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내부 행사에 몰두하며 외부 사회적 책임을 잃어가는 길 97 

17. 내부 행사에 몰두하며 외부 사회적 책임을 잃어가는 길

한국교회는 오랜 역사 속에서 복음의 빛과 사랑을 전하며 사회의 약자를 돌보고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교회에서는 내부 행사와 프로그램 운영에 온 힘을 쏟아 단기적 교세 확장과 화려한 외형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가 본연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돌봄의 가치를 후순위로 밀어내어, 결국 교회의 정체성과 신앙적 증거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교회는 가난과 혼란의 시기에도 서로를 위해 희생하며, 매일의 기도와 찬양, 소그룹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 당시 교회는 단순한 예배 장소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구원의 터전이자 상호 돌봄의 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 교회는 내부 행사와 이벤트에만 집중하여, 외부와의 연대를 구축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소홀한 모습을 보입니다.

교회가 본연의 사명인 복음 전파와 제자 양성은 단순히 교회 내부의 프로그램 운영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사회 속에서 실천하며, 이웃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할 때, 교회는 단순한 ‘내부 소비의 장’을 넘어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 행사에 치중하다 보면, 성도들 사이의 깊은 교제와 서로 돕는 실질적 돌봄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교회는 “우리 교회는 자기들만 즐기는 곳”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얻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내부 행사와 프로그램에 배분되는 예산과 자원이 대외 선교, 사회봉사, 구제 활동 등 외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사회에서 “돈벌이와 이벤트에 치중하는 조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대하며 이웃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인적 자원이 부족해지고, 결과적으로 교회의 신뢰도와 명성이 심각하게 저하됩니다.

내부 행사에만 몰두하는 환경에서는 성도들 간의 진정한 공동체 의식 역시 위축됩니다. 대규모 이벤트와 단기적 행사가 단기간의 화제를 모으더라도, 그 과정에서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진솔하게 소통할 기회를 잃는다면, 교회는 결국 단순한 ‘행사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성도 개개인의 신앙 여정이 단절되어, 교회 공동체 전체의 영적 성장과 지속적 유대감 형성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물론 지교회별로 지역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형적인 즉 보여주기식 행사가 너무도 많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내부 행사와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자가 점검과 개선을 추진해야 합니다. 성도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진솔한 기도를 나누며,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소그룹, 목장, 셀 모임 등 기초 돌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또한, 대외 선교와 사회봉사, 구제 활동 등 외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과 자원이 충분히 배분되어야 하며, 그 성과는 투명하게 공개되어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