基礎宣教訓練オンライン講義リスト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단체가 함께 협력하는 선교.
종교신학 (Theology of Religion)

선교 협력과 파트너쉽
제 1부: 파트너십 선교의 신학적·역사적 필연성
서론: '나 홀로 선교' 시대의 종언
21세기 세계 선교는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과거 한 명의 위대한 선교사가 미지의 땅을 개척하던 '영웅적 개인주의' 시대와, 특정 교단이나 선교 단체가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하려던 '경쟁적 선교' 시대는 그 역사적 소명을 다하고 저물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선교 과업의 거대함과 복잡성은 더 이상 어느 한 개인, 한 교회, 한 단체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전도 종족의 견고한 문화적 장벽, 거대 도시의 익명성과 영적 공허, 가난과 질병, 인신매매와 같은 구조적 불의, 그리고 기독교에 적대적인 정치 이데올로기 등은 개별적인 접근을 무력하게 만드는 거대한 도전들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파트너십(Partnership)', 즉 '협력 선교'는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여러 전략 중 하나가 아닌,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존재 방식'으로 대두되고 있다.
파트너십 선교란 공동의 목표, 즉 하나님의 나라 확장과 세계 복음화라는 지상 대명령 성취를 위해 둘 이상의 독립적인 주체(교회, 교단, 선교 단체, 신학교 등)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발적으로 연합하여 자원, 정보, 인력, 전문성을 공유하고 함께 사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학적 기법을 넘어, 하나님의 본성과 교회의 본질에 깊이 뿌리내린 신학적 명령이며, 지난 200년의 근대 선교 역사가 피와 눈물로 얻어낸 교훈이기도 하다. 본 장에서는 파트너십 선교가 왜 선택이 아닌 필연인지를 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먼저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적 본성과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유기체적 특성 속에서 파트너십의 신학적 원형을 발견하고, 이어서 지난 선교 역사 속에서 분열이 낳은 비극적인 과오와 연합이 이뤄낸 위대한 성취들을 돌아봄으로써 협력 선교의 역사적 당위성을 고찰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파트너십이 단지 '더 나은' 방법이 아니라,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유일하고 '바른' 길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파트너십의 신학적 기초: 하나님과 교회의 본질에 대한 응답
1. 삼위일체 하나님: 파트너십의 원형(Archetype)
기독교 신앙의 가장 심오한 신비인 삼위일체(Trinity)는 파트너십 선교의 궁극적인 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하나님은 고독한 단일 개체가 아니라,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이 영원 전부터 완전한 사랑과 동등성, 그리고 상호내주(perichoresis)의 관계 속에서 완벽한 연합을 이루고 계신 '관계적 존재(Relational Being)'이시다.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바로 이 삼위 하나님의 관계성 안에서 시작되고 흘러나온다. 성부께서는 사랑으로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고(Sent)', 성부와 성자께서는 함께 성령을 교회에 '보내신다'. 성령께서는 교회를 통해 성자를 증언하시고 성부의 뜻을 이루신다. 이처럼 하나님의 구원 사역 자체가 삼위 하나님의 완벽한 파트너십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교회의 선교는 삼위 하나님의 이러한 관계적 본성과 사역 방식을 본받고 참여하는 것(imitatio Trinitatis)이어야 한다. 만약 하나님께서 단독으로 일하지 않으시고 완벽한 협력 속에서 일하신다면, 불완전한 인간과 조직들의 모임인 교회가 어떻게 '나 홀로' 일할 수 있겠는가? 서로 경쟁하고 분열하며 각자의 이름과 영광을 구하는 선교는 삼위 하나님의 자기희생적이고 상호 존중적인 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반(反)신학적 행위이다. 반면,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겸손히 서로를 섬기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연합할 때, 우리는 세상에 삼위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형상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증인이 된다.
2.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유기체적 상호의존성
사도 바울이 제시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The Church as the Body of Christ)'라는 이미지는 파트너십의 교회론적 필연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고린도전서 12장에서 바울은 교회는 다양한 지체들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임을 강조한다.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요 여럿이니...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 하지 못하리라...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고전 12:14, 21, 24-25)."
이 비유를 세계 선교에 적용하면, 각 지역 교회, 교단, 선교 단체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각기 다른 지체들이다. 어떤 단체는 '눈'처럼 전략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은사가 있고, 어떤 단체는 '손'처럼 구체적인 사역을 실행하는 은사가 있으며, 어떤 단체는 '발'처럼 험지에 복음을 전하는 은사가 있다. 어떤 지체도 모든 은사를 다 가질 수는 없으며, 스스로 완전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각 지체는 서로의 독특한 은사와 기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협력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몸 전체가 건강하게 세워지고 온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한 교단이 성경 번역부터 교회 개척, 의료 사역, 신학교 설립까지 모든 것을 다 하려는 것은 마치 눈이 손과 발의 역할을 하려는 것처럼 어리석고 비성경적인 교만이다. 진정한 선교적 성숙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우리가 누구와 함께 이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데서 시작된다.
3.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 연합을 통한 세상의 증언
파트너십 선교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성경적 명령은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대제사장적 기도에서 발견된다. 십자가를 앞두고 제자들과 미래의 모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반복해서 그들의 '하나 됨(Oneness)'을 위해 간구하셨다. 그리고 그 하나 됨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셨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요 17:21, 23)."
이 말씀은 교회의 연합이 단순히 내부적인 덕목을 넘어, 세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선교적 증언(Missional Witness)'임을 천명한다. 세상은 교회가 얼마나 훌륭한 신학 이론을 가졌는지, 얼마나 큰 건물을 지었는지,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를 보고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분열과 갈등으로 가득한 자신들의 모습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랑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볼 때, 그 사랑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참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믿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교 현장에서 교단과 단체들이 서로 반목하고 경쟁하는 모습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의 능력을 스스로 부정하고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가장 심각한 '반(反)증언' 행위이다. 우리의 연합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복음의 신뢰도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이다.
파트너십의 역사적 교훈: 분열의 비극과 연합의 가능성
1. '선교의 스캔들': 경쟁과 중복의 시대
19세기 '위대한 선교의 세기'는 서구의 수많은 교단과 선교 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들을 파송하던 시대였다. 이들의 열정과 헌신은 의심할 여지없이 위대했지만, 그 이면에는 교파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각 교단은 자신들의 신학과 예배 양식, 교회 정치 제도가 가장 성경적이라고 믿었고, 선교지에서 다른 교단과 협력하기보다는 경쟁하며 '자신들의 교단 세력'을 확장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한 작은 마을에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선교사가 각각 들어와 서로 다른 교리를 가르치며 현지인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비극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제한된 자원은 중복 투자로 낭비되었고, 선교사들 간의 갈등은 현지인들에게 기독교가 분열의 종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선교의 스캔들(The Scandal of Missions)'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문제였으며,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비판을 받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다투는 모습은 복음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자기모순이었다.
2. 연합을 향한 위대한 첫걸음: 1910년 에든버러 세계선교사대회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선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인 1910년 에든버러 세계선교사대회(World Missionary Conference)가 열렸다. 존 모트(John R. Mott)와 같은 선각자들의 주도로 열린 이 대회에는 전 세계 개신교 선교 단체 대표 1,200여 명이 모여 '이 세대 안에 세계 복음화(The Evangelization of the World in this Generation)'라는 공동의 비전을 나누었다. 이 대회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선교 현장에서의 비효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협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선교 지역을 분할하여 중복을 피하는 '선교지 분할 협정(Comity Agreements)'과 같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고, 이는 훗날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같은 국제적인 교회 연합 운동이 태동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비록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에든버러 대회는 분열의 시대를 넘어 연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세계 교회 앞에 분명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
3. 로잔 운동과 현대 파트너십의 발전
20세기 후반, 복음주의권에서는 1974년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의 주도로 시작된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이 파트너십 선교를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로잔 운동은 특정 조직이나 기구가 아니라, 전 세계 복음주의 리더들이 함께 모여 선교적 과제를 연구하고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이라는 신학적 선언문을 통해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아우르는 '총체적 선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미전도 종족', '10/40창'과 같은 새로운 선교 개념을 제시하며 전 세계 교회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도록 독려했다. 로잔 운동을 통해 형성된 전 지구적 네트워크는 오늘날 수많은 국제적, 지역적 파트너십 프로젝트가 탄생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결론: 시대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결론적으로, 파트너십 선교는 단순히 유행하는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과 교회의 본질에 깊이 뿌리내린 신학적 명령이며, 지난 선교 역사의 아픈 실패를 통해 얻은 역사적 교훈이다. 삼위 하나님께서 완벽한 연합 속에서 선교하시고, 교회는 다양한 지체가 협력하는 그리스도의 한 몸이며, 우리의 하나 됨이 세상을 향한 가장 강력한 증언이라는 신학적 진리는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는 대전제이다. 또한, 교파주의적 경쟁이 낳은 선교의 스캔들과, 연합을 통해 비로소 위대한 진보를 이룰 수 있었던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협력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오늘날 교회가 마주한 도전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고 복잡하다. 이 거대한 과업 앞에서 여전히 '나 홀로'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영적 교만이요 시대착오적인 미련일 뿐이다. 이제 교회는 '나의 왕국'을 세우려는 야망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나라'라는 더 큰 그림 안에서 서로를 동역자로 인정하고 기꺼이 손을 잡아야 한다. 시대는 우리에게 더 큰 연합과 더 깊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실제 선교 현장에서 어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 2부: 파트너십 선교의 다양한 형태와 스펙트럼
서론: 목적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파트너십
파트너십 선교가 신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필연적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실제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파트너십은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도구 상자 속의 다양한 연장들처럼, 주어진 과업의 성격, 참여하는 주체들의 관계, 그리고 공유하는 목표의 수준에 따라 그 형태와 깊이를 달리하는 유연하고 다층적인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는 가볍게 정보를 교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원과 인력을 완전히 통합하는 깊은 수준의 연합이 요구되기도 한다.
따라서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우리의 상황과 목적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통합이나 연합이 항상 최선은 아니며, 때로는 느슨한 형태의 협력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본 장에서는 파트너십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틀로서, 협력의 강도와 깊이에 따라 파트너십을 여러 단계의 스펙트럼으로 나누어 제시하고자 한다. '네트워킹'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 시작하여 '조정', '협업', '연합체'를 거쳐 가장 깊은 단계인 '통합'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스펙트럼이 다양한 관계(남-북, 남-남, 교회-선교단체 등)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고찰함으로써, 실제 선교 현장에서 가장 적합한 파트너십 모델을 설계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파트너십의 스펙트럼: 네트워킹에서 통합까지
파트너십은 참여하는 주체들의 자율성과 상호의존성의 정도에 따라 하나의 연속적인 스펙트럼 위에 위치시킬 수 있다. 협력의 강도가 약한 쪽에서 강한 쪽으로 이동할수록, 각 단체의 자율성은 줄어들고 상호의존성과 헌신의 수준은 높아진다.
1단계: 네트워킹(Networking) - 관계 형성 및 정보 공유
네트워킹은 파트너십 스펙트럼의 가장 기본적이고 출발점이 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의 핵심은 **'상호 인식'과 '정보 교환'**이다. 공식적인 합의나 공동의 프로젝트는 없지만, 비슷한 지역이나 사역 분야에서 일하는 다른 단체나 사역자들을 인식하고, 비공식적인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사역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다.
주요 활동: 선교사 기도 편지 교환, 연합 기도회 참석, 지역 선교사 교제 모임, 선교 컨퍼런스나 포럼 참여, 소셜 미디어를 통한 교류 등.
특징: 매우 비공식적이고 자발적이다. 각 단체는 완전한 자율성을 유지하며, 어떤 의무나 책임도 공유하지 않는다. 낮은 수준의 헌신을 요구하지만, 미래의 더 깊은 파트너십을 위한 필수적인 '신뢰의 자산'을 쌓는 과정이다.
사례: 한 도시에서 사역하는 여러 단체의 선교사들이 매월 한 번씩 모여 함께 식사하며 각자의 사역 소식과 기도 제목을 나누는 모임. 이 모임을 통해 서로가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유용한 현지 정보를 교환하며, 정서적인 지지를 얻는다.
2단계: 조정(Coordination) - 중복 방지 및 효율성 증대
조정 단계는 네트워킹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활동을 의도적으로 조율'**하는 단계이다. 각 단체는 여전히 독립적으로 사역을 수행하지만,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일정을 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중복과 경쟁을 피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는다.
주요 활동: 사역 지역 분할(Comity), 연합 사역 캘린더 제작, 공동의 이슈에 대한 정보 및 데이터 공유, أفضل الممارسات(Best Practice) 공유 워크숍 등.
특징: 네트워킹보다는 더 공식적인 의사소통 채널이 필요하다. 각 단체의 자율성은 대부분 유지되지만, 일부 활동에 대해서는 상호 합의에 따라 조율한다. 목표는 '시너지 창출'보다는 '비효율성 제거'에 가깝다.
사례: 한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여러 선교 단체들이 회의를 통해 A 단체는 성경 번역, B 단체는 의료 사역, C 단체는 교육 사역에 집중하기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 이를 통해 동일한 사역이 중복되는 것을 막고, 각 단체가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여 종족 전체에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3.단계: 협업(Collaboration) - 공동 프로젝트 수행
협업은 조정 단계를 넘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원과 인력을 모아 함께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는 참여하는 단체들이 특정하고 시간제한이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각자의 자원(재정, 인력, 장비, 전문성 등)의 일부를 내어놓고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주요 활동: 연합 전도 집회 개최, 공동 의료 캠프 운영, 단기 선교팀 공동 파송, 신학생들을 위한 연합 수련회, 공동 선교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
특징: 명확한 공동의 목표와 결과물이 존재한다. 참여하는 단체들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일부 자율성을 양보하고 공동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다. 성공적인 협업은 참여자들에게 '함께 하니 더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더 깊은 파트너십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된다.
사례: 한 지역의 여러 교회들이 연합하여 지역 사회의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 A 교회는 장소를 제공하고, B 교회는 재정을 지원하며, C 교회는 자원봉사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업한다. 어떤 한 교회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사역을 연합을 통해 감당해내는 것이다.
4.단계: 연합체(Coalition / Alliance) - 장기적인 공동 대응
연합체는 단기적인 프로젝트를 넘어,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형성된 공식적인 조직체'**이다. 참여하는 단체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식적인 규약(MOU 등)을 맺고, 공동의 운영 구조와 리더십을 세워 지속적으로 협력한다.
주요 활동: 특정 미전도 종족 입양 및 복음화를 위한 연합체, 인신매매 방지 및 피해자 구출을 위한 지역 연합, 성경 번역 및 보급을 위한 국가 단위의 연합회, 재난 구호 활동을 위한 초교파적 연합 기구 등.
특징: 매우 공식적이고 구조화되어 있다. 참여하는 단체들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연합체의 공동 목표에 위임하며, 장기적인 헌신을 요구한다. 개별 단체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거시적(Macro)'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사례: 전 세계 모든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려는 목표를 가진 '위클리프 국제 연대(Wycliffe Global Alliance)'. 전 세계 수십 개의 독립적인 성경 번역 단체들이 하나의 연대 안에서 공동의 비전과 전략, 핵심 가치를 공유하며 협력한다. 각 단체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연대의 일원으로서 서로의 경험과 자원을 나누며 거대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5단계: 통합(Integration) - 조직적 합병 및 단일화
통합은 파트너십 스펙트럼의 가장 깊고 강력한 단계로, **'둘 이상의 단체가 법적, 조직적으로 하나가 되거나,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새로운 단일 조직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정체성과 자원, 거버넌스를 완전히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
주요 활동: 두 선교 단체의 합병(Merger), 특정 사역을 위한 공동 법인 설립(Joint Venture), 교단 연합을 통한 단일 선교부 창설 등.
특징: 참여하는 단체의 개별적 자율성은 거의 사라지고, 하나의 통일된 정체성과 리더십 아래 움직인다. 가장 높은 수준의 헌신과 신뢰를 요구하며, 의사결정 과정은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으나, 성공할 경우 가장 강력한 시너지와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다.
사례: 2011년 미국의 두 역사적인 선교 단체인 'The Mission Society'와 'Trinity Ministerial Services'가 합병하여 'The Mission Society'라는 단일 기관으로 재탄생한 것. 이들은 중복되는 행정 및 지원 업무를 통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현장 사역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관계 속의 파트너십 스펙트럼
이러한 스펙트럼은 다양한 관계의 축 위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남-북 파트너십 (North-South Partnership): 전통적으로 재정과 인력을 지원하는 서구(북)의 단체와, 현지 인력과 상황 이해를 제공하는 비서구(남)의 단체 간의 협력이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지원-의존' 관계에 가까웠으나, 오늘날에는 상호 동등성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이 관계에서는 네트워킹과 조정을 넘어, 현지 리더십을 존중하는 협업과 연합체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
남-남 파트너십 (South-South Partnership):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비서구권 선교 주체들 간의 협력이다. 비슷한 경험과 자원 수준을 공유하기에 보다 수평적이고 동등한 파트너십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보 공유(네트워킹)와 공동 훈련(협업) 등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교회-선교단체 파트너십 (Church-Agency Partnership): 지역 교회(파송 주체)와 전문 선교 단체(실행 주체) 간의 협력이다. 교회는 재정과 기도, 인력을 제공하고, 선교 단체는 전문적인 훈련, 전략, 현장 관리,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후원' 관계를 넘어, 선교사의 선발, 훈련, 사역, 멤버 케어의 전 과정에서 함께 논의하고 책임지는 긴밀한 협업 관계가 되어야 한다.
결론: 의도적인 파트너십의 설계
결론적으로, 파트너십 선교는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와 상황에 맞게 의도적으로 설계되고 발전시켜야 하는 다층적인 스펙트럼이다. 선교 현장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사역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준의 협력이 필요한지를 분별해야 한다. 모든 관계가 통합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다. 때로는 느슨한 네트워킹이, 때로는 구조화된 연합체가 가장 효과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의 파트너십이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를 진단하고, 더 깊은 신뢰와 공동의 비전이 형성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파트너십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하는 것은, 복잡한 선교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고유한 자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지혜로운 청지기가 되는 길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이 깨지지 않고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원칙과 실제적인 실천 방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탐구할 것이다.
제 3부: 건강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핵심 원칙과 실제
서론: 관계 위에 세워지는 선교
파트너십 선교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이다. 수많은 파트너십이 원대한 비전을 품고 시작되지만, 사소한 오해와 이기심, 문화적 차이의 벽에 부딪혀 좌초되거나, 이름만 남은 채 실질적인 협력의 동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파트너십이 단순히 구조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치 성공적인 결혼 생활이 법적인 서약만으로 보장되지 않고 끊임없는 소통과 신뢰, 희생을 통해 가꾸어 가야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잘 만들어진 협약서(MOU)나 정교한 조직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참여하는 주체들이 공유하는 핵심적인 가치와 원칙,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도적인 노력 위에 세워진다. 본 장에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를 통해 검증된, 건강한 파트너십을 위한 '불변의 원칙들(Golden Rules)'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이는 크게 '심장(Heart)'에 해당하는 기초 정신, '머리(Head)'에 해당하는 운영 원리, 그리고 '손과 발(Hands and Feet)'에 해당하는 실천 기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잠재적인 갈등을 예방하고, 위기를 극복하며, 참여자 모두가 만족하고 성장하는 '윈-윈(Win-Win)'의 파트너십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이는 선교 현장에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협력의 모델을 세워가는 데 필수적인 지침이 될 것이다.
제1원칙: 심장(Heart) - 파트너십의 기초 정신
건강한 파트너십의 가장 깊은 곳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지탱하는 기초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무너지면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1. 공유된 비전과 목표 (Shared Vision and Mission)
모든 파트너십은 "우리는 왜 함께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하고 통일된 대답에서 시작된다.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개인이나 개별 조직의 목표를 넘어, 가슴 벅찬 공동의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이 비전은 단순히 '세계 복음화'와 같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2030년까지 OOO 종족에게 교회를 개척한다'거나 'XX 지역의 인신매매를 근절한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달성 가능하고, 관련성이 있으며, 시간제한이 있는(SMART) 목표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이 공유된 비전은 파트너십의 '북극성' 역할을 하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방향을 재설정하게 하는 기준점이 된다.
2. 상호 신뢰와 존중 (Mutual Trust and Respect)
신뢰는 파트너십의 '통화(Currency)'이다. 신뢰가 없으면 어떤 거래도, 어떤 협력도 이루어질 수 없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투명한 의사소통, 약속 이행, 일관성 있는 태도, 그리고 상대방의 전문성과 문화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통해 점진적으로 쌓인다. 특히 자원과 권력의 불균형이 존재하기 쉬운 남-북 파트너십에서는, 서구 단체가 현지 단체의 리더십과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겸손한 자세가 신뢰 구축의 핵심이다. 상대방을 나의 목표를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함께 세워가는 동등한 '동역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3. 하나님 나라 중심의 사고 (Kingdom-Mindedness)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가장 중요한 영적 태도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이는 '우리 교단', '우리 선교회'의 이름이 드러나고 성장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나라 전체가 확장되는 것을 더 우선순위에 두는 마음이다. 이러한 태도는 파트너십의 가장 큰 적인 조직 이기주의와 공로 경쟁을 극복하게 한다. 누가 공을 세웠는지를 따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가장 영광 받으실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다른 파트너의 성공을 나의 성공처럼 함께 기뻐해주고, 나의 실패가 전체의 실패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며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 중심의 사고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무엇이 우리에게 이익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하나님 나라에 가장 유익한가?'를 묻게 하는 영적 나침반 역할을 한다.
제2원칙: 머리(Head) - 파트너십의 운영 원리
뜨거운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파트너십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역동성을 담아낼 수 있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운영 원리가 필요하다. 이는 오해를 방지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교통 규칙'과 같다.
1. 명확한 역할과 책임의 정의 (Clearly Defined Roles and Responsibilities)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파트너십에서는 "아마 그쪽에서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와 추측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따라서 파트너십 초기 단계에서 각 참여자의 역할, 책임, 권한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예: 양해각서(MOU) 또는 협약서 작성)이 필수적이다. 누가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지는가? 누가 재정을 관리하고 보고하는가? 누가 대외적인 소통을 책임지는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때, 참여자들은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으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서 생기는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2. 투명하고 규칙적인 의사소통 (Transparent and Regular Communication)
의사소통은 파트너십의 '생명선'이다. 아무리 좋은 관계도 소통이 막히면 오해와 불신이 쌓이게 된다. 따라서 파트너십의 규모와 성격에 맞는 규칙적인 공식 소통 채널(예: 정기 회의, 공동 보고서, 이메일 그룹, 메신저 단체방 등)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는 특정인에게만 독점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파트너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숨기거나 미루지 않고 즉시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직한 소통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문화적 차이를 인지하고 직접적인 화법과 간접적인 화법 등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3. 공정하고 참여적인 의사결정 (Fair and Participatory Decision-Making)
파트너십의 의사결정 과정이 특정 그룹(특히 재정 지원을 하는 그룹)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느끼는 순간, 파트너십의 균형은 깨지고 다른 참여자들은 수동적인 수혜자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파트너십의 중요한 결정들은 관련된 모든 파트너가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장일치가 어려운 경우, 어떤 방식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규칙(예: 다수결, 조정위원회 등)을 사전에 합의해 두어야 한다. 공정한 절차를 통해 내려진 결정은, 비록 내 의견과 다르더라도 모든 참여자가 존중하고 함께 책임지는 '공동의 소유권(Shared Ownership)'을 만들어낸다.
제3원칙: 손과 발(Hands and Feet) - 파트너십의 실천 기술
좋은 정신과 원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실천해내는 기술이 없다면 파트너십은 삐걱거리게 된다.
1.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기술 (Constructive Conflict Resolution)
서로 다른 배경과 기대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다 보면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의 유무가 아니라,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 건강한 파트너십은 갈등을 문제로 보지 않고, 더 깊은 이해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본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비난(You-message) 대신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나-전달법(I-message)'을 사용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문제 자체에 집중하고 사람을 공격하지 않으며, '승-패'가 아닌 '윈-윈'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 절차를 미리 마련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공동의 평가와 피드백 시스템 (Joint Evaluation and Feedback System)
파트너십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원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함께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함께 분석하고, 서로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통해 파트너십은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다. 평가는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심판'의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 협력하기 위한 '개선'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파트너는 자신들의 기여가 어떻게 전체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 사역에 대한 보람과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
3. 함께 축하하고 함께 슬퍼하기 (Celebrating Successes and Sharing Burdens)
파트너십은 일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인격적인 관계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했을 때 함께 모여 감사하고 축하하는 시간은 참여자들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사기를 진작시킨다. 반대로,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나 실패에 직면했을 때,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며 짐을 나누어지는 모습은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이러한 인격적인 교제를 통해 파트너십은 '조직 간의 계약'을 넘어 '그리스도 안의 한 가족'이라는 더 깊은 차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론: 의도적인 노력이 만드는 아름다운 동역
결론적으로, 건강한 파트너십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가꾸어 가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공유된 비전, 상호 신뢰, 하나님 나라 중심의 사고라는 튼튼한 뿌리 위에, 명확한 역할 정의, 투명한 소통, 공정한 의사결정이라는 건강한 줄기가 자라나야 한다. 그리고 갈등 해결, 공동 평가, 함께 축하하는 구체적인 실천들을 통해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 이러한 원칙들은 때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원칙들을 따라 관계를 세워나가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교의 열매를 맺는 길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이 실제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 4부: 실제적 적용: 파트너십 선교의 성공 사례 연구
서론: 이론을 넘어 살아있는 이야기로
파트너십 선교의 신학적 당위성과 다양한 모델, 그리고 건강한 관계를 위한 원칙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과 원칙들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어 열매를 맺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확인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살아있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구체적인 영감과 실천적인 교훈을 제공한다. 선교 역사 속에는 수많은 단체들이 분열과 경쟁의 유혹을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라는 더 큰 비전 아래 연합함으로써 개별적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었던 위대한 과업들을 성취해 낸 빛나는 사례들이 존재한다.
본 장에서는 파트너십 선교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들을 유형별로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전 세계 교회의 선교적 방향을 제시하는 '글로벌 운동'으로서의 파트너십 사례인 로잔 운동을 살펴볼 것이다. 둘째, 성경 번역이라는 거대하고 구체적인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기능적 연합체'의 사례로서 위클리프와 국제 성서공회 연합회의 협력을 탐구한다. 셋째, 인신매매라는 복잡한 사회적 악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협력하는 '다분야 협력'의 모델로서 국제 정의 선교회(IJM)의 사역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목표를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을 조율하는 '데이터 기반 네트워크'의 사례로 여호수아 프로젝트와 같은 연합체를 조명한다. 이 사례 연구들을 통해 우리는 파트너십이 다양한 수준과 형태로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우리 자신의 사역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사례 1: 글로벌 운동으로서의 파트너십 - 로잔 운동 (The Lausanne Movement)
- 파트너십 유형: 네트워킹, 조정, 연합체
로잔 운동은 전 세계 복음주의권의 선교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파트너십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의 주도로 시작된 이 운동은 특정 선교 단체나 교단이 아니다. 그 정체성은 이름 그대로 '운동(Movement)'이며, '전 세계 복음주의 리더들을 연결하여 세계 복음화를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플랫폼이자 네트워크이다.
로잔 운동의 파트너십은 '소유'가 아닌 '연결'에 그 핵심이 있다. 로잔은 선교사를 직접 파송하거나 현장 프로젝트를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전 세계의 교회 지도자, 선교 전략가, 신학자, 평신도 전문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소집자(Convener)'의 역할을 한다. 10년에 한 번씩 열리는 글로벌 대회(1974년 로잔, 1989년 마닐라, 2010년 케이프타운, 2024년 서울)를 통해, 참가자들은 세계 선교의 현황을 공유하고, 시대적 도전에 대한 성경적 해법을 모색하며, 무엇보다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 대회에서 맺어진 관계는 이후 수많은 지역적, 기능적 파트너십이 탄생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또한, '로잔 언약(1974)'과 '케이프타운 서약(2010)'과 같은 신학적 문서는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가 동의할 수 있는 신학적, 선교적 비전의 '공통분모'를 제공했다. 특히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한 '총체적 선교' 개념은 로잔 운동이 제시한 가장 중요한 합의 중 하나로, 수많은 단체들이 각자의 사역을 더 넓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재정립하도록 도왔다. 로잔 운동은 중앙집권적 통제 없이, 공유된 비전과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전 세계 교회의 선교적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결집시킨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사례 2: 기능적 연합체로서의 파트너십 - 성경 번역 (Bible Translation)
- 파트너십 유형: 협업, 연합체, 통합
"모든 민족에게 그들의 모국어로 된 성경을!"이라는 비전은 한 단체의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거대한 과업이다. 전 세계 7,000여 개의 언어 중 아직도 성경 전체가 번역되지 않은 언어가 수천 개에 달한다. 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성경 번역 분야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효과적인 다층적 파트너십이 발전해왔다.
이 파트너십 생태계의 중심에는 **위클리프 국제 연대(Wycliffe Global Alliance)**와 **국제 성서공회 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 UBS)**가 있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와 그 자매 기관인 SIL International은 현장 언어 연구, 문자 개발, 성경 번역, 번역가 훈련 등 번역의 '생산' 과정에서 핵심적인 전문성을 제공한다. 이들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독립적인 위클리프 기관들의 연대인 '위클리프 국제 연대'를 통해 전략을 공유하고 서로 협력한다.
번역된 성경 원고는 '출판'과 '보급'이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나라의 성서공회(Bible Society)들의 연합체인 UB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UBS는 번역 원고의 신학적 검토, 인쇄,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광범위하게 보급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즉, 위클리프/SIL이 '생산자'라면 UBS는 '유통업자'로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기구들 외에도 수많은 파트너들이 이 생태계에 참여한다. 현지 교회는 번역된 말씀이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에 자연스러운지 검토하고, 번역된 성경을 실제로 사용하여 문맹 퇴치 교육과 제자 훈련을 실시한다. Faith Comes By Hearing과 같은 단체는 번역된 텍스트를 '오디오 성경'으로 제작하여 문자가 없는 구술 문화권에 보급한다. 기술 기업들은 성경 번역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기여한다. 이처럼 성경 번역 사역은 고도로 전문화된 여러 기능들이 정교한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통해 결합하여, 단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장 대표적인 기능적 연합체의 성공 사례이다.
사례 3: 다분야 협력으로서의 파트너십 - 국제 정의 선교회 (International Justice Mission, IJM)
- 파트너십 유형: 연합체, (세속 기관과의) 협업
국제 정의 선교회(IJM)는 노예, 인신매매, 성 착취 등 폭력적인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기독교 인권 단체이다. IJM의 사역 모델은 '정의 시스템의 변화'를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교회 내부의 파트너십을 넘어 정부, 사법 기관, 비영리 단체 등 세속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다분야 파트너십(Multi-sector Partnership)'의 탁월한 모범을 보여준다.
IJM의 현장 사역은 크게 네 단계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마다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한다.
피해자 구출 (Rescue): IJM의 변호사, 수사관 팀은 현지 경찰 및 사법 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여 성매매 업소나 강제 노역 현장을 급습하고 피해자들을 구출한다. 이는 정부 기관과의 신뢰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가해자 처벌 (Restoration): 구출 이후, IJM은 현지 검찰과 협력하여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돕는다. 증거 수집, 법률 자문, 재판 과정 지원 등을 통해 부패하거나 비효율적인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지원한다.
피해자 회복 (Restore): 구출된 피해자들은 깊은 육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는다. IJM은 이들의 회복을 위해 전문 상담 기관, 쉼터, 직업 훈련 센터 등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회 복지 단체(NG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피해자들에게 맞춤형 '애프터케어(Aftercare)'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법 시스템 강화 (Restrain): 궁극적으로 IJM은 이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지 사법 시스템 자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현지 경찰, 검사,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진행하고, 법률 개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이처럼 IJM은 복음의 동기(정의와 긍휼)를 가지고 사역하지만, 그 실행 방식에 있어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법률, 수사, 사회 복지, 행정 등 각 분야의 전문 파트너들과 협력함으로써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는 교회가 사회 변혁을 위해 어떻게 세상과 지혜롭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다.
사례 4: 데이터 기반 네트워크로서의 파트너십 - 여호수아 프로젝트 (Joshua Project)
- 파트너십 유형: 네트워킹, 정보 공유, 조정
"만약 당신이 목표물을 볼 수 없다면, 그것을 맞출 확률은 거의 없다." 효과적인 선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전 세계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s, UPGs)에 대한 포괄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선교계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돕는 대표적인 '정보 공유 파트너십'이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거나 현장 사역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핵심적인 역할은 '연구'와 '보급'이다. 전 세계의 선교사, 인류학자, 언어학자, 현지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종족의 인구, 언어, 종교, 복음화 현황 등을 담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전 세계 수많은 교회와 선교 단체들에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기여한다.
인식 제고: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종족이 얼마나 많고,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도와 선교 동원을 촉진한다.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 어떤 종족에게 가장 시급하게 선교사가 필요한지를 분별하고 자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협력 촉진: 어떤 단체가 어떤 종족을 위해 이미 사역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려는 단체가 중복을 피하고 기존 사역자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여호수아 프로젝트는 'Finishing the Task', 'Ethne' 등 다른 선교 네트워크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며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모든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과업의 완수)를 향해 전 세계 선교계의 노력을 조율하는 '보이지 않는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인 자원이 아닌,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을 공유하는 파트너십이 얼마나 강력한 전략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결론: 비전을 공유하고 역할을 나누는 지혜
로잔 운동, 성경 번역 연합, IJM, 여호수아 프로젝트의 사례들은 각각 다른 형태와 수준의 파트너십을 보여주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개별 조직의 역량을 뛰어넘는 거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그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며, 서로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연합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내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우리가 함께할 때 더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증명해 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은 우리에게 파트너십이 단지 이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가장 강력하고 실제적인 방법임을 가르쳐준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빛나는 성공의 이면에 존재하는 파트너십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도전들을 살펴보고, 미래를 향한 전망을 제시하며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 5부: 파트너십 선교의 도전과 미래, 그리고 궁극적 증언
서론: 이상과 현실의 간극
지금까지 우리는 파트너십 선교의 견고한 신학적 기초와 다양한 실천 모델, 그리고 감동적인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파트너십은 21세기 선교를 위한 가장 성경적이고 효과적인 길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선교 현장의 현실은 종종 이러한 이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수많은 파트너십이 야심 차게 시작되었다가 쓰라린 실패로 끝나고, 협력의 기쁨보다는 갈등의 상처만을 남긴 채 해체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인간의 죄성, 조직의 이기심, 문화적 오해, 그리고 신학적 차이라는 견고한 바위들은 아름다운 동역의 배를 좌초시키는 암초가 되곤 한다.
따라서 우리는 파트너십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는 이상주의적 시선과 더불어, 그 안에 내재된 현실적인 어려움과 도전들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현실주의적 지혜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 본 마지막 장에서는 파트너십 선교가 마주하는 가장 근본적인 도전들은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장애물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선교가 왜 더욱더 파트너십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지를 전망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논의를 마무리하며, 파트너십 선교가 단지 선교의 '효율성'을 넘어, 분열된 세상을 향해 복음의 화해하는 능력을 증언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는 궁극적인 신학적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한다. 이는 파트너십이라는 험난하지만 영광스러운 여정을 떠나려는 모든 이들에게 현실적인 경고이자 소망의 격려가 될 것이다.
파트너십의 현실적 도전과 장애물
건강한 파트너십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다양하지만,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신학적·교리적 차이의 문제
"두 사람이 뜻이 같지 않은데 어찌 동행하겠으며(암 3:3)". 파트너십의 가장 근본적인 도전 중 하나는 신학적·교리적 차이이다. 물론 복음의 핵심(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죽음, 부활 등)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그 외의 영역, 예를 들어 세례의 방식, 여성 안수, 은사 운동에 대한 입장, 종말론 등에서는 교단과 단체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어디까지를 '다양성'으로 인정하고 협력할 수 있으며, 어디부터가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타협'이 되는가에 대한 경계선을 긋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다른 종교와의 대화나 가톨릭과의 협력과 같은 민감한 이슈에 이르면 파트너십은 심각한 내적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신학적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연합을 추구하는 것은 정체성의 혼란을 낳을 수 있으며, 반대로 사소한 차이를 절대화하여 모든 협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분파주의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2. 조직 이기주의와 리더십의 교만
파트너십의 가장 강력한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죄성, 즉 교만과 이기심에 있다. 많은 교회와 선교 단체들은 하나님의 나라 전체의 유익보다 자신들의 조직(교단, 선교회)의 성장과 명성, 즉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유혹에 빠진다.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 누가 그 공로(Credit)를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미묘한 경쟁이 벌어진다. 또한, 기부금과 후원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단체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기보다, 각자의 사역을 독점하고 과대 포장하도록 부추긴다. 리더들의 개인적인 야망이나 '나의 사역'에 대한 과도한 자부심 역시 다른 리더들과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된다. '하나님 나라'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나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욕망이 파트너십의 정신을 좀먹는다.
3. 자원과 권력의 불균형 문제
파트너십, 특히 재정 자원이 풍부한 서구(북)의 단체와 그렇지 않은 비서구(남)의 단체 간의 남-북 파트너십에서는 구조적인 권력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돈을 내는 사람이 규칙을 정한다(He who pays the piper calls the tune)"는 말처럼, 재정 지원을 하는 쪽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파트너십의 방향을 주도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현지 파트너의 주체성을 약화시키고, 의존성을 심화시키며, 심지어는 과거의 식민주의적, 가부장적 관계를 재현하는 '신(新)식민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재정 지원을 받는 쪽에서는 투명한 재정 사용과 책임감 있는 보고의 의무를 소홀히 하려는 유혹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권력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진정한 상호 존중과 동등성에 기반한 파트너십을 이루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파트너십은 이름뿐인 허울 좋은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
4. 문화적 차이와 실질적인 운영의 어려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예상치 못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구의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아시아의 간접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소통 방식과 충돌할 수 있다. 시간에 대한 인식, 리더십에 대한 개념, 의사결정 방식(개인주의적 vs 집단주의적)의 차이 또한 마찰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없이는 효과적인 협력이 어렵다. 또한, 파트너십은 그 자체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는 '비용'을 수반한다. 잦은 회의,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 서로 다른 행정 시스템을 조율하는 데 드는 노력 등은 사역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거래 비용(Transaction Cost)'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열정만 앞세워 이러한 실질적인 어려움을 간과하면, 파트너십은 곧 소진(burn-out)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트너십 선교의 미래: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이러한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세계 선교는 개별주의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깊고 넓은 파트너십의 시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첫째, 선교 과업의 복잡성 증대이다. 미래의 선교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 대규모 난민, 국제 범죄, 급진적 세속주의와 같은 전 지구적이고 다차원적인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교회, NGO, 정부, 기업, 학계가 경계를 넘어 협력하는 '다분야 파트너십'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둘째, **세계 기독교의 다중심성(Polycentrism)**이다. 기독교의 중심이 글로벌 사우스로 이동하면서, 이제 더 이상 서구가 선교의 유일한 중심이 아니다. 한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중국 등 새로운 선교의 주체들이 부상하면서, 선교의 흐름은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향하는 복잡한 네트워크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러한 다중심적 시대에는 과거의 수직적 관계가 아닌, 다양한 주체들이 수평적으로 연대하는 '네트워크형 파트너십'이 핵심적인 선교 방식이 될 것이다.
셋째, 기술의 발전이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 화상 회의 시스템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지리적 거리의 장벽을 허물고, 전 세계의 파트너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기술은 파트너십의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더 유연하고 역동적인 협력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궁극적 증언: 세상에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
결론적으로, 파트너십 선교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죄성과 이기심을 끊임없이 십자가에 못 박고, 겸손과 인내, 사랑을 훈련하는 영적 순례의 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선교의 '전략'을 넘어선 궁극적인 '증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하나 될 때 세상은 비로소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인종과 교단, 국적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함께 일하는 우리의 모습 자체가, 분열과 증오로 가득한 세상에 던지는 가장 강력한 복음의 선포이다. 우리의 파트너십은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전시물(Exhibit)'이며, 장차 올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연합을 향한 '예행연습(Rehearsal)'이다.
과업은 너무나 거대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으며, 주님의 명령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의 하나 됨을 통해 희망을 보기 원한다. 따라서 21세기 교회의 과제는 더 이상 '협력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잘, 더 깊이, 더 넓게 협력할 것인가'를 묻고 그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 험난하지만 영광스러운 여정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개별적으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하나님의 일하심의 광대함과 풍성함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