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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바르트 (Karl Barth), 『로마서 강해 (The Epistle to the Romans)』

칼 바르트 (Karl Barth)의 『로마서 강해 (The Epistle to the Romans)』
- 부제: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 -
서론: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
20세기 신학의 역사는 스위스의 한 젊은 시골 목사가 쓴 한 권의 책, 바로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22년 출간된 이 책의 제2판은, 당시 신학계에 대해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이었다고 묘사될 만큼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폭탄이 터지게 된 배경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미증유의 재앙이 있었습니다. 당시 젊은 목사였던 칼 바르트는, 자신이 존경했던 독일의 위대한 자유주의 신학 스승들이 모두 독일 황제의 전쟁 정책을 지지하는 선언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고 깊은 충격과 환멸에 빠졌습니다. 인간의 이성, 문화, 도덕적 진보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점진적으로 실현된다고 믿었던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이, 인간성의 야만적인 파괴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축복하는 모습을 보며, 바르트는 그 신학이 완전히 파산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자유주의 신학이 섬겼던 '하나님'이 사실은 인간의 가장 고상한 이상과 문화를 신격화한 우상에 불과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절망 속에서 그는 목회자로서 강단에서 선포할 메시지를 찾기 위해 성경, 특히 바울의 로마서를 다시 읽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자신이 배웠던 모든 것과는 전혀 다른 **"이상하고 새로운 세계(strange new world)"**와 마주하게 됩니다. 『로마서 강해』는 바로 그가 발견한, 인간의 모든 문화와 종교를 초월하여 서 계시는, 살아계시고 낯선 하나님의 음성을 담아낸 책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20세기 신학의 지형을 바꾼 이 혁명적인 저작 속으로 들어가, 바르트가 어떻게 19세기 신학의 세계를 무너뜨렸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우리는 그의 사상의 대전제인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무한한 질적 차이'**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계시가 어떻게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파괴하는 **'위기(crisis)'**로 임하는지, 그리고 복음이 어떻게 인간의 모든 '종교'에 대한 심판인지를 탐구할 것입니다.
본론: 성서 속의 낯선 신세계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는 전통적인 주석서처럼 한 구절 한 구절의 역사적, 문법적 의미를 차분히 분석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로마서라는 텍스트를 통해 울려 퍼지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동적이고 폭발적인 음성을 포착하려는 예언자적 외침에 가깝습니다.
1. 모든 것의 기초: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무한한 질적 차이
바르트 신학의 출발점이자 모든 것을 관통하는 대전제는 바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무한한 질적 차이"**라는 선언입니다.
전적 타자(Wholly Other)이신 하나님: 자유주의 신학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했다면, 바르트는 급진적인 '단절'을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인간 이성이나 종교적 체험의 최고봉에 계신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이며, 영원과 시간 사이에는 결코 인간의 힘으로 건널 수 없는 거대한 심연이 존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생각과 경험을 초월하시는 **'전적 타자(Wholly Other)'**이십니다.
2. 위기로서의 계시: 위에서부터 내리꽂히는 수직선
이처럼 우리와 완전히 다른 차원에 계신 하나님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바르트는 우리가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계시'하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계시는 결코 평화롭게 오지 않습니다.
위기(Crisis)로서의 계시: 하나님의 계시는 인간의 역사와 문화라는 수평선을 뚫고, 하늘로부터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선과도 같습니다. 이 만남의 지점에서, 우리의 모든 것—우리의 이성, 도덕, 문화, 그리고 가장 경건한 종교까지도—은 근본적인 **'위기(krisis, 헬라어로 '심판'을 의미)'**에 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계시는 우리의 모든 가능성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철저히 부정하고 심판하는 방식으로 임합니다. 십자가는 바로 이 세상 전체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인 '위기'이자 심판입니다.
3. 복음은 종교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르트는 기독교 신앙을 인간의 '종교' 현상과 동일시하려는 모든 시도를 근본적으로 거부합니다.
종교는 인간의 불신앙이다: 바르트에게 '종교'란,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께 도달하려는 시도, 즉 하늘에 닿으려는 바벨탑을 쌓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교만의 가장 정교하고도 위험한 형태이며, 본질적으로 '불신앙'입니다.
계시는 종교에 대한 심판이다: 반면, '복음(계시)'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내려오시는 사건입니다. 따라서 복음은 세상의 수많은 종교들 중 가장 우월한 '하나의 종교'가 아닙니다. 오히려 복음은 인간이 만든 **모든 종교에 대한 하나님의 "아니오(No!)"**이며, 심지어 하나의 인간적인 제도와 업적으로 전락한 기독교 '종교'에 대한 심판이기도 합니다.
결론: 20세기 신학의 새로운 시작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는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의 낙관적인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20세기 신학의 새로운 의제를 설정했습니다. 이 책은 신학의 중심을 인간의 종교적 경험과 문화에서, 다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주권적이고 초월적인 하나님께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이 책은 '신정통주의(Neo-Orthodoxy)' 혹은 '변증법적 신학'이라 불리는 새로운 신학 운동을 촉발시켰으며, 이후 수십 년간 신학계의 담론을 지배했습니다.
물론 오늘날 바르트의 급진적인 변증법적 스타일이나 종교에 대한 전적인 부정은 많은 비판과 수정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그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합니다. 그는 안일한 시대정신과 타협하려는 모든 형태의 기독교, 인간의 입맛에 맞게 하나님을 길들이려는 모든 시도, 그리고 성경의 낯설고 충격적인 음성을 잊어버린 모든 교회에 대한 영원한 경고입니다.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를 읽는 것은 평범한 주석서를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그것은 감전되는 듯하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만들며, 궁극적으로는 짜릿한 지적, 영적 체험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복음 그 자체의 충격과 경이로움—즉, 전적으로 타자이신 초월적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타락한 세계를 심판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침입해오셨다는 소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