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포스터 (Richard Foster), 『영적 훈련과 성장 (Celebration of Discipline)』

리처드 포스터 (Richard Foster)의 『영적 훈련과 성장 (Celebration of Discipline)』
- 부제: 자유를 향한 길, 영혼의 스케일을 연습하라 -

서론: 자유를 향한 길, 영혼의 스케일을 연습하라
🏃 '훈련(discipline)'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우며, 자유를 억압하는 율법적인 의무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바로 그 '훈련'이 우리를 진정한 영적 자유로 이끄는 유일한 길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978년, 퀘이커 신학자인 리처드 포스터는 그의 대표작 『영적 훈련과 성장』을 통해 바로 이 역설적인 진리를 현대 교회에 제시했습니다. 당시 1970년대의 복음주의 교회는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메시지는 있었지만, 구원받은 신자가 '어떻게'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영적 공백 상태에 있었습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더 깊은 영성을 갈망했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해 방황했습니다.

『영적 훈련과 성장』은 바로 이 갈증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역사 2000년 동안 수많은 성도들이 실천해왔던 고전적인 영적 훈련들—묵상, 기도, 금식, 단순함, 섬김 등—을 현대인들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소개한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리처드 포스터의 안내를 따라, '훈련'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깨뜨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를 참된 기쁨과 자유로 이끄는 '축제(Celebration)'가 될 수 있는지를 탐험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가 제시하는 내면, 외면, 그리고 공동체의 훈련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전인격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본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의 기술
1. 가장 큰 오해: 훈련은 율법주의가 아니다
포스터는 먼저 '훈련'과 '율법주의'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피아니스트의 비유: 그는 영적 훈련을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연습에 비유합니다. 피아니스트가 매일 지루하게 스케일 연습을 하는 것은, 스케일 자체를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 그 어떤 악보라도 자유롭고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 기꺼이 훈련에 임하는 것입니다.

훈련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영적 훈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나 구원을 '획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삶을 더욱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 **'수단'**일 뿐입니다.

이처럼 훈련은 우리를 옭아매는 쇠사슬이 아니라,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끄는 날개입니다.

2. 영적 성장의 세 가닥: 내면, 외면, 공동체
포스터는 영적 훈련들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소개하며, 건강한 영적 삶을 위해서는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내면의 훈련 (The Inward Disciplines): 마음의 정원을 가꾸기
이것은 우리의 내면세계를 가꾸는 훈련입니다.

묵상(Meditation): 기독교적 묵상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입니다.

기도(Prayer): 단순히 무언가를 간구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과 인격적으로 대화하는 관계입니다.

금식(Fasting): 음식에 대한 욕구를 자발적으로 절제함으로써,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훈련입니다.

연구(Study): 하나님의 말씀과 세계를 이성적으로 탐구하며 마음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 외면의 훈련 (The Outward Disciplines): 삶의 방식을 바꾸기
이것은 우리의 외적인 삶의 태도와 방식을 변화시키는 훈련입니다.

단순(Simplicity): 소유물과 끝없는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내면의 상태이자 외적인 실천입니다.

고독(Solitude): 외부의 소음뿐만 아니라 내면의 소음까지 잠재우고, 오직 하나님의 음성에만 귀 기울이는 시간입니다.

순종(Submission): 언제나 내 뜻대로 해야만 한다는 교만의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과 이웃에게 기꺼이 복종하는 자유입니다.

섬김(Service): 다른 사람의 인정을 구하지 않고, 이름도 빛도 없이 작은 필요들을 채워주는 참된 섬김의 기쁨을 배우는 훈련입니다.

🤝 공동체의 훈련 (The Corporate Disciplines): 함께 성장하기
이것은 개인의 경건을 넘어, 공동체 안에서 함께 실천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훈련입니다.

고백(Confession): 나의 죄를 하나님과 신뢰하는 형제자매 앞에 정직하게 고백함으로써, 위선과 고립의 감옥에서 벗어나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예배(Worship): 우리의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맞추고, 그분의 가치를 인정하며 찬양하는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행위입니다.

인도(Guidance):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성령께서 공동체의 지혜를 통해 말씀하신다는 것을 믿고 영적인 인도를 구하는 훈련입니다.

기쁨/축제(Celebration): 종종 잊히기 쉬운 이 훈련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그분이 주신 모든 선물(웃음, 춤, 잔치 등)을 의지적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결론: 훈련, 가장 위대한 기쁨의 축제
리처드 포스터의 위대한 공헌은, 기독교 2천 년 역사라는 거대한 보물 창고 속에 흩어져 있던 영적 훈련의 지혜들을, 현대의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나의 체계로 엮어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수많은 사람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가톨릭, 동방정교회, 청교도, 퀘이커 등 다양한 기독교 전통의 영성을 아우르며, 이 위대한 유산이 특정 교파의 소유가 아닌 모든 교회의 공동 자산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적 훈련과 성장』은 현대의 영성 형성 운동의 기초를 놓은 책으로 평가받으며,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정적인 신앙에서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그리스도와의 관계로 이끌었습니다.

리처드 포스터는 우리에게 거룩하고 기쁨이 넘치는 삶은 결코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나 그 연습은 결코 무거운 짐이 아니라, 우리를 묶고 있던 낡은 습관의 사슬을 끊어내고, 마치 한 명의 음악가가 악기를 마스터하듯, 하나님의 나라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자유와 은혜로 연주하게 되는 **'위대한 기쁨의 축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