은 모두 세속적이고 타락한 것이므로 배척해야 하는가? 아니면 일단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세상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신앙은 개인적인 영역에만 머물러야 하는가?"

이러한 갈등은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이 겪는 뿌리 깊은 딜레마입니다. 한쪽 극단에는 '성경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전략을 배척하는 '신앙적 고립주의'가 있습니다. 다른 쪽 극단에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며 세상의 성공 방식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신앙을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세속적 실용주의'가 있습니다. 전자는 세상 속에서 실력 없는 무능한 크리스천을 낳고, 후자는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이름뿐인 크리스천을 낳을 위험이 큽니다.

이 글은 이 두 가지 극단적인 태도를 모두 넘어, 제3의 길, 즉 '분별적 사용의 지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의 틀을 통해, 우리는 모든 진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일반 은총'의 원리를 이해하고, 세상의 지혜와 전략을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거룩한 필터'로 걸러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권면했듯이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는" 지혜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영적으로 신실하면서도 직업적으로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그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여정은 우리의 비즈니스를 세상과 단절된 게토(ghetto)가 아닌, 세상의 가장 좋은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변혁시키는 '하나님 나라의 실험실'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1. Who (누가) 이 분별의 과제에 직면하는가?
'세상 지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특정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탁월함을 추구하는 모든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첫째, 경영대학원(MBA) 학생이나 각종 비즈니스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이들은 학교에서 효율성 극대화, 경쟁 우위 확보, 소비자 심리 분석 등 철저히 세속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 경영 이론과 사례들을 학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며,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는 전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때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즈니스에 대한 비성경적인 가치관에 깊이 물들게 될 위험이 큽니다. "이 이론을 어떻게 신앙과 연결해야 하지?"라는 질문은 이들이 매 수업 시간마다 씨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둘째, 새로운 경영 방법론을 도입하려는 기업의 리더와 실무자들 역시 이 분별의 과제 앞에 서게 됩니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애자일(Agile),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많은 경영 '유행'이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이러한 방법론들은 분명 기업의 효율성과 혁신을 돕는 유용한 도구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밑바탕에는 인간을 성장의 도구로만 보거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비인간적인 철학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리더는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을 무작정 도입하기 전에, "이 방법론의 어떤 부분은 우리가 취해야 할 '좋은 것'이고, 어떤 부분은 우리가 경계하고 거부해야 할 '위험한 철학'인가?"를 분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셋째,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원하는 모든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의사는 새로운 의료 기술을, 개발자는 새로운 코딩 언어를, 디자이너는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이러한 지식과 기술들은 대부분 비기독교적인 세상 속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합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에서 오는 모든 지식을 배척한다면, 우리는 결국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 없는 '아마추어'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는 청지기의 사명에도 위배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기 위해 세상의 지혜를 배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분별적으로' 수용하고 '구속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상 지혜'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부름받은 모든 크리스천은, 세상의 언어와 문법을 배우되 그것에 동화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사용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혜로운 번역가'이자 '거룩한 변혁가'가 되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2. What (무엇이) 분별의 핵심 기준인가? - '일반 은총'과 '성경적 세계관 필터'
세상의 경영 전략을 무조건 배척하지도, 무분별하게 수용하지도 않기 위해서는, 그것을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은 바로 '일반 은총(Common Grace)'에 대한 이해와 '성경적 세계관 필터'의 장착입니다.

기본 전제: '일반 은총' -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다 (All Truth is God's Truth)

많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지혜를 배척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주권을 제한하는 신학적 오류입니다. 개혁주의 신학의 중요한 개념인 '일반 은총'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보편적 돌보심: 하나님은 신자뿐만 아니라 불신자를 포함한 모든 피조 세계를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며, 그들에게 보편적인 복을 내려주십니다. 해와 비를 선인과 악인에게 똑같이 주시는 것이 그 예입니다.

보편적 지혜와 재능: 하나님은 불신자들에게도 학문, 예술, 기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지혜와 통찰력, 재능을 허락하십니다. 따라서 불신자인 경영 구루가 발견한 탁월한 경영 원리나, 과학자가 발견한 자연의 법칙은, 비록 그들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이 세계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반 은총'의 관점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이상 세상 지혜의 '출처'에 얽매이지 않고, 그 '내용' 자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피터 드러커의 통찰력 속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 속에서도 하나님의 일반 은총의 흔적을 발견하고 감사함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핵심 도구: '성경적 세계관 필터' - 좋은 것을 취하기 위한 거름망

열린 마음으로 세상 지혜를 접하되, 그것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반드시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강력한 필터가 필요합니다. 이 필터는 세상의 전략들을 통과시켜 좋은 것은 남기고 해로운 것은 걸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필터의 핵심적인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관의 필터 (Imago Dei): "이 전략은 인간을 누구로 보는가?"

이 전략이 직원, 고객, 협력업체 등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격체로 대하는가? 아니면,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한 '자원(Resource)'이나 조종해야 할 '소비자(Consumer)'로 취급하는가? 인간을 수단화하는 모든 전략은 거부해야 합니다.

2. 목적론의 필터 (Purpose): "이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이 전략의 최종 목표가 오직 '이기적인 이윤 극대화'와 '시장 지배'인가? 아니면,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 공동체를 유익하게 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이웃 사랑'과 '사회적 책임'의 목적을 담을 수 있는가? 탐욕에 기반한 전략은 경계해야 합니다.

3. 윤리관의 필터 (Justice & Righteousness): "이 전략이 사용하는 방법은 정직하고 공의로운가?"

이 전략이 정직, 투명성, 공정 거래의 원칙을 지키는가? 아니면, 속임수, 과장 광고, 약자에 대한 착취 등 불의한 방법을 정당화하는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모든 논리는 비성경적입니다.

이 세 가지 필터를 통과한 세상의 지혜와 전략은 우리가 감사함으로 취하여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필터에 걸리는 철학과 가치관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때로는 그 좋은 '도구'를 가져오되 그 이면의 '위험한 철학'은 버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3. When (언제) 이 분별의 지혜는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가?
세상의 경영 전략을 분별해야 하는 과제는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특히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그 필요성이 극대화됩니다.

첫째, '기업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수립할 때' 분별력은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요구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유행처럼 '고객 중심', '혁신', '글로벌'과 같은 멋진 단어들을 비전으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크리스천 리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비즈니스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 즉 '소명'은 무엇인가?"를 성경적 관점에서 정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의 경영 서적들은 '어떻게(How)' 비전을 효과적으로 설정하고 전파할지에 대한 유용한 '도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What)' 비전으로 삼을 것인지, 그 '본질'에 대한 답은 오직 성경적 세계관과 기도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둘째,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수립할 때' 우리는 세상의 지혜와 성경적 원칙 사이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경험합니다. 현대 마케팅 이론은 고객의 무의식적인 욕망을 자극하고, 인위적인 결핍감을 만들어내며, 경쟁 제품을 교묘하게 비방하는 등, 인간의 죄성을 이용하는 고도로 발달된 기술들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기적인 매출 상승에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때 크리스천 리더는 분별해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정직한 마케팅'이고, 어디부터가 고객을 속이고 조종하는 '기만적인 마케팅'인가?" 우리는 세상의 마케팅 '기술'을 배우되, 그 기술을 '정직'과 '진실성'이라는 비둘기의 순결함 안에서 사용해야 할 책임을 가집니다.

셋째, '인사(HR) 정책 및 조직 문화를 설계할 때' 이 분별의 지혜는 기업의 영혼을 결정합니다. 세상의 인사 관리론은 종종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최대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과에 따른 철저한 차등 보상, 저성과자에 대한 냉정한 해고, 비용 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활용 등이 '합리적인' 인사 전략으로 제시됩니다. 크리스천 리더는 이러한 전략들을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성경적 인간관의 필터로 걸러야 합니다. "이 정책이 직원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는가?", "이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는 데 기여하는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효율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그 시스템을 '사랑'과 '공의'의 정신으로 운영함으로써 전혀 다른 차원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비전, 외부 고객을 만나는 마케팅, 그리고 내부 고객인 직원을 대하는 인사 정책의 순간에, 우리는 세상의 지혜를 어떻게 분별하여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신앙적 결단에 직면하게 됩니다.

4. Where (어디에서) '세상 지혜 배척주의'는 비롯되는가?
신앙을 지키려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지혜를 위험하고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배척주의' 혹은 '고립주의'적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첫 번째 원천은 '역사적인 반(反)지성주의 전통' 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는 이성과 학문을 불신하고, 오직 단순한 신앙과 영적 체험만을 강조하는 흐름이 꾸준히 존재해 왔습니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어난 근본주의 운동은, 세속 학문과 현대 신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세상의 지식과 신앙을 엄격하게 분리하려는 경향을 강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전통의 영향 아래, 신앙인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학문적 성취를 이루거나 세상의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신앙 없는 행위'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크리스천들이 사회의 각 전문 영역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그들만의 영적 게토에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두 번째 원천은 '성속(聖俗) 이원론'을 강화하는 교회 교육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이, 목회나 선교와 같은 '거룩한 일(성직)'과 비즈니스나 정치와 같은 '세상일(속직)'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가르침은, 성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일터에서 필요한 전문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는 것을 영적으로 가치 없는 일로 여기게 만듭니다. 교회에서는 어떻게 기도하고 전도해야 하는지는 열심히 가르치지만, 어떻게 정직하고 유능한 사업가가 되고 직장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성도들로 하여금 일터에서의 전문성 개발을 개인의 세속적인 욕심의 문제로만 치부하게 만들고, 신앙과 직업이 분리된 '반쪽짜리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세 번째 원천은 '두려움에 기반한 방어기제' 입니다. 세상의 지혜와 사상이 너무나 강력하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깊이 파고들다 보면 나의 신앙이 흔들리거나 세상 가치관에 물들어 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바깥세상의 위험이 두려워 집 안에만 숨어 있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세상의 지혜에는 분명 위험한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에 대한 올바른 반응은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리는 '고립'이 아니라, 튼튼한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세상 속으로 담대히 들어가 선한 싸움을 싸우는 '분투'여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지혜를 배척하는 것은, 때로 치열하게 분별하고 씨름해야 하는 영적 싸움의 수고로움을 회피하기 위한 신앙적 게으름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 전통, 잘못된 교회 교육, 그리고 내면의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리는 세상의 좋은 것들마저도 취하기를 거부하는 어리석은 배척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5. Why (왜) 우리는 세상의 지혜를 '분별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가?
세상 지혜를 배척하는 고립주의의 유혹을 넘어, 적극적으로 그것을 분별하고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더 깊은 신학적, 선교적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문화 변혁의 사명' 때문입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창 1:28)는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을 주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연을 지배하라는 의미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원리를 따라 인간의 문화를 아름답게 가꾸고 발전시키라는 사명의 위임입니다. 비즈니스 역시 인간 문화의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비즈니스 세계를 타락한 곳으로 여기고 도망칠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창의성과 질서가 드러나도록 '변혁'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즉 세상의 경영 전략과 지혜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변혁하려는 대상을 알지 못하고서는 아무것도 변혁시킬 수 없습니다.

둘째, '청지기로서의 탁월성 추구' 의무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각기 다른 재능과 지성을 맡기신 청지기입니다. 청지기의 의무는 주인이 맡긴 것을 잘 관리하여 이윤을 남기는 것입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책망받은 사람은 주인이 두려워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둔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 지혜를 배우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전문성을 개발하는 데 게으르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이라는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는 악한 종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속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그 탁월함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언하기를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세상의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신실한 청지기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셋째, '선교적 소통' 을 위해서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할 때, 그들이 섬기는 '알지 못하는 신'과 그들의 시인들의 말을 인용하며 복음의 접점을 만들었습니다(행 17장). 이는 그가 당시의 헬라 철학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비즈니스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관심사, 즉 비즈니스의 논리와 전략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비즈니스에 대해 무지한 채 영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말을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외침으로 여길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언어로 말하며, 그들의 고민에 대해 전문적인 통찰력과 성경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세상 지혜를 분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전문가에게 주어진 '문화적 사명'이자 '청지기의 의무'이며, '선교적 전략'입니다.

6. How (어떻게) 세상 지혜를 '분별'하고 '변혁'할 것인가? - 방법론과 방향 제시
세상의 경영 전략을 나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분별과 변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방법론 1: '원리'와 '적용'을 분리하여 분석하라 (Separate Principles from Applications)

세상의 경영 전략은 대부분 보편적인 '원리'와 시대적인 '적용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둘을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분별의 첫걸음입니다. 예를 들어, '린 스타트업'의 핵심 원리는 '최소 기능 제품(MVP)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 제품을 개선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 자체는 낭비를 줄이고 고객의 필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성경적인 지혜(청지기 정신, 이웃의 필요에 민감함)와 통합니다. 그러나 이 원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을 끊임없이 닦달하여 미완성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고객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과제는, 그 전략의 핵심에 있는 '좋은 원리'는 수용하되, 그것을 비성경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거부하고, 대신 그 원리를 '성경적인 방식'으로 적용할 창의적인 대안을 찾는 것입니다.

방법론 2: '수용-거부-변혁(Accept-Reject-Redeem)'의 3단계 프로세스

모든 세상 지혜에 대해 다음의 3단계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1단계: 수용 (Accept): 그 지혜에서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속하는 보편적이고 유용한 진리, 기술, 도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감사함으로 '수용'합니다. (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 기법 등)

2단계: 거부 (Reject): 그 지혜의 밑바탕에 깔린 비성경적인 세계관, 인간관, 목적론을 명확하게 식별하고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예: 인간을 자원으로만 보는 관점, 탐욕을 미화하는 철학, 기만적인 마케팅 등)

3단계: 변혁 (Redeem): 수용한 '좋은 도구'를 거부한 '나쁜 철학'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성경적인 목적'을 위해 창의적으로 재사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속적 변혁'입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 기술을 사람들의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기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유익한 가치를 확산시키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생산 관리 시스템을 직원을 착취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노동 시간을 줄여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방향 제시: 세상의 '소비자'가 아닌 '창조적 기여자'로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세상이 만들어 놓은 지혜와 전략을 수동적으로 소비하고 따라가는 '소비자(Consumer)'가 아니라, 세상의 지혜를 분별하고 변혁하여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기여자(Creative Contributor)'가 되는 것입니다.

크리스천 경영인은 세상의 경영 구루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지혜를 존중하며 배우되, 그들의 한계를 성경적 세계관으로 넘어서서, 더 온전하고, 더 인간적이며, 더 지속가능한 경영의 길을 제시하는 '대안적인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분별의 지혜로 무장할 때, 세상의 지혜는 더 이상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우리의 소명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풍성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비즈니스는 세상의 성공 공식을 복제하는 공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위대한 창작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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Дэлхийн Интернэт Номлолын Нийгэмлэг (SWIM) нь 1996 онд байгуулагдсан номлогчийн байгууллага бөгөөд 20 гаруй жилийн турш интернет болон мэдээллийн технологийн тусламжтайгаар дэлхийн номлолд хувь нэмрээ оруулсаар ирсэ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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