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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테일러 (Charles Taylor), 『세속 시대 (A Secular Age)』

찰스 테일러 (Charles Taylor)의 『세속 시대 (A Secular Age)』
- 부제: 우리는 어떻게 '세속 시대'에 이르게 되었는가? -
서론: 우리는 어떻게 '세속 시대'에 이르게 되었는가?
🌍 500년 전 서구 사회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신의 존재는 공기처럼 당연했고, 삶의 모든 영역은 초월적인 실재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신을 믿는 것은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며,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가장 믿기 어려운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어떻게 신앙이 당연했던 세계에서, 신앙이 하나의 '옵션'이 된 세계로 이토록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요? 캐나다의 세계적인 철학자 찰스 테일러는, 800페이지가 넘는 그의 기념비적인 대작 **『세속 시대』**를 통해 바로 이 거대한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는가?"를 묻는 책이 아닙니다. 테일러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 즉 '믿음의 조건' 자체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탐구합니다. 그는 과학이 종교를 몰아냈다는 식의 단순한 **'뺄셈 이야기(subtraction story)'**를 거부하고, 지난 500년간 서구 사회가 어떻게 자신과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왔는지를 추적하는 거대한 역사적, 철학적 탐사를 시작합니다.
본 강독에서는 이 방대하고도 심오한 저작의 핵심적인 통찰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테일러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인 '열린 자아'에서 '닫힌 자아'로의 변화, 그리고 현대 세계를 규정하는 **'내재적 틀'**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며, '세속 시대'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신앙이 어떤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할 것입니다.
본론: '뺄셈'이 아닌 '덧셈'의 역사 - 세속주의의 탄생
1. 낡은 신화: '뺄셈 이야기'를 넘어서
테일러가 가장 먼저 비판하는 것은 '세속화'에 대한 통념, 즉 '뺄셈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인류는 원래 미신과 종교라는 어둠 속에 살았는데, 과학과 이성이라는 빛이 점차 그 어둠을 걷어내자 마침내 순수한 세속적 현실만이 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테일러는 이것이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신화라고 주장합니다. 세속화는 단순히 낡은 믿음을 '빼낸'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새로운 의미의 원천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고 더한' 과정이었습니다.
2. 근대적 자아의 탄생: '열린 자아'에서 '닫힌 자아'로
세속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경험하는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열린 자아 (Porous Self / 전근대)
전근대 시대의 자아는 '열려' 있었습니다. 즉, 개인의 마음과 영혼, 그리고 악마와 신적인 힘이 존재하는 외부 세계 사이의 경계가 다공질(porous)처럼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세상은 온갖 의미와 힘으로 가득 찬 '마법에 걸린(enchanted)' 장소였습니다.
닫힌 자아 (Buffered Self / 근대)
반면, 근대인의 자아는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단단한 완충장치를 가진 '닫힌' 혹은 '완충된' 자아입니다. 마음은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내면의 공간이 되었고, 외부 세계는 더 이상 영적인 힘들이 작용하는 곳이 아닌, 자연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마법이 풀린(disenchanted)' 중립적인 기계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닫힌 자아'의 탄생은, 초월적인 힘의 개입 없이도 인간이 스스로의 이성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새로운 자신감을 낳았습니다.
3. 우리가 사는 세계: '내재적 틀'과 '노바 효과'
'닫힌 자아'가 살아가는 세계의 작동 원리가 바로 **'내재적 틀(the Immanent Frame)'**입니다.
내재적 틀: 이것은 현대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운영체제'와도 같습니다. 즉, 이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초월적인 존재(신, 영 등)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이 세상 '안에 있는(immanent)' 원인과 결과만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된 세계입니다. 이 틀 안에서 신의 존재는 더 이상 세상의 작동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개인이 선택할 수도 있고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되어버립니다.
배타적 인본주의 (Exclusive Humanism): 이 '내재적 틀'은 이전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삶의 방식, 즉 하나님 없이 오직 인간 자신 안에서 삶의 모든 의미와 목적, 도덕의 근거를 찾으려는 **'배타적 인본주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노바 효과 (The Nova Effect): 과거에는 기독교라는 단일하고 통일된 세계관이 세상을 설명했지만, 이제 이 세계관이 폭발하면서 마치 별이 초신성(nova)처럼 폭발하듯, 수없이 많고 다양한 영적, 비영적 선택지들이 생겨났습니다. 유신론, 무신론, 불가지론, 이신론, 범신론, 그리고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삶 등, 현대인은 거대한 '의미의 슈퍼마켓' 앞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선택하거나 조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결론: 세속 시대 속 신앙의 새로운 자리
찰스 테일러의 거대한 역사적 탐사의 결론은 무엇일까요? 세속 시대로의 이행은 단순히 신앙의 '쇠퇴' 이야기가 아니라, '닫힌 자아'와 '내재적 틀'이라는 새로운 인간 조건이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과거처럼 의심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순진한 신앙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더 이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제 신에 대한 믿음은 문화의 흐름에 거슬러 이루어지는 **하나의 의식적인 '선택'**이 되었습니다.
『세속 시대』는 교회를 위한 쉬운 전략이나 해답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도 같은 이 '세속 시대'의 구조와 역사를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시대 속에서 신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더 정직하고, 더 명료하며, 더 신실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대한 가장 탁월하고 심오한 진단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