基礎宣教訓練オンライン講義リスト
교회 성장학 개념, 건강한 교회 개척 모델
전도론 및 교회 개척론

교회 개척의 원리
성장과 개척의 패러다임 전환: 건강한 교회를 향한 새로운 로드맵
서론: 멈춤과 성찰, 그리고 새로운 시작
21세기 교회의 문턱에서 우리는 역설적인 풍경과 마주한다. 한편에서는 교회의 양적 성장이 둔화되거나 정체, 심지어 감소하는 '성장 둔화'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려는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교회 성장'과 '교회 개척'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는 새로운 차원의 신학적 성찰과 전략적 모색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지금, 교회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20세기 후반, 특히 북미와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부흥을 이끌었던 '교회성장학(Church Growth Movement)'은 교회의 양적 팽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과학적 데이터 분석과 사회학적 원리를 도입하여 전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수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는 귀한 통로가 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성장'이라는 목표가 때로는 교회의 본질적 '건강'을 가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는 비판적 성찰 또한 제기되었다. 숫자에 대한 집착이 공동체의 질적 성숙을 간과하게 만들고, 때로는 복음의 총체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가시적인 결과에 매몰되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반성 위에서, 오늘날 교회의 담론은 '성장하는 교회'에서 '건강한 교회'로 그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건강한 교회는 단순히 교인 수가 늘어나는 교회가 아니라, 성경적 가치에 충실하며, 구성원들이 영적으로 성숙하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는 생명력 있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건강한 교회의 가장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열매는 바로 또 다른 건강한 교회를 낳는 '교회 개척'이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중심으로, 21세기 교회가 나아가야 할 성장과 개척의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회성장학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 과거 교회성장학이 기여한 바를 인정하되, 그 한계를 명확히 분석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교훈을 도출할 것이다. 둘째, '성장'을 넘어 '건강한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신학적으로 탐구한다. 건강한 교회의 성경적 지표들을 제시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숙을 지향하는 목회 철학의 중요성을 논증할 것이다. 셋째, 이러한 건강성의 궁극적 발현인 건강한 교회 개척 모델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전통적인 모델부터 현대적인 다양한 모델에 이르기까지, 각 모델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하고, 21세기 문화적 토양에 적합한 대안적 모델들을 탐색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보고서는 교회 성장과 개척이 분리된 두 개의 과제가 아니라, '건강한 교회'라는 하나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유기적인 생명 현상임을 밝히고자 한다. 이는 성장의 압박감과 개척의 막막함 속에서 방향을 모색하는 오늘날의 교회들에게, 다시금 본질에 집중하며 생명력 있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신학적 통찰과 실제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제1부: 교회성장학의 재조명: 공헌과 한계
현대 교회의 성장과 선교 전략을 논함에 있어 '교회성장학(Church Growth Movement)'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20세기 중반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에 의해 시작된 이 운동은, 교회의 성장을 신학적 당위로 인식하고 이를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분석하고 촉진하려는 시도였다. 특히 북미와 한국 교회의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교회성장학의 공헌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신학적 전제와 방법론이 남긴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은 21세기 건강한 교회를 모색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행 작업이다.
1.1. 교회성장학의 태동과 핵심 원리
교회성장학은 인도 선교사였던 도널드 맥가브란의 현장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수많은 선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지역에서는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수십 년이 지나도 미미한 성장에 그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신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통계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적 도구들을 동원하여 교회 성장의 원리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맥가브란의 연구는 "하나님의 뜻은 잃어버린 자들이 구원받아 그의 교회에 속하게 되는 것"이라는 확고한 신학적 전제 위에 서 있었다. 따라서 그는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 것은 신학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이며, 교회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찾아 제거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원리들을 적용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풀러 신학교에 '교회성장학교'가 설립되면서 체계화되었고,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 윈 안(Win Arn) 등 후학들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교회성장학이 제시한 여러 원리 중 가장 핵심적이고 논쟁적인 개념은 바로 **'동질집단 원리(Homogeneous Unit Principle, HUP)'**이다. 이는 "사람들은 자신과 인종적, 언어적, 문화적으로 비슷한 사람들의 집단 안에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좋아한다"는 관찰에 기반한다. 맥가브란은 복음이 사회적 장벽을 넘어 전파될 때 큰 저항에 부딪히는 것을 보고, 각 동질집단(인종, 계층, 언어, 문화 등을 공유하는 집단)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도 전략을 통해 먼저 한 집단 내에서 복음이 확산되게 한 후, 그 집단이 다른 집단으로 복음을 전하는 '다리'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이는 전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는 큰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교회가 인종적, 계층적 분리를 정당화하고 사회적 차별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심각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또 다른 핵심 원리는 **'수용성(Receptivity)'**의 원리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나 집단이 항상 복음에 대해 동일하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개인적 변화와 위기의 시기에 복음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수용적인 때'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수용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복음에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전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타당성을 가졌지만, 자칫 비수용적인 사람들을 '전도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1.2. 교회성장학의 공헌: '잃어버린 자'를 향한 열정의 회복
이러한 비판적 지점에도 불구하고, 교회성장학이 현대 교회에 끼친 긍정적인 공헌은 결코 작지 않다.
첫째,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재확인시켰다. 교회성장학은 교회의 존재 목적이 단순히 기존 신자들을 돌보는 '목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구원하는 '선교'에 있음을 강력하게 일깨웠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예수님의 지상대위임령(The Great Commission)을 교회의 최우선 과제로 재인식하게 함으로써, 안주하려는 교회의 관성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다.
둘째, 전도와 선교에 대한 실제적인 전략을 제공했다. 막연한 열정이나 전통적인 방식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교회가 위치한 지역 사회를 분석하고, 전도 대상의 필요와 특성을 이해하며,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선교에 접근하도록 도전했다. 이는 목회를 '성스러운 예술'의 영역에서 '과학적 분석이 가능한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수많은 교회가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셋째,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회 성장은 목회자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갈 때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평신도를 단순한 예배의 참석자가 아닌, 선교의 주체로 인식하고 그들을 훈련하고 동원하는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교회성장학의 중요한 공헌 중 하나이다.
1.3. 교회성장학의 한계와 비판
그러나 교회성장학의 밝은 빛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 또한 존재했다. 특히 그 방법론의 기저에 깔린 실용주의와 기능주의적 접근은 여러 신학적, 윤리적 비판을 낳았다.
첫째, '성장'의 개념을 양적 팽창과 동일시하는 경향이다. 교회성장학은 주로 세례 교인 수, 예배 참석자 수 등 가시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를 통해 교회의 성공 여부를 판단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에 대한 집착은 교회의 내면적 건강, 즉 성도들의 영적 성숙, 공동체의 하나 됨, 그리고 윤리적 순결함과 같은 질적인 측면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더 많이(more)'가 '더 나은(better)' 것을 의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압박은 교회를 본질보다 외형에 치중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신학보다 사회과학을 우선시하는 위험성이다. 교회 성장의 원리를 사회학적, 인류학적 분석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때로는 성경적 원리나 신학적 성찰보다 '무엇이 효과가 있는가(what works)'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복음의 메시지가 대중의 기호에 맞게 변질되거나(market-driven gospel), 교회가 세상의 성공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기업화'의 길을 걷게 될 위험에 노출되었다.
셋째, '제자도'의 약화와 '회심'의 피상화이다. 동질집단 원리와 수용성 원리에 기반한 효율적인 전도 전략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들을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회심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라기보다 인간의 결단을 유도하는 '기술'의 문제로 축소될 위험이 있었고,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는 제자도의 길을 따르기보다 쉽고 편안한 신앙생활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교회성장학은 교회로 하여금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고 선교적 사명을 재인식하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그 방법론에 내재된 실용주의적 접근은 교회의 본질적 건강과 복음의 총체성을 위협하는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따라서 21세기 교회는 교회성장학의 통찰을 계승하되, 그 한계를 극복하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건강'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제2부: 건강한 교회의 본질과 특성
교회성장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오늘날의 응답은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수렴된다. 나무가 건강하면 자연스럽게 자라고 열매를 맺듯이, 교회가 본질적으로 건강하다면 양적인 성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따라올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는 성장의 목표를 '크기(size)'에서 '생명력(vitality)'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건강한 교회'란 어떤 모습이며, 그 핵심적인 특성은 무엇인가?
2.1. 유기체로서의 교회: 성경적 모델
신약성경은 교회를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하지만, 그중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인 이미지는 바로 '유기체(organism)'로서의 모습이다. 교회는 단순히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나 기관(organization)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다.
첫째,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Body of Christ)'**이다(고전 12:27, 엡 1:22-23). 이 비유는 교회의 생명의 근원이 머리 되신 그리스도께 있음을 분명히 한다. 몸의 각 지체가 머리의 지시를 받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이듯이, 교회는 그리스도와의 살아있는 관계 속에서 그분의 뜻을 따라 움직인다. 또한, 몸의 다양한 지체들이 각기 다른 기능과 은사를 가지고 서로를 섬기며 하나의 몸을 이루듯, 건강한 교회는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이루는 공동체이다. 각 성도는 자신의 은사를 따라 서로를 섬기고 세워주며, 어느 한 지체의 아픔과 기쁨을 온 몸이 함께 나눈다.
둘째,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Family of God)'**이다(엡 2:19, 딤전 3:15). 이 비유는 교회 공동체 내의 관계가 혈연을 넘어선 깊은 사랑과 친밀함, 그리고 상호 책임감으로 특징지어져야 함을 보여준다. 건강한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가 서로를 돌보고 용납하며 함께 성장하듯이, 건강한 교회는 따뜻한 사랑과 용납, 그리고 진실한 교제가 살아있는 공동체이다. 이곳에서 성도들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누리며, 서로의 짐을 함께 지는 법을 배운다.
셋째, 교회는 **'살아있는 성전(Living Temple)'**이다(엡 2:21-22, 벧전 2:5). 이 비유는 교회가 성령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공동체임을 강조한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의 임재가 성전이라는 건물에 머물렀다면, 신약 시대에는 성령께서 교회 공동체와 각 성도의 마음속에 내주하신다. 따라서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역동적인 예배가 살아있으며, 세상의 가치와 구별되는 거룩함을 추구하는 공동체이다.
이처럼 교회를 생명력 있는 유기체로 이해할 때, 교회의 '건강'은 단순히 외형적인 크기나 활동의 많음으로 측정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건강은 내부적인 생명력, 관계의 질, 그리고 본질적인 기능의 원활한 수행 여부로 판단되어야 한다.
2.2. 건강한 교회의 핵심 지표
그렇다면 건강한 교회의 생명력을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표는 무엇인가? 여러 학자와 목회자들이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지만,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핵심적인 특성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권위 있는 성경적 설교와 교육 (Biblical Teaching): 건강한 교회의 가장 중심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는 인간의 생각이나 유행하는 사상이 아니라, 성경의 진리를 정확하고 권위 있게 선포해야 한다. 또한 설교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배우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성경 공부와 제자 훈련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말씀의 깊이가 없는 교회는 결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역동적이고 진정성 있는 예배 (Passionate Spirituality):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인 사랑이 예배를 통해 표현된다. 예배는 단순히 정해진 순서를 따르는 형식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찬양은 뜨겁고, 기도는 간절하며, 성도들의 참여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다. 이러한 예배를 통해 성도들은 영적인 힘을 공급받고 세상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사랑과 섬김이 넘치는 공동체 (Loving Relationships): 건강한 교회는 구성원들 사이에 진정한 사랑과 돌봄이 존재한다. 소그룹이나 구역 모임 등을 통해 성도들은 삶의 기쁨과 아픔을 진솔하게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받는다. 교회 안에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회피하거나 세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원리를 따라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 이러한 사랑의 공동체는 상처받은 세상 사람들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간다.
은사에 따른 평신도 사역 (Gift-Oriented Ministry): 건강한 교회는 목회자 중심의 사역 구조에서 벗어나, 모든 성도가 하나님께 받은 은사와 재능을 따라 사역에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기회를 제공한다. 교회는 각 성도가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섬길 수 있는 다양한 사역의 장을 마련해준다. 이를 통해 성도들은 사역의 구경꾼이 아닌 동역자로서의 기쁨을 누리게 되며, 교회는 더욱 풍성하고 역동적으로 성장한다.
필요 중심적 전도와 선교 (Need-Oriented Evangelism): 건강한 교회는 교회 내부의 활동에만 만족하지 않고, 교회 밖의 세상을 향한 선교적 열정을 잃지 않는다. 전도는 단순히 교인 수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실제적인 필요(felt needs)를 채워주고 섬기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지역 사회를 넘어 세계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기도하며, 물질과 인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비전을 공유하는 리더십 (Visionary Leadership):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분명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리더십이 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모든 성도가 그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동역하도록 이끈다. 리더십은 권위주의적이거나 독단적이지 않으며, 겸손한 섬김의 자세로 성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지표들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말씀의 깊이가 예배의 감격을 낳고, 예배의 감격이 공동체의 사랑을 키우며, 사랑의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세상으로 흘러가 전도와 선교의 열매를 맺게 된다. 결국 건강한 교회는 외적인 성장을 '목표'로 삼는 교회가 아니라, 내적인 건강을 '추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성장과 번식을 이루어가는 생명 공동체이다.
제3부: 건강한 교회 개척의 다양한 모델
교회가 생명력 있는 유기체라면, 그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은 '생식(reproduction)', 즉 또 다른 교회를 낳는 것이다. 건강한 교회가 또 다른 건강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그 건강함의 필연적인 증거이자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교회 개척은 단순히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조직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지역과 문화 속에 복음의 씨앗을 심고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를 탄생시키는 거룩한 사역이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다양한 상황과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개척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모델들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 가장 적합한 개척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3.1. 전통적 교회 개척 모델
전통적인 교회 개척 모델은 주로 기존에 안정적으로 성장한 교회가 주도하여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모교회-자교회 모델 (Mother-Daughter Model): 가장 고전적이고 일반적인 모델이다. 잘 정착된 '모교회'가 재정과 인력을 지원하여 새로운 지역에 '자교회'를 개척한다. 모교회는 개척 목회자를 파송하고, 일부 성도들을 자교회 창립 멤버로 파송하며, 초기 정착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상당 기간 제공한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모교회의 지원을 통해 개척 초기의 재정적, 인적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으며, 모교회의 목회 철학과 비전을 계승하여 검증된 목회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자교회가 모교회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자립성이 약화되거나, 모교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개척지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사역을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개척자(개척가) 모델 (Pioneer/Entrepreneurial Model): 특정 개인이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독자적으로 교회를 개척하는 모델이다. 개척자는 개척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스스로 조달하거나 후원자들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이 모델은 개척자의 강력한 비전과 은사, 그리고 개척 정신에 크게 의존한다. 성공할 경우, 개척자의 독창적인 목회 철학과 비전이 온전히 구현된, 매우 특색 있고 역동적인 교회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개척 과정에서 겪는 재정적, 정서적 어려움이 매우 크며, 개척자 개인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실패의 위험 부담 또한 가장 큰 모델이다. 많은 경우, 교단이나 선교 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이 모델을 수행하기도 한다.
3.2. 현대적 교회 개척 모델
현대 사회, 특히 도시 환경의 변화와 포스트모던 문화의 등장에 따라, 전통적인 교회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대안적 개척 모델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대형 건물 중심의 제도적 교회보다, 관계 중심의 유기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특징을 보인다.
셀 교회/가정 교회 모델 (Cell Church/House Church Model): 대규모의 중앙 집회와 소규모의 '셀' 또는 '목장' 모임이라는 이중 구조를 가진다. 주일에는 모든 성도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지만, 주중에는 각 가정이나 소그룹 단위로 모여 삶을 나누고 교제하며, 이 소그룹 자체가 전도와 양육의 중심 단위가 된다. 교회 개척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셀이 성장하여 두 개로 분열(번식)하고, 이러한 셀들이 모여 새로운 지역 교회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모델은 대규모 교회의 익명성을 극복하고 성도 간의 친밀한 교제를 가능하게 하며, 평신도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건물 없이도 빠르게 교회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셔널 커뮤니티 모델 (Missional Community Model): '선교적 교회'라는 신학적 흐름에 기반한 모델이다. 이는 교회를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보냄 받은 공동체'로 이해한다. 미셔널 커뮤니티는 특정 지역 사회나 특정 하위문화 집단(예: 예술가, 대학생, 특정 직업군 등)을 섬기기 위한 선교적 사명을 가진 20~50명 규모의 공동체이다. 이들은 주일 예배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 전체를 함께 공유하며 공동의 사명을 수행한다. 식사와 교제, 자녀 양육, 지역 사회 봉사 등을 함께하며, 그들의 삶 자체가 지역 사회에 복음을 증거하는 '보여주는 복음'이 되도록 한다. 교회 개척은 새로운 미셔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파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멀티사이트 교회 모델 (Multi-site Church Model): 하나의 대형 교회가 여러 지역에 예배 처소(campus)를 두고, 동일한 비전과 리더십 아래 운영되는 모델이다. 각 캠퍼스는 보통 실시간 영상 설교를 통해 담임목사의 메시지를 공유하지만, 자체적인 교역자와 평신도 리더십을 통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목양과 사역을 수행한다. 이 모델은 대형 교회의 검증된 리더십과 시스템, 그리고 재정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여러 지역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교회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칫 각 캠퍼스의 자율성이 약화되고, 영상 설교만으로는 지역 공동체와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3. 운동 중심의 교회 개척 모델
최근 선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개별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자발적이고 기하급수적으로 복음이 확산되고 교회가 세워지는 '운동(Movement)'을 지향하는 접근이다. 이는 특히 기독교에 대한 저항이 강한 지역이나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 개척 운동 (Church Planting Movements, CPM): 데이비드 개리슨(David Garrison)에 의해 개념화된 CPM은 "특정 민족 집단이나 인구 집단 내에서, 짧은 시간 안에 토착 교회가 급속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배가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CPM은 전문 사역자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하고, 모든 평신도가 복음을 전하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재생산 가능한 원리를 강조한다. 핵심 전략으로는 광범위한 기도, 풍성한 복음 전파, 성경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제자 훈련, 현지인 리더십의 신속한 위임,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도록 격려하는 것 등이 있다.
제자 양육 운동 (Disciple Making Movements, DMM): DMM은 CPM과 유사하지만, '교회 개척'보다 '제자 양육'의 과정을 더 근본적인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모델의 핵심은 **'발견 성경 공부(Discovery Bible Study, DBS)'**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순종 중심의 제자도(Obedience-Based Discipleship)'**이다. DBS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소그룹의 구성원들이 함께 성경 본문을 읽고 "이 본문이 하나님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순종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이야기를 누구와 나눌 것인가?"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지식 습득을 넘어 즉각적인 순종과 나눔을 실천하게 되며,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가정을 중심으로 한 작은 교회를 형성하고, 또 다른 DBS 그룹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복음이 자발적으로 확산되게 한다.
이처럼 다양한 교회 개척 모델들은 각각의 장단점과 함께 고유한 신학적, 전략적 강조점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의 모델이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만능 열쇠가 아니라는 점이다. 건강한 교회 개척은 우리가 섬기고자 하는 지역 사회의 문화와 필요를 깊이 이해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창의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제4부: 건강한 교회 개척을 위한 실제적 전략과 과정
건강한 교회 개척은 단순히 좋은 모델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 아래, 명확한 비전과 체계적인 전략, 그리고 헌신된 팀의 노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가능한 역동적인 과정이다. 성공적인 교회 개척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별 과정을 거치며, 각 단계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다음 단계의 튼튼한 기반이 된다.
4.1. 1단계: 비전 수립과 기도의 씨앗 (Vision & Prayer)
모든 위대한 사역은 기도로 시작된다. 교회 개척은 인간의 계획이나 노력 이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영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개척의 첫 단계는 개척자와 핵심 팀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소명과 비전의 확인: 왜 교회를 개척해야 하는가? 하나님은 우리를 어떤 사람들에게로 보내시는가?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교회는 어떤 모습인가?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성경을 묵상하고 함께 토론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분명한 소명과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이 비전은 개척의 모든 과정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자,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기도 동역자 모집: 교회 개척은 영적 전쟁이다. 따라서 개척 팀만으로는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없다. 개척 비전을 나누고, 이 사역을 위해 지속적으로 중보 기도해 줄 동역자들을 모집하고 기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기도는 보이지 않는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지역 사회를 위한 기도: 개척하고자 하는 지역을 정했다면, 그 지역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기 시작해야 한다. '기도 걷기(Prayer Walking)' 등을 통해 지역의 구석구석을 밟으며, 그 땅의 영적인 필요를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평화의 사람(Person of Peace)'을 만날 수 있도록 간구해야 한다.
4.2. 2단계: 핵심 팀 구성과 훈련 (Team Building & Training)
교회 개척은 '슈퍼맨' 한 사람의 영웅적인 사역이 아니라,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동역하는 '팀 사역'이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한 핵심 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은사를 가진 팀 구성: 개척 목회자를 중심으로, 예배, 교육, 재정, 행정, 환대 등 교회의 핵심적인 기능들을 감당할 수 있는 다양한 은사를 가진 멤버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능력 있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개척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겸손히 섬길 수 있는 인격적인 성숙함을 갖춘 사람들을 세우는 것이다.
신학적, 실제적 훈련: 핵심 팀은 교회 개척에 필요한 신학적, 실제적 훈련을 함께 받아야 한다. 건강한 교회의 본질, 전도와 제자 양육의 원리, 소그룹 인도법, 갈등 해결 방법 등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훈련함으로써, 공동의 사역 철학을 다지고 실제적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공동체로서의 성장: 핵심 팀은 단순히 일을 함께 하는 조직이 아니라, 먼저 하나의 작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함께 예배하고, 삶을 나누며, 서로의 연약함을 위해 기도하는 깊은 영적 교제를 통해, 앞으로 세워질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먼저 경험하고 살아내야 한다.
4.3. 3단계: 상황화와 전략 수립 (Contextualization & Strategy)
복음의 핵심은 변하지 않지만, 그 복음을 담아내는 방식은 우리가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상황에 맞게 '상황화(Contextualization)'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교회 개척은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전략을 필요로 한다.
지역 사회 분석: 개척 대상 지역의 인구 통계, 문화적 특성, 주요 가치관, 그리고 영적인 필요(felt needs)는 무엇인지 면밀히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는 어디이며, 그들의 주된 관심사와 고민은 무엇인가? 이러한 이해는 그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접촉점을 찾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전도 및 관계 형성 전략: 분석된 지역 사회의 특성에 맞춰, 어떻게 사람들과 첫 만남을 가질 것인지, 어떻게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봉사 활동, 문화 강좌,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예배와 모임의 형태 결정: 어떤 형태의 예배와 모임이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매력적이고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전통적인 예배 형식을 고수하기보다, 그들의 문화적 눈높이에 맞는 음악, 언어, 그리고 분위기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젊은 세대가 많은 지역이라면 카페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현대적인 음악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4.4. 4단계: 공적 예배 시작과 제자 양육 (Public Launch & Discipleship)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관계가 형성되고 예비 신자들이 생겨나면, 드디어 공적인 예배를 시작하며 교회의 공식적인 출범을 알린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람들을 교회에 잘 정착시키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양육하는 것이다.
환대와 정착 시스템: 처음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한 환대를 경험하며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소속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환대 및 정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새가족 팀을 운영하고, 이들을 위한 별도의 모임이나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그룹 중심의 양육: 대그룹 예배만으로는 깊이 있는 영적 성장과 인격적인 교제가 어렵다. 새로운 신자들이 소그룹에 소속되어 자신의 삶과 신앙의 고민을 나누고, 말씀 안에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연결해주어야 한다. 이 소그룹이 제자 양육의 가장 중요한 현장이 된다.
순종을 강조하는 제자 훈련: 제자 훈련의 목표는 성경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는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순종 중심의 제자도' 원리를 적용하여, 배운 말씀을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책임감을 갖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4.5. 5단계: 리더십 개발과 재생산 (Leadership Development & Multiplication)
개척된 교회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평신도 지도자들을 세우고 그들에게 사역을 위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척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하는(addition)' 교회가 아니라 '곱하는(multiplication)' 교회가 되는 것이다.
잠재적 리더 발굴 및 훈련: 공동체 안에서 영적 성숙도와 섬김의 자세를 보이는 잠재적 리더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훈련과 코칭을 제공해야 한다.
사역 위임과 권한 부여: 훈련된 평신도 리더들에게 소그룹 인도, 예배 팀, 봉사 팀 등 실제적인 사역의 책임과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 목회자는 모든 사역을 직접 통제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평신도 리더들이 자신의 은사를 마음껏 발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목양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개척 팀 파송: 건강하게 성장하고 리더십이 세워진 교회는, 다시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비전을 품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 또 다른 개척 팀을 훈련하고 준비시켜,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세대를 향해 파송함으로써 '재생산하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들은 순차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순환적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각 단계의 핵심 원리를 충실히 따르며, 끊임없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공동체적으로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모임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생명력을 세상 속에 드러내는 살아있는 공동체로 세워져 갈 것이다.
결론: 생명을 낳는 생명 공동체를 향하여
교회 성장과 개척에 대한 여정은 우리를 하나의 본질적인 결론으로 인도한다. 그것은 교회가 '생명'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교회성장학이 우리에게 던져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21세기에 들어서며 '어떻게 건강해질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심화되었다. 이는 교회의 본질이 프로그램의 효율성이나 조직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적 생명력에 있음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본 보고서에서 탐구한 바와 같이, 건강한 교회는 권위 있는 말씀의 선포, 역동적인 예배,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은사에 따른 사역, 세상을 향한 선교적 열정,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명 공동체이다. 이러한 내적인 건강함은 자연스럽게 외적인 성장과 확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확장의 가장 역동적이고 성경적인 형태가 바로 '교회 개척'이다.
우리가 살펴본 다양한 교회 개척 모델들—전통적인 모교회-자교회 모델부터 현대적인 미셔널 커뮤니티, 그리고 폭발적인 확산을 목표로 하는 제자 양육 운동(DMM)에 이르기까지—은 모두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이 생명의 원리를 구현하려는 시도들이다. 중요한 것은 특정 모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영혼의 필요를 깊이 이해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가장 적합한 옷을 입혀 복음의 생명력을 심는 것이다.
교회 개척의 과정은 비전 수립과 기도의 씨앗에서 시작하여, 헌신된 팀을 세우고,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며, 마침내 공동체를 이루어 제자를 양육하고 또 다른 리더를 세워 파송하는 생명의 순환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더하는 성장'을 넘어 '곱하는 번식'을 향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 한 교회가 또 다른 교회를 낳고, 그 교회가 다시 새로운 교회를 낳는 기하급수적인 생명의 확산이야말로, 사도행전에서 보여준 초대교회의 모습이자 오늘날 우리가 회복해야 할 하나님 나라 운동의 본질이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성장 정체의 위기는, 우리로 하여금 다시금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초대이다. 더 이상 세상의 성공 논리를 따라 크기와 숫자에 집착하는 것을 멈추고, 그리스도와의 생명력 있는 연결, 성도 간의 진실한 사랑, 그리고 세상을 향한 희생적인 섬김이라는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교회가 진정으로 건강한 생명 공동체가 될 때, 성장은 더 이상 부담스러운 과제가 아니라 기쁨의 열매가 될 것이며, 교회 개척은 어려운 사역이 아니라 주체할 수 없는 생명의 나눔이 될 것이다. 그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 속에서 소망의 증거가 되며,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온전히 이루어가는 하나님의 신실한 도구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