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基礎宣教訓練オンライン講義リスト

다수세계 선교, 디아스포라 등 최신 선교 흐름.

종교신학 (Theology of Religion)

선교 지도의 대이동: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21세기 선교의 새로운 흐름과 방향

서론: 낡은 지도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다
20세기까지 '기독교 선교'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고 정형화된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주로 유럽이나 북미의 백인 선교사가 아프리카의 오지나 아시아의 미전도 종족 마을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선교는 '기독교 세계(Christendom)'인 서구에서 '이교도 세계'인 비서구로 향하는 일방적인 흐름이었고, 선교의 지도는 명확하게 '보내는 대륙'과 '받는 대륙'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이 패러다임은 지난 500년간 세계 기독교의 확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지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유물이 되어버렸다.

오늘날 세계 선교의 현장은 그야말로 천지개벽과도 같은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기독교의 심장부, 즉 인구 통계학적, 영적 중심축이 서구에서 남반구(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로 극적으로 이동했다. 과거 '선교지'로 불렸던 지역의 교회들이 이제는 서구 교회를 능가하는 열정과 규모로 선교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전례 없는 규모의 국제 이주와 난민의 물결은 '선교'의 공간적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더 이상 복음을 들고 먼 타국으로 '가야만' 선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전 세계의 모든 민족이 우리의 이웃으로, 직장 동료로, 같은 강의실의 학우로 다가와 있는 '디아스포라'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회는 과거의 익숙한 전략과 사고방식에 안주할 수 없게 되었다. 낡은 지도를 고집하며 항해하려는 시도는 좌초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열어가시는 새로운 선교의 길을 분별하는 지혜이다.

따라서 본고는 21세기 기독교 선교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두 가지 거대한 흐름, 즉 '다수세계 선교(Majority World Missions)'의 부상과 '디아스포라 선교(Diaspora Missions)'의 부상을 중심으로 최신 선교의 흐름과 방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세계 기독교의 중심축 이동이라는 거시적인 변화를 조망하고, 이 변화의 필연적 결과인 다수세계 선교의 특징과 잠재력, 그리고 도전 과제를 살펴볼 것이다. 이어서, 세계화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인 '흩어진 사람들'의 시대를 맞아 디아스포라 선교가 왜 21세기 선교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지평이 되었는지를 논증하고, 그 구체적인 접근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나아가 이 두 가지 핵심 흐름이 도시 선교, 총체적 선교, 디지털 선교 등 다른 현대 선교 동향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탐구함으로써, 21세기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이 여정은 교회가 다시 한번 시대의 변화에 응답하며 세상의 소망으로 서기 위한 새로운 선교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이 될 것이다.

I. 기독교 세계의 거대한 지각 변동: 남반구 교회의 부상
21세기 선교의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대전제는 지난 100년간 조용하지만 혁명적으로 진행된 세계 기독교의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독교는 더 이상 '서구의 종교'가 아니다.

1. 통계와 현실: 기독교 중심축의 남하

역사학자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가 그의 저서 『넥스트 크리스텐덤(The Next Christendom)』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했듯이, 20세기 기독교의 역사는 '중심축의 대이동'으로 요약될 수 있다. 1900년 당시, 전 세계 기독교인의 약 80%는 유럽과 북미에 거주하는 백인이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구도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오늘날 전 세계 기독교인의 3분의 2 이상, 약 67%가 남반구, 즉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 살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국가 10개국 중에는 미국,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필리핀, 콩고민주공화국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유럽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러한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동반한다. 새롭게 기독교의 중심부로 떠오른 남반구 교회의 신앙은 여러 면에서 전통적인 서구 교회의 신앙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폭발적인 성장세이다. 유럽 교회가 박물관으로 변해가고 미국 교회가 정체와 쇠퇴를 경험하는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회들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둘째, 강력한 영성이다. 이들 교회는 성령의 초자연적 역사, 기적, 치유, 영적 전쟁과 같은 주제를 매우 실제적으로 받아들이는 오순절/은사주의적 영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셋째, 보수적인 신앙이다. 서구 교회가 자유주의 신학과 씨름하는 동안, 남반구 교회는 대부분 성경의 권위와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를 굳건히 붙들고 있다. 넷째, 고난의 경험이다. 많은 남반구 교회들은 가난과 질병, 정치적 박해와 순교의 위협 속에서 신앙을 지켜왔으며, 이는 그들의 신앙을 더욱 견고하고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2. '선교지'에서 '선교 주체'로의 전환

이러한 기독교 중심축의 이동이 선교에 미치는 가장 극적인 결과는 바로 선교의 주체가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500년간 이어져 온 "서구에서 나머지 세계로(from the West to the Rest)"라는 선교 공식은 이제 폐기되었다. 과거 서구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했던 '선교지(mission field)'의 교회들이 이제는 스스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강력한 '선교 동력(mission force)'이 되었다.

선교학자 앤드류 월스(Andrew Walls)가 지적했듯이, 이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이다. 이제 선교는 더 이상 서구 교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중심적(polycentric)' 과업이 되었다.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흐르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선교사가 유럽의 세속화된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고, 브라질 선교사가 일본에 복음을 전하며, 필리핀 선교사가 중동의 무슬림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들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남반구 교회의 부상은 21세기 선교 지형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II. 새로운 동력, 다수세계 선교 (Majority World Missions)
기독교의 중심축이 남반구로 이동하면서, 이제 '다수세계(Majority World)', 즉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교회가 세계 선교의 새로운 동력으로 급부상했다. '다수세계 선교'는 21세기 선교를 특징짓는 가장 역동적이고 중요한 현상이다.

1. 다수세계 선교의 특징과 강점

서구 선교와 비교할 때, 다수세계 선교는 몇 가지 독특한 특징과 강점을 지닌다.

첫째,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과 세계관의 공유이다. 서구 선교사가 비서구 문화권에 들어갈 때 겪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세계관의 차이이다. 개인주의, 합리주의, 물질주의에 익숙한 서구 선교사가 공동체주의, 영적 세계의 실재를 믿는 명예-수치 문화나 두려움-능력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아프리카 선교사가 다른 아프리카 부족에게, 혹은 동남아시아 선교사가 중동 지역으로 갈 때는 이러한 문화적, 세계관적 간극이 훨씬 작다. 그들은 이미 공동체의 중요성, 영적 세계의 실재, 가시적인 능력에 대한 갈망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복음을 그들의 언어와 필요에 맞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둘째, **고난에 대한 높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in Suffering)**이다. 서구의 풍요롭고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한 선교사들에게 제3세계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과 정치적 불안, 질병의 위협은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다수세계 선교사들 중 다수는 이미 자국에서 가난과 사회적 혼란, 종교적 박해를 경험하며 신앙이 단련된 이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선교지의 어려움을 불평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 훈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더 끈기 있고 유연하게 사역을 감당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자발성과 관계 중심적 접근이다. 다수세계 선교는 거대한 교단 본부나 선교 단체의 체계적인 지원과 막대한 재정에 의존하기보다는, 개별 교회나 소그룹의 자발적인 헌신과 기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재정적으로는 부족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단점을 넘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큰돈과 프로그램을 앞세우기보다, 현지인들과 동고동락하며 인격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삶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는 '맨몸'의 선교를 지향한다. 이는 때로 서구 선교의 '프로젝트 중심적' 접근 방식보다 더 깊고 지속적인 열매를 맺게 한다.

넷째, 강력하고 역동적인 영성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수세계 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성령의 능력, 기도, 치유, 축사와 같은 초자연적 역사에 대한 강한 믿음이다. 이러한 영성은 특히 애니미즘과 주술이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두려움-능력 문화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들은 복음을 단지 추상적인 교리가 아니라, 악한 영들의 세력보다 더 강력하고 실제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구체적인 변화와 해방을 가져온다.

2. 다수세계 선교의 도전과 과제

물론 다수세계 선교가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이 새로운 선교 운동은 몇 가지 심각한 성장통과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신학 훈련의 부족과 신학적 미성숙이다. 뜨거운 열정과 헌신에 비해, 체계적인 신학 훈련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복음의 본질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 특히 자국의 민간신앙이나 번영신학과 복음이 뒤섞이는 '혼합주의'의 문제는 심각한 도전이다.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국의 문화와 신앙 형태를 이식하려는 문화 제국주의적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둘째, 재정적 어려움과 선교사 돌봄 시스템의 부재이다. 대부분의 다수세계 교회들은 재정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선교사들을 안정적으로 후원하고 관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생계를 위해 이중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녀 교육이나 건강 문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선교사 돌봄(Member Care)' 시스템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선교사들의 탈진과 중도 탈락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 된다.

셋째, 서구 선교와의 동등한 파트너십 구축의 어려움이다. 세계 선교의 미래는 서구 교회와 다수세계 교회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데 달려 있다. 그러나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를 청산하고, 재정과 권력의 불균형을 극복하며 진정한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서구 교회는 자신들의 재정적 우위를 이용해 여전히 통제하려는 유혹을, 다수세계 교회는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려는 수동성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시급하다.

III. 새로운 지평, 디아스포라 선교 (Diaspora Missions)
다수세계 선교의 부상이 선교의 '주체'에 관한 혁명이라면, 디아스포라 선교의 부상은 선교의 '공간'에 관한 혁명이다.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이주(migration)의 시대'이며, 이 '흩어진 사람들(diaspora)'은 하나님께서 교회 앞에 열어주신 가장 역동적이고 전략적인 선교의 지평이다.

1. '흩어진 사람들'의 시대: 디아스포라의 재정의

'디아스포라'는 본래 고국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자신의 출생지를 떠나 타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여기에는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떠난 이주 노동자, 학업을 위해 온 유학생, 전쟁과 박해를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난민, 그리고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한 여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엔(UN)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국제 이주민의 수는 2억 8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세계는 거대한 용광로처럼 뒤섞이고 있으며, 과거에는 평생 만나볼 기회조차 없었던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이제는 우리의 바로 이웃이 되었다. 선교적 관점에서 이 현상은 단순히 사회경제적 변화가 아니라, 온 민족을 향한 구원 계획을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로 이해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땅 끝까지 가기'를 기다리지 않으시고, '땅 끝을 우리에게로' 보내주고 계신다.

2. 디아스포라 선교의 전략적 중요성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선교 전략에 있어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다.

첫째, 선교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디아스포라 선교는 "가서(Go)" 하는 선교에서 "오게 하는(Come)" 선교를 넘어, "이미 와 있는(Are Here)" 이들을 섬기는 선교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모든 지역 교회가 더 이상 세계 선교의 방관자나 후원자가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 선교를 수행하는 최전선 기지가 되었음을 뜻한다. 서울의 한 평범한 교회도 교회에 찾아온 이주 노동자와 유학생들을 섬김으로써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나이지리아 선교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접근의 용이성과 복음의 문이다. 기독교 선교가 법적으로 금지되거나 극도로 위험한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 Access Nations)' 출신의 사람들이 유학생이나 노동자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비교적 자유롭고 안전하게 복음을 전하고 삶을 나눌 수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출신의 무슬림 학생에게 따뜻한 환대와 사랑을 베풀고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것은, 그 나라에 선교사 10명을 파송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 복음의 '가교'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이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가장 폭발적인 잠재력은, 복음을 받아들인 한 사람의 디아스포라가 자신의 고국에 있는 가족과 공동체 전체에 복음을 전파하는 강력한 '가교(bridge)'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없는 가장 완벽한 '내부자 선교사(insider missionary)'이다. 한국에서 유학하던 한 중국인 학생이 그리스도인이 되어 본국으로 돌아가 가정 교회를 시작하고, 독일에서 난민으로 정착한 시리아인이 SNS를 통해 고향의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례들은 디아스포라 선교가 어떻게 복음의 '역류(reverse flow)'를 일으켜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3. 디아스포라 선교의 실제적 접근 방안

디아스포라 선교는 거창한 구호나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지역 교회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의 행위에서 시작된다.

가장 기본적인 접근은 **환대의 실천(Practice of Hospitality)**이다. 낯선 땅에서 외로움과 문화적 충격,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아스포라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한국어 교육이나 행정적 도움과 같은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된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환대를 통해 신뢰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리고 영적인 대화가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교회는 의도적으로 다문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단순히 '외국인부'를 만들어 분리하는 것을 넘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모든 민족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하나님의 새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모든 민족과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천상의 예배를 이 땅에서 미리 보여주는 예언자적 실천이 된다.

또한, 대상 그룹의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사역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캠퍼스 주변의 교회는 유학생들을 위한 사역에, 공단 지역의 교회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나 상담 사역에, 그리고 정부의 난민 수용 시설 근처의 교회는 난민 가정을 돌보는 사역에 집중할 수 있다. 교회의 은사와 자원을 분석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디아스포라 그룹을 찾아 집중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IV. 21세기 선교의 다른 흐름들: 상호 연결된 동향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선교라는 두 거대한 흐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선교의 다른 여러 동향들과 긴밀하게 상호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태피스트리를 이룬다.

1. 도시 선교 (Urban Mission):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의 시대'가 되었다. 도시는 경제와 문화, 정치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든 디아스포라들이 모이는 거대한 용광로이다. 따라서 21세기 선교는 본질적으로 도시 선교가 될 수밖에 없다. 다문화, 빈부 격차, 익명성, 영적 공허함 등 현대 도시가 가진 복합적인 문제들에 응답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심는 사역은 디아스포라 선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 총체적 선교 (Holistic Mission)와 전문인 선교 (Business as Mission): 많은 디아스포라들은 영적인 필요뿐만 아니라 법률, 의료,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하는 총체적 선교의 관점이 필수적이다. 또한, 비즈니스, IT, 의료, 교육 등 자신의 전문 직업을 가지고 선교적 소명을 실천하는 **전문인 선교(또는 BAM, Business as Mission)**는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자립을 도우며, 선교사 비자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3. 디지털 선교 (Digital Mission): 현대의 디아스포라들은 물리적으로는 고국을 떠나 있지만,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고국의 가족 및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선교에 있어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경공부나 제자 훈련 콘텐츠는 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본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디지털 선교는 지리적 장벽을 넘어 복음이 확산되게 하는 새로운 차원의 선교 방식이다.

4. 파트너십과 협력 (Partnership and Collaboration): 21세기 선교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성격은 더 이상 어느 한 교회나 단체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선교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구 교회와 다수세계 교회,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 지역 교회와 전문 선교 단체 간의 수평적이고 상호적인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자의 은사와 자원을 공유하고, 함께 전략을 세우며, 서로에게 배우는 겸손한 자세를 통해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선교를 이루어갈 수 있다.

결론: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온 교회가 함께
21세기 기독교 선교의 지도는 다시 그려졌다. 기독교의 중심축은 남쪽으로 이동했고, 선교의 동력은 이제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교회들로부터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이주의 물결은 땅 끝의 모든 민족을 우리의 문 앞으로 데려와, 모든 교회를 세계 선교의 최전선으로 만들었다. '보내는 자'와 '받는 자'의 구분은 희미해졌고, 이제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흐르는 다차원적인 운동이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교회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다수세계 선교의 부상은 서구 교회가 가진 물질적, 신학적 우월 의식을 내려놓고, 새로운 형제들과 겸손하게 배우고 동역하는 자세를 요구한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부상은 모든 지역 교회가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 문 앞에 와 있는 나그네를 환대하고 섬기는 사랑의 실천을 요구한다.

미래의 기독교 선교는 **다중심적(polycentric)**이고, **디아스포라적(diasporic)**이며, **도시 중심적(urban)**이고, **총체적(holistic)**이며, **협력적(collaborative)**인 모습이 될 것이다. 이는 결코 인간의 전략이나 계획의 결과가 아니다. 모든 민족과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자신의 백성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멈출 수 없는 선교의 물결이다.

우리의 과제는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미 행하고 계신 일에 믿음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 곁에 와 있는 '흩어진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선교의 불길에 함께 기도하며, 온 교회가 하나의 몸으로서 함께 이 시대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때, 교회는 비로소 이 분열되고 소외된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화해와 희망을 증거하는 진정한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21세기 선교학의 동향

선교 지도의 대이동: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21세기 선교의 새로운 흐름과 방향

서론: 낡은 지도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다
20세기까지 '기독교 선교'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고 정형화된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주로 유럽이나 북미의 백인 선교사가 아프리카의 오지나 아시아의 미전도 종족 마을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선교는 '기독교 세계(Christendom)'인 서구에서 '이교도 세계'인 비서구로 향하는 일방적인 흐름이었고, 선교의 지도는 명확하게 '보내는 대륙'과 '받는 대륙'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이 패러다임은 지난 500년간 세계 기독교의 확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지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유물이 되어버렸다.

오늘날 세계 선교의 현장은 그야말로 천지개벽과도 같은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기독교의 심장부, 즉 인구 통계학적, 영적 중심축이 서구에서 남반구(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로 극적으로 이동했다. 과거 '선교지'로 불렸던 지역의 교회들이 이제는 서구 교회를 능가하는 열정과 규모로 선교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전례 없는 규모의 국제 이주와 난민의 물결은 '선교'의 공간적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더 이상 복음을 들고 먼 타국으로 '가야만' 선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전 세계의 모든 민족이 우리의 이웃으로, 직장 동료로, 같은 강의실의 학우로 다가와 있는 '디아스포라'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회는 과거의 익숙한 전략과 사고방식에 안주할 수 없게 되었다. 낡은 지도를 고집하며 항해하려는 시도는 좌초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열어가시는 새로운 선교의 길을 분별하는 지혜이다.

따라서 본고는 21세기 기독교 선교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두 가지 거대한 흐름, 즉 '다수세계 선교(Majority World Missions)'의 부상과 '디아스포라 선교(Diaspora Missions)'의 부상을 중심으로 최신 선교의 흐름과 방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세계 기독교의 중심축 이동이라는 거시적인 변화를 조망하고, 이 변화의 필연적 결과인 다수세계 선교의 특징과 잠재력, 그리고 도전 과제를 살펴볼 것이다. 이어서, 세계화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인 '흩어진 사람들'의 시대를 맞아 디아스포라 선교가 왜 21세기 선교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지평이 되었는지를 논증하고, 그 구체적인 접근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나아가 이 두 가지 핵심 흐름이 도시 선교, 총체적 선교, 디지털 선교 등 다른 현대 선교 동향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탐구함으로써, 21세기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이 여정은 교회가 다시 한번 시대의 변화에 응답하며 세상의 소망으로 서기 위한 새로운 선교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이 될 것이다.

I. 기독교 세계의 거대한 지각 변동: 남반구 교회의 부상
21세기 선교의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대전제는 지난 100년간 조용하지만 혁명적으로 진행된 세계 기독교의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독교는 더 이상 '서구의 종교'가 아니다.

1. 통계와 현실: 기독교 중심축의 남하

역사학자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가 그의 저서 『넥스트 크리스텐덤(The Next Christendom)』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했듯이, 20세기 기독교의 역사는 '중심축의 대이동'으로 요약될 수 있다. 1900년 당시, 전 세계 기독교인의 약 80%는 유럽과 북미에 거주하는 백인이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구도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오늘날 전 세계 기독교인의 3분의 2 이상, 약 67%가 남반구, 즉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 살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국가 10개국 중에는 미국,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필리핀, 콩고민주공화국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유럽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러한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동반한다. 새롭게 기독교의 중심부로 떠오른 남반구 교회의 신앙은 여러 면에서 전통적인 서구 교회의 신앙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폭발적인 성장세이다. 유럽 교회가 박물관으로 변해가고 미국 교회가 정체와 쇠퇴를 경험하는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회들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둘째, 강력한 영성이다. 이들 교회는 성령의 초자연적 역사, 기적, 치유, 영적 전쟁과 같은 주제를 매우 실제적으로 받아들이는 오순절/은사주의적 영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셋째, 보수적인 신앙이다. 서구 교회가 자유주의 신학과 씨름하는 동안, 남반구 교회는 대부분 성경의 권위와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를 굳건히 붙들고 있다. 넷째, 고난의 경험이다. 많은 남반구 교회들은 가난과 질병, 정치적 박해와 순교의 위협 속에서 신앙을 지켜왔으며, 이는 그들의 신앙을 더욱 견고하고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2. '선교지'에서 '선교 주체'로의 전환

이러한 기독교 중심축의 이동이 선교에 미치는 가장 극적인 결과는 바로 선교의 주체가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500년간 이어져 온 "서구에서 나머지 세계로(from the West to the Rest)"라는 선교 공식은 이제 폐기되었다. 과거 서구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했던 '선교지(mission field)'의 교회들이 이제는 스스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강력한 '선교 동력(mission force)'이 되었다.

선교학자 앤드류 월스(Andrew Walls)가 지적했듯이, 이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이다. 이제 선교는 더 이상 서구 교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중심적(polycentric)' 과업이 되었다.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흐르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선교사가 유럽의 세속화된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고, 브라질 선교사가 일본에 복음을 전하며, 필리핀 선교사가 중동의 무슬림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들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남반구 교회의 부상은 21세기 선교 지형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II. 새로운 동력, 다수세계 선교 (Majority World Missions)
기독교의 중심축이 남반구로 이동하면서, 이제 '다수세계(Majority World)', 즉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교회가 세계 선교의 새로운 동력으로 급부상했다. '다수세계 선교'는 21세기 선교를 특징짓는 가장 역동적이고 중요한 현상이다.

1. 다수세계 선교의 특징과 강점

서구 선교와 비교할 때, 다수세계 선교는 몇 가지 독특한 특징과 강점을 지닌다.

첫째,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과 세계관의 공유이다. 서구 선교사가 비서구 문화권에 들어갈 때 겪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세계관의 차이이다. 개인주의, 합리주의, 물질주의에 익숙한 서구 선교사가 공동체주의, 영적 세계의 실재를 믿는 명예-수치 문화나 두려움-능력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아프리카 선교사가 다른 아프리카 부족에게, 혹은 동남아시아 선교사가 중동 지역으로 갈 때는 이러한 문화적, 세계관적 간극이 훨씬 작다. 그들은 이미 공동체의 중요성, 영적 세계의 실재, 가시적인 능력에 대한 갈망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복음을 그들의 언어와 필요에 맞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둘째, **고난에 대한 높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in Suffering)**이다. 서구의 풍요롭고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한 선교사들에게 제3세계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과 정치적 불안, 질병의 위협은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다수세계 선교사들 중 다수는 이미 자국에서 가난과 사회적 혼란, 종교적 박해를 경험하며 신앙이 단련된 이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선교지의 어려움을 불평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 훈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더 끈기 있고 유연하게 사역을 감당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자발성과 관계 중심적 접근이다. 다수세계 선교는 거대한 교단 본부나 선교 단체의 체계적인 지원과 막대한 재정에 의존하기보다는, 개별 교회나 소그룹의 자발적인 헌신과 기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재정적으로는 부족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단점을 넘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큰돈과 프로그램을 앞세우기보다, 현지인들과 동고동락하며 인격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삶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는 '맨몸'의 선교를 지향한다. 이는 때로 서구 선교의 '프로젝트 중심적' 접근 방식보다 더 깊고 지속적인 열매를 맺게 한다.

넷째, 강력하고 역동적인 영성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수세계 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성령의 능력, 기도, 치유, 축사와 같은 초자연적 역사에 대한 강한 믿음이다. 이러한 영성은 특히 애니미즘과 주술이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두려움-능력 문화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들은 복음을 단지 추상적인 교리가 아니라, 악한 영들의 세력보다 더 강력하고 실제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구체적인 변화와 해방을 가져온다.

2. 다수세계 선교의 도전과 과제

물론 다수세계 선교가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이 새로운 선교 운동은 몇 가지 심각한 성장통과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신학 훈련의 부족과 신학적 미성숙이다. 뜨거운 열정과 헌신에 비해, 체계적인 신학 훈련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복음의 본질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 특히 자국의 민간신앙이나 번영신학과 복음이 뒤섞이는 '혼합주의'의 문제는 심각한 도전이다.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국의 문화와 신앙 형태를 이식하려는 문화 제국주의적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둘째, 재정적 어려움과 선교사 돌봄 시스템의 부재이다. 대부분의 다수세계 교회들은 재정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선교사들을 안정적으로 후원하고 관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생계를 위해 이중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녀 교육이나 건강 문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선교사 돌봄(Member Care)' 시스템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선교사들의 탈진과 중도 탈락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 된다.

셋째, 서구 선교와의 동등한 파트너십 구축의 어려움이다. 세계 선교의 미래는 서구 교회와 다수세계 교회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데 달려 있다. 그러나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를 청산하고, 재정과 권력의 불균형을 극복하며 진정한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서구 교회는 자신들의 재정적 우위를 이용해 여전히 통제하려는 유혹을, 다수세계 교회는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려는 수동성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시급하다.

III. 새로운 지평, 디아스포라 선교 (Diaspora Missions)
다수세계 선교의 부상이 선교의 '주체'에 관한 혁명이라면, 디아스포라 선교의 부상은 선교의 '공간'에 관한 혁명이다.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이주(migration)의 시대'이며, 이 '흩어진 사람들(diaspora)'은 하나님께서 교회 앞에 열어주신 가장 역동적이고 전략적인 선교의 지평이다.

1. '흩어진 사람들'의 시대: 디아스포라의 재정의

'디아스포라'는 본래 고국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자신의 출생지를 떠나 타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여기에는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떠난 이주 노동자, 학업을 위해 온 유학생, 전쟁과 박해를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난민, 그리고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한 여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엔(UN)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국제 이주민의 수는 2억 8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세계는 거대한 용광로처럼 뒤섞이고 있으며, 과거에는 평생 만나볼 기회조차 없었던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이제는 우리의 바로 이웃이 되었다. 선교적 관점에서 이 현상은 단순히 사회경제적 변화가 아니라, 온 민족을 향한 구원 계획을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로 이해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땅 끝까지 가기'를 기다리지 않으시고, '땅 끝을 우리에게로' 보내주고 계신다.

2. 디아스포라 선교의 전략적 중요성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선교 전략에 있어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다.

첫째, 선교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디아스포라 선교는 "가서(Go)" 하는 선교에서 "오게 하는(Come)" 선교를 넘어, "이미 와 있는(Are Here)" 이들을 섬기는 선교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모든 지역 교회가 더 이상 세계 선교의 방관자나 후원자가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 선교를 수행하는 최전선 기지가 되었음을 뜻한다. 서울의 한 평범한 교회도 교회에 찾아온 이주 노동자와 유학생들을 섬김으로써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나이지리아 선교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접근의 용이성과 복음의 문이다. 기독교 선교가 법적으로 금지되거나 극도로 위험한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 Access Nations)' 출신의 사람들이 유학생이나 노동자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비교적 자유롭고 안전하게 복음을 전하고 삶을 나눌 수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출신의 무슬림 학생에게 따뜻한 환대와 사랑을 베풀고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것은, 그 나라에 선교사 10명을 파송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 복음의 '가교'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이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가장 폭발적인 잠재력은, 복음을 받아들인 한 사람의 디아스포라가 자신의 고국에 있는 가족과 공동체 전체에 복음을 전파하는 강력한 '가교(bridge)'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없는 가장 완벽한 '내부자 선교사(insider missionary)'이다. 한국에서 유학하던 한 중국인 학생이 그리스도인이 되어 본국으로 돌아가 가정 교회를 시작하고, 독일에서 난민으로 정착한 시리아인이 SNS를 통해 고향의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례들은 디아스포라 선교가 어떻게 복음의 '역류(reverse flow)'를 일으켜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3. 디아스포라 선교의 실제적 접근 방안

디아스포라 선교는 거창한 구호나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지역 교회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의 행위에서 시작된다.

가장 기본적인 접근은 **환대의 실천(Practice of Hospitality)**이다. 낯선 땅에서 외로움과 문화적 충격,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아스포라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한국어 교육이나 행정적 도움과 같은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된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환대를 통해 신뢰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리고 영적인 대화가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교회는 의도적으로 다문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단순히 '외국인부'를 만들어 분리하는 것을 넘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모든 민족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하나님의 새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모든 민족과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천상의 예배를 이 땅에서 미리 보여주는 예언자적 실천이 된다.

또한, 대상 그룹의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사역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캠퍼스 주변의 교회는 유학생들을 위한 사역에, 공단 지역의 교회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나 상담 사역에, 그리고 정부의 난민 수용 시설 근처의 교회는 난민 가정을 돌보는 사역에 집중할 수 있다. 교회의 은사와 자원을 분석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디아스포라 그룹을 찾아 집중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IV. 21세기 선교의 다른 흐름들: 상호 연결된 동향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선교라는 두 거대한 흐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선교의 다른 여러 동향들과 긴밀하게 상호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태피스트리를 이룬다.

1. 도시 선교 (Urban Mission):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의 시대'가 되었다. 도시는 경제와 문화, 정치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든 디아스포라들이 모이는 거대한 용광로이다. 따라서 21세기 선교는 본질적으로 도시 선교가 될 수밖에 없다. 다문화, 빈부 격차, 익명성, 영적 공허함 등 현대 도시가 가진 복합적인 문제들에 응답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심는 사역은 디아스포라 선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 총체적 선교 (Holistic Mission)와 전문인 선교 (Business as Mission): 많은 디아스포라들은 영적인 필요뿐만 아니라 법률, 의료,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하는 총체적 선교의 관점이 필수적이다. 또한, 비즈니스, IT, 의료, 교육 등 자신의 전문 직업을 가지고 선교적 소명을 실천하는 **전문인 선교(또는 BAM, Business as Mission)**는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자립을 도우며, 선교사 비자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3. 디지털 선교 (Digital Mission): 현대의 디아스포라들은 물리적으로는 고국을 떠나 있지만,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고국의 가족 및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선교에 있어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경공부나 제자 훈련 콘텐츠는 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본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디지털 선교는 지리적 장벽을 넘어 복음이 확산되게 하는 새로운 차원의 선교 방식이다.

4. 파트너십과 협력 (Partnership and Collaboration): 21세기 선교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성격은 더 이상 어느 한 교회나 단체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수세계 선교와 디아스포라 선교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구 교회와 다수세계 교회,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 지역 교회와 전문 선교 단체 간의 수평적이고 상호적인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자의 은사와 자원을 공유하고, 함께 전략을 세우며, 서로에게 배우는 겸손한 자세를 통해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선교를 이루어갈 수 있다.

결론: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온 교회가 함께
21세기 기독교 선교의 지도는 다시 그려졌다. 기독교의 중심축은 남쪽으로 이동했고, 선교의 동력은 이제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교회들로부터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이주의 물결은 땅 끝의 모든 민족을 우리의 문 앞으로 데려와, 모든 교회를 세계 선교의 최전선으로 만들었다. '보내는 자'와 '받는 자'의 구분은 희미해졌고, 이제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흐르는 다차원적인 운동이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교회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다수세계 선교의 부상은 서구 교회가 가진 물질적, 신학적 우월 의식을 내려놓고, 새로운 형제들과 겸손하게 배우고 동역하는 자세를 요구한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부상은 모든 지역 교회가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 문 앞에 와 있는 나그네를 환대하고 섬기는 사랑의 실천을 요구한다.

미래의 기독교 선교는 **다중심적(polycentric)**이고, **디아스포라적(diasporic)**이며, **도시 중심적(urban)**이고, **총체적(holistic)**이며, **협력적(collaborative)**인 모습이 될 것이다. 이는 결코 인간의 전략이나 계획의 결과가 아니다. 모든 민족과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자신의 백성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멈출 수 없는 선교의 물결이다.

우리의 과제는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미 행하고 계신 일에 믿음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 곁에 와 있는 '흩어진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선교의 불길에 함께 기도하며, 온 교회가 하나의 몸으로서 함께 이 시대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때, 교회는 비로소 이 분열되고 소외된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화해와 희망을 증거하는 진정한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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