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말씀으로 살아내는 신앙 291

8. 말씀으로 살아내는 신앙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읽고 묵상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우리의 존재 전체를 이끌어가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말씀을 듣고도 변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말씀이 삶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 손에 들려 있지만, 우리의 발걸음과 일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마귀의 시험을 받으실 때,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태복음 4: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말씀을 생명의 양식으로 삼고, 말씀을 삶의 토대로 삼으라는 절절한 권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말씀을 마치 정보처럼 소비하고, 지식처럼 축적하기만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은 우리가 사는 방식 그 자체여야 합니다. 말씀은 교회 안에서만 울려 퍼지는 낭독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실천되고, 직장 안에서 살아내며,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드러나야 하는 ‘삶의 언어’입니다.

신앙생활의 본질은 말씀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말씀을 따라 순종할 때 비로소 믿음은 현실이 됩니다. 야고보서 1장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자기를 속이는 자가 됩니다"고 경고합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고, 실천 없는 말씀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매주 예배 시간에 듣는 말씀은 그저 감동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분노를 다스리고, 욕망을 조절하며, 용서를 실천하고, 사랑을 드러내는 삶의 지침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아직 내 말씀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말씀대로 사는 삶은 고단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말씀과 다른 길을 제시하며, 말씀대로 살면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은 우리의 길에 빛이 되고, 어두운 세상에서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 됩니다. 말씀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붙잡는 것이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결단입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설교가 아니라, 말씀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말씀을 품고 양육할 때, 그 가정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 됩니다. 직장에서 신자가 정직하게, 성실하게, 진실하게 말씀의 기준으로 일할 때, 그것이 곧 선교가 됩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섬김, 진실함과 회개가 말씀을 따라 이뤄질 때, 그 공동체는 세상에 빛을 비추는 교회가 됩니다.

말씀은 교리를 넘어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 속에서, 말씀은 성령의 감동으로 살아 움직입니다. 말씀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좌절한 영혼을 일으키며, 방향을 잃은 인생에 길을 열어주는 능력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일 말씀 앞에 서야 하며,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께 "주님, 이 말씀이 오늘 제 삶에 어떻게 실천되어야 합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말씀은 생명입니다. 말씀은 능력입니다. 말씀은 사랑입니다. 그리고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십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그분처럼, 우리도 말씀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본질이 바로 이 말씀의 삶입니다. 말씀은 더 이상 지식의 책이 아니라, 우리의 살아있는 인생의 지도가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알고, 말씀을 외우고, 말씀을 전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말씀을 살아냅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증거이며, 세상이 다시 교회를 바라보게 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말씀을 따라 걷는 삶, 그 길 위에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