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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저자, 『무지의 구름 (The Cloud of Unknowing)』

익명의 저자, 『무지의 구름 (The Cloud of Unknowing)』
- 부제: 이성 너머의 세계, 사랑으로만 가닿는 영역 -
서론: 이성 너머의 세계, 사랑으로만 가닿는 영역
만약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길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깊이 묵상하며, 더 풍부한 신학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을 '멈추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약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모든 거룩하고 아름다운 개념들—'선하심', '전능하심', '사랑'과 같은—이 실은 그분을 참으로 만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14세기 후반, 영국의 한 신원미상의 영성가가 쓴 이 작고도 신비로운 책, 『무지의 구름』은 바로 이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신비주의의 가장 위대한 고전 중 하나로, '앎'의 신학이 아닌 '모름'의 신학, 즉 **부정 신학(Apophatic Theology)**의 정수를 보여주는 저작입니다. 저자는 한 젊은 영적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하나님을 이성으로 파악하려는 모든 시도를 내려놓고, 오직 순수한 사랑으로 그분과 일치되는 관상 기도의 길을 안내합니다.
본 강독에서는 이 신비로운 안내서를 통해, 우리의 지성이 멈추는 곳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영적 여정으로 들어가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먼저 이 책의 근본 전제인 '부정의 길(Via Negativa)'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어 책의 핵심 비유인 우리 위아래를 가로막는 '두 개의 구름'의 의미를 분석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생각을 끊고 오직 하나님을 향하는 이 책의 구체적인 기도 방법을 살펴보며, 『무지의 구름』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도전과 그 유산이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합니다.
본론: 앎을 버리고 사랑을 택하는 길
이 책의 모든 가르침은 하나의 근본적인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아는 두 가지 길, 즉 '긍정의 길'과 '부정의 길'에 대한 이해입니다.
1. 신학의 전복: 긍정의 길이 아닌 부정의 길
일반적으로 우리는 **긍정 신학(Cataphatic Theology)**에 익숙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긍정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하나님은 선하시다", "하나님은 지혜로우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와 같은 진술이 그것입니다. 이 길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신학적 작업입니다.
그러나 『무지의 구름』의 저자는 더 깊은 만남을 위해 우리를 **부정 신학(Apophatic Theology)**의 길로 초대합니다. 이 길은 하나님이 너무나 위대하고 무한하시어, 인간의 유한한 언어와 이성적 개념으로는 결코 그분을 담아낼 수 없다고 고백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모든 개념은 바다를 담으려는 작은 조개껍질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분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긍정적인 개념들을 내려놓고, 그분이 '어떤 분이 아니신지'를 깨달으며 침묵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저자는 이 원리를 다음과 같은 유명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그분은 온전히 사랑받으실 수는 있어도, 온전히 사유될 수는 없다. (He can well be loved, but he cannot be thought.)"
이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기관은 지성(intellect)이 아니라, 의지(will) 혹은 사랑(love)이라는 것입니다.
2. 두 개의 구름: 위와 아래를 막아서는 장막
저자는 이 부정의 길을 설명하기 위해 '구름'이라는 강력한 비유를 사용합니다. 관상가는 두 개의 구름 사이에 서 있습니다.
무지의 구름 (The Cloud of Unknowing): 이 구름은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성적 무능력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이성적 사유나 명상으로는 이 구름을 결코 뚫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 구름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바로 **"사랑의 예리한 화살(a sharp dart of longing love)"**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분 자신을 향한 단순하고도 열렬한 갈망, 즉 순수한 사랑의 행위입니다.
망각의 구름 (The Cloud of Forgetting): 이 구름은 우리 자신과 세상의 모든 피조물 사이에 의도적으로 놓아야 하는 장막입니다. 관상 기도를 시작할 때, 우리는 자신의 모든 생각, 기억, 감각, 상상력을 이 망각의 구름 아래로 밀어 넣어야 합니다. 심지어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거나 자신의 죄를 성찰하는 것과 같은 거룩한 생각들조차도 이 단계에서는 '산만함'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과감하게 말합니다. 이 더 높은 기도의 단계에서는 오직 하나님, 그분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남겨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3. 기도의 실제: "하나의 짧은 단어"
그렇다면 이처럼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가? 저자는 매우 단순하고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기도의 목표는 하나님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향한 **"벌거벗은 지향(a naked intent)"**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도구로, 그는 "하나의 짧은 단어", 가급적 한 음절로 된 단어를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신(God)"**이나 **"사랑(Love)"**과 같은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주문(mantra)이 아닙니다. 이 단어의 목적은 기도 중에 끊임없이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을 물리치는 **'영적인 무기'**입니다. 잡념이 떠오를 때마다, 이 짧은 단어로 그 생각을 부드럽게 내리쳐 '망각의 구름' 아래로 밀어 넣는 것입니다. 이 단어는 우리의 방황하는 마음을 붙들어 매는 닻과 같아서, 마음의 중심에 있는 단순하고 사랑 가득한 지향이 오직 하나님께만 고정되도록 돕습니다.
저자는 이 기도가 결코 수동적인 황홀경이 아니라, 치열한 영적 싸움이며 **'일(a work)'**이라고 강조합니다. 끝없이 솟아나는 생각을 다스리고 마음을 단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결론: 어두운 지성, 불타는 마음
『무지의 구름』은 우리의 이성적 사유를 단락시키고, 하나님을 향한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길로 우리를 초대하는 급진적인 안내서입니다. 그것은 외부 세계의 소음과 내면의 끝없는 생각들을 잠재우고, 모든 것이 벗겨진 순수한 상태에서 하나님 자신과 마주 서라는 부르심입니다.
저자 자신도 이 관상의 길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여러 차례 경고합니다. 이 길은 분명 어렵고, 때로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이 남긴 유산은 지대합니다. 중세 영문학의 보석일 뿐만 아니라, 20세기에 토머스 머튼과 같은 영성가들에 의해 재발견된 이후 현대 기독교 영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오늘날 널리 알려진 '향심 기도(Centering Prayer)' 운동은 바로 이 『무지의 구름』이 제시한 기도 방법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무지의 구름』은 때로는 당혹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 신비의 중심에는 우리의 가장 뛰어난 생각과 언어조차 침묵하게 만드는 위대한 실재가 놓여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우리의 지성이 겸손해져 '무지의 구름' 속에서 어두워질 때, 비로소 우리의 마음은 창조된 본연의 목적인 '사랑'을 행할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이 책은 하나님에 대한 가장 깊은 앎이 머릿속의 개념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임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