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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앙의 이름으로 가려진 고통의 진실 415

신앙의 이름으로 가려진 고통의 진실
"당신이 더 기도했더라면 우울하지 않았을 겁니다.""믿음이 약하니까 불안한 거예요.""성령 충만하면 중독도 떠나갑니다."
이 말들은 언뜻 들으면 신앙적으로 맞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들을 듣고 더 깊은 절망으로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우울, 불안, 중독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은 종종 자신의 고통을 말하지 못한 채 침묵하거나, 오히려 신앙이 약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경험을 합니다.
문제는 단지 언어의 상처가 아니라 그것은 교회 내에 깊이 뿌리내린 “정신적 고통 = 영적 실패”라는 신학적 오해와 구조적 편견 때문입니다. 그 결과, 수많은 이들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조차 외롭게 아파하고, 그 아픔을 감추거나 결국 교회를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1.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 신앙의 오해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기쁨’, ‘승리’, ‘은혜 충만’을 강조해왔습니다. 물론 복음은 생명을 회복시키는 기쁜 소식이며, 예수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신자는 항상 밝고 강해야 한다는 식으로 감정의 정상적인 굴곡마저 신앙적 기준으로 재단하는 오류를 낳았습니다.
성경은 기쁨뿐 아니라 탄식, 눈물, 분노, 슬픔, 절망, 외로움을 있는 그대로 기록합니다. 욥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이라 말했고(욥 3:11), 예레미야는 눈물을 그치지 않는 ‘눈물의 선지자’였으며, 심지어 예수조차 겟세마네에서 죽을 만큼 괴롭다고 토로하셨습니다(마 26:38). 그런데도 우리는 고통을 믿음의 부재로 치환해 버리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 우울, 불안, 중독은 ‘죄’가 아니라 ‘신호’다
우울증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 삶의 누적된 스트레스, 외상 경험, 상실의 충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불안장애, 중독(알코올, 스마트폰, 도박 등) 역시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영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단지 “죄의 결과”로만 해석한다면, 우리는 당사자가 처한 삶의 복잡성과 고통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신앙이 있다고 해서, 성령이 충만하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이 단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깊은 우울과 싸우며, 고통 중에서도 하나님을 붙들기 위해 애씁니다. 그것은 신앙의 실패가 아니라 가장 고통스러운 자리에서 하나님을 찾으려는 용기의 증거입니다.
3. 교회 안에서 상처 입는 이들 – 이중의 고통
문제는 교회가 이런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할 뿐 아니라, 종종 신앙적 언어로 그 고통을 왜곡한다는 데 있습니다.
● “기도하면 나을 거야.” – 기도는 필요하지만, 이는 마치 지금 상태가 ‘기도 부족’ 때문이라는 압박을 줍니다.
● “말씀 안에 거하면 평강이 올 거야.” – 말씀은 은혜의 근원이지만, 정서적 문제를 단순히 말씀 암송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감정 억압을 불러옵니다.
● “중독은 귀신의 역사야.” – 영적 해석만을 강조할 경우, 전문적 치료와 회복의 길을 막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 “믿음이 약하니 그런 거야.” – 가장 위험한 말이며 이 말은 그 사람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신앙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비난하게 만들고, 공동체 속에서 고립시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더 이상 자신이 안전하게 아픔을 말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느끼게 되고, 교회는 회복의 공간이 아니라 침묵의 감옥이 되어버립니다.
4. 신앙과 심리학은 서로 대립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종종 심리학을 세속적 도구로 간주하며 불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과 심리학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입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고통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탐색하며, 회복의 과정을 설계하는 도구입니다. 성경은 인간의 내면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영혼의 회복을 위한 근본적 방향을 제시합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는 병든 자를 고치셨을 뿐 아니라, 고통받는 자의 내면을 어루만지셨고, 죄인을 정죄하지 않고 눈을 맞추셨습니다. 교회는 이 예수님의 방식대로 사람을 이해하고, 회복의 길을 함께 걸어주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5. 교회는 감정과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울하고, 불안하고, 중독의 고통 속에 있는 성도들은 회개보다 공감과 동행이 먼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고통을 드러냈을 때 정죄받지 않고, ‘약한 믿음’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있는 모습 그대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신앙의 힘은 고통을 회피하거나 숨기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내놓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견디고, 지속적으로 회복의 걸음을 걷는 힘을 주는 데 있다. 교회는 그런 공간이어야 합니다.
6. 회복을 위한 교회의 실제적 접근
● 기독 상담 시스템 도입: 자격을 갖춘 기독교 상담사와의 연계를 통해, 성도들이 신앙 안에서 심리적 회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 정서교육과 감정 표현 훈련: 신앙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워크숍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 소그룹 내 정서적 나눔의 문화 조성: 말씀 나눔뿐 아니라 감정, 삶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합니다.
● 설교에서 고통과 회복을 자주 다루기: 항상 ‘승리’만을 이야기하는 설교가 아닌, 고통의 현실과 그 속에서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합니다.
7. 고통은 실패가 아니다.
우울, 불안, 중독은 믿음 없음의 결과가 아니며 그것은 인간됨의 조건이고, 회복이 필요한 영혼의 신호입니다. 교회는 그것을 질병이 아닌 죄로 해석하지 말아야 하며, 기도보다 공감이 먼저 필요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멸시하지 않으시며(시 51:17), 눈물로 기도하는 자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교회는 그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정죄가 아닌 사랑으로 감쌀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승리의 신앙뿐 아니라 상처 입은 신앙, 고통 중의 신앙, 그리고 함께 우는 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이며, 예수님이 원하신 교회의 얼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