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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두스 (Bernard of Clairvaux), 『하나님 사랑에 관하여 (On Loving God) 』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 (Bernard of Clairvaux)의 『하나님 사랑에 관하여 (On Loving God)』
- 부제: 사랑의 신학자, 꿀처럼 흐르는 지혜 -
서론: 사랑의 신학자, 꿀처럼 흐르는 지혜
"우리가 왜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12세기 유럽의 영적 거인이자 '최후의 교부'라 불리는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는 이 질문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가장 심오한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해야 할 이유는 하나님 자신이다(Causa diligendi Deum, Deus ipse est)." 그리고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척도는 한량없이 사랑하는 것이다(Modus, sine modo diligere)."**라고 답했습니다.
시토 수도회의 위대한 개혁가이자, 교황의 조언자였으며, 제2차 십자군 원정을 일으킨 열정적인 설교가였던 베르나르두스. 그는 '꿀처럼 단 박사(Doctor Mellifluus)'라는 별명처럼, 그의 모든 신학은 하나님을 향한 뜨겁고도 달콤한 '사랑'의 체험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그의 짧지만 지혜로 가득 찬 저서 『하나님 사랑에 관하여』는 복잡한 신학 논쟁이 아니라, 한 영혼이 어떻게 이기적인 자기 사랑에서 출발하여 하나님과의 완전한 합일에 이르는 순수한 사랑으로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혼의 여정도(旅程圖)**입니다.
본 강독에서는 베르나르두스가 제시하는 이 영적인 사다리를 함께 올라가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의 가장 유명한 가르침인 **'사랑의 네 단계(Four Degrees of Love)'**를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우리의 사랑이 어떻게 정화되고 성숙해 가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베르나르두스가 왜 서방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의 거대한 원천이 되었으며, 그의 가르침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본론: 사랑의 네 가지 단계 - 영혼이 상승하는 사다리
베르나르두스는 우리가 하나님을 '한량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높은 목표를 제시한 뒤, 매우 현실적이고 심리학적인 통찰로 우리가 그 목표에 어떻게 다다를 수 있는지를 단계적으로 설명합니다.
1. 왜, 그리고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책의 서두에서 베르나르두스는 하나님을 사랑해야 할 이유와 척도를 제시하며 논의의 틀을 설정합니다. 하나님은 그 자체로 무한히 사랑받으실 만한 분이시기에, 그분을 사랑하는 데에는 다른 어떤 이유도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타락 이후 인간의 사랑은 자기 자신에게로만 향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 뒤틀린 사랑을 교정하여 하나님께로 되돌릴 수 있는가? 베르나르두스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기심마저도 사용하시어 우리를 더 높은 사랑으로 이끄신다고 말하며, 그 여정을 네 단계의 사다리로 묘사합니다.
2. 사랑의 사다리 오르기
❤️ 제1단계: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을 사랑함 (Loving Self for Self's Sake)
이것은 모든 인간의 자연적인 출발점입니다. 베르나르두스는 이를 죄라고 정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육체를 가진 인간이 생존하고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육적인 사랑(carnal love)'**입니다. 모든 영적 여정은 바로 이 냉정한 자기 인식, 즉 '나는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 제2단계: 자기 자신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함 (Loving God for Self's Sake)
영혼은 곧 자신의 힘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며, 모든 좋은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때부터 우리는 하나님을 찾고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단계의 사랑은 여전히 이기적이고 '용병적인(mercenary)' 사랑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혜택'(건강, 평안, 축복, 그리고 지옥으로부터의 구원)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비록 불순한 동기이지만, 베르나르두스는 이 단계가 영적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이기적인 필요를 통로 삼아 우리를 당신께로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 제3단계: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함 (Loving God for God's Sake)
이 단계에서 영적 여정의 결정적인 전환이 일어납니다. 끊임없이 하나님의 도우심과 선하심을 체험하면서, 영혼은 점차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보다 선물을 주시는 '하나님 자신'에게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아 알게(Taste and see that the Lord is good)"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사랑은 대가를 바라는 사랑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이해타산이 없는(disinterested)' 사랑으로 성숙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시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그냥 '하나님'이시라는 이유만으로, 그분의 무한한 선하심과 아름다움 자체 때문에 그분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른 영혼은 하나님의 진정한 '벗'이 됩니다. 베르나르두스는 대부분의 신자가 이 땅에서 도달할 수 있는 사랑의 최고 단계가 바로 이 세 번째 단계라고 보았습니다.
💚 제4단계: 하나님을 위해 자기 자신을 사랑함 (Loving Self for God's Sake)
이 마지막 단계는 신비적 합일의 경지이며, 이 땅에서는 오직 순간적인 황홀경 속에서 드물게만 체험할 수 있는 궁극적인 상태입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영혼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에 완전히 몰입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모든 관심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베르나르두스는 이 상태를 몇 가지 아름다운 비유로 설명합니다.
물이 포도주에 떨어질 때: 한 방울의 물이 거대한 포도주 통에 떨어지면, 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포도주의 맛과 색을 온전히 닮아간다.
철이 불에 달구어질 때: 차가운 쇠가 불 속에 들어가면, 쇠 자체는 사라지지 않지만 불과 똑같이 뜨거워지고 빛나게 된다.
이처럼 우리의 자아는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사랑 안에 완전히 동화됩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되, 오직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반영하기 위해서만 사랑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는 기도가 완벽하게 실현되는 이 상태는, 천국에서 누릴 영원한 사랑의 모습입니다.
결론: 사랑, 그 자체이신 하나님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잊어버리기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가 제시한 '사랑의 네 단계'는 영적 성장에 대한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심오한 통찰을 담은 여정도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랑이 어떻게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성으로 정화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심리학적이고 신학적인 지도와 같습니다.
이 상승의 여정은 결코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셀프 헬프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각 단계로의 이행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가능하며, 이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바로 인간이 되신 그리스도의 겸손과 수난을 묵상하는 것이라고 베르나르두스는 강조합니다.
『하나님 사랑에 관하여』는 서방 기독교 신비주의, 특히 영혼을 그리스도의 신부로 보는 '신부 신비주의(Bridal Mysticism)'의 확고한 기초를 놓았습니다. 이 책은 추상적인 교리가 아닌 체험적인 사랑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제시함으로써, 시대를 넘어 수많은 영혼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베르나르두스의 이 작은 책은 오늘 우리에게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나의 신앙은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 나는 여전히 하나님이 주실 혜택만을 바라는 용병적인 사랑에 갇혀 있는가?" '꿀처럼 단 박사' 베르나르두스는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초대합니다. 하나님 자신을 맛보는 기쁨을 향해, 그리고 마침내 한량없는 그분의 사랑 안에서 우리 자신을 온전히 잊어버리는 참된 자유를 향해 나아가라고 말입니다.