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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 (C. S. Lewis), 『고통의 문제 (The Problem of Pain)』

C. S. 루이스 (C. S. Lewis)의 『고통의 문제 (The Problem of Pain)』
- 부제: 신앙의 가장 큰 걸림돌, 고통의 문제를 마주하다 -
서론: 신앙의 가장 큰 걸림돌, 고통의 문제를 마주하다
만약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왜 이 세상에는 이토록 끔찍한 고통이 존재하는가? 만약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왜 그는 이 모든 고통을 막지 않으시는가? 이것은 아마도 기독교 신앙을 향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질문일 것입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이자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였던 C. S. 루이스는, 신앙의 가장 큰 걸림돌인 바로 이 '고통의 문제'와 정면으로 씨름합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암운이 드리우던 시기에 출판된 『고통의 문제』는 루이스가 쓴 고전적인 '신정론(Theodicy)', 즉 악과 고통의 현실 앞에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을 변호하는 책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책은 훗날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극심한 슬픔 속에서 쓴 『헤아려 본 슬픔』과는 다릅니다. 이 책은 슬픔의 한복판에서 외치는 감정적인 절규가 아니라, 고통이라는 거대한 지적 도전에 맞서는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응답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루이스가 제시하는 이 이성적인 위로의 지도를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가 어떻게 '고통'이라는 잔인한 딜레마를 재정의하고, 그 기원을 인간의 타락에서 찾으며, 마침내 고통을 "귀먹은 세상을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이라는 놀라운 비유로 풀어내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통의 의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고통 앞에서 기독교 신앙이 결코 지성적으로 파산하지 않음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본론: 사랑의 수술칼, 하나님의 메가폰
1. 문제의 재정의: '친절'이 아닌 '사랑'의 하나님
루이스는 먼저 고통의 문제가 왜 그토록 해결하기 힘든 '잔인한 딜레마'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1. 만약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그는 피조물이 완벽하게 행복하기를 바라실 것이다.
2. 만약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행하실 수 있을 것이다.
3. 그러나 피조물은 행복하지 않다.
4. 따라서 하나님은 선하지 않으시거나, 전능하지 않으시거나, 혹은 둘 다 아닐 것이다.
이 강력한 논증에 답하기 위해, 루이스는 문제의 전제가 되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에 대한 우리의 오해부터 교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Goodness): 루이스에 따르면, 우리가 생각하는 '선함'은 그저 손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친절(kindness)'**과 같은 것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심'은 그런 감상적인 친절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작품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예술가의 사랑, 혹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통스러운 수술을 감행하는 외과의사의 사랑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일시적인 행복보다 우리의 궁극적인 거룩함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거룩하고 창조적이며 때로는 혹독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Omnipotence): 하나님의 전능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까지 하실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네모난 원'을 만드실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를 창조하시면서 동시에 그들이 죄를 지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기에, 전능의 범위에 속하지 않습니다.
2. 고통의 기원과 목적
하나님에 대한 정의를 바로잡은 루이스는, 이제 고통의 기원과 목적을 설명합니다.
고통의 기원: 타락과 자유의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의 압도적인 부분은 하나님의 설계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를 통한 타락의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로 창조하셨지만, 인간은 그 자유를 사용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자기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이 반역의 행위가 우주의 질서를 깨뜨리고, 고통과 죽음, 그리고 온갖 종류의 악을 세상에 불러들였다는 것입니다.
고통의 목적: 하나님의 메가폰 (God's Megaphone)
이것이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하고 강력한 비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타락이라는 끔찍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인간을 구원하는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깨우기 위한 하나님의 메가폰이다."
환상을 깨뜨리는 신호: 우리가 건강하고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 우리는 마치 우리 자신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기 쉽습니다. 고통은 이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리는 날카로운 경보입니다. **"고통은 주목받기를 고집한다"**고 루이스는 말합니다. 고통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자기 의지를 파괴하는 도구: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의지', 즉 교만입니다. 이것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입니다. 하나님은 고통이라는 수술칼을 사용하여 우리의 교만을 잘라내고, 우리가 얼마나 연약하고 의존적인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십니다. 이 고통스러운 자기 파괴의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유일한 행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3. 지옥, 동물, 그리고 천국
지옥은 안에서 잠긴 문: 루이스는 지옥이 하나님께서 복수심으로 죄인을 던져 넣는 고문실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를 끝까지 존중한 결과라고 변증합니다. 지옥이란, 끝까지 "나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외쳤던 영혼이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루는 곳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 영원히 갇히는 상태이며, 그 문은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잠겨 있습니다.
동물의 고통: 루이스는 이 어려운 문제를 다루며, 인간의 타락이 피조 세계 전체에 고통을 가져왔다고 설명하면서도, 이것만으로는 모든 동물의 고통이 설명되지 않음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그는 몇 가지 신학적 추측을 제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신비의 영역으로 남겨둡니다.
천국이라는 최종적인 대답: 고통의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대답은 천국에 있습니다. 천국의 기쁨은 이 땅의 고통을 단지 '보상'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입니다. 그 기쁨은 너무나 거대하여, 과거의 모든 고통의 의미 자체를 소급하여 변화시키고, 그 고통마저도 영광스러운 이야기의 일부로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결론: 이성으로 그린 위로의 지도
C. 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는 고통의 현실 앞에서 신앙이 어떻게 지성적으로 존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하고 일관된 틀을 제공합니다. 이 책은 고통의 감정적인 아픔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그 고통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물론, 이 책은 '지적인 위로'이지 '감정적인 위로'는 아닐 수 있습니다. 루이스 자신도 훗날 아내를 잃은 슬픔 속에서, 이성적인 대답들이 얼마나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는지를 『헤아려 본 슬픔』에서 처절하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고통의 폭풍우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위로뿐만 아니라 단단한 지성적 토대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고통의 문제』는 루이스가 우리에게 주는 쉬운 답안지가 아닙니다. 대신, 그는 우리에게 더 도전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심오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시적인 행복보다 영원한 거룩함을 더 귀하게 여기시는 사랑이며, 고통이라는 메가폰을 사용해서라도 우리를 자기중심성의 감옥에서 불러내어, 우리가 창조된 목적인 영원한 기쁨 속으로 인도하시려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