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나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외모나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태도는 신앙의 본질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문제입니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가치관을 분별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일 때 나타나는 영적인 타협의 증거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하나님의 시선과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왜 이런 판단이 나타나고, 이것이 교회 공동체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외모와 물질로 판단하는 구체적 양상
이러한 판단은 교회 내에서 은밀하게,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차별적인 관계: 옷차림이 화려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타고 오는 성도에게는 더 친절하게 대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존경을 표합니다. 반대로, 소박한 옷차림을 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은 소외되거나 무시당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평가하는 내면의 기준이 되어 공동체를 분열시킵니다.

직분 임명과 역할 부여의 기준: 영적 성숙도보다는 사회적 지위나 재력을 기준으로 교회 내에서 주요한 직분이나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교회 봉사가 섬김의 자리가 아닌, 세상에서의 성공에 대한 보상처럼 여겨지게 만듭니다.

헌금으로 평가되는 신앙: 헌금의 양이 그 사람의 믿음의 척도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가장 귀하게 여기신 예수님의 가르침은 잊히고, 액수가 큰 헌금을 한 사람에게만 감사와 존경의 시선이 집중되기도 합니다.

2. 외모와 물질로 판단하는 근본 원인
이러한 태도는 개인의 교만뿐만 아니라, 교회가 영적으로 병들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속적 성공 가치관의 침투: 교회는 세상의 물질주의와 외모지상주의에 저항해야 하지만,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질적 풍요가 곧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기복신앙이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외적인 성공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증거로 오해하게 됩니다.

내면의 불안감과 낮은 자존감: 자신의 내면이 공허하고 영적으로 불안정할 때, 사람들은 외부적인 조건들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합니다. 타인의 외모나 물질을 판단하고 평가함으로써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고, 스스로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성경적 가르침에 대한 무지 또는 무관심: 성경은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사무엘상 16:7)고 분명히 말씀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지식으로만 남고, 실제 삶과 관계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을 보신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3. 외모와 물질로 판단하는 것이 가져오는 부정적 결과
외모와 물질로 사람을 판단하는 행위는 교회 공동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칩니다.

복음의 본질 훼손: 복음은 신분이나 외모, 소유에 상관없이 모든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세상과 똑같이 외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차별할 때, 복음은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종교로 전락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그들을 멀리하는 모순을 범하게 됩니다.

공동체의 분열과 소외: 외적인 기준으로 인해 형성된 계급 구조는 교회 내에 '핵심 그룹'과 '주변 그룹'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파괴하고,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영적 성장 정체: 다른 사람을 외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마음은 우리 스스로의 영혼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겸손과 섬김을 배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잊게 됩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파괴하고, 우리의 영적 성장을 가로막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외모나 물질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눈으로 사람을 보는 영적인 병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겉모습이 아닌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안에 심어주신 영혼의 가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과 섬김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을 기준으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